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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담객설                                           201515일  

 

                                                                         <   >

 

                                      VII. 그리이스 꽃게 ? 괴물게

 

                                      (1) 우리의 꽃게 그리이스의 괴물게

                                      (2) 게의 출생기록이 신화에 없는 이유

                                      (3) 게의 지원대상 물뱀인지 바다뱀인지

                                      (4) 게가 전사한 곳 네메아인지 레르나인지 

 

                                     VIII. 유럽 랍스터 ? 가재 ?  

 

                                      (1) 치명적 무기와 해해전술 (蟹海戰術)

                                      (2) 유럽 게 정체분석

                                      (3) 랍스터 또는 가재로 묘사한 성도 5가지 

                                      (4) 게로 묘사한 성도 6가지 및 이슬람 성도

 

                                     IX. Egypt – 딱정벌레 ?

 

                                     X. 바다뱀자리에 대한 진실

 

                                      (1) 그리이스의 Hydra (히드라) – 머리가 아홉 개

                                      (2) 유럽성도의 Hydra (바다뱀자리) – 머리가 한 개   

                                      (3) Egypt – 한 개의 뱀머리 

                                      (4) Sumer – 지하세계 수문장

                                        1. 경계석의 뱀 

                                        2. 점토판의 뱀

                                        3. 그리이스 Hydra 의 기원

 

                                     XI. 뱀주인과 뱀자리에 대한 진실 

 

                                      (1) Sumer – Sitting Gods (+뱀신)   

                                      (2) Egypt – Sitting God (+갈대배

                                      (3) 그리이스 및 유럽 – Sumer Egypt 별자리의 조합

 

                                     XII. Sumer – 거북이자라 ?    

 

                                      (1) 최고 신 An 의 여름별장

                                      (2) 경계석의 거북이

                                      (3) Ninurta 신화와 Hercules 신화

                                      (4) 게로 변신한 트랜스포머

                                      (5) 꽃게찜은 봄에 게자리는 겨울에

 

 

                                                                         <   >

 

 

VII. 그리이스 꽃게 ? 괴물게 ?  

 

(1) 우리의 꽃게 그리이스의 괴물게

 

지난호에 이어서 계속 게자리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여기서는 게자리가 어떤 과정을 거쳐 태어났는지 알아봅니다우선 범접할 수 없는 전설의 고향 그리이스부터 가보겠습니다아래 두 가지 인용자료부터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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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7 한국천문연구원의 게자리 관련 그리이스 신화 일부출처 : 한국천문연구원 홈페이지

 

38.PNG  

<그림 38 The Greek Myths 의 게자리 관련 그리이스 신화 일부.

출처 : The Greek Myths / Robert Graves / The Folio Society / London. UK / 2000>

 

두 가지 신화 모두 별자리 주인공 게는 Hydra (히드라) 와 싸우고 있던 Hercules 를 공격하다 전사했다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굳이 차이점을 꼽으면 한국천문연구원 홈페이지에는 단순히 게 한마리로 되어 있고, The Greek Myths 에는 한 마리의 거대한 게 (An enormous crab)” 로 된 것입니다.   그러면 그 게의 크기는 과연 얼마나 될까요 ?  

 

39.PNG  

<그림 39 그리이스 물병 Lekythos 에 그려진 Hercules 전투 모습.  BC 5 세기 작품

  프랑스 Louvre 박물관 소장출처 : theoi.com>  

 

몽둥이를 들고 있는 가운데 인물이 Hercules 로 보입니다그의 신장을 180 cm 정도로 본다면, 게의 몸통 가로길이는 약 40 cm 정도로 추정됩니다이 정도 크기이면 일반 게 보다 좀 큰 편에 속하지만, 거대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그림의 맨 오른쪽 인물은 Iolaus (이올라우스) 입니다.  맨 왼쪽 사람이 누구인지 확실치 않지만, Hercules 에게 12가지 과업 (12 Labors) 을 부여한 Eurystheus (에우리스테우스) 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참고로 위와 같은 물병형태를 Lekythos (레키토스) 라고 부릅니다목 부분이 다소 길고 주둥이는 역삼각형이며 몸통은 직선 원통형입니다곡선모양 물병인 Amphora (암포라) 와 모양이 많이 다릅니다.

 

Hercules 1차 과업에서 Nemea 의 사자를 처치한 인물입니다더욱이 이번 2차 과업에선 Iolaus 까지 도와주고 있는데, 이런 두 명의 천하무적 전사들을 고작 몸통 길이 40 cm 밖에 되지 않는 게가 대적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게는 전갈처럼 치명적인 독 () 도 없고, 무기라고는 오직 집게발뿐인데 그것마저 상어 이빨처럼 날카롭지도 않습니다. 간단히 생각해 보더라도 Hera Hercules 에게 조금이라도 상처를 입히려 했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보통 게를 보내진 않았을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게라고 하면, 보통 찜이나 탕에 사용되는 꽃게 또는 간장게장 등에 사용되는 작은 게가 연상됩니다이런 게들은 사람에게 전혀 위협적이지 않습니다그러나 고대 그리이스인들 생각은 우리의 게에 대한 이미지와는 좀 달랐던 것 같습니다아래 그림 보십시오.   

 

40.PNG  

<그림 40 그리이스 동전제작 : BC 413~BC 406 년경

 미국 Boston 소재 Museum of Fine Arts 소장. 출처 : utexas.edu>    

 

위 그림은 BC 413~BC 406 년경 제작된 그리이스 동전입니다동전에 보이는 두 가지 동물 중에서 위는 분명히 게인데 아래 동물은 우리에겐 생소한 반인반수 (半人半獸) 입니다이 동물은 Scylla (실라, 스킬라) 라는 괴물이며, 상반신은 여자이고 하반신은 뱀의 몸통에 여섯 마리 개가 붙어 있습니다.

 

Scylla 는 그리이스 좁은 해협의 한쪽 암벽에 사는데, 그 해협 반대편 바다에는 큰 소용돌이를 일으키는 또 다른 괴물 Charybdis (샤리브디스, 카리브디스) 가 살고 있습니다.  Charybdis 는 바다 속에 있으므로 형태는 묘사되어 있지 않습니다배가 해협을 지날 때 Charybdis 가 먼저 큰 소용돌이를 일으켜 배를 침몰시킵니다만일 운이 좋아 배가 소용돌이를 빠져 나가면 이번엔 반대편 암벽에서 Scylla 가 나타나 배를 공격한다고 합니다로마시대가 되자 이들 괴물은 Messina (메시나) 해협에 살고 있다는 전설이 널리 펴졌습니다지금도 영어권에선 “Scylla and Charybdis” 라는 문구가 진퇴양난뜻으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41.PNG  

<그림 41 Scylla Charybdis 가 살고 있다는 Messina 해협바탕지도 출처 : mapsof.net>

 

선원들을 잡아먹는 흉악한 식인괴물 Scylla 와 별자리 주인공 게를 동전에 같이 새겨 넣은 이유는 무엇일까요그리이스 인들은 게와 괴물 Scylla 를 같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대상으로 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동전에 묘사된 게를 자세히 보시면 최대한 험악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영화 Predator 시리즈 (프레데터 1987, 2004, 2008, 2010) 에서 외계인 얼굴이 게 모습인 것을 보더라도 서양인들의 게에 대한 개념이 짐작됩니다비록 지금은 게가 위협적이거나 혐오스런 존재는 아니지만, 고대 그리이스에선 게가 괴물처럼 여겨졌기 때문에 Hydra 지원군으로 투입되었다고 생각됩니다.

 

(2) 게의 출생기록이 신화에 없는 이유

 

Hercules Hydra 의 전투에 등장하는 게에 대해 추가로 의심스러운 사항은 게의 혈통입니다. 그리이스 신화에 등장하는 대부분 주인공들은 부모가 누구인지 명시되어 있습니다때로는 몇 가지 가설로 인해 부모가 여러 명으로 거론되기도 합니다괴물 Hydra 만 해도 아버지는 Typhon (티폰, 타이폰) 이고 어머니는 Echidna (에키드나) 입니다. 그리이스 동전에 묘사된 Scylla 의 부모는 Phorcys (포시스, 포르키스) Ceto (Keto 세토, 케토) 를 포함해 몇 가지 경우로 거론됩니다

 

그러나 게자리 주인공에 대해선 부모가 누구인지 신화에 전혀 언급이 없습니다모두 700 페이지나 되는 The Greek Myths 책에도 <그림 38> 인용문에 보이는 두 줄이 전부 입니다.   다른 황도12궁 주인공들에 대해선 각각 십여 페이지 넘게 할애하면서 게자리 주인공에 대해선 고작 두 줄만 언급되어 있으니, 게로서는 이 책에 대해 불만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성별 나이 출생지 출생내역 전투경력 등 신상명세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용병 같은 게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지듯 나타나, 단 한번 집게발을 휘둘러 Hercules 발에 작은 상처 내고는 바로 전사합니다더욱이 장례 치를 여유도 주지도 않고 전사 즉시 하늘로 올려서 별자리를 만들어 놓고 그게 끝입니다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그리이스 신화에서 황도12궁 주인공에 대한 이런 대접은 극히 예외적입니다그 이유는 황도12궁 모두가 그렇듯이 게자리도 Sumer 에서 생긴 별자리이며, 게는 Sumer 신화에서도 부모가 누구인지 언급이 없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자세한 사항은 Sumer 단락에서 살펴보겠습니다.

 

(3) 게의 지원대상 물뱀인지 바다뱀인지

 

한국천문연구원 홈페이지 인용문에 대해 한두 가지 살펴보고 지나가겠습니다

 

<그림 37> 의 첫번째 문장은 헤라클레스가 히드라를 잡기 위해 네메아 계곡에서 물뱀과 30일간의 대혈전을 벌이고 있을 때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 문장으로만 본다면, 히드라와 물뱀은 서로 다른 존재인 것처럼 생각되며, 물뱀을 먼저 처치해야 히드라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되기 쉽습니다그러나 인용문이 전달하려는 내용은 히드라와 물뱀이 같은 존재입니다.

 

위 인용문에 나오는 히드라도 이 전투 후에 별자리 주인공이 됩니다그런데 인용문에는 물뱀을 돕기 위해 게 한 마리를 보냈고라는 문장도 있습니다인용문이 전달하려는 내용은 히드라 = 물뱀이므로, 히드라가 별자리가 되었으면 그 별자리 이름은 우리말로 물뱀자리가 되어야 할 겁니다그러나 히드라 별자리는 라틴어로 Hydra 이고, 우리말 명칭은 대부분 바다뱀 자리로 쓰며, 일부에서만 큰물뱀자리로 사용합니다우리말 물뱀자리는 따로 있으며, 라틴어로는 Hydrus (히드러스) 입니다한 문장 안에서 히드라와 물뱀이란 단어를 같이 표기했기 때문에 별자리를 잘 모르시는 분들께서 보시면 혼동되시기 쉬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한국천문연구원 홈페이지의 별자리 항목 설명 중에서 라틴어 Hydra 별자리 명칭은 바다뱀자리로 되어 있습니다그러나 이를 설명하는 내용 중에 괴물 물뱀 히드라란 문구가 보입니다따라서 여기서도 바다뱀 = 물뱀 = 히드라로 생각되기 쉽습니다그러나 라틴어 Hydrus 별자리 (물뱀자리) 에 대해선 별자리 항목 자체가 생략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물뱀자리는 관련 전설이 없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물뱀자리 기원에 대해선 Sumer 단락에서 다시 간단히 언급 드립니다.

 

개인의견으론 Hydra 별자리 항목에서 Hydra 명칭을 바다뱀자리로 표기했으므로, 게자리 같은 다른 별자리 항목에서도 Hydra 를 일관성 있게 바다뱀으로 표기해야 혼동을 줄일 수 있다고 봅니다.

 

사실 Hydra 란 단어자체가 물뱀 (Water Snake) 이란 뜻입니다이 단어의 어원은 현대영어에서 물을 뜻하는 접두사로 사용되는 그리이스어 Hydro 입니다. Hydrogen (수소) Hydroelectric power plant (수력발전소) 등을 생각하시면 짐작되실 겁니다문제는 밤하늘 별자리에 Hydro 어원으로 된 별자리가 Hydra Hydrus 두 개나 있고, 그 의미가 모두 물뱀이란 같은 뜻이라는 데 있습니다뜻이야 모두 물뱀지만 라틴어 발음상으론 두 단어가 구별은 됩니다

 

그런데 Hydra (바다뱀자리) Hydrus (물뱀자리) 의 영어표기를 보면 또 다시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아래는 몇 가지 해외자료에서 발췌한 두 별자리의 영어 표기입니다.  The Lesser Water Snake 용어를 제외하고는 이들 별자리는 영어에서도 명확히 구별되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42.PNG   

<그림 42 바다뱀자리와 물뱀자리의 라틴어 및 영어 표기>   

 

우리말에서도 역시 이들이 바다뱀 및 물뱀으로 번역되었기 때문에 헷갈리기도 합니다바다도 물로 되어 있으므로, 단순히 물뱀이라고 부르면 바다에 사는 뱀인지 민물에 사는 뱀인지 혼동될 우려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개인의견으론 Hydra 큰 물뱀”, Hydrus 작은 물뱀으로 부르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사자자리 경우, 작은 사자도 있지만, 사자자리는 황도12궁 중의 하나이며, 워낙 유명한 별자리라서 작은 사자와 혼동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비슷한 경우로, 큰 곰 / 작은 곰 / 큰 개 / 작은 개 등이 있습니다따라서 큰 물뱀 / 작은 물뱀 으로 부른다면, 뱀자리 (Serpens) 와도 구별되리라 생각됩니다참고로 Stellarium 의 우리말 화면에선 Hydra 큰 물뱀으로 되어 있고, Hydrus 는 단순히 물뱀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4) 게가 전사한 곳 네메아인지 레르나인지 

 

<그림 37> 의 한국천문연구원 인용문에는 Hercules 네메아 계곡에서 히드라와 싸웠다고 되어 있으므로 게가 전투하다 전사한 것도 네메아 입니다그런데 <그림 38> The Greek Myths 인용문 제목은 The Lernaean Hydra (레르네안 히드라) 로 표기되어 있으며, 히드라의 서식지 또는 출생지가 Lerna (레르나) 임을 나타냅니다.  Lernaean (레르네안) 단어는 Lerna (레르나) 의 형용사형 입니다.

 

사실 네메아 (Nemea) Hercules 의 첫 번째 과업 희생물인 사자가 살던 동네이름이며, 히드라의 고향은 레르나 (Lerna) 입니다.  따라서 Hercules 가 히드라와 싸운 곳은 네메아 계곡이 아니라 레르나가 되어야 합니다아마도 네메아와 레르나가 발음이 비슷해서 잘못 표기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바다뱀자리 항목 내용에는 레르나 라고 맞게 표기되어 있습니다

 

두 지역 이름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43.PNG   

<그림 43 Nemea Lerna 표기>   

 

Nemea Lerna 모두 고대 그리이스에 실존하던 도시이며, 지금도 유적지가 남아 있습니다.  두 지역 위치를 찾아보니 Nemea 가 북위 37° 48’ / 동경 22° 42’ 이고, Lerna 는 북위 37° 33’ / 동경 22° 43’ 이었습니다두 지역간 거리를 계산해보면, Lerna 의 북쪽 약 27 km, 서쪽 약 2 km 지점에 Nemea 가 있습니다대강의 위치를 아래 지도에 표시해 보았습니다구별을 위해 지도에는   실제보다 좀 더 떨어뜨려 표기했습니다.

 

44.PNG   

<그림 44 Nemea Lerna 위치>   

 

정체가 베일에 싸인 용병 같은 게는 Hera 의 말 한마디에 아무런 불평 없이 출동해서 Hercules 다리 한 번 물고는 장렬히 전사합니다전투 경험이야 알려진 바 없으므로 논외로 하더라도, 체격으로 보나 가진 무기로 보나 게 자신도 Hercules 의 적수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돌아올 수 없는 길임을 알면서도 Lerna 로 떠났을 게의 충성심이 존경스럽습니다.  아래 그림은 Lerna 항공사진입니다이 곳 어딘가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게가 전사했을 것을 생각하면 꼭 한 번 가보고 싶습니다.

 

45.PNG       

<그림 45 Lerna 동쪽해안에서 촬영한 항공사진. 출처 : perseus.tufts.edu>

 

 

VIII. 유럽 랍스터 ?  가재 ?  

 

(1) 치명적 무기와 해해전술 (蟹海戰術)

 

그리이스 사람들이 아무리 게를 괴물처럼 생각했더라도, Hercules 상대는 되지 않고 불필요한 해명손실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Hercules 와 싸우고 있는 Hydra 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려면 좀 더 치명적 무기를 가진 게, 예를 들어 거대하고 날카로운 집게발을 가진 게를 보내야 할 것입니다또한 이런 게들을 한 마리가 아니고 수백만 마리를 보내서 해해전술을 쓰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해명손실 : 인명손실의 비유. 蟹命損失. 해해전술 : 인해전술의 비유. 蟹海戰術)

 

날만 새면 전쟁을 생각했던 유럽사람들이 이런 기초병법을 모를 리 없습니다따라서 <그림 39> 에서 보신 BC 5 세기 그리이스의 Hercules 전투모습은 그로부터 2,000 년이 지난 유럽에선 아래 그림처럼 진화됩니다

 

46.PNG   

<그림 46 유럽의 Hercules 전투모습. 판화. 제작 : 1565 년경.

  작가 : Cornelis Cort (네덜란드. 1533~1578).  출처 : commons.wikimedia.org> .

 

눈에 먼저 뜨이는 사항은 Hercules 발 앞에 보이는 두 마리 동물입니다.  이들의 정체는 바로 아래 단락에서 살펴봅니다하여간 다른 종류의 게로서 전투력 보강을 표현하려 한 듯 생각됩니다.  Hercules 뒤쪽 성문에서는 일반 게가 수도 없이 기어 나오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게 떼의 공격입니다위의 판화는 치명적 무기 및 해해전술 같은 유럽식 전술에 따라 그리이스 신화를 해석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2) 유럽 게 정체분석  

 

그러면 위 판화에 나오는 게는 어떤 종류인지 알아보겠습니다아래의 여러 종류의 게 모습들에서 <그림 46> 에 나오는 것들을 찾아 보십시오.

   

47.PNG  

<그림 47 게 종류. 출처 : visualdisctonaryonline.com>

 

우선 <그림 46> 에 나오는 수많은 동물들은 게 (Crab) 가 분명합니다그러나 Hercules 발 앞에 보이는 두 마리 동물은 몸집만으로 본다면 랍스터 바다가재 (Lobster) 인데, 집게발은 바다가재 보다 좀 작아서 일반가재 (Crayfish) 같기도 합니다.  아래부터는 랍스터 바다가재를 랍스터, 일반가재를 가재로 표기하겠습니다.

 

그리이스에선 게자리 주인공이 괴물로 생각되던 일반 게 한 종류뿐이었지만 위 그림에서 보시듯이 유럽에선 게 랍스터 또는 가재 등으로 늘어나게 됩니다따라서 게자리 (Cancer) 를 설명할 때 단순히 게 (Crab) 만을 언급할 수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이런 상황은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서도 잘 나타납니다아래 인용문에는 게자리 주인공이 (또는 랍스터 또는 가재)” 라고 표기되어 있음이 보입니다.

 

48.PNG  

<그림 48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의 게자리 설명출처 : britannica.com> .

 

(3) 랍스터 또는 가재로 묘사한 성도 5가지

 

16~19세기 유럽성도에선 게가 어떤 모양으로 그려졌는지 찾아보겠습니다모두 11개 성도를 두 종류로 나누어 말씀 드립니다먼저 랍스터 또는 가재처럼 보이는 게자리 그림입니다몇 가지 성도에 대해서만 간단한 설명을 추가했습니다.     

 

아래 다섯 가지 성도는 모두 게자리를 랍스터나 가재 모양으로 묘사한 것입니다.     

 

    1. Dürer (1515)

 

49.PNG  

<그림 49 Albrecht Dürer 성도 (1515).  출처 ian ridpath.com>

 

    2. Mercator (1551)

 

50.PNG    

<그림 50 Mercator 천구 (1551).  출처 : commons.wikimedia.org>

 

Gerardus Mercator 가 만든 천구는 처녀자리 칼럼에서 소개 드린 적이 있습니다 (메르카토르 1512~1594. 벨기에 출생. 독일인으로 활동).  천구 위의 별자리 모양은 천구중심에서 바라보는 밤하늘을 나타내야 하므로 일반성도의 Mirror Image 입니다.  <그림 50> 는 원본천구 그림을 일반성도 방향과 맞도록 다시 좌우도립 시킨 것입니다

 

이 천구는 1541 년과 1551년 두 번에 걸쳐 제작되었습니다. 위에 인용한 그림은 Harvard 대학이 소장하고 있는 1551년판 원본천구이며, 아래 그림이 실제모습입니다. 사자자리 왼쪽에 보이는 게자리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51.PNG  

<그림 51 Mercator 천구 원본 (1551). Harvard 대학 소장. 출처 : harvardmagazine.com>

 

    3. Hevelius (1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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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2 Hevelius – Uranographia (1690).  출처 : Tartu Observatooriumi Virtuaalne Muuseum>

 

    4. Semleri (1731)

 

53.PNG   

<그림 53 저자 : Semleri (Opera M. Christophori Semleri, Diaconi Vlriciani). 독일. 1731.  

성도이름 : Coelum Stellatvm in Quo Asterismi  (Sky Stellarium where constellations are)

목판인쇄출처 : Tartu Observatooriumi Virtuaalne Muuseum>

 

    5. Braun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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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4 저자 : Braun (Friedrich Braun) 독일. 1850  

성도이름 : . Himmels-Atlas in transparenten Karten (Sky- Atlas in transparent cards)

출처 : 위와 동일>

 

Braun 의 성도는 청색바탕 종이에 흑색그림을 먼저 인쇄한 후에, 그 위에 투명 셀로판지를 덮고 노란색으로 주요 별들을 셀로판지 위에 그려 넣은 것입니다.  셀로판지를 들면 게자리 그림만 보이고, 덮으면 별들도 같이 보이게 됩니다.  이것은 유럽 최초로 셀로판지를 사용한 성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랍스터 발이 한쪽에 세 개씩 모두 여섯 개밖에 되지 않는 것이 이상합니다.  <그림 47>을 다시 확인하시면 모든 게 종류들은 여덟 개의 발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이 랍스터는 돌연변이 아니면 Hercules 와 전투 중에 양쪽 발 한 개씩 부러져 없어졌을 수도 있겠네요.  

 

(4) 게로 묘사한 성도 6가지 및 이슬람 성도

 

    1. Bayer (1603)

 

55.PNG   

<그림 55 Bayer – Uranometria (1603) 출처 : 위와 동일>

 

    2. Flamsteed (1753)   

 

56.PNG      

<그림 56 Flamsteed  – Atlas Coelestis (1753)  출처 : 위와 동일>

 

    3. Bode (1801)

 

58.PNG   

<그림 58 Bode – Uranographia (1801) 출처 : 위와 동일>

 

    4. Jamieson (1822)

 

59.PNG   

<그림 59 A. Jamieson - Celestial Atlas (1822).  출처 : ianridpath.com>

 

    5. Reissig (1829) 

 

60.PNG    

<그림 60 저자 : Reissig (Kornelius Khristianovich Reissig. 러시아.  1829

성도이름 : Sozviezdiia predstavlennyia na XXX tablitsakh

          (Presentation of constellations in 30 tables). 

출처 : Tartu Observatooriumi Virtuaalne Muuseum>

 

Reissig (라이시쉬) 성도는 러시아 역사상 최초로 인쇄된 성도입니다.  노란색 부분은 금가루 이며, 출판된 것은 단 한 부입니다모두 30 페이지로 되어 있고 그 중 29 페이지가 금가루 인쇄본입니다한 페이지는 가로 41.9 cm 세로 31.8 cm 입니다단 한 부만 존재하므로 희귀성이 있습니다더욱이 금가루로 인쇄되었으므로 가격은 얼마나 될지 궁금합니다아래 그림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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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1 Reissig 성도의 소더비 경매결과 보고서출처 : sothebys.com> 

 

위 그림은 Reissig 성도 중에서 큰곰자리 성도 한 페이지가 2009 12 11일에 USD 8,125    낙찰되었다는 보고서입니다비록 금가루로 인쇄되었지만, 크기가 벽걸이달력 반 페이지 정도인 성도가 꽤 높은 가격에 거래되었습니다성도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는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그러나 한편으로는 자국 천문학 유물이 외국 경매장에 나도는 데도 조용히 보고만 있는 러시아가 답답하게 생각됩니다러시아인이 자국 문화재 보존을 위해 매입했을 거라고 좋게 생각해야지요

 

    6. Heis (1872)

 

62.PNG  

<그림 62 저자 : Heis (Eduard Heis) 독일.  1872  

성도이름 : . Neuer Himmels-Atlas (New Sky-Atlas) 

출처 : Tartu Observatooriumi Virtuaalne Muuseum> 


게자리는 위 성도에서 동쪽 (왼쪽) 중간쯤에 있습니다. Heis 성도는 중부유럽에서  보이는 6 등급까지 별들만 표기되어 있습니다.  이 성도의 특징은 은하수를 별들의 밀집도에 따라 짙은 회색부터 밝은 회색까지 5 개 명도로 구분해 표시한 것입니다. 위 성도에선 네 가지 명도만 구별됩니다. 은하수의 5 개 명도가 모두 보이는 천구의 북극 주변 성도를 같이 보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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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3 저자 및 출처 : 위 그림과 동일>

 

   7. 이슬람 성도 (1009)

 

아래 그림은 al-Sufi 성도의 1009~1010 판본입니다왼쪽 페이지는 천구에 그려 넣는 그림이고, 오른쪽이 일반 성도 방향입니다게 집게발이 아래를 향하도록 그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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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4 Abd al-Rahman al-Sufi 의 아들이 발행한 Book of Fixed Stars (1009~1010 판본).

 출처 : Bodleian Library/Oxford/UK>

 

 

IX. Egypt – 딱정벌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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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5 Dendera Zodiac 의 게자리 확대 및 모사도.

출처 : 사진 waa.ox.ac.uk / 모사도 Babylonian Star-Lore / Gavin White / Solaria Publications /

UK / 2008. 인터넷 서적. 채색 및 추가>

 

위 그림은 Egypt Dendera Zodiac 부조입니다.  게 인지 모르고 보면 딱정벌레로 오인할 수도 있습니다Egypt 에서 많이 잡히던 게는 다리가 짧고 등판이 원형이었나 봅니다.  우리나라가 성도를 발행하면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꽃게로 묘사할 것 같습니다.  위에 올려드린 유럽 성도에서 이것과 비슷한 것은 Bayer Bode 성도에 나오는 게입니다

 

잠시 쉬어 가시라고 그림 한 장 올려 드립니다.  Vincent Van Gogh 작품의 게인데, 숏다리에 등판도 거의 원형이라 Egypt 게와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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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6 Two Crabs. Vincent Van Gogh. 1889. 출처 : nationalgallery.org.uk> 

 

 

X. 바다뱀자리에 대한 진실

 

(1) 그리이스의 Hydra (히드라) – 머리가 아홉 개

 

그리이스 신화에서 게자리는 바다뱀자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게자리 기원을 알아보기 전에 먼저 바다뱀자리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려 합니다

 

맨 처음 단락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지금의 바다뱀자리 주인공은 Hercules 의 두 번째 과업에 나오는 Hydra 입니다그런데 Hydra 머리는 아홉 개였는데, 지금의 바다뱀자리의 뱀 머리는 왜 한 개뿐일까요 ?  <그림 39> Hydra 머리 숫자는 식별하기 곤란하므로 같은 시기 그림 한 장 더 올려 드립니다아래 그림 보시면 Hydra 머리가 분명히 아홉 개로 그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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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7 또 다른 Lekythos 에 그려진 Hercules 전투 모습그리이스 BC 5 세기 작품

  프랑스 Louvre 박물관 소장출처 : theoi.com>  

 

그러면 그리이스 별자리에 묘사된 바다뱀 머리는 몇 개로 되어있을까요이상하게도 별자리로서의 Hydra 는 머리가 한 개뿐입니다만일 나머지 머리 여덟 개가 Hercules 에게 잘렸다면 잘린 부분도 나타나야 되지만, 그런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아래의 Atlas 조각상에 보이는 Hydra (바다뱀자리) 모습 보시지요. 천구에 그려진 별자리이므로 일반성도 그림의 Mirror Image 입니다.  이 조각상은 로마시대 작품이지만, 천구의 모습은 그리이스 시대 밤하늘입니다자세한 사항은 이 시리즈 첫번째 칼럼 또는 물고기 물병자리 칼럼을 참조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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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7-1 Atlas 조각상 천구에 보이는 Hydra. 출처 : ancientrome.ru> 


(2) 유럽성도의 Hydra (바다뱀자리) – 머리가 한 개   

 

유럽성도의 Hydra (바다뱀) 모습을 다시 확인해 보겠습니다아래 그림의 바다뱀 머리는 분명히 한 개이지만 별자리 이름은 Hydra 로 적혀 있습니다. 바다뱀 모습은 나머지 유럽성도 모두 비슷합니다

 

별자리를 설명하는 대부분 책에선 바다뱀자리 주인공이 Hydra 라고 하면서도 Hydra 머리가 한 개뿐인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있습니다어떤 자료에는 Hercules 가 나머지 여덟 개 머리를 자르고 Iolaus 가 불로 지져서 하나만 남았다고 하는데, 설명이 궁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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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8 A. Jamieson - Celestial Atlas (1822).  출처 : ianridpath.com>

 

(3) Egypt – 한 개의 뱀머리 

 

그러면 좀 더 과거로 과서 Egypt 의 바다뱀자리 모습을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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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9 Dendera Zodiac 의 바다뱀자리 확대 및 모사도.

  출처 : 사진 waa.ox.ac.uk / 모사도 skyscript.co.uk 에 채색 및 추가>

 

위 그림의 원본 Dendera Zodiac 에서 사자자리 바로 아래 부분이 바다뱀자리입니다까마귀자리 (Corvus) 가 바다뱀 등위에 올라탄 모습까지 지금의 두 별자리 모습과 동일합니다. 여기서도 바다뱀머리는 역시 한 개뿐입니다그런데 Egypt 바다뱀은 괴물이 아니고, 키가 크고 몸매도 날씬했나 봅니다.

 

(4) Sumer – 지하세계 수문장

 

    1. 경계석의 뱀 

 

우선 Sumer 의 두 가지 경계석에 그려진 뱀 모습을 보겠습니다경계석은 이미 지난호에 올려드렸던 것입니다경계석에 대한 세부내용은 황소 염소 양자리 칼럼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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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0 Kassite 왕조 시대 돌 경계석과 부분 모사도.  BC 1180 년경 

대영박물관 소장. 출처 : ancientmesopotamia.word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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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1 Kassite 왕조 시대 돌 경계석과 부분 모사도.  BC 1180 년경 

대영박물관 소장. 경계석 사진 출처 : 위 그림과 동일모사도 출처 : clicage.com>  

 

위 경계석에서 보이는 커다란 뱀이 지금의 바다뱀자리 원형입니다제일 먼저 알 수 있는 것은 뱀 머리가 실제 뱀처럼 당연히 하나라는 것이며, 두 번째로는 위 뱀들이 바다와 관련된 사항은 경계석에선 찾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림 70> 에선 거대한 뱀을 표현하려고 경계석 왼쪽 측면전체에 뱀을 조각한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특히 <그림 71> 의 뱀은 뿔이 달려 있습니다.

 

사실 지금의 바다뱀 자리의 기원은 Sumer 명칭으로 그냥 뱀자리 입니다.  “바다와는 전혀 관련 없고, 다만 지하수와 관련은 있습니다.   위에 경계석에 묘사된 뱀은 Ningishzida (닌기쉬지다) 라는 신을 상징합니다이 신은 지하세계 입구를 지키는 수문장이며, 지하수 흐름을 방해해서 지상의 물 부족과 흉년 및 기아를 일으키는 존재입니다신화에선 양자리 주인공으로 말씀 드렸던 Dumuzi (두무지) 가 지하세계에 들어갈 때 이 뱀과 치열한 전투를 치릅니다.  

 

Ningishzida 의 혈통은 하늘 신 An () 의 아들 또는 쌍둥이자리 칼럼에서 언급 드렸던 Ereshkigal (에레쉬키갈) 의 아들 등으로 거론된다고 합니다그러나 이 신의 역할이 지하세계 수문장임을 감안하면 지하세계 여왕인 Ereshkigal 의 아들로 생각됩니다.

 

    2. 점토판의 뱀

 

그러면 Sumer 의 별자리 점토판에 그려진 뱀 모습은 어떤지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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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2 Sumer 황도12궁 점토판 및 모사도제작 : BC 281~BC 261 년경 Seleucid 제국시대

  출처 : members.westnet.com.au>

 

위 점토판 그림은 원본 점토판을 성도방향과 맞도록 좌우도립 시킨 것입니다이 점토판은 황도12궁을 나타낸 것인데, 아래 쪽 사각형 내부에 각각의 별자리를 기록해 놓았습니다위쪽 그림은 지금의 사자자리 (Leo) 와 바다뱀자리 (Hydra) 를 나타냅니다오른쪽의 큰 별은 목성입니다이 점토판은 BC 281~BC 261 년경에 지금의 Iraq 지역인 Seleucid (셀레우코스) 제국에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이 지역도 Sumer 문화권입니다

 

점토판에 보이는 뱀에는 뿔이 달려있고 앞발도 보이므로 용을 닮았습니다.  <그림 70~71> 에 묘사된 뱀 보다 약 900 년 후에 만들어진 것입니다그 동안 뱀이 꾸준히 도를 닦아 용으로 진화했나 봅니다.  Sumer 후기로 갈수록 뱀의 상반신이 점차 용 모습으로 변화되며, 상반신은 용이고 하반신은 사자인 동물도 등장합니다또한 사자가 뱀을 올라탄 별자리 그림은 Egypt 로 전해져 BC 51 년 이후에 제작된 Dendera Zodiac 에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림 72> 의 사자자리와 바다뱀자리를  <그림 69> 와 비교해 보십시오.  Dendera Zodiac 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물고기 물병자리 칼럼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림 72> 의 목성 위치가 2014 년 초의 목성 위치와 닮았다는 것입니다. 목성은 거의 일년을 주기로 황도12궁의 한 별자리씩 건너뛰므로 다음에는 2026 년 초에 이런 위치에서 목성이 보일 겁니다.  2026 1월의 Stellarium 화면 올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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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3 2026 1 1 0. 서울지역. 출처 : Stellarium 화면>   

 

<그림 72> 점토판에 보이는 Sumer 의 뱀자리 또는 지금의 바다뱀자리 (Hydra) 원형을 다시 그린 것이 아래 그림입니다날개와 뿔 그리고 발도 달려 있어 상반신은 용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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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4 지금의 바다뱀자리 (Hydra) 원형.

출처 : Babylonian Star-Lore / Gavin White / Solaria Publications / UK / 2008. 인터넷 서적>

 

    3. 그리이스 Hydra 의 기원

 

그러면 Sumer 신화에는 머리가 여러 개 달린 Hydra 비슷한 괴물은 없는지 알아보겠습니다아래 그림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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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5 일곱 개 머리 뱀과 싸우는 Ninurta 점토판 모사도제작시기 : 출처에 언급 없음.

 출처 : 위 그림과 동일>   

 

위 그림은 일곱 개 머리를 가진 뱀과 싸우는 Ninurta (닌우르타) 를 묘사한 것입니다.  Ninurta 는 뱀 머리 두 개를 들고 있고, 뱀 몸통에 잘린 부분도 그려져 있습니다궁수자리 칼럼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Ninurta 는 궁수자리 주인공이면서 전쟁을 상징합니다.  Sumer 신화에서 Ninurta 는 그리이스 신화에 나오는 Hercules 12 과업과 비슷한 전투를 치릅니다그 전투 중의 하나가 위 그림에 보이는 머리 일곱 개 뱀과 싸우는 전투입니다

 

그리이스 신화와 다른 점은 뱀 머리가 일곱 개라는 것과, 이 전투에 는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하여간 Sumer 신화가 그리이스 신화보다 한참 먼저 생겼으므로, 어떤 경로로든 그리이스 신화에 영향을 주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XI. 뱀주인과 뱀자리에 대한 진실  

 

(1) Sumer – Sitting Gods (의학신+뱀신)    

 

위에 보여드린 점토판 그림의 뱀은 사자자리와 같이 있어서 지금의 바다뱀자리 (Hydra) 인 것이 분명하지만, 경계석의 뱀은 뱀 혼자 있으므로 지금의 뱀자리 (Serpens) 일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또한 지금의 뱀자리와 항상 같이 붙어 다니는 지금의 뱀주인자리 (Ophiuchus) 는 과연 그리이스인의 창작품인지 궁금합니다.

 

Babylonian Star-Lore 의 학설에 따르면 뱀자리와 뱀주인자리 역시 Sumer 시대에 생긴 별자리이며, 당시의 별자리 이름은 “Sitting Gods (앉아있는 신들) ” 라고 합니다여기서는 별자리 이름을 영어표기대로 쓰겠습니다.  Sumer 점토판의 별자리 모사도부터 보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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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6 Sumer 별자리 Sitting Gods (앉아있는 신들) 자리 점토판 모사도

 제작시기 : 출처에 언급 없음출처 : 위 그림과 동일

 

위 그림이 지금의 뱀자리 (Serpens) 및 뱀주인자리 (Ophiuchus) 의 기원이라고 합니다앉아 있는 신의 다리가 뱀으로 되어있고 그 끝에 뱀 머리가 있습니다신의 머리와 뱀의 머리 두 개가 있으므로 두 개 인격체로 보아서 Gods 란 복수를 사용했습니다

 

그림으로만 본다면, 앉아있는 신이 뱀 목을 조르고 있어서 뱀이 캑캑거리는 듯한 모양입니다하지만 자기 신체의 일부인 뱀을 괴롭히지는 않을 것 같고, 아마도 뱀 머리를 들고 있는 모습이라고 생각됩니다이 그림을 인용한 책에선 여기 묘사된 신의 이름이 Nirah (니라) 라고 되어있으며 의학 의술을 담당했다고 합니다그림으로 본다면 Sumer 에선 지금의 뱀주인과 뱀이 한 몸 이었습니다.  

 

(2) Egypt – Sitting God (+갈대배

 

그러면 Egypt Sumer Sitting Gods 별자리를 어떻게 표현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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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7 Dendera Zodiac Sitting Gods 확대 및 모사도.

  출처 : 사진 waa.ox.ac.uk / 모사도 skyscript.co.uk>

 

오른쪽 모사도에서 배처럼 보이는 것을 타고 앉아 있는 그림이 지금의 뱀주인 및 뱀자리입니다.

이 별자리 위치를 표시 드리려고 궁수와 전갈도 같이 넣었습니다별자리 위치가 지금의 뱀주인 및 뱀자리와 동일하지만, 뱀은 없고 배만 보입니다. 이 배는 나일강에서 많이 자라는 갈대로 만든 배 (Reed Boat) 입니다.   아래 그림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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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8 왼쪽 Egypt 의 갈대배 (Reed Boat) 복원품출처 : britishmuseum.com.

오른쪽 Egypt 암각화. BC 10000 년경. 출처 : en.wikipedia.org>

 

왼쪽 그림의 배가 Dendera Zodiac 에 묘사된 갈대배 (Reed Boat) 이고, 오른쪽 그림은 BC 10,000 년경의 Egypt 암각화입니다복원품에서 돛을 없앤다면 살찐 뱀처럼 생겼습니다암각화 그림은 삐쩍 마른 뱀 모습입니다.

 

개인의견을 말씀 드리면, Sumer Sitting Gods 은 몸은 하나인데, 사람 상반신의 신과 하반신 뱀이라는 두 개의 인격체입니다.  Sumer 천문학을 도입했지만, Egypt 사람들 생각에 한 몸, 두 개 의 생물이라는 개념을 이해하기 어려웠을 수 있습니다따라서 Sitting Gods 이란 두 개 생물개념을 “Sitting God” 이란 한 명의 신으로 묘사했을 것입니다

 

Sumer Sitting Gods 의 하반신 뱀은 Egypt 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갈대배 (Reed Boat) 가 뱀 모양인 것에 착안해서 갈대배로 묘사되었다고 생각합니다이 두 가지 모습을 조합하면 모양의 갈대배 위에서 의자에 앉아있는 신 (Sitting God)” 이 그럴듯하게 표현되며, 이 형태가 바로 Dendera Zodiac 에 보이는 그림입니다.

 

(3) 그리이스 및 유럽 – Sumer Egypt 별자리의 조합

 

Sumer 천문학 영향를 받은 그리이스에선 Sumer 에서 의학을 담담하던 Sitting God 이 의학의 신 Asclepios (아스클레피오스. Asclepius 로도 씀) 로 표현되었고, Sitting God 의 하반신 뱀은 그에게 신비한 약초를 알려 준 이름 모를 뱀으로 바뀌었습니다다만 별자리 그림에선 Egypt 의 영향을 받아 Dendera Zodiac 에 그려진 갈대배 모습을 뱀으로 바꾸어 놓았다고 생각합니다그리이스의 뱀주인 및 뱀자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인연과 무연: A, 뱀주인 그리고 점성술구약성서 및 Sumer 신화의 뱀칼럼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아래 그림은 그리이스 천문학 수제자인 유럽의 성도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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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9 A. Jamieson - Celestial Atlas (1822).  출처 : ianridpath.com>

 

위 성도에 보이는 뱀은 그리이스에서 일반적으로 묘사되는 뱀 모습처럼 뱀주인 몸을 휘감거나 또는 몸을 똘똘 말고 있는 모양은 아닙니다특이하게도 뱀이 몸 전체를 펼치고 머리와 꼬리를 위로 들고 있습니다.  유럽의 모든 성도그림이 이와 비슷합니다그리이스의 다른 그림에서는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이런 자세는 바로 Egypt Dendera Zodiac 에 그려진 갈대배를 Sumer 시대부터 전해오던 뱀으로 바꾸어 그렸기 때문으로 생각합니다

 

참고로 물뱀자리 (Hydrus)  네덜란드 탐험가인 Pieter Dirkszoon Keyser 과 Frederick de Houtman 이 남반구를 항해한 후에 소개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최초기록은 Petrus Plancius (플란시우스. 네덜란드. 1552~1622) 가 만든 1598 년의 천구이며, 성도로서는 1603 Bayer 성도에 처음 나타납니다태어난지 약 400 년 밖에 되지 않아 고대의 별자리 기원을 알아볼 것은 없습니다

 

위에 언급 드린 내용을 시대순으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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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0 바다뱀 뱀주인 뱀자리의 시대별 주인공 비교>  

 

 

XII. Sumer – 거북이자라

          

(1) 최고 신 An 의 여름별장

 

우선 Sumer 사람들에게 게자리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아보면서 그 기원을 찾아보겠습니다.

물고기 물병자리 칼럼에서 인용 드렸던 John H. Rogers 의 논문 먼저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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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1 John H. Rogers 의 논문 일부.

  출처 : Origins of the ancient constellations :  I. The Mesopotamian traditions /

Journal of the British Astronomical Association (영국 천문학회 저널) / Vol. 108 No 1.

1998. page 12 / SAO/NASA Astrophysics Data System / articles.adsabs.harvard.edu> 

 

위 인용문에는 Babylonia 로 쓰여 있으나, Babylonia Sumer 지역의 특정시대를 말하므로 여기서는 Sumer 단어를 사용하겠습니다위에 등장하는 신들에 대해선 이 칼럼 시리즈 첫 번째 및 아래 단락의 신들 계보도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두 부분으로 나뉘어진 인용문 내용을 정리 드리고, 한두 가지 추가로 말씀 드립니다.

 

       • An 의 거처는 MUL APIN 에 게자리 (Cancer) 라고 기록되어 있음

        (Anu Akkad 시대의 An 명칭)

       Sumer 인들은 하늘을 세 부분으로 구분했음

         천구의 적도 및 황도 부근 : Anu 의 길/ 그 북쪽 : Enlil 의 길/그 남쪽 Enki 의 길

         (Ea Akkad 시대의 Enki 명칭)

       • 물고기염소 그림, 숫양머리 표식, 거북이 그림 등은 Enki 를 상징함

 

황색사각형 표시 부분에 따르면 An 이 머무는 신성한 장소는 게자리라고 합니다.  An 신이 특히 꽃게찜을 좋아했는지 모르지만, An 의 신분과 지난호에서 말씀 드린 내용을 생각하면 그 이유가 충분히 짐작됩니다.

 

An Sumer 의 하늘 신이며 가장 지위가 높은 신입니다그런데 북반구의 경우, 태양의 남중고도가 가장 높은 하지에 태양이 게자리에 머무는 시대는 BC 3353 ~ BC 1206 년이며 BC 2279 년 하지에 태양이 게자리 중심을 통과합니다 (지난호 참조).  Sumer 에서 황도12궁이 완성된 때는 BC 3900 년이며, 하지에 태양이 게자리에 머무는 BC 3353 ~ BC 1206 년 기간에는 Sumer 천문학이 더욱 발전되어 신화에 구체적으로 적용되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Sumer 인들 생각으로, 태양이 하늘에서 연중 최고 위치에 도달하는 하지에 최고 신An 이 게자리에 머문다고 여겨지는 것은 당연합니다게자리는 Sumer 인들에게 하늘 신 An 의 여름별장이었을 겁니다.  

 

참고로 MUL APIN Old Babylonia 시대 (BC 2286~BC 911) BC 1000 년경 제작으로 추정되는 별자리 목록입니다여기에는 An 의 길에 23 , Enlil 의 길에 33 , Enki 의 길에 15 개의 항성, 행성, 별자리 및 출몰시각, 남중시각 등이 기록되어 있습니다염소자리 물병자리가 Enki 를 상징하는 것에 대해선 지난 칼럼들에서 이미 말씀 드렸습니다그러나 숫양머리 표식이 나타내는 상징은 경계석 그림에 따라 Enki 또는 Dumuzi 등으로 이견이 있습니다.

 

(2) 경계석의 거북이

 

Sumer 의 게자리 기원은 다른 황도12궁에 비교해서 다소 논란이 있습니다그 이유는 여러 경계석에서 황도12궁의 다른 상징들은 모두 보이지만 유독 모습 찾을 수 없고, 대신에 거북이가 보이기 때문입니다더욱이 Sumer 시대 선형상형문자로 기록된 별자리 명칭은 게뿐만 아니라 거북이라는 두 가지 의미가 있으므로 정확히 어느 동물을 뜻하는지 혼동됩니다. 그렇지만 Sumer 후기의 황도12궁 점토인장에는 분명히 게가 그려져 있습니다.

 

아래 인용문은 이번 시리즈에서 많이 인용하는 서적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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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2 Gavin White 의 서적 일부.

  출처 : Babylonian Star-Lore / Gavin White / Solaria Publications / UK / 2008. 인터넷 서적>

 

위 설명에 따르면, 경계석에 게는 보이지 않지만 거북이가 지금의 게자리를 나타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그 사연은 다음단락에서 알아보겠습니다. 여기서는 경계석에 보이는 거북이 모습부터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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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3 Kassite 왕조 시대 돌 경계석과 부분 모사도.  BC 1180 년경 

대영박물관 소장. 출처 : ancientmesopotamia.wordpress.com>

 

위 그림은 <그림 70> 과 같은 경계석입니다거북이는 맨 아래 단의 중간쯤에 있으며, 이를 확대한 것이 오른쪽 그림입니다잘 보이진 않으나, 머리가 뾰족해 보이므로 자라 같기도 합니다이를 현대적 기법으로 묘사하면 아래 그림처럼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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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4 경계석의 거북이 또는 자라를 묘사한 것

  출처 : Babylonian Star-Lore / Gavin White / Solaria Publications / UK / 2008. 인터넷 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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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5 Kassite 왕조 시대 돌 경계석과 부분 모사도.  BC 1125~1100 년경.

대영박물관 소장. 출처 : commons.wikimedia.org>

 

<그림 85> 의 왼쪽 경계석 맨 윗단 중간쯤에 거북이가 보이며, 오른쪽 그림은 이를 확대한 것입니다여기서는 자라라 아니고 거북이 모양입니다하여간 Sumer 시대의 여러 경계석들을 살펴보았지만 게 그림은 볼 수 없었고 거북이는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3) Ninurta 신화와 Hercules 신화   

 

그러면 Sumer 신화에서 거북이는 어떤 존재일까요 ?  Ninurta 신화에선 권력에 너무 집착하는 그를 혼내주려고 Enki 가 거북이를 보내 그와 싸우게 합니다이 싸움은 거북이 혼자서 Ninurta 와 싸우는 전투이며, Ninurta 가 머리 일곱 개인 뱀과 싸우는 전투는 따로 있습니다.   전투 중에 Ninurta 와 거북이 모두 깊은 구덩이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게 되는데, 그 구덩이에서 거북이는 날카로운 발톱이 달린 앞발로 Ninurta 의 발을 갉아대서 치명적인 상처를 입힌다는 신화입니다

 

위 단락에서 Hercules 12 과업 신화는 Sumer Ninurta 의 전투신화와 비슷하다고 말씀 드렸습니다다만 Sumer 신화에선 Enki 가 거북이를 보내지만, 그리이스에선 Hera 가 게를 보내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그러나 거북이와 게 모두 Ninurta Hercules 의 발에 상처를 입히는 얘기는 동일합니다.  또한 Enki 가 보내는 거북이의 출생내력은 Sumer 신화에 언급이 없습니다처음 단락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Sumer 신화의 영향을 받은 그리이스 신화에서도 Hera 가 보내는 게의 부모가 누구인지는 설명이 없습니다

 

어찌 보면 Sumer 거북이가 그리이스 지중해 앞바다로 건너가 놀더니 게로 바뀐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Sumer 거북이가 그곳에서 게로 변신한 후에 그리이스로 건너간 것입니다남쪽 귤을 회수 북쪽에 옮겨 심으면 탱자로 바뀐다는 귤화위지가 아니라, 귤이 스스로 탱자로 돌연변이 된 다음에 그리이스로 건너갔습니다변신과정은 아래 단락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참고. 귤화위지 橘化爲枳 : 춘추시대 제나라 () 의 안영 (晏嬰) 이란 사람이 했다는 말.  회수 (淮水) 는 중국중부를 흐르는 강. 현재 이름은 회하 (淮河 화이허).

 

(4) 게로 변신한 트랜스포머

 

초기 Sumer 언어에서 거북이와 게는 단어표기가 같았습니다.  아래 도표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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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6 거북이자리 및 게자리의 Sumer 어 표기.

 출처 : Babylonian Star-Lore. 기타사항 이전과 동일>

 

위 그림 왼편의 Uruk 시대의 AL 표기는 원래 곡괭이를 뜻합니다.  LUL 표시는 모양 그대로 여우를 의미합니다신기한 것은 동양의 여우에 대한 개념처럼 Sumer 에서도 여우는 가짜 (False) 또는 비슷한 것이란 뜻으로도 사용되었다는 것입니다Babylonian Star-Lore 책에 따르면 Sumer 에서 False Star 라고 하면 특히 화성을 의미했다고 합니다별처럼 보이지만 이리저리 움직이므로 별은 아닌 것 같다는 의미였을 겁니다우리가 사용하는 단어 행성 (行星) 은 움직이는 별이란 뜻이며, 일본용어 혹성 (惑星) 은 혹시 별이 아닐까라는 의미입니다고대나 지금이나 사람이 사물을 보고 느끼는 감정은 달라진 게 없나 봅니다.

 

하여간 AL + LUL 은 곡괭이와 비슷한 것이란 뜻이며, 곡괭이 모양의 거북이 발톱이나 게의 집게발을 뜻하는 의미로 사용되었고, 점차 거북이 또는 게 그 자체를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거북이와 게는 종류가 완전히 다른 동물인데도 AL LUL 이라는 같은 단어가 사용되었기 때문에 어느 것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이런 의문에 대해 Babylonian Star-Lore 책에는 명확한 설명 없이 AL LUL 표기가 그냥 지금의 게자리라고 합니다그러나 Ninurta 신화에서 보셨듯이 Enki 가 보낸 것은 게가 아니라 거북이였고, 경계석에도 게는 보이지 않습니다

 

개인의견으론, 초기 Sumer Uruk 시대에는 Enki 의 대리인으로 Ninurta 와 전투를 하게 된 거북이가 처음에 별자리로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이 거북이자리를 AL LUL 로 표기하다가 어떤 이유로 거북이가 AL LUL 의 또 다른 의미인 게로 바뀌었다고 생각합니다아무래도 거북이 발톱 보다는 게의 집게발이 더 공격적으로 보이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BC 2900 년대 이후엔 게라는 명확한 뜻을 나타내기 위해 나무 자르는 톱을 게 집게발의 상징으로 사용해서 NAGAR 라고 썼고, BC 2334 Akkad 시대 이후엔 게자리 용어가 ALLUTTU 로 완전히 정착되었을 것입니다게자리를 포함한 황도12궁이 Egypt 를 거쳐 그리이스로 전해질 때, Ninurta 신화도 같이 소개되면서 Hercules 신화에 게가 삽입되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경계석 그림이 모두 별자리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며 또한 황도12궁이 모두 경계석에 그림으로 표현된 것도 아닙니다그러나 위 두 가지 경계석에서 보시듯이 여기에 묘사된 것들은 특정 별자리가 아니더라도 모두 하늘의 모습과 관련됩니다따라서 경계석에 거북이를 그려놓았다는 것은   Sumer 인이 보던 하늘에서 거북이가 일정한 역할 가지고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경계석은 Sumer 동부지역 Kassite 왕국에서 BC 1180 년 전후로 만들어졌습니다당시는 고대에 거북이 또는 게자리로 혼용되던 별자리가 게자리 한가지로 완전히 정착된 때입니다하지만 경계석을 디자인한 사람은 당연히 천문학에 밝았고, 고대에 거북이자리와 게자리가 혼용된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혹시 그는 Enki 의 대리인으로 전투에 참가한 거북이를 게보다 더 좋아해서 거북이를 조각해 놓았을 지도 모릅니다그의 첫 작품 이후로 Kassite 왕국에서 다른 사람들이 또 다른 경계석들을 만들 때, 처음 디자인을 모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5) 꽃게찜은 봄에 게자리는 겨울에

 

<그림 78> John H. Rogers 논문과 거북이 및 게의 Sumer 어 표기에 따르면 게자리는 Enki 의 상징이 됩니다.  Enki 는 물병 물고기 염소자리의 주인공이었는데, 게자리 포함하면 황도12궁에서 네 개 별자리나 차지하고 있습니다역시 Sumer 민중의 사랑을 많이 받던 신이라 가장 많은 별자리 상징이 된 것 같습니다기억나시도록 신들의 계보도를 업데이트해서 올려 드립니다

 

87.PNG

<그림 87 Sumer 신들의 계보도

노란색 사각형 : Sumer 12 / 노란색 선 : 결혼관계 / 파란색 선 : 자손관계>

 

게자리가 거북이 그림이 아닌, 게 그림으로 표현된 것은 Sumer 후기의 개인용 별자리 점토인장이 유일한 것으로 보입니다점토인장이 만들어진 시기는 Alexander 대왕 (BC 356~BC 323) Sumer 를 점령했던 Hellenistic Uruk 시대 (BC 331~BC 141) 입니다그렇더라도 여러 자료에선 그리이스 버전 별자리가 Sumer 로 역수입 되었다는 언급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따라서 아래의 개인용 점토인장의 게가 Sumer 토종 게인 것으로 믿어집니다이 게가 Egypt 로 수출되어  <그림 69>  Dendera Zodiac 의 게로 표현되었을 것입니다

 

88.PNG   

<그림 88 Hellenistic Uruk 시대 (BC 331~BC 141) 개인용 점토인장

출처 : Babylonian Star-Lore.  기타사항 이전과 동일>

 

우리나라 꽃게는 여름에 산란하므로 늦은 봄부터 초여름까지가 제철입니다이 때는 꽃게가 산란 장소를 찾아 낮 하늘에서만 부지런히 움직입니다겨울엔 모두 집으로 들어가 낮엔 나타나지 않고, 밤에만 따뜻한 난로 가에서 여름에 태어난 아기들을 돌보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꽃게찜을 즐기려면 산란철인 늦은 봄이나 초여름 한낮이 좋고, 게가 오손도손 사는 모습을 보려면 겨울 밤이 제격입니다.  

 

요즘에는 게가 저녁 8시면 동쪽에서 나타나 해 뜰 때쯤에야 서쪽으로 사라집니다.  밤새도록 보이므로 게 관찰에는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그러나 게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인 베타별도 3.5 등급 밖에 되지 않습니다이 때문에 서울하늘에서 게자리를 바로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그렇더라도 거북이로 태어나 게로 변신까지 하면서 막강한 사자와 쌍둥이 사이에서 꿋꿋이 버텨온 게를 자주 찾아 준다면, 게도 고마워 분명히 뭔가 보답해 줄 것입니다새해를 맞아 게자리 아래서 신년설계 해보시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뜻하시는 일 모두 이루시는 한 해 되시기 기원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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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원치복 지부장 2015.01.05 21:33 (*.208.210.157)

    게 자리와 뱀주인 자리에 대한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행복한 한해 되세요.  

  • ?
    유태엽 2015.01.06 16:29 (*.68.38.187)

    네에 감사합니다. 지부장님께서도 행복한 한해 되세요. 


    보내주신 댓글 한참 들여다 보면서 幸福 이 뭔지 생각 좀 해보았습니다.  

    아직 수양이 한참 모자라 그런지, 뭔가 알 듯하면서도 

    봄 날 아지랑이처럼 정확한 실체는 모르겠습니다.  


    한자사전 찾아보니  글자는 요절 (夭折) 이란 단어의 요  글자와      

    거스를 역   글자가 합쳐진 것이라고 합니다.  

    너무 일찍 세상을 뜨지는 않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福 글자는 제단 뜻인 시  에 음식을 잘 차려놓은 풍  이 합쳐진 것

    이라네요.  하늘에 음식 잘 차려 제사 지낸다는 의미 같습니다.  


    저는 아직 건강하게 살고 있어  은 충족되었으니 행복의 50 % 는 

    가진 셈입니다.  하늘에 대한 제사는 요즘 말로 하면 정성스런 마음 

    정도 될 것 같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이미 행복의 반은 가졌으니 마음이 넓어지고 풍족해집니다.  

    그래도 금년에 더욱 정성을 다해 살아야겠지요. 

    일깨워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
    조강욱 관측부장 2015.01.29 09:11 (*.62.202.4)
    게자리 이야기는 연재 대 서사시군요.. ㅎ
    앞편에서도 할 말이 많아서 덧글도 따로 답니다~


    1. 북회귀선의 명칭으로 지도에도 들어가는 분인데
    출생 성분이 모호하다니.. 의아한 이야기군요!
    사실 따지고 보면 미천한 게가 용케 한 자리를 차지했는데 
    시대를 잘 타고 나서 지도에까지 올라간 것이긴 하지만요 ^^;

    2. Hydrus는 1600년대 초부터 유럽 성도에 등장하는데
    실제 Hydrus의 위치는 LMC와 SMC 사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저는 1750년대 라카유가 지맘대로 다 만든 줄 알았는데
    이미 150년 전부터 누군가가 만들어 놓았군요.. ^^;

    3. 큰물뱀 작은물뱀 바다뱀 뱀주인 뱀자리..
    복잡하고 헷갈리네요 ㅎ
    하늘의 다른 곳에는 사분의 육분의 팔분의 자리도 있죠
    3대 유성우 중에 사분의자리 유성우가 있는데
    사분의자리 사라진게 언제인데 아직까지..
    아마 사분의자리 유성우를 언급하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사분의자리의 위치를 모를텐데 말이죠..


    4. 황도 별자리로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셨는데..
    남반구 별자리 특집을 한 번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라카유는 왜 그런 말도 안 되는 별자리들을 만들었을까?
    테이블산을 별자리로 올린 정신상태는 무엇이었을지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


    5.여러 성도의 랍스터 자리는
    집게발도 멀쩡하군요..


    6. 태양이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할 때의 여름 별장..
    앞으로 게자리를 대하는 마음이 달라질 것 같습니다


    7. 헤라클레스의 게와 수메르 거북이의 평행이론은 우연이 아니겠지요?
    5천년 전에 만들어진 이야기가 현대까지 전해지는 것을
    여러 부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북회귀선도 그렇고 물고기자리 모양, 거북이까지..

    8. 게자리는 그 오랜 세월의 이야기 뿐 아니라
    등껍질에 프레세페와 6개의 은하를 품고 있고
    집게발 마디마디마다 무수한 은하를 거느리고 있지요


    볼품없어 보이는 게자리 안에 
    엄청난 이야기와 관측 대상이 숨어 있는 것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

    오늘도 지식의 향연 감사합니다!

  • ?
    유태엽 2015.02.12 17:47 (*.68.38.187)

    1) 매번 귀중한 소재를 제안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남반구 별자리도 얘기도 무궁무진하겠네요. . 


       하지만 아직 남반구 땅을 밟지도 못한 제가 남천을 말씀 드려보아야 

       실제 전투에 참가한 적도 없는 군인이 전쟁을 논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예전 칼럼에 오메가 센타우리에 대해 쓰면서 

       탁상공론임을 실감한 적 있습니다. 

       남반구를 여러 번 가보시고, 근자엔 홀홀단신 순례도 다녀오셨으니

       다음 번 가실 땐 동행해서 한 수 배워야지요. 


    2) 사분의자리 유성우 말씀하시니 작년에 이 유성우 보러 가서

       엄동설한에 다리 위에 누워 담요 뒤집어 쓰고 오들오들 떨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 와중에 먼 길 오시느라 피곤해서 제 옆에서 잠깐 주무시던 분도 계셨지요. 

       세상에 고행 없는 희열은 없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사라진 별자리 이름으로 유성우 이름 쓰는 것은 

       반대하는데, 아직도 영어로나 우리말로나 사분의자리 유성우로 

       많이 표기하는 것 같습니다. 얼마나 더 세월 지나야 바뀔지 모르겠네요.   


    3) 처음부터 의도하지는 않았는데, 쓰다보니 게자리 부분이 너무 길어져 

       두 편으로 나누었습니다. 꼼꼼히 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게가 산란하러 낮 하늘로 기어가기 전에  

       조만간 게 등껍질에 깔린 은하들 같이 관측할 날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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