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조강욱입니다!
관심법 칼럼 방에다가 다른 글을 써도 되나 몰겠지만..
개기일식도 알고 노력하고 준비하고 보면 더 값진 즐거움이 있기에
그 기조는 다르지 않다는 판단으로 야간비행에 게시한 글을 여기에도 올립니다 ^^
그리고 이 정보는 4월초까지로 유통기한이 정해져 있어서
상하기 전에 여러 분들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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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원정 칼럼은 예고편 이후 9개월째 지연 중.. ㅎㅎ
(그 사이 첫 주제로 잡았던 아프리카 개기일식은 이미 지나가 버리고 ;;;)
2015년 3월 스발바르 개기일식은 어느정도 정리가 되면 공유하려 했는데
정리가 쉽지 않아서,
일주일째 골머리 싸매고 있다가
정보로서의 유통기한이 지날 것 같아서 상하기 전에 그냥 올립니다 ㅡ,ㅡㅋ
관심법과 같은 입문자용 글이 아니므로 본론만 쓰겠습니다.. ^^;;;
1. 개기일식 경로
육지에서 일식이 지나가는 장소는 단 두 곳.
영국과 아이슬란드 사이의 섬, 페로제도와 유럽대륙 최북단의 스발바르 제도이다
[2015년 3월 20일 개기일식 path]
둘 중 어디가 나을까?
2. 개기일식 날씨
기상 개황은 둘 다 좋지 않다
한동안 위성사진의 흐름을 지켜본 결과,
대서양에서 유럽대륙 만한 거대한 구름 더미들이 끊임없이 생산되어
영국을 타고 북유럽과 북극을 덮치는 것이 반복된다
http://en.ilmatieteenlaitos.fi/clouds-nordic-countries
말로만 듣던 북유럽의 찌뿌둥한 날씨....
위성사진을 돌려놓고 있으니 한숨만 나온다.. 하아..
일식 시점의 기상 분석과 관측지 답사를 미리 해 주는 고마운 캐나다 할아버지, Jay Anderson의 분석 결과를 결론만 얘기한다면
(관련글 : http://home.cc.umanitoba.ca/~jander/tot2015/tot15intro.htm)
스발바르나 페로제도나 둘 다 한숨은 나오지만
그나마 스발바르가 낫다는 것이다 ㅎ
하기 표는 Jay Anderson이 분석한 지역별 Cloud cover 통계이다
그나마.. 낫긴 낫네.. =_=;;
냉정히 말하면 운량을 중심으로 대략적인 관측 성공 확률은 44%. (20년간 평균 3월 운량이 56%임)
2009년 중국 상하이의 48%, 2012년 호주 케언즈의 50%, 2013년 케냐 Lodwar의 49%에 비하면 더 낮은 편이다
확률은 확률일 뿐..
수치상 50% 확률이었던 호주에서 우리나라 6개 원정팀 중 5팀, 83%가 개기일식 관측에 성공했다
중국에서는 상하이에는 비가 왔고 (비를 뚫고 극적으로 본 사람도 있지만)
상하이와 같은 확률이었던 항저우에서는 옅은 구름 사이로 관측 성공.
49% 확률이었던 케냐는 꽝 ㅠ_ㅠ (국내 원정팀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음..)
하기 사진은 Anderson 할아버지가 2012년에 현지 답사 가서 일식 예정 시간에 찍은 것이다
3. 이동 전략
관측지 이동에 전략이라는 거창한 단어까지 써야 할까? ㅎㅎ
그 이유는.. 스발바르 제도는 북위 78도의 북극 지역으로..
세계 최북단의 도시가 위치한, 마을을 조금만 벗어나면 북극곰이 출몰하는 말 그대로 북극이기 때문이다
※ 북위 60도 이상은 '북극(Arctic)지역'으로 불리며, '나 북극 다녀왔어요'라는 인증서도 만들어 준다는 ㅎ
(캐나다 옐로나이프로 오로라 원정을 다녀오신 신성수쌤의 인증서)
그리고 이 곳에는 민항기가 정규 노선을 가지고 이착륙하는 세계 최북단의 공항이 있다
그리고 정말 다행히도..
개기일식은 오전 11시 11분에 스발바르 제도의 유일한 공항이 위치한
'롱이어비엔(Longyearbyen)'이란 도시를 정통으로 지나간다
혹시 개기일식대가 롱이어비엔에서 수십km를 벗어났다면..
우리는 개썰매를 렌트해야 했을 것이다.. =_=;;;
※ 어찌보면 당연한 얘기지만,
스발바르 제도의 면적은 대한민국 2/3 정도로 꽤 규모가 큰 섬들인 반면
유일한 도시인 롱이어비엔을 가로지르는 가장 긴 도로의 총 길이는 15km가 채 되지 않는다 (구글맵에서 찍어봤음 ㅡㅡ)
(도시라 해봤자 이 정도가 중심지임 ;;;)
여튼 각설하고.. 어떻게 스발바르에, 정확히는 롱이어비엔에 갈 수 있을까?
일반적인 사고로 생각한다면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프랑크푸르트 정도를 경유하여
노르웨이 수도인 오슬로를 거쳐 노르웨이 북쪽 도시 트롬소(또는 트롬쇠)까지 이동한 뒤
거기서 다시 국내선으로 롱이어비엔까지 가는 것이다
(스발바르 제도는 노르웨이 령이라 노르웨이 국적기가 정기적으로 출항한다)
머 이론상 갈 수는 있는데..
인천 - 프랑크푸르트 - 오슬로 - 트롬쇠 - 롱이어비엔까지 가려면 뱅기값이 얼마나 들까?
그리고 거기까지 큰 돈과 시간을 들여서 갔는데 만약 꽝이 난다면?
(아일랜드와 아이슬란드 사이의 페로 제도는 공항이 없다)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 카드를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첫번째는, 트롬소 인근은 오로라가 자주 보이는 지역, Aurora oval에 속해 있다는 것이다
달리 생각하면, 일주일의 원정 중 하루 낮만 개기일식에 집중하고
나머지 밤은 오로라 관측에 온전히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는 것!
혹여라도 기상 악화로 개기일식을 놓친다 해도
온 하늘 가득히 오로라가 너울거리는 것을 볼 수 있다면..
다이아몬드 링의 대체는 안 되겠지만 그 자체로도 충분한 가치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오로라 얘기는 또 복잡한 조건들이 있어서 쫌 있다가 얘기하기로 하고..
두번째 카드는 '스타얼라이언스 한붓그리기'라는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스얼신공'이라는 신조어로 통용되는데,
(위 지도의 파란 점은 스타얼라이언스 동맹 항공사의 취항지들. 저기 저기 쩌~~어기 맨 위에 스발바르가 있다 ;;;;)
쉽게 말하면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가지고 단순히 한 지역 왕복이 아니라
스타얼라이언스 동맹 항공사가 취항하는 세계 여러 도시를
마일리지 한도 내에서 찍고 찍고 찍으며 돌아오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더 쉽게 말하면, 아시아나 마일리지 78,000점이 있으면
롱이어비엔을 공짜로 찍고 올 수 있다는 것! (텍스 및 유류할증료는 별도입니다 =_=;;)
2012년 케언즈에서 개기일식 관측을 망치고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나는 김동훈님께 8만 마일리지로 스발바르를 찍을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전해들었고,
귀국하자마자 모든 신용카드를 정리하고 마일리지 카드부터 만들었다
사실 내 스발바르 원정 준비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원장님과 둘이 일식&오로라 여행을 같이 하려고 열심히 카드를 긁어댔는데
학기초인 3월이라 결국 같이 가기는 어렵게 되었다.. ㅠㅠ)
이 한붓그리기라는 것이,
돈을 내고 항공권을 사는 것이 아니라 마일리지 항공권들을 조합하고 조합해서 만들어야 하다보니
모든 일정을 본인이 계획해야 한다
언제 어떤 비행기를 타고 어느 공항에서 환승하고 어디서 스탑오버를 하고
어떤 조건에서는 유류할증료와 공항세를 어떻게 줄일 수 있고 어떻게 해야 환승 시간을 줄이고 등등..
그 복잡한 얘기들을 여기서 다 할 수는 없고..
포털사이트에서 '스타얼라이언스 한붓그리기'를 검색해서 한참 공부해야
이 강력하지만 복잡한 제도를 이해할 수 있음 ㅡ_ㅡ;;
※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활용한 스얼신공은 14.6월 폐지 예정.. 그 전에 발권해야 한다
한 일주일간 연구해서 찾은 최적의 루트는 아래와 같다
인천 출발해서 베이징 코펜하겐 거쳐서 헬싱키로.
거기서 스톡홀름 오슬로 찍고 트롬소까지 가서 며칠간 체류하며 오로라를 관측하고
개기일식 전날 스발바르로 날아가서 1박. 돌아와서 트롬소 오슬로 찍고 이스탄불 거쳐서 다시 서울로!
일주일간 비행기를 11번 갈아타야 하는 빡신 일정인데..
개기일식과 오로라를 보기 위한 여행이라면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일정이 너무 빡시고 자금이 여유롭다면 그냥 정가를 지불하고 가도 된다만,
날씨 관계상 그 정도의 가치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ㅎ
일주일간의 스터디로 완벽한 일정을 짜고
(나중엔 알파벳 세글자로 된 십수개의 공항코드와 항공사 코드를 모두 외울 지경이 되었다)
아시아나 홈페이지에서 마일리지 항공권을 예약하려다 털썩..
실제 예약 사이트에는 내가 공부했던 모든 항공사 모든 항공편이 다 보이는 것이 아니라
마일리지 고객 용으로 남겨놓은 좌석이 있는 단 몇 개의 항공편만 보이는 것..
위의 완벽한 루트는 그저 이상적인 길일 뿐..
현실에서는 뭐라도 예약할 수 있는 것부터 잡고 봐야 하는 것이었다.. ㅎ
실제 발권은 여정 종료 330일 전부터 가능하니깐.. 4월초까지 가능한 루트를 더 연구해 봐야겠다..
4. 오로라 날씨
원정의 목적은 개기일식과 오로라를 관측하는 것이다
예술적인 스얼신공으로 공짜 비행기를 타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그러려면 관측지의 날씨가 좋아야 하는데,
일식은 선택지가 하나밖에 없어서 일정부분 운에 맏길 수 밖에 없지만
오로라는?
내가 막연하게 알고 있던 정보는,
북유럽에서 오로라를 볼 수 있긴 하지만
'항상 날씨가 좋지 않기 때문에 2주일에 한 번 정도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스발바르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꼭 거쳐야 하는 노르웨이 북쪽의 트롬소는
오로라 관련 관광상품을 주력으로 밀고 있는 곳이다 (북극권의 Paris라고도 광고한다는 ㅎ)
2주일에 한 번 보이는데 무슨 관광상품을 팔 수 있을까?
실제 여행자들의 블로그 여행기를 읽어봐도
오로라를 꿈꾸며 트롬소에 갔다가 허탕치고 돌아왔다는 글을 많이 접할 수 있다
(물론 100가지 여행 계획 중에 일부인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여기서 Anderson 아저씨의 Cloud cover 분석표를 다시 볼까..
[오로라 관측 가능지역 기상 비교, Jay Anderson]
대충 훓어봐도 북유럽이 북미보다 조건이 좋지 않다
하지만 일식을 캐나다로 옮길 수는 없는 일이고.. ㅡ.,ㅡ;;
라플란드 지역(북유럽 북부지역)에 위치한 오로라 포인트 중에
기상 분석 Data 상으로 가장 좋은 곳은 스웨덴 북부의 Kiruna이다
Kiruna와 Tromso는 약 400km.
Tromso가 아니라 Kiruna에서 며칠간 오로라 관측을 하고
렌터카를 타고 국경을 넘어 Tromso에서 스발바르행 비행기를 타면 되는 것!
기막힌 대안을 찾은 스스로를 치하하며
서울에서 오슬로 - 트롬소 루트가 아니라
스톡홀름 - 키루나 루트로 항공 이동 일정이 가능한지 확인하기 위해
아시아나 홈페이지에서 검색하다가 또 한 번 털썩..
스타얼라이언스 제휴사인 스칸디나비아 항공에서 분명히 스톡홀름 - 키루나 왕복 항공편을 가지고 있건만
해당 구간의 마일리지 항공권은 1년내내 언제를 검색해도 구할 수가 없다
(사실 마일리지나 한붓그리기로 유명 관광지를 가는 사람이 많지
사람 구경도 할 수 없는 허허벌판 눈밭으로 가려는 사람이 이상한 거겠지 ;;;;)
멘붕에 빠져서 먼가 해결책을 찾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발권담당 직원과 통화를 하니,
아직 해당 일자에 항공권 발권 오픈이 되지 않았으니 4월에 얘기하자는..
휴. 불가하다면 그냥 트롬소로 갈 수 밖에..
그리고 Aurora oval의 중심에 있는, 오로라를 볼 만한 지역은
대부분 Tromso에서 1000km 안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비싼 물가의 노르웨이 숙소를 따로 구하지 않고 캠핑카를 빌려서
당일 날씨에 따라 Kiruna든 Alta든 유랑 생활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다
(다만 밤기온이 너무 낮거나 캠핑카의 방한 대책이 부실하다면 불가능한 옵션임. 그래도 우리에겐 바핀이 있다는.. ㄷㄷㄷ)
안드로이드 App 중에 노르웨이의 오로라 관측 가능지역 날씨만 매일 업뎃 해주는 App이 있다
어플 이름은 Norway Lights
Anderson 할아버지처럼 복잡하고 정교한 근거를 일일히 제시하는 게 아니라
그냥 지역별 / 시간대별로 'GO', 'TRY', 'WAIT'만 표시하는
어찌보면 북유럽스러운(?) 프로그램이다.. ㅎㅎ
근데 한숨나는 것은 매일매일 봐도 맨날 TRY만 뜬다는 것이다
보름 넘게 매일 확인해봐도 GO는 딱 한 번 봤다 (WAIT는 못봤음)
이거 만으로는 현지에서 판단이 어려울 것 같아서
요즘은 스칸디나비아 지방의 위성사진을 찾아보고 있는데
며칠 보다보니 일정한 패턴들이 보인다
대서양에서 넘어온 거대한 구름들이 노르웨이와 스웨덴을 잇는 스칸디나비아 산맥에서 1차로 걸러지고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2차로 걸러져서
발트해 넘어서는 청정 일수가 비교도 안되게 많다는.. ㅎㅎㅎ
(Satellite cloud cover 이미지는 우측 링크 참조 : http://en.ilmatieteenlaitos.fi/clouds-nordic-countries)
발트해까지는 생각할 필요가 없고 (위도가 낮으니깐)
노르웨이와 스웨덴 경계의 스칸디나비아 산맥만 넘어가도 구름을 피할 확률은 훨씬 높아지는 것이다
스웨덴 키루나와 노르웨이 트롬소의 운량 data 차이도 여기에서 기인한다
옵션들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항공권 발권 오픈 일자는 점점 다가오고
중요한 정보가 될 3월 기상 data는 지금 집중적으로 확인해봐야 하는데
스발바르 원정에 관심있는 분들과 정보를 교류하고자
정제되지 않은 문체로 친절하지 않은 정보를 공유합니다 ^^;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신가요? ㅎ
Nightwid 無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