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순간] 1. 2015 북극권 개기일식 & 오로라 (2편)
1편 : (멀리 사는) 두 마리 토끼 잡기 (http://www.nightflight.or.kr/xe/124260)
2편 : 일식 난민 -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http://www.nightflight.or.kr/xe/127586)
지난 북극권 원정 글을 올린 이후, 부산의 박한규님께 연락을 받았다
그 '미친짓'을 진짜로 할 거냐고..
네. 저는 미친 사람이니까요.
며칠 뒤.. 박한규님께서 '미친짓'에 동참하겠다 연락을 주셨다 ㅎ
케언즈에서 함께 진한 아쉬움의 고배를 들었던,
나에게 한붓그리기 원정에 대한 화두를 던졌던 김동훈님.
스발바르 갈 거라고 카톡을 보냈더니, 한 달 전에 같은 고민을 하다가
날씨도 문제고 스발바르 접근성도 문제라 거의 포기상태라고 하신다
노르웨이 대신 날씨가 더 좋은 스웨덴 북부지방을 target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제안하고
항공 루트 연구한 것도 공유해 드리니 잃었던 의욕이 샘솟는 김동훈님.. ㅎ
이 날을 위해 모아두었던 항공 마일리지 대방출 결정! ㅋㅋㅋ
그리고 역시 케언즈에서 함께 아쉬움을 나누었던 이한솔님.
나나 이한솔님이나 케언즈 사태 이후 모든 신용카드를 '크마'로 바꾸어 사용해온 터라
마일리지는 10만 이상으로 넉넉한 상태
다만 회사원처럼 일주일 휴가를 쓰기 쉽지 않은 상황이시라 과연 갈 수 있을까....
한참을 고민하시던 이한솔님도 동참하는 것으로 결정.
이렇게 원정대 4인이 모두 결성이 되었다
차량이나 숙박이나 업무를 나누는 것도 4인이 가장 최적일 것이라 여기서 원정대 인원은 마무리 ㅎ
그러고보니 모두 케언즈에서 '그 날'을 같이 했던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이후로 1년 반 동안 마일리지를 열심히 모았던 사람들.... ㅎㅎㅎ
카톡방도 만들고 박한규님 상경 일자에 맞추어서 모임도 가졌다
1. 항공
스타얼라이언스 마일리지 항공권 발권 오픈은 귀국일 기준 D-330일 전이다
2015년 3월 13일 금요일 출발 3월 22일 일요일 도착 일정으로 생각하여 역산해 보면
항공권 발권의 D-Day는 2014년 4월 26일 토요일이다
보통 한 비행기에 5자리 미만으로 배정되는 마일리지 좌석을 전세계 누구보다 빨리 잡으려면 (그것도 4명분을 동시에)
우리가 타는 마지막 비행기인 2015년 3월 22일 인천공항 도착 비행기의 정확한 발권 오픈 시간을 알아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UT+9이니 노르웨이의 UT+1 기준으로 노르웨이의 D-330일 자정에 맞추어야 하나
아님 스타얼라이언스 본사가 있는 프랑크푸르트 기준으로 해야 하나 별별 쓸데없는 고민을 하다가
발권 D-Day를 1주일 남기고 아시아나 홈페이지의 마일리지 다구간 발권 신청 페이지에서
2015년 3월 초순 일정으로 발권 연습을 해 보니..
2월까지 분명히 검색되던 트롬소-스발바르행 비행편이 3월부터는 전산 시스템에 아예 나오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아직 발권 D-Day도 일주일이나 남았는데 인천공항 귀국편은 벌써부터 예약 가능한 상황이 되어 있었고..
아 이건 대체 머냐.. 아시아나항공 측에 연락해보니, 330일前 발권 오픈은 스타얼라이언스 본사의 '권고' 사항이고,
그걸 지키는지 마는지는 항공사 마음이라는 것.
(실제로 아시아나 비행기의 마일리지 항공권은 330일 전이 아니라 354일 전부터 발권 가능하단다)
갑자기 마음이 바빠졌다
스발바르 가는 비행기를 구하지 못해서 일식을 포기하고 노르웨이와 스웨덴에서 오로라만 보고 올 거라면
이건 원정을 갈 필요가 없는 것이다.
오로라 관측 가능 확률은 북유럽보다 북미가 3배 이상 높기 때문에 오로라만을 위해 북유럽 원정을 간다는 것은 의미를 찾을 수 없는 일..
뭐 그럼, 트롬소 - 스발바르 왕복은 마일리지 항공권 포기하고 돈 내고 가지 뭐..
스발바르제도의 유일한 공항이 있는 지역, Longyearbyen에 독점 취항하는 스칸디나비아항공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항공편을 검색해 보니....
일식 전날 분명히 오슬로와 트롬소에서 출발하는 비행편이 있는데, 아예 검색조차 막아놨다
그럼 스발바르에서 돌아오는 비행기는?
어 이건 있네!
근데 출발시간이... 새벽 4시40분?
야! 이 @#$@#$@%@$%##!@!#$%야!!!!!!
개기일식이 오전 11시 12분인데 새벽에 떠나는 비행기만 오픈해 놓고
개기일식 이후 13시 5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는 비행편만 올려놓고 클릭을 못하게 막아놓았다
이게 무슨 일인가 하여 개기일식 1주일 전의 같은 요일을 검색해보니
$381로 산뜻하게 왕복할 수 있는 일정이 너무나도 당연히 검색이 된다
아... 바가지 장사를 얼마나 제대로 하려고....
발권 D-day로 잡았던 4월의 마지막 주말,
이틀 내내 집에 틀어박혀서 예별이랑 놀아주지도 않고 여기저기 정신없이 항공편만 찾아 다녔다
그런데 세계 어딘가에 나보다 더 발빠른 사람이 있었는지 아님 마일리지 좌석 TO가 바뀌었는지
내가 찍어 놓은 비행편마다 잔여 마일리지 좌석 수가 줄어서
한국에서 북경을 거쳐 스웨덴 키루나 가는 비행편도 2자리밖에 남지 않았다
이걸 어떡하지.. 여기서 그냥 원정을 포기해야 하는 건가..
모두가 잠든 일요일 새벽, 혼자 컴 앞에서 분노의 웹질을 하다가
새벽 6시에 평생 하지도 않던 산책을 하러 집을 나섰다
시골(은평뉴타운)에 살다보니 집 앞에만 나와도 온통 녹지라
어스름한 새벽 안개 속에 원정대 카톡방에 혼자 도배를 하며 한 시간을 걷다 보니 아이디어가 하나 생각났다
난 지금까지 일반석 마일리지만 알아보고 있었는데.. 비즈니스석으로는 자리가 있지 않을까?
37년 평생 처음 해 본 새벽 산책에서 깨달음을 얻고 집에 돌아가서
혹시나 하여 비즈니스석 마일리지를 검색해보니 거기엔 고맙게도 스웨덴 키루나행 비즈니스석이 딱 두 자리 남아 있었다
마일리지가 부족한 나와 김동훈님은 7.8만 마일리지가 소요되는 일반석으로,
11.5만 마일리지 이상을 보유한 한솔님과 한규님은 비즈니스석으로..
모두 같은 비행기를 타면 좋지만
인천 - 북경 - 스톡홀름 - 키루나 루트의 비행편은 일반석 2석 비즈니스 1석 세 자리 뿐이라
마지막 한 장의 티켓은 인천 - 이스탄불 - 스톡홀름 - 키루나 루트로.. (이 것도 딱 한 자리만 남아 있었음)
다행히 돌아오는 비행편은 마일리지 좌석 수가 여유가 있어서
오슬로 - 코펜하겐 - 프랑크푸르트 - 인천 경로의 같은 비행기로 발권 가능.
돌아오는 길을 트롬소나 키루나가 아니라 오슬로 출발로 한 이유는
롱위어뷔엔 출발 비행기가 오슬로행이 가장 많기 때문에 발권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함이다
아시아나 홈페이지의 '스타얼라이언스 다구간 예약' 페이지에서 한 달간 약 200번 가량의 시도 끝에
2015년 3월 13일 인천에서 스웨덴 키루나까지,
3월 21일 오슬로에서 인천으로 돌아오는 마지막 마일리지 항공권 티켓 4장을 확보했다
하지만 북유럽 왕복편 비행기만 확보했을 뿐 가장 중요한 스발바르행 비행기는 답이 없는 상태...;;;
어떤 루트를 찾아야 스발바르에 갈 수 있을까?
구글에 'Tromso - Longyearbyen'으로 검색하니 'Tromso - Longyearbyen ferry'가 연관 검색어로 뜬다
그래 이거야! 배를 타고 일식을 보면 스발바르에서 숙박 바가지 요금 걱정 안 하고
북극해 바다 위에서 날씨 좋은 위치 찾아가서 보면 되겠네!
한시간여의 구글 검색 결과로 얻은 결론은
배 타고 일식 보는 상품들이 있긴 한데 평균 15일짜리 북유럽 크루즈 상품이고
저렴한 애도 3등석 천만원부터 시작하는 (내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상황.
그리고 비행기 말고 배 타고 스발바르에 가는 방법은 여름철 아주 짧은 기간에만 가능하다
아마도 북극해의 빙하 때문인 듯..
(그나마도 항공 요금에 비해 저렴하지도 않다고 함)
노르웨이 본토에서 스발바르까지의 거리도.. 난 그저 부산에서 제주 가는 정도 거리만 생각했는데..
갔다 오다가 시간 다 보낼 판 ㅎㅎㅎ
일요일 오후, 여전히 스발바르 비행기 때문에 헤메고 있는데 김동훈님이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
스발바르 롱위어뷔엔 공항(공항코드 LYR)에 스칸디나비아 항공만 독점 취항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Norwegian이라는 노르웨이 저가 항공사가 롱위어뷔엔 공항에 정기 항공편을 운항하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개기일식은 2015년 3월 20일 금요일 오전 11시 12분.
하지만 Norwegian에서는 금요일 오후 스발바르에서 오슬로로 돌아오는 비행기는 있으나
수요일에 롱위어뷔엔 들어가는 비행기는 이미 매진 상태 (목요일은 비행편이 없음)
우선 롱위어뷔엔 왕복편 중 복편만 끊어 놓고 왕편은 대기를 걸어놓을까..
근데 여기는 저가 항공이라 나중에 원정을 포기하거나 일정이 바뀌어서 항공편을 취소하더라도 환불은 한 푼도 받을 수 없는 딜레마가 존재한다....
그래도 뭔가 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월요일 아침, 9시 정각이 되자마자 아시아나 콜센터로 전화해서 주말간 답답했던 것들을 따져 물었다
"ICN PEK ARN 트랜짓해서 KRN 가는 트래블석이 왜 TO가 줄었나요?
ICN에서 PEK ARN 루트랑 BKK OSL이랑 마일거리가 어떻게 되나요?
오픈죠로 15년 3월 19일 TOS LYR OSL 발권하려고 하는데 SK는 발권을 고의로 막아놨나요?
CPH FRA 구간은 SK1637편에서 675편으로 변경 되죠?
CDG 말고 ORD로 잡으면 Z-5인가요 Z-6인가요?"
이런 질문들을 쏟아내니 아시아나 상담원이 나를 여행사 직원으로 오인하더라는.. 콜록 ;;;;
처음 한붓그리기를 찾아보며 배울 때는
'3개월여의 공부 끝에 한붓그리기 발권 성공!' 류의 글들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아니 뭐 얼마나 대단한 일이라고 뱅기 티켓 끊는 것을 몇 달씩 연구하냐..
1.5개월간 아시아나 홈페이지에서 200번의 발권 시도를 해 보면서 나도 그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항공사에서는 마일리지를 쉽게 적립할 수 있다고 온갖 유혹을 하지만
항공사에 수익이 나지 않는 한붓그리기는 어지간히 공부해서는 그 마일리지를 쓸 수 없도록 만들어 놓았다 ㅎ
출퇴근 길에 맨날 항공 루트만 생각하다보니 이젠 주요 공항 코드와 항공사 코드를 모두 외워버렸다
이제는 ICN LYR이라 쓰고 인천공항 롱위어뷔엔이라 읽는 상태에 이르렀다는.. ㅠ_ㅠ
스타얼라이언스 한붓그리기 전문 여행사라도 차릴 수 있는 정도가 되었는데
한붓그리기는 올해 6월 4일을 마지막으로 역사속으로..
하아.. 다 쓸데없는 공부.. ㅡ,ㅡ;;;
오픈할지 안할지도 모르는 스발바르행 마일리지 항공권만 기다리고 있다가는 답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아서
일전에 호주 원정 준비시 도움을 받았던 탑앤탑 항공에도 연락해보고
스발바르에 위치한 대한민국 극지연구소 항공권 발행 업무를 한다는 여행사에도 LYR(롱위뷔엔 공항코드) 가는 비행기를 알아봐 달라고..
SK(스칸디나비아항공사 코드)나 DY(노르웨이 저가항공사 코드)나 상관없고
TOS(트롬소 공항 코드)나 OSL(오슬로 main공항 코드) 출발이나 상관 없으니 뭐든 잡아달라고 연락을 했는데
몇 시간 뒤 두 곳 모두 같은 답이 왔다
스칸디나비아항공에서는 일식 전후 비행편 일정은 전혀 알려주지 않는 상황이고,
노르웨이 저가항공은 내가 알아본 것과 같이 스발바르 들어가는 비행편이 이미 모두 매진이라는 것.
뭐... 일식 보러 갈 수요가 많을텐데 증편이 되던지 어떻게 방법이 있겠지....
월요일 밤 늦은 시각 퇴근길에 버스 안에서 DY(노르웨이 저가항공) 홈페이지에서 혹시나 해서 습관적으로 비행편을 검색해보니
수요일날 (개기일식 이틀 전) LYR 들어가는 항공편이 예약 가능으로 보이는 것!
아니 아까 낮에만 해도 여행사 전문가들도 못 찾던 항공편이 어떻게 여기 보이지?? 혹시 모바일이라 오류로 헛 것이 보이는거 아님????
집에 도착해서 옷도 안 갈아입고 PC로 다시 DY 홈페이지에 접속해보니
내가 헛 것을 본 게 아니었다!
아마도 수요가 많다고 판단하여 뱅기를 증편한 듯 ㅎ
DY 비행 루트는 버스처럼 트롬소(TOS)에서 출발하여 오슬로(OSL)에서 승객을 더 태우고
종점인 어엔(LYR)에 도착하는 시스템..
그래서 TOS 출발이 OSL 출발편보다 두 배 가량 비싸다
TOS - LYR $182.8
OSL - LYR $316.6
어 그럼 오슬로 왕복으로 하면 되겠네?
근데 스칸디나비아 북부의 오로라 출몰 지역을 떠돌다가 노르웨이 남부의 오슬로까지는 어떻게 가나..
겨우 얻은 기회인데 매진되기 전에 예약해야 하니
오밤중에 노르웨이 기차편까지 급 공부를 ;;;
최북단 기차역인 나르빅에서 급행타고 서너시간이면 가겠지.. (KTX적인 사고방식)
허나 노르웨이 국철 사철 어디에도 Narvik이란 이름은 찾을 수 없었다
머야.. 세계 최북단 철도라매..
좀 더 찾아보니 그 세계 최북단 철도는 딱 스웨덴 키루나에서 나르빅까지만 운행하는,
키루나의 철광석을 해안까지 운반하기 위해 만들어진 철도라
노르웨이의 다른 도시와는 전혀 연결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세계 최북단 철도는 나르빅이 아니라 국경 넘어 러시아 무르만스크로 판명 ㅡ_ㅡㅋ)
이거 왠지 설국열차 느낌이다. 앞 칸에 타고 있어야 할 거 같다는..;;;;
실질적인 노르웨이 최북단 기차역은 Bodo라는 지역.
여기는 Narvik에서도 5시간을 더 내려가야 하는 길....
그리고 Bodo에서는 가장 빠른 기차를 타도 OSL 아니 오슬로까지는 무려 17시간 30분.. ㅎㅎ
정리하자면 오로라 보러 오슬로에 비행기 타러 가는 데에만 24시간이 걸린다는 말씀.
그리고 그 철도요금 자체도 10만원이 넘는지라 TOS-OSL 항공요금 차액과 거의 비슷한 금액.
이건 뭐.... 탈락! ㅋㅋㅋ
발권 D-Day를 이틀 넘긴 화요일 새벽,
ICN-PEK(IST)-ARN-KRN, TOS-LYR-OSL, OSL-CPH-FRA-ICN으로 이어지는 항공 루트가 완성되었다
머.. 비행기 8번만 환승 안 놓치고 타면 된다 (유럽 공항에 Delay가 많다는 것은 함정)
스칸디나비아항공의 농간으로 완벽한 스얼신공을 완성하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우리 목적은 공짜 비행기 탑승이 아니라
개기일식과 오로라를 관측하는 것이니까..
총 항공비용 : LYR 왕복 $640.5 (저가항공이라도 65만원, 평소 요금의 두 배가 넘지만 이거라도 감지덕지 ;;;)
마일리지 전체 항공권 52만원 (공짜 비행기도 세금과 유류할증료는 내야 한다. 유할 폭탄을 피하기 위해
루프트한자와 스위스항공을 제외하고 일정을 짜느라 머리만 더 아파졌다)
어쨌든, 항공 발권을 마치고 한 시름 놓고 있었는데 문제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2. 숙박
스발바르는 다큐멘터리에서나 보던 빙하가 진짜로 떠 다니고
우리나라 극지연구소와 현대판 노아의 방주인 세계 종자보관소가 위치해 있고
북극곰이 사람보다 많아서 관광안내소에서 총을 빌려 준다는 레알 북극이다..
(그렇다고 그 총으로 멸종 위기의 북극곰을 쏘면 잡혀간다 ;;;)
한반도 2/3만한 거대한 냉장고에 민항기가 출항하는 지역은 단 하나.
이젠 지명보다 공항코드가 더 익숙한 LYR, 롱위어뷔엔 한 곳 뿐이다
2008년 기준으로 인구 2040명이 거주하고 있는.. 스발바르 최대의 거주지이지만
이 역시 북극해 연안에 인접한 작은 마을일 뿐,
온 사방이 높은 빙하인지 얼음산인지로 둘러싸인 계곡 지형에 주거지를 이루고 있는 형태..
(롱위어뷔엔 클로즈업)
차로 이동할 수 있는 도로의 총 길이는 15km가 채 되지 않는다
아마도 도로를 만들기 싫어서 만들지 않은 것은 아닐 것이다.
주거 지역이 제한적이다보니 숙박시설 역시 제한적이다
스발바르의 공식 웹사이트인 svalbard.net이나 관련 정보들을 보면
"옛날에 비해서 숙박 시설이 몇 배나 늘었다"는 얘기가 많지만
500개가 600개가 되면 20% 증가한 것이지만
2개가 6개가 되면 200% 성장인 것.. ;;;;
LYR의 숙박 문제는 김동훈님도 가장 걱정하던 것으로
사실 항공 발권 전부터 숙박부터 알아보고 있었다
노르웨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살인적인 물가를 자랑하는 나라이다
바다 건너 북극에 있는 노르웨이령 스발바르 제도는 어떨까?
여기는 한 술 더 떠서 모든 것의 물가가 노르웨이 본토의 1.5배~3배 가량 한다
아니 왜 일식은 이런 험악한 동네를 지나가는 것인지 ;;;
일반적인 숙소 1일 숙박 비용이 일반실 기준 보통 30만원을 넘는다
아니 뭐 5성급 특급호텔들이 줄지어 있는거야..?
그나마 배낭여행객들이 선호한다는, 스발바르 최저가 숙소인 게스트하우스102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1인실, 2인실, 4인실 중 2인실과 4인실이 남아 있다
아싸~~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하려 하니 예약 버튼이 막혀 있다
그래서 4인실 숙소 예약하겠다고 메일을 보내고 답신을 기다렸다
아니 근데 이틀이 지나고 사흘이 지나도 답이 오지 않는다
메일조차 수신 확인도 하지 않는다
노르웨이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대체적으로 게으르고 불친절하다는 얘기는 어디서 들어본 적이 있는데
(워낙 자연환경이 좋아서 가만 있어도 관광객이 몰려 온다는 ㅋ)
숙박업 하는 애가 공식 메일 계정도 확인 안 하나 ㅡ,ㅡ
그 며칠 사이 2인실과 4인실도 모두 홈페이지 상에서 예약 완료로 바뀌었다
메일은 안 봐도 홈페이지 관리는 하나 보네? 아놔 이것들을....
사실 게스트하우스 102는 일식 관측지로는 별로 좋지 않은 곳이었다
그 이유는 3월의 태양이 하루 종일 지평선 부근에서만 놀고 있기 때문이다
정오에 가까운 오전 11시 12분, 개기일식의 시간에도 태양의 고도는 겨우 11도.
그러다 보니 산 아래 계곡에 위치한 LYR 아니 롱위어뷔엔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태양을 볼 수 없다.
일식 전 기간 동안 산에 가리지 않고 관측이 가능하려면
빙산 위로 등반을 하거나
상대적으로 지대가 높은 항구 쪽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
위 지도는 롱위어뷔엔 지도에 개기일식 당시 태양의 그림자만 보이는 지역을 나타낸 것이다
지도에 노란 색으로 표시된 '집'들 중 가장 하단이 게스트하우스102의 위치이다
롱위어뷔엔에서도 가장 계곡 안쪽의 외진 지역.
항구 근처의 관측 포인트까지는 걸어 오는데만 40분이 걸린다
그리고 그 많은 짐을 지고 걸어오려면.. 그래 차라리 예약 못한 것이 나을지도 몰라
스발바르의 공식(?) 숙소는 13개이다
호텔 4개, 기타 게스트하우스 같은 곳이 9개..
모든 숙박업소의 리스트를 만들어 놓고
예약 불가한 곳은 하나씩 지워 나간다
온라인에서 예약 확인이 안 되는 곳은 모두 메일을 보냈다
근데.. 이 자식들은 메일 안보기 운동이라도 하는 건지
워낙 깡촌이라 인터넷이 안 되는 것인지
메일 확인을 하는 넘이 없다
위 메일박스의 메일들은 한국사람에게, 미국사람에게, 노르웨이 사람에게 보낸 메일들인데
한국과 미국에 보낸 메일은 평균 10분 내로 수신이 되는데
위에 '읽지 않음'으로 표시된 모든 메일은 노르웨이 숙박업소에 보낸 메일들이다
아오 이 자식들을 그냥..
내가 보낸 십여통의 메일 중 단 세 통의 답장을 받았는데,
svalbard.net 포털 사이트 담당자 : 숙소 예약은 내 일 아니니깐 숙소 주인한테 직접 연락해서 알아봐
Villmarkssenter : 우리 숙소들은 모두 만땅이야 (스발바르에 숙소 3곳을 운영하는 집부자임 ㅡ,ㅡ)
Spitsbergen Guesthouse : 한국의 일식매니아 안녕. 우리 숙소는 일식 기간동안 여행사에서 대행해서 운영할거야. 거기 함 연락해봐라
헛 그런거였나.. 혹시 다른 숙소들도 이미 여행사에서 다 선점한 거 아니야?
Spitsbergen Guesthouse에서 보내준 메일 주소는 미국의 일식관광 전문 여행사 Travel Quest였다
다시 Travel Quest에 메일을 보냈다.
'안녕. 나 '그거' 찾아 다니는 사람이야.. 근데 너네 비싼 패키지를 이용할 생각은 없는데 숙소만 어케 하나 떼어 줄 수는 없을까?'
IT 선진국 미국 국민답게 3분만에 메일을 확인한 Travel Quest 담당자의 답은 당연히..
'$5,880부터 시작하는 7일간의 스발바르 일식여행 패키지를 신청하시라'는 말씀 (콧방귀 소리 자체 음향효과 첨부)
하아... 이건 항공보다 더 답이 없다
다른 나라 Eclipse chaser들은 어떻게 숙소를 잡았을까 궁금하여 구글링을 해 보니
상황은 그리 다르지 않은 것 같다.. ㅎ
위 스위스 아저씨 글 요약 :
나는 내년 3월에 일식 보러 스발바르 가려고 하는데.. 어느 숙소에 연락해봐도 방이 없어
난 그냥 어디든지 내 침낭 들여놓고 눈만 붙이면 되는데...
어느 정도 바가지 요금도 감내할 용의가 있는데....
대체 스발바르에 백만장자가 아닌 사람을 위한 옵션은 없는거냐?
ㅋㅋㅋ 백만장자 멘트에서 빵 터짐... ㅎㅎ
그 밑의 댓글들도 모두 현지의 바가지 상술을 성토하는 글들..
"이미 롱위어뷔엔의 모든 숙소는 미국 여행사들이 이미 몇 년 전에 다 선점을 해 놨다"
"그들이 선점해 놓은 숙소를 완판하지 못하면 남은 방들이 몇 개 나올 수도 있을거야"
"예전에도 오지에서 일식이 있으면 바가지는 필수였어"
"교회나 관공서나 공항에서 재워달라고 그럴까?"
"캠핑장에서 노숙하는 옵션도 있어. 좀 춥긴 하겠지만.."
헛 캠핑?
캠핑이라.. 캠핑이라.. 북극에서 3월에 눈밭에서 텐트치고 캠핑이라..
사실 LYR의 숙박을 처음 알아볼 때 현지의 가장 저렴한 숙소로 게스트하우스102와 공항 바로 옆에 위치한 캠핑장을 검색했었는데
어짜피 캠핑장은 5월말부터 오픈이고 3월에는 텐트 침낭 등 대여해 줄 캠핑장 사무실도 열지 않으니 고려사항에서 제외해 놨었다
근데.. 가능하지 않을까?
5월말부터 10월초까지만 운영한다는 캠핑장 관리 사이트에 메일을 보냈다
"내년 3월에 일식 때문에 롱위어뷔엔에 가는데 방을 구할 수가 없어서리..
너네 캠핑장을 이용하고 싶은데 가능할까? 얼어 죽을 정도는 아니겠지? 우리는 텐트와 침낭도 필요해"
캠핑장 관리자는 노르웨이 출신이 아닌지 바로 답신을 주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메일을 열었더니
"지금은 오프 시즌이라 답신이 늦을 수 있습니다"
자동 회신 메일이었고만.. ㅡ,ㅡ;;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자동 회신 메일까지 만들 정도로 세심한 사람이라 그런지 몇 시간 뒤
진짜로 답장을 보내왔다
"안녕. 너도 알다시피 3월에는 캠핑장을 열지 않아
근데.. 작년부터 똑같은 요청을 엄청 받아서,
우리도 내년 일식 주간에 캠핑장을 열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엄청 고민하고 있어
두 가지가 문제인데
하나는 추위 때문이야
3월에 재수 없으면 영하 25도까지 떨어지는데, 우리는 그 정도 추위를 버틸 텐트는 없어
(3월 평균 기온은 영하 10도~15도, 캠핑 시즌에는 캠핑장 사무실에서 텐트와 침낭을 빌려준다)
그리고 그 때는 북극곰이 많이 돌아다닐 시기라 위험할 수 있거든
너네도 혹시 북극곰 감시 불침번 설 생각 있냐?
여튼 오픈 여부 정해지면 연락 줄께"
당연히 기꺼이 불침번 동참하겠노라고 메일을 보냈다
영하 20도. 별 보는 우리가 겨울밤 산 속에서 종종 마주하는 추위이지만
거기서 온 밤을 보낼 수 있을까?
하지만 우리에겐 바핀이 있다! ㅋㅋㅋㅋ 나에겐 이원세님 뽐뿌로 구입한 막강한 마운틴 하드웨어 거위털 파카도 있다!!!! ㅠ_ㅠ
'길은 험하고 비바람 거세도 서로를 위하며
눈보라 속에도 손목을 꼭 잡고 따스한 온기를 나누리~~' 하는
옛날 대학가요제 노래가 생각난다 ㅎㅎ
그러다 진짜 '저기 멀리서 손짓하는 우리의 낙원'이 우리를 부르지는 않겠지 ;;;;
언어가 잘 통하는 유럽 현지인들도 못 구하는 스발바르 숙소를
내가 어느 날 갑자기 호텔방을 짠 하고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고..
지금은 추이를 지켜봐야 할 상황일 듯.
일식을 보기 위해 스발바르에 들어가는 사람 수에 비해 숙박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면
정부 당국에서도 관공서나 공항을 개방해 주는 등 먼가 대책을 마련해 주지 않을까?
서비스업 종사자들은 '아싸 한 몫 잡아보세~' 하는 바가지 장사에
자기네 공식 메일도 안 보는 얼빠진 X들이 많지만
그래도 노르웨이 너넨 복지국가잖니.. ㅎㅎㅎㅎ
우리같이 비행기 티켓만 겨우 구한 전 세계의 '일식 난민'들을
북극곰 팔베게 하고 자다가 얼어죽게 만들지는 않을 거라는 근거없는 기대를 하는 중.. ;;;
우리 팀은 수요일 19:40에 LYR 공항 도착인데,
아마 공항 입국장에 들어서자 마자 일식 난민들이 진을 치고 있지 않을까..
아비규환의 광경이 어렵지 않게 상상이 된다.. ;;;;
(LYR 공항은 진심 아무 것도 없는 초특급 미니 공항임 ㅎ)
LYR 공항 전경
LYR의 (아마도) 가장 넓은 공간
LYR 바로 옆의 캠핑장
아.. 참.. 별이란 뭘까..
잡힐 듯 잡힐 듯 쉽게 잡히지 않는 북극권의 항공과 숙소를 쫓다 보니
우리가 별을 찾으러, 도전 대상을 찾으러 한 스텝씩 정성을 들여서 호핑을 하는 것이 생각난다
무언지 알 수 없는 숨겨진 보물을 찾아 떠나는 여행.
파인더로 밤하늘을 여행하는 것이나 인터넷으로 스발바르를 떠도는 것이나
비슷한 흥분과 오기, 두근거림이 느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생각해보니 메시에 말고 도전대상 찾아본 지 몇 년 되어서 그 흥분이 점점 잊혀져 가는 느낌이다)
세계인의 일식 도우미 Jay Anderson 할아버지와 Business로 연결되어 있는
애리조나의 일식 전문 여행사 Travel Quest (위에 언급한 곳) 홈페이지에 가 보니
2015년 일식을 위해 3가지 패키지를 준비했다
하나는 스발바르, 또 하나는 영국과 아이슬란드 사이의 페로제도 크루즈,
마지막 하나는 비행기 타고 일식 보러 갔다 오는 것이다
상상만 했던 일이 현실로.. ㅎㅎㅎ
독일 뒤셀도르프 공항에서 출발하여 페로제도 상공에서 일식 Path를 정확히 따라가며
구름의 방해 없이 성공율 100%의 일식을 맞이하는 것!
민항기가 태양의 이동 속도인 시속 1,700km를 낼 수는 없을 테니
무한정 개기일식을 감상할 순 없겠지만 땅 위에서 보는 것 보다는 훨씬 긴 시간을 볼 수 있다
(스발바르 개기식 지속시간 : 2분 27초 / 페로제도 개기식 지속시간 : 2분 00초 / 뱅기 안에서 개기식 지속시간 : 3분 45초)
78초 차이가 뭐 얼마나 대단하냐 생각할 수 있겠지만
개기일식 순간의 금쪽 같은 시간은 한 5배쯤 시계바늘이 빨리 돌아가기 때문에
지속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은 Eclipse chaser 들에게 대단한 merit이 될 수 있다
거기에 다이아몬드 반지를 접견하는 시간도 같이 늘어날 테니 이건 정말..
신의 섭리를 거스르는 일일까? ㅎㅎㅎㅎ
근데 작은 비행기라 해도 좌석은 좌측 3개 우측 3개 이렇게 있을텐데
좌측 창가에 앉은 사람만 호강하고 나머지는 그냥 곁눈질로 보며 인격 수양을 한다는 걸까?
어떻게 운영하는지 읽어보니 나름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ㅎ
우선 일식 비행시 쓸모없는 오른쪽 좌석은 승객을 태우지 않는다
대신 밸런스는 맞춰야 하니 사람 무게에 상응하는 짐들을 오른쪽 좌석에 앉혀 놓는다는.
일식을 볼 수 있는 왼쪽 좌석이라 해도
비행기 창문은 원체 코딱지만한지라..
창가에 앉은 A 말고 중간자리 B, 통로측 C는 어떻게 일식을 볼까?
여기서 아주 미국적인(?) 논리 작렬.
세 자리를 통째로 한 사람이 사면 $8,970
세 자리를 두 사람이 나누면 각각 $4,485
세 자리에 세 사람이 모두 앉으면 각각 $2,990
ㅋㅋㅋㅋ
아 잼있어라...
그 좁은 비행기 좌석에서 3분 45초 동안 발생할 일식을 세 명이서 돌려보느라 정신없이 움직이며 뒤엉킬 것을 생각하면
상상만 해도 웃음이 난다.. ㅎㅎㅎ
그래도 주최측의 깨알 같은 배려. 같은 열에는 동성의 승객으로만 배정한단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의미이겠지.. ;;;
비행기 창문에 서리가 끼어서 잘 안 보일까봐 창문도 잘 닦아 놓겠다는 ㅎ
그리고 비행기 창문이 잘 보이는 프리미엄석과
살짝 불편하게 보이는 일반석도 가격에 차이가 있다 ㅎ;;;
2002년 4월 26일날 달에 의한 토성식을 관측할 때
학교 운동장에서 동아리 애들 5명이서 망경 한 대 앞에서
줄 서서 3초씩 돌려보기 연습을 한참 하고서 실전에 돌입했는데도
실제로 토성식이 일어나니 그 황홀한 광경에 정신을 잃고
그저 아... 하고 아이피스에서 눈을 떼지 못 하고 있으면
뒷사람이 앞사람을 밀치고 또 '아....'
그러면 뒷사람이 또 앞사람을 밀치고 '아....'
완전 수동 강제 돌려보기 시스템이 되어버렸던 것이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ㅎ;;;
(그 애들은 그 감동을 아직 기억하고 있을까?)
여튼, 이 비행기 일식관측 프로그램은 이미 완판. ㅋㅋㅋ
우리 나라에서 일식 여행객을 모집하면 몇 명이나 갈 수 있을까?
Travel Quest에서 일하는 애들도 나 같은 (별에) 미친 애들일까?
제목은 개기일식 원정관측인데
이번 글에서는 여행사 모드로 항공권 / 숙박 얘기만 하다가 여기까지 와 버렸다
워낙 특수한 지역이라 다른 지역에선 너무나 당연한 항공과 숙박이 특별해지는 것이 이유일 것이다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겪어 보지 않았던, 앞으로도 겪기 힘든 일들을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여러 사람들과 공유해보고 싶었다
나름 머리를 써서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어떻게든 원정을 성사시켜 보려고 하고 있는데..
이 원정의 본질은 당연히 '북극 여행'이 아니다.
'일식과 오로라 관측을 위한 원정'인 것.
예술적인 스얼 신공으로 공짜 비행기를 획득하고
북극에서 어떻게 캠핑을 하고 북극곰 구경하고 하는 것들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일 뿐.
회사에서 내년에 북극에 간다고 하면 대부분의 동료들은
'빙하와 북극곰', '피요르드 해안', '로포텐 제도' 등 NGC 다큐멘터리에서만 보던 선망의 대상들을 생각한다
당연히.. 너무나 당연한 반응이겠지.. ㅎ
처음 원정대를 결성하면서도 서로 나눈 이야기이지만,
관광을 위해서, 일식과 오로라, 천체관측 이외의 것을 위해서 최선의 원정 일정을 변경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건 한 번의 경험으로도 충분하니까.. ^-^
누군가 그랬다.
'개기일식을 보고 나면 인생이 바뀐다' 고..
나는,
'대체 그게 뭐길래 그러냐?' 는 의문으로 2009년 처음으로 개기일식 원정을 떠났고
항저우와 도쿄, 케언즈에서의 3번의 경험으로
나는 나의 신념과 가치를 다시금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결국
개기일식은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Nightwid 無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