logo

한국어

지식나눔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한국천문연구원 회원가입안내



  • 87
  • 2512586
조회 수 180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4년 1월. M82에서 초신성이 폭발한 이후,
난 한동안 X마려운 강아지처럼 안절부절하며 지냈다

아니 그게 뭐라고,
1200만년 전에 우주 저 편에서 별 하나 폭발한 것 뿐인데.
1054년에 게성운이 폭발했을 때도 가만히 있었으면서.. 
그게 뭐라고 그렇게..

마나님께서도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안달복달 하는 머슴이 보기 안타까우셨는지
설날에 처가(울산)에서의 외출을 許하여 주셨다

설날 당일, 10시간이 걸려서 울산 가는 길도 행복하기만 하다
차 트렁크에는 망원경만 빼고(!) 관측과 스케치를 위한 모든 장비가 구비되어 있고
하늘은 예보와 다르게 맑기만 하다

부산의 이현호님과 약속을 하고, 
처가에서 저녁을 먹고 9시 좀 넘어서 호박소 관측지로 출발!

차에서 내리자마자 이현호님이 부르신다
"여기까지 오셨는데 이것부터 보시죠"
"아니 그렇다면.... 그거?"
"네 그거요"

암적응도 제대로 안 된 눈으로 쳐다본 아이피스에는..
희미한 멸치 한 마리 위에 눈부신 별 하나가 찍혀 있었다
아! 초신성이 이렇게 밝을 수도 있나..
감상의 느낌보다 M82 은하에 사는 외계인들은 무사한 것인지 
쓸데 없는 걱정부터 든다

은하 밝기를 다 합해 놓은 것처럼 밝게 빛나는 그 별을 한참을 보고서 
멍하니 하늘 보고 있는데 이번엔 석우님이 부르신다
"제 망경 쓰세요"
사실 어떤 망경이라도 잠시 빌려 쓰려고
망원경만 빼고 테이블 아이피스 화구 종이 등 관측 짐을 다 챙겨오긴 헸지만..
그 아까운 관측 시간에 서브도 아닌 메인 망원경을 누군가에게 선뜻 내어줄 수 있을까?
날씨 좋은 날엔 관측지에서 다른 분들과 대화도 잘 하지 않는 이기적인 나에게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여튼.. 석우님의 라이트브릿지 12인치 돕에 
가져간 8mm Ethos를 끼우니 배율이 딱 맞는다
중간 중간 오시는 분들 인사도 못 드리고 민폐 메뚜기 관측에 집중!

처가까지 와서 관측하러 온 가장 큰 이유는 82번 스케치를 하고
예전 스케치와 비교해 보는 거였는데..
겨우 관측이 가능한 수준의 하늘에, 도심에서 1시간 떨어진 관측지에서 보는 대상이
강원도 맑은 하늘에서 15인치로 그린 스케치만큼 안 보이는 것은 당연한데
보여야 할 구조가 보이지 않으니 마음만 더 조급해진다
그렇다고 마냥 시간 끌고 있을 수도 없고..
40분만에 초집중 날림 스케치 완성!

[ SN2014J & M82, 경남 밀양 호박소에서 조강욱 (2014) ]
2000_82_supernova.jpg

82번은 은하 중간 중간의 쐐기 모양으로 인해
머리 가슴 배도 아닌 3등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초신성이 위치하는 곳은 가슴과 배(?)가 이어지는 부분.
초신성 주변은 은하의 성운기가 두드러지지 않아서 초신성이 더 두드러진다
예전 스케치를 보면 초신성이 위치한 곳의 표면밝기가 그렇게 어둡지 않은데..

(2010년 봄에 15인치로 천문인마을에서 관측한 82 스케치) 
 82_2010.jpg

관측 중에도 느낀 것이지만
오리온 성운을 안시로 볼 때 트라페지움 근처가 어둡게 보이는 Dark gap 현상이 여기서도 보이는 것 같다
여튼.. 초신성은 은하에 묻혀 있지도 않고, 내가 본 그 어떤 초신성보다 찬란하게 빛난다 

(현재 초신성 폭발 모습 vs 4년 전 한창 젊을 때 모습)
comparision.JPG


초신성은 그렇다 치고, 82번 자체를 보자.
82번 중심부의 가장 선명한 암흑대는 서쪽 방향을 향하여 화살표 모양을 이루고 있다
그 외에도 은하면 곳곳에 형체를 표현하기 어려운 암흑대가 얼룩처럼 박혀있다
Nucleus와 같은 구조는 찾기 어렵고,
대신 중앙부 dark lane에서 북동 방향으로 가장 밝은 부분이 위치한다  

82_description.jpg 

또 하나 특기할만한 구조는 서쪽 edge에서 북서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성운기이다 
약간 빗살무늬의 기운을 느낄 수 있어서, 마치 멜로페 성운을 보는듯하다
(정작 멜로페의 그 특유의 빗자루로 쓸어 놓은것 같은 구조는 아직 관측하지 못했다 -_-;)

사진에서도 그런 구조는 찾기가 어렵고.. 잘못 봤을수도 있겠지만 
한 시간 넘게 보다보니 그렇게 보이는데 어쩔 것인가..
NadA 사진을 봐도, 구글에서 해외 사진을 검색해봐도 
은하가 약간 S자 모양으로 휘어 있긴 하지만 명확하게 성운기라고 불릴만한 구조는 찾기 어렵다

[M82, 구글 검색, 조강욱 편집]
m82_pic.jpg 

이게 뭔지 야간비행에서도 해결이 되지 않아서
2010년에 Cloudy nights에 화두를 던졌다

전체적인 의견은 'illusion이다'가 절반 정도, '나도 봤다' 또는 '누가 그린 스케치에도 그려져 있더라'가 나머지 반정도..
공교롭게도 그 성운기를 관측한 영역에 밝은 별이 존재하고 있어서 illusion이 맞는것도 같고
나도 성운기가 보이더라는 글을 보면, 그러면 그렇지 하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이건 illusion(착시)이 맞는 것 같다.
아무리 관측을 잘 했다고 해도 사진에서 흔적도 없는 구조가 보일리는 없고,
더구나 찬드라 망원경으로 찍은 X선 사진으로도 관측되지 않은 구조를 봤다고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사실 X선 사진에 나온 구조를 가지고 육안 관측의 증거로 제시한다는 것이 더 웃긴 일이 되겠지만..)


어쨋든.
안시관측의 큰 재미 중 하나는 
보이는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이런 것들을 깊이 탐구해 보는
'감질나는 맛'일 것이다
  





                                 Nightwid 無雲






[M1] 천년의 빛 http://www.nightflight.or.kr/xe/185392

[M2] 꽃게탕 맛보고 가실께요! http://www.nightflight.or.kr/xe/185438

[M3] 3번 고속도로 http://www.nightflight.or.kr/xe/185565

[M4] 온몸으로 널 사랑해 http://www.nightflight.or.kr/xe/185594

[M5] 브란덴부크르 협주곡 5번 http://www.nightflight.or.kr/xe/185639

[M6] 구상형 산개성단 http://www.nightflight.or.kr/xe/185770

[M7] 의도치 않은 요란한 축제 http://www.nightflight.or.kr/xe/185833

[M8] 근데 석호성운은 왜 석호일까? http://www.nightflight.or.kr/xe/185924

[M9] 낯선 천장 아래서 http://www.nightflight.or.kr/xe/186070

[M10] 뱀주인 노잼 5형제의 맏형 http://www.nightflight.or.kr/xe/186125

[M11] 우주의 가장 아름다운 비행 http://www.nightflight.or.kr/xe/186170

[M12] 이란성 쌍둥이 http://www.nightflight.or.kr/xe/186208

[M13] 착한 사람에게만 보이는 프로펠러 http://www.nightflight.or.kr/xe/186256

[M14] 모든 구상성단은 Unique하다 http://www.nightflight.or.kr/xe/186394

[M15] 우주의 평화(Pease)를 찾아서 http://www.nightflight.or.kr/xe/186554

[M16] 창조의 기둥 본 남자 http://www.nightflight.or.kr/xe/186708

[M17] 많이 보기 vs 잘 보기 http://www.nightflight.or.kr/xe/186889

[M18] 작은 모종삽 하나 http://www.nightflight.or.kr/xe/186900

[M19] 9번의 저주? http://www.nightflight.or.kr/xe/187071

[M20] 삼렬이 대체 무슨 뜻이야? http://www.nightflight.or.kr/xe/187271

[M21] 다이아 반지, 아니면... http://www.nightflight.or.kr/xe/187535

[M22] 여러분의 22번은 무엇입니까? http://www.nightflight.or.kr/xe/187845

[M23] 아침이 오기를 바란 이유 http://www.nightflight.or.kr/xe/188214

[M24] 성운도 성단도 아닌 무언가 http://www.nightflight.or.kr/xe/188302

[M25] 크레바스에 빠지다 http://www.nightflight.or.kr/xe/188721

[M26] 소외받는 고추잠자리 http://www.nightflight.or.kr/xe/188744

[M27] 별보기는 감질맛 http://www.nightflight.or.kr/xe/188915

[M28] 형만한 아우 있다 (1) http://www.nightflight.or.kr/xe/188930

[M29] 이젠 친해지길 바래 http://www.nightflight.or.kr/xe/188934

[M30] Star chain의 예술 http://www.nightflight.or.kr/xe/189144

[M31] 우리의 개념의 고향 http://www.nightflight.or.kr/xe/189231

[M32] 대체 어디 있는거야? http://www.nightflight.or.kr/xe/189248

[M33] 정면은하를 보는 방법 http://www.nightflight.or.kr/xe/189306

[M34] 천체사진전의 比사진 http://www.nightflight.or.kr/xe/189492

[M35] 겨울 하늘의 최강 성단 http://www.nightflight.or.kr/xe/189557

[M36] 내 안에 궁수 있다 http://www.nightflight.or.kr/xe/189953

[M37] 누가 여기다 쌀알을 뿌려놨어? http://www.nightflight.or.kr/xe/189961

[M38] 어떻게 해야 성단이 최고로 반짝일 수 있을까? http://www.nightflight.or.kr/xe/190080

[M39] 이젠 친해지길 바래 (2) http://www.nightflight.or.kr/xe/190316

[M40] 메시에의 실수, 또한 나의 실수 http://www.nightflight.or.kr/xe/190426

[M41] 2000년 전부터 성단 http://www.nightflight.or.kr/xe/190696

[M42] 오리온 대성운이 지겨워질 때가 온다면? http://www.nightflight.or.kr/xe/190720

[M43] 말보다 잘 통하는 것 http://www.nightflight.or.kr/xe/190862

[M44] 44와 친구들 http://www.nightflight.or.kr/xe/191081

[M45] 같은 대상을 보는 여러가지 방법 http://www.nightflight.or.kr/xe/191531

[M46] 우주 최고의 Collaboration http://www.nightflight.or.kr/xe/191953

[M47] 또 하나의 이중성단 http://www.nightflight.or.kr/xe/192171

[M48] 산개와 은하 사이 http://www.nightflight.or.kr/xe/192313

[M49] 셀 수 없는 문명과 전쟁과 사랑 http://www.nightflight.or.kr/xe/192972

[M50] 오픈하트 http://www.nightflight.or.kr/xe/193102

[M51] 세상의 가장 먼 결정적 순간 http://www.nightflight.or.kr/xe/193552

[M52] 네가지 없는 성단 http://www.nightflight.or.kr/xe/193847

[M53] 두 개의 53 http://www.nightflight.or.kr/xe/194052

[M54] 따로 놀기 http://www.nightflight.or.kr/xe/194482

[M55] 마라톤의 쪼는 맛 http://www.nightflight.or.kr/xe/194555

[M56] 작은 성단의 거대한 V http://www.nightflight.or.kr/xe/194874

[M57] 밤하늘의 성자 http://www.nightflight.or.kr/xe/195087

[M58] 처녀의 전설 http://www.nightflight.or.kr/xe/195533

[M59] 너는 무슨 타입? http://www.nightflight.or.kr/xe/195598

[M60] 어서 와 이런 구도 처음이지? http://www.nightflight.or.kr/xe/195959

[M61] 처녀의 변방 http://www.nightflight.or.kr/xe/196328

[M62] 달리는 타조 http://www.nightflight.or.kr/xe/196359

[M63] 씨 없는 해바라기 http://www.nightflight.or.kr/xe/196868

[M64] 내 정성을 암흑대에 담아 http://www.nightflight.or.kr/xe/197571

[M65] M66과 구분하는 방법 http://www.nightflight.or.kr/xe/197853

[M66] 천체관측의 신은 누구 편? http://www.nightflight.or.kr/xe/197987

[M67] 32억년산 성운기 http://www.nightflight.or.kr/xe/198080

[M68] 엄마와 아기 http://www.nightflight.or.kr/xe/199214

[M69] 멋내지 않아도 멋이 나는 성단 http://www.nightflight.or.kr/xe/199627

[M70] 은은하게 그러나 다르게 http://www.nightflight.or.kr/xe/200134

[M71] 구산...개 성단 http://www.nightflight.or.kr/xe/200525

[M72] 얼굴 보기 힘든 성단 http://www.nightflight.or.kr/xe/200743

[M73] 뭐! 왜! http://www.nightflight.or.kr/xe/200796

[M74] 가장 어려운 메시에 대상 http://www.nightflight.or.kr/xe/201048

[M75] 이유 없는 집착 http://www.nightflight.or.kr/xe/202514

[M76] 한 마리 나비를 찾기 위하여 http://www.nightflight.or.kr/xe/203332

[M77] 너의 정체는? http://www.nightflight.or.kr/xe/203672

[M78] 열대어는 어디에서 왔을까? http://www.nightflight.or.kr/xe/205789

[M79] 한 마리 올챙이를 찾기 위하여 http://www.nightflight.or.kr/xe/206778

[M80] 형만한 아우 있다 (2) http://www.nightflight.or.kr/xe/207506

[M81] A급 관측지 찾기 http://www.nightflight.or.kr/xe/207624



1200_별보기_표지입체.jpg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5 [M90] 방패 아래로 조강욱 2018.03.25 1255
124 [M89] 너의 본 모습 조강욱 2018.03.25 1199
123 [M88] T에서 왼쪽으로 조강욱 2018.02.18 1437
122 [M87] 이 구역의 대장은 누구? 조강욱 2018.02.10 1262
121 [M86] 쓸데없는 집착 조강욱 2018.02.02 1322
120 [M85] 처녀자리 은하단의 문지기 조강욱 2018.01.30 1438
119 [M84] 7천만광년 저 편에서 썩소를 날리다 조강욱 2018.01.18 1580
118 [M83] 환상속의 그대 조강욱 2018.01.14 1250
» [M82] 은하 전체보다 더 밝은 별 하나 조강욱 2018.01.02 1804
116 [M81] A급 관측지 찾기 조강욱 2017.12.18 1445
115 [M80] 형만한 아우 있다 (2) 조강욱 2017.12.13 2005
114 [M79] 한 마리 올챙이를 찾기 위하여 조강욱 2017.11.30 1575
113 남반구의 전시회 조강욱 2017.11.25 1766
112 [M78] 열대어는 어디에서 왔을까? 조강욱 2017.11.18 1747
111 [M77] 너의 정체는? 조강욱 2017.10.07 1994
110 [M76] 한 마리 나비를 찾기 위하여 1 조강욱 2017.09.25 2512
109 [M75] 이유 없는 집착 조강욱 2017.09.10 2323
108 [M74] 가장 어려운 메시에 대상 1 조강욱 2017.08.01 2757
107 [M73] 뭐! 왜! 조강욱 2017.07.17 11969
106 [M72] 얼굴 보기 힘든 성단 조강욱 2017.07.16 249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Next
/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