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 2014년 2월 5일
<목 차>
(1) 목성은 “충” 인 날에 가장 밝을까 ?
(2) 생각나는 몇 가지 차이들
(3) 목성을 세성 (歲星) 으로 부른 이유
(4) 천구상 목성의 운행경로
(5) <사기> 의 기록과 목성의 실제운행 비교
1. “목성은 떠올라”
a) “목성은 떠올라” 는 틀린 번역
i) 2014년 6월 24일
ii) 2014년 7월 25일
iii) 2014년 8월 18일
b) 목성 관측이 어려운 기간
2. “동쪽으로 12도를 운행해 1백일 만에 멈추어 서고”
3. “되돌아 서쪽으로 역행하며, 8도를 역행해”
1백 일 만에 다시 동쪽으로 운행한다”
4. 매년 30과 16분의 1도를, 하루 평균은 12분의 1도를 운행해
12년 만에 하늘을 일주하게 된다.
5. “항상 이른 아침의 동쪽 하늘에 뜨고, 황혼의 서쪽 하늘에 진다”
(6) 참고자료
1. 2014년 2월 1~28일 태양 및 목성 출몰시간표 (서울지역)
2. 일출, 일몰 한자의 기원
a) 한자 出 의 기원
b) 한자 沒 의 기원
<본 문>
<자유게시판> 에 올린 글을 이곳으로 이전했습니다.
(1) 목성은 “충” 인 날에 가장 밝을까 ?
한 달 전인 1월 6일은 “목성이 충 (衝, opposition)” 이었습니다. 그 즈음 해외는 물론 국내 천체사진 사이트에는 목성 사진으로 도배되다시피 하더군요. 목성사진은 대적반 등 대기운동 때문에 아무리 오래 보고 있어도 예술입니다.
목성은 1번 자전하는데 9시간 55분 30초 (9.925 시간)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그 크기를 생각하면 이 같은 자전속도는 놀랍습니다. 목성 적도지역 자전속도는 시속 45,000 km 라고 합니다.
지구 적도지역은 시속 1,674 km 입니다. 목성은 이 같이 빠른 자전속도 때문에 지구에서 볼 때 시시각각으로 대기 모습이 바뀌게 됩니다. 대구경 고배율로 시간차이를 1시간씩만 두고 관측해도 희미하게나마 매번 다른 모습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비록 “충” 이 한달 전이었으나, 2 월초인 지금도 광도가 – 2.5 등급이니 아직도 쌩쌩한 모습입니다. “충” 은 태양-지구-외행성이 일직선일 때인데, 위치상 <일직선> 일 뿐, 지구와 가장 <가까울 때> 를 의미하진 않습니다. 만일 지구 및 목성 궤도가 모두 완전한 원형이면 “충” 일 때 위치상 일직선이 되고, 지구에서의 거리도 가장 가깝고 따라서 “충” 인 날에 가장 밝을 겁니다.
그러나 지구 및 목성의 태양 공전궤도가 타원이며, 두 공전궤도면이 서로 조금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지구와 가장 가까운 날은 “충” 인 날이 아니라 “충” 전후로 며칠 차이가 있게 됩니다. 더불어 가장 밝은 날도 “충” 전후로 며칠 차이가 나게 되지요.
목성의 회합주기는 398.88 일로, 약 399 일입니다. 1년이 조금 넘습니다. 따라서 다음 목성의 “충” 까지 기다리려면 1년 이상을 더 기다려야 합니다. 비록 “충” 은 지났으나, 아직 목성의 전성기이므로 관측하실 때 목성도 많이 사랑해 주시기 바랍니다.
(2) 생각나는 몇 가지 차이들
천문학 입문서에는 보통 “충” 인 날 가장 밝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래도 정확히 알고 계셔서 건강에 해로울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같은 사소한 차이는 천문학 입문서인 경우 여러 곳에서 발견됩니다.
한가지 예를 들면, <일출시간>은 태양의 “상단 끝부분” 이 지평선에 닿을 때일까요, 아니면 태양의 “중심” 이 지평선에 닿을 때” 일까요 ? 아마도 바로 답을 맞추실 수 있으실 겁니다만, 이 경우 문제가 정확하지 않습니다. 소위 <틀린 문제> 입니다.
일출시간을 정하는 시점은 <나라마다 다릅니다>. 우리나라는 태양의 “상단 끝부분” 이지만, 태양의 “중심” 으로 정하는 나라도 있습니다. 따라서 맞는 문제가 되려면, “우리나라에서” 라는 국가 이름이 들어가야 합니다. 보통 우리나라, 미국, 캐나다, 중국, 일본, 동남아에선 태양의 “상단 끝부분” 으로 정하고, 영국 등 유럽 몇몇 국가는 태양의 “중심” 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한가지 더 예를 들어봅니다.
우리나라에서 일출시간이 태양의 상단 끝부분이 지평선에 닿을 때라면, 과연 태양은 실제로 지평선에 상단 끝부분에 닿아 있을까요 ? 그렇지 않습니다. 해가 뜰 때, 실제 태양은 수평선 약간 아래에 있습니다. 지구 대기가 태양 모습과 빛을 굴절시켜 지평선에 접한 것처럼 보입니다. 일출, 일몰 시점에서 우리가 보는 태양은 사실 <허상> 입니다.
말씀 드린 김에 하나 더 언급드립니다.
우리나라에서 춘분날과 추분날의 낮과 밤 길이는 <같지 않습니다>. 같아 지는 날은 춘분, 추분 전후로 며칠 차이가 있습니다.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일출, 일몰시간은 태양의 상단 끝부분이 지평선에 접하는 시점이지만, 춘분, 추분은 실제 태양의 중심이 춘분점, 추분점에 오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태양 끝 부분이 중심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쌓여서 며칠 차이를 만들게 됩니다.
이런 사소한 몇 가지 차이는 한 2년 전 다른 글에서 언급 드린 기억이 납니다
목성의 “충” 말씀 드리다가 옆길로 샜네요.
(3) 목성을 세성 (歲星) 으로 부른 이유
중국 고대 역사책들 중 오래되고 신뢰성 있는 책들 중에서 사마천 (司馬遷, BC 145 ? ~ BC 86 ? ) 이 지은 <사기 (史記)> 에는 목성을 세성 (歲星) 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사기> 는 BC 91년경에 완성되었다니 2,100년 전의 사서입니다.
사기의 <천관서 (天官書)> 부분에 다섯개 행성의 운행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음양오행설에 입각한 각 행성들의 성격이 표기되어 있습니다. “천관 (天官)” 이란 왕실 천문학자로, 하늘의 운행을 보고 왕실이나 나라의 정책, 운명을 조언하거나 점치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천관서란 천관이 보는 책이라는 의미일 겁니다. <사기> 에 기록된 다섯개 행성이름들에 대해서는 나중에 자유게시판에 별도로 올려 드리겠습니다.
세 (歲) 는 연도를 나타내며, 세성이란 “연도를 알 수 있는 별” 이란 뜻입니다. 과연 목성을 보면 그 때가 몇 년도 인지 알 수 있을까요 ? BC 91 에는 당연히 망원경이 없었으니 목성 자체의 모습으로 알 수는 없었겠고, 목성의 천구상 위치로 판단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 목성은 어느 별자리에서 보이는지 기억 나시나요 ? 지금을 2014년 2월 10일이라고 하면 쌍둥이 자리의 중앙에서 보입니다. 그렇다면 정확히 1년 후인 내년 2015년 2월 10일에는 목성은 어디 가 있을까요 ? 답을 먼저 말씀 드리면 게자리 입니다. 두 날짜의 Stellarium 화면을 아래에 올려 드립니다. 지역은 서울입니다.
<2014. 2월 10일. 22:00 서울지역. 쌍동이자리 중심에 위치>
<2015. 2월 10일. 22:00 서울지역. 게자리 내부 약간 동쪽. 서울지역>
바로 위 화면처럼 1년 동안 이동한 각거리를 재보면 약 32 ° 이동했습니다.
한편 두 별자리를 보면 당연히 모두 황도 12 궁입니다. 행성들은 공전궤도면이 지구 공전궤도 평면과 거의 같은 평면에서 공전하므로 모두 황도대를 따라 움직이겠지요. 재미있는 것은 황도 12 궁에서 쌍둥이자리 다음 순서가 게자리 인데, 정확히 1년 후에 목성도 게자리로 옮겨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를 보면 2 년 후인 2016년 2월 10일의 목성의 위치도 추정할 수 있지요. 게자리 동쪽 32 ° 인 사자자리 입니다. 아래는 2016년 2월 10일 목성의 위치 입니다.
<2016. 2월 10일. 22:00 서울지역. 사자자리 내부 약간 남쪽. 서울지역>
위에서 재본 1년 동안 이동한 각거리 32 ° 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강으로 추정은 될 겁니다.
1년에 32 ° 이동했으므로 천구를 한바퀴 360 ° 돌려면
360 ° ÷ 약 32 ° = 약 11.25 년 입니다.
목성은 태양을 공전하는 행성입니다. 천구를 한바퀴 돈다는 것은 태양을 한바퀴 도는 것이며,
이것이 바로 목성의 태양 공전주기 입니다. 다른 자료에서 찾아본 정확한 공전주기는 아래와
같습니다
목성의 태양 공전주기 = 11.8618년 (4,332.59 일) = 약 12 년
Stellarium 화면으로 대충 재서 소수점 절사한 각거리 32 ° 로 계산한 것이 11.25 년과 어느 정도 비슷하게는 나오네요.
11.8618 년은 <약 12년> 입니다. 따라서 목성은 12년마다 천구를 한바퀴 일주하며, 황도 12궁을 1년마다 지나간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목성이 살고 있는 별자리를 보면 그 해의 연도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예전 중국에서 이를 세성 (歲星) 이라 불렀습니다. 더욱이 음양오행설에서는 편리한 12지가 있습니다. 고대 중국에선 황도대를 자축인묘 등 12지로 나누어 목성의 위치를 보고 연도를 기산했다고 합니다. 그럼 정말로 지금부터 12년 후인 2026년 2월 10일에 목성이 쌍둥이 자리로 돌아오는지 아래 화면으로 다시 확인해 보십시오. 2014년 2월 10일과 똑같이 정확한 위치는 아니지만, 그래도 길을 잃지 않고 쌍둥이 자리 중심부 거의 비슷한 위치에 돌아와 있습니다. 반가워라. 기특한 녀석 !
<2026. 2월 10일. 22:00 서울지역. 쌍둥이 자리 중심부. 서울지역>
그런데 목성이 각 별자리를 점유하는 기간이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역법대로 매년 1월부터 12월까지 정확히 들어맞을지 궁금합니다. 보편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목성이 지구 역법을 알 리 없고, 더구나 지구 역법은 시대마다 다르며, 역사를 보더라도 나라마다 1월이 시작하는 시점은 다소 차이가 있었습니다. 또한 각 별자리의 크기도 모두 다르므로 연도와 별자리가 정확히
맞아 떨어질 수는 없을 것 입니다.
하지만 목성의 운행경로를 자세히 살펴보면 매년 5월부터 8월 사이에 각 별자리 경계를 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아래는 2013 년부터 2026년 까지 목성의 운행경로에 따른 별자리를 단순화해서 그려본 것입니다. 각 별자리 경계를 넘는 시점은 5~8월 사이이므로 각 연도의 중간 쯤에 별자리 경계선을 배치했습니다. 그림을 일견해 보시면 목성이 왜 세성으로 불렸는지 짐작되실 것입니다.
<목성의 운행경로와 점유하는 별자리. 2013~2026년>
(4) 천구상 목성의 운행경로
목성이 위 그림처럼 연도별로 각 별자리를 차례대로 휩쓸며 지나가기는 하지만, 그 운행경로는 편안하지 않습니다. 사람의 인생에도 우여곡절이 있듯이, 목성을 포함해서 외행성이 노는 모습을
지구에서 볼 때는 좌충우돌 그 자체입니다. 이를 좀 문자 써서 표현한 것이 “순행과 역행을 반복한다” 라는 표현입니다.
순행은 천구상에서 서쪽에서 동쪽으로 운행하는 것이고 역행은 그 반대입니다. 아래 그림은 목성이 2012년 7월부터 2014년 7월까지 2년 동안 천구상에서 움직이는 경로를 표시한 것입니다.
이 그림에서는 운행경로와 시점이 잘 보이지 않으므로 그 아래에 제가 보기 쉬우시도록 경로를 단순화해서 다시 그려 드렸습니다.
<목성의 천구상 운행경로. 2012년 7월~2014년 7월. 그림: nakedeyeplanets.com>
<목성의 천구상 운행경로를 단순화해서 그린 것>
위 그림에서 보시듯이 목성 운행과정에서 중요시점을 순서대로 표시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순행 à 유 (역행시작) à 역행진행 à 충 à 역행계속 à 유 (역행종료) à 순행
유 (留) 는 순행과 역행이 바뀌는 시점에서 행성이 천구상에 잠시 멈춰있는 듯이 보이는 때입니다.
제가 그린 그림에서는 날짜를 자세히 보시기 바랍니다. 아래 단락에서 이 그림을 다시 언급
드리겠습니다.
(5) <사기> 의 기록과 목성의 실제운행 비교
한편 목성은 다른 외행성들처럼 뜨는 시간과 지는 시간이 연중 기복이 심해서 항상 밤하늘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단락에서는 목성의 <출몰시간> 과 <순행, 역행기간> 등 운행에 관련된 세부사항을 알아보려 합니다. 단순히 사실만 전달 드리는 것 보다는, <사기 천관서> 에 세성 (세성) 이라 기록된 목성 관련부분을 검증하면서 살펴보겠습니다.
아래에 원문과 번역을 인용 드립니다. 번호는 설명 드리는 순서입니다.
<사기 천관서> 의 세성 (목성) 부분
• 원문 : 1. 歲星出,
2. 東行十二度, 百日而止,
3. 反逆行;逆行八度, 百日, 復東行.
4. 歲行三十度十六分度之七, 率日行十二分度之一, 十二歲而周天.
5. 出常東方, 以晨;入於西方, 用昏.
• 번역 : 1. 목성은 떠올라
2. 동쪽으로 12도를 운행해 1백일 만에 멈추어 서고
3. 되돌아 서쪽으로 역행하며, 8도를 역행해
1백 일 만에 다시 동쪽으로 운행한다.
4. 매년 30과 16분의 1도를, 하루 평균은 12분의 1도를 운행해
12년 만에 하늘을 일주하게 된다.
5. 항상 이른 아침의 동쪽 하늘에 뜨고, 황혼의 서쪽 하늘에 진다.
<출처 : terms.naver.com>
1. “목성은 떠올라”
a) “목성은 떠올라” 는 틀린 번역
목성이 떠서 동쪽으로 12도만 운행한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 하루 밤 사이에 12도 씩이나 이동할 수 있을까요 ? 목성의 천구상 운행내용을 감안하지 않고 글자 그대로만 번역해 놓으니 당연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제대로 번역한다면, “목성은 떠올라” 가 아니고 , “목성은 하늘에 (새로이) 나타나서” 가 되어야 합니다. “세성출 (歲星出)” 에 씌여진 한자 “출 (出)” 의 본래 뜻은 “위로 뜬다” 라기 보다는 “나타난다 ”에 더 가깝습니다. “일출 (日出)” 의 경우, 태양이 “뜨는” 것을 표현하지만, 태양이 “나타남” 이라고도 번역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태양은 예나 지금이나 매일 어김없이 아침에 보이므로, “뜨는” 것이나, “나타나는” 것이나 같은 의미입니다.
그러나 목성 출몰시간은 연중 변화가 심해서 밤하늘에서 보이지 않는 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해가 질 때 태양 바로 뒤따라 지고, 해가 뜰 때 큰 시간 차이 없이 태양 직전에 뜬다면, 태양 빛 때문에 보이지 않겠지요. 소위 “목성의 잠수기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내용을 감안하지 않고, “세성출 (歲星出)” 을 단순히 ““일출 (日出)” 처럼 번역하면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번역이 됩니다.
한편 맨 아래 단락 <(6) 참고자료> 에서 일출 (日出) 에 사용되는 한자 ”出” 글자와 일몰 (日沒) 에 사용되는 ”沒” 글자의 기원에 대해서 갑골문 및 한자요소를 분석해 알아봅니다. 한자에 관심 있으시면 같이 살펴보아 주십시오. 더불어 2월의 태양과 목성 출몰시간표도 올려 드렸습니다.
하여간, 일출직전 지구대기로 인해 실제 태양이 굴절되어 세상이 밝아지는 순간을 여명이라 하고, 그 때부터 각 30분 정도씩 천문박명 à 항해박명 à 시민박명으로 나눕니다. 시민박명이 끝나는 순간이 일출이지요. 이 세가지 박명 기간은 모두 90분 정도이며, 굴절된 태양빛으로 인해 별들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일몰은 순서를 거꾸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따라서 목성이 일몰 직후 90분 보다 짧은 시간 안에 진다거나, 일출 전 90 분 보다 짧은 시간
안에 뜬다면 태양 빛 때문에 관측이 쉽지 않을 겁니다. 2014 년의 태양과 목성의 출몰시간을 비교해서 출몰시간이 서로 90 분 간격인 날짜들만 뽑아 보았습니다. 서울지역입니다.
별도로 상세한 자료를 제공해 주신 원치복 지부장님께 감사 드립니다.
지부장님께서 공개자료실에 올리신 <2014년 행성자료> 도 참고해 주세요.
2014년 일 출 일 몰 목성 출 목성 몰 비 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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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4일 05 : 11 19 : 59 06 : 58 21 : 28 목성이 태양보다
1시간 29분 늦게 짐.
7월25일 05 : 30 19 : 49 05 : 29 19 : 49 목성과 태양이 동시에
뜨고 짐 (일출만 1분 늦음)
8월18일 05 : 50 19 : 24 04 : 21 18 : 31 목성이 태양보다
1시간 29분 빨리 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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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원치복 지부장님. 서울지역>
또한 지부장님께서 공개자료실에 올리신 <2014년 행성의 뜨는 시각변화> 와 <2014년 행성의
지는 시각변화> 두가지 그래프에서 목성과 태양만 표시하고 두 그래프를 합성해 새로 그려보았습니다. 일단 아래 그림 보시지요.
<2014년 목성과 태양의 출몰시간 변화. 서울지역. 자료: 원치복 지부장님>
• 위 그림에서 일출, 일몰 사이의 장구처럼 생긴 부분의 안쪽이 “밤” 입니다.
• 6월 24일 : 목성이 태양보다 90분 (1시간 29분) 늦게 지지만, 이 때부터 박명 때문에
관측이 어려우며, 이 기간을 청색으로 표시했습니다.
• 7월 25일 : 목성과 태양이 동시에 뜨고 집니다. 태양이 목성을 거려서 보이지 않습니다.
• 8월 18일 : 목성이 태양보다 90분 (1시간 29분) 빨리 뜨지만 이 때까지도 박명 때문에
관측이 어려우며, 이 기간을 청색으로 표시했습니다.
아래에는 위 세가지 날짜의 Stellarium 화면과 설명 올려 드립니다.
i) 2014년 6월 24일
<2014년 6월 24일. 일몰 시간 19:59. 서울지역.
목성이 태양보다 1시간 29분 늦게 지면서, 지평선 부근에 있으나,
박명의 태양 빛 때문에 쉽게 보이지 않음>
ii) 2014년 7월 25일
<2014년 7월 25일. 낮 15:41, 서울지역.
이 날은 하루 종일 일몰 때까지 태양이 목성을 가리고 있음.
목성은 태양 때문에 보이지 않음>
iii) 2014년 8월 18일
<2014년 8월 18일. 일출 시간 05:50. 서울지역.
목성이 태양보다 1시간 29분 빨리 떠서 지평선 위로 올라가 있으나,
박명의 태양 빛 때문에 쉽게 보이지 않음>
b) 목성 관측이 어려운 기간
위에서 보시듯이 대략적으로 본다면 2014년 6월 24일부터 8월 18일 까지는 일몰 직후나 일출 직전에도 목성 보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눈 크게 뜨고, 망원경 및 필터 등을 동원해서 본다면야 보이겠지만, <사기>가 완성된 BC 91 이전 시대를 감안한다면 이 기간 중에는 목성 관측이 어렵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날짜로는 <56일 동안> 입니다.
또한 이미 언급 드린대로 관측자가 보기에 목성은 8월19일에 다시 나타난 것으로 보일 것이므로 “목성은 떠올라” 가 아니고 “목성은 하늘에 다시 나타나서” 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2. “동쪽으로 12도를 운행해 1백일 만에 멈추어 서고”
위에 올려드린 <목성의 천구상 운행경로. 2012년 7월~2014년 7월>을 보아 주십시오.
이 그림에서 2013년 5월 말부터 7월 초순까지 목성 경로가 점선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바로 이 부분이 2014년 경우 목성이 잘 안보이는 6월 24일부터 8월 18일에 해당합니다.
먼저 그림에서 2013년 7월 초순 실선이 시작되는 부분부터 2013년 11월 17일 “유” 까지 의 시야각을 Stellarium 에서 재보겠습니다. 2014 년 자료는 찾지 못했으므로 2013년 자료를 인용합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시듯이 2013 년 자료를 2014년 2월 10일의 천구에 적용하면 시야각이 약 17 °가 됩니다.
<2014년 2월 10일의 천구에 적용한 시야각은 약 17 °>
<사기> 에는 <12 °> 로 되어 있습니다.
목성 출몰 시간은 매년 다르고, 2013년의 자료와 BC 91 이전의 관측결과라는 2,100 년의 시간 간격을 고려하면 5 ° 차이는 놀랄만한 결과로 보입니다.
다음으론 목성이 다시 나타나서 동쪽으로 운행한 기간을 금년 2014 년 기준으로 알아 봅니다.
목성이 잘 안보이는 기간 : 2014년 6월 24일 ~ 8월 18일
목성 “유” (동à서) : 2014년 12월 9일
따라서 8월 19일~ 12월 9일까지이며 기간은 <112 일> 입니다.
<사기> 에는 <100일> 로 되어 있습니다.
목성이 잘 안보이는 시간을 제가 임의로 박명 90 분간으로 정한 것과 2,100년이란 시차를 고려하면 <12일> 차이는 역시 놀랍습니다.
3. “되돌아 서쪽으로 역행하며, 8도를 역행해”
1백 일 만에 다시 동쪽으로 운행한다”
역시 위의 그림 <목성의 천구상 운행경로. 2012년 7월~2014년 7월> 와 제가 그린 <목성의 천구상 운행경로를 단순화해서 그린 것> 두가지로 계산해 봅니다.
역행시점 : “유” 2013년 11월 17일 ~ “유” 2014년 3월 6일
따라서 역행 기간은 <111일> 입니다.
2,100 년전의 자료와 단지 <11일> 차이 밖에 나지 않으니 또다시 입이 벌어집니다.
다음은 역행 시야각입니다.
2013년 11월 17일 ~ 2014년 3월 6일까지 역행한 시야각을 2014년 2월 10일의 Stellarium 으로
측정했습니다.
<2014년 2월 10일 천구로 측정한 역행 시야각>
<사기> 에는 <8 °> 로 되어 있습니다.
위 화면처럼 측정결과는 <8 ° 41’> 입니다. 이번엔 정확히 일치합니다.
이 부분에서는 목성이 2,100년 전과 동일한 모습을 보여 주었네요.
4. 매년 30과 16분의 1도를, 하루 평균은 12분의 1도를 운행해
12년 만에 하늘을 일주하게 된다.
위에서 언급드린 단락 <(3) 목성이 예전에 세성 (세성) 으로 불린 이유> 에서 말씀 드린 목성의 정확한 공전주기를 다시 써 드립니다.
목성의 태양 공전주기 = 11.8618년 (4,332.59 일)
1년 평균 이동 시야각 = 360 ° ÷ 11.8618년 = 30.3495 °
<사기> 는 매년 30과 16분의 1도 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30.0625 ° 입니다.
현대의 측정치와 불과 1년 평균 <0.287 °> 밖에 차이 나지 않는 기절할 만한 결과입니다.
2,100 년 전 관측 결과라고는 정말로 믿어지지 않네요.
<사기>의 그 아래 서술은 산술적 계산으로 나온 수치입니다. 모두 정확합니다.
5. “항상 이른 아침의 동쪽 하늘에 뜨고, 황혼의 서쪽 하늘에 진다”
위의 <1. “목성은 떠올라”> 단락에서 이미 설명 드린 부분입니다.
보충 설명 드리면, 목성은 낮에도 뜹니다. 이런 경우는 태양 빛에 가려서 보이지 않으므로
일출 직전에 뜨거나, 자정이 지난 이른 새벽에 뜰 때만 보이게 됩니다.
따라서 이른 아침에 뜬다고 기록한 것 같습니다. 물론 뜨는 방향은 동쪽 부근이겠지요.
또한 목성은 낮에 질 때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보이지 않으므로 일몰 직후에 지는 경우를 묘사해서 황혼에 진다고 표현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기> 기록의 원문과 번역본을 같이 살펴보니, 우리말 번역에만 사소한 오류가 있고, 원문은 2,100 년전 자료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확합니다. 저는 글 쓰기 전에는 오차가 많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 글 쓰면서 진심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수천년전 하늘이나 지금의 하늘이나 다르지 않을 것인데,
사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머리 위 하늘이 돌아가는 이치를 깨닫지 못하고 있으니
내심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6) 참고자료
1. 2014년 2월 1~28일 태양 및 목성 출몰시간표 (서울지역)
관측에 참고하시도록 2월의 태양 및 목성 출몰시간표를 표로 만들어 드립니다
지역은 서울입니다.
<자료제공 : 원치복 지부장님>
2. 일출, 일몰 한자의 기원
a) 한자 出 의 기원
한자 “출 (出)” 을 들여다보면 산 (山) 이 두 개 겹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제가 어릴 때 한자 배울 당시엔 “퐁당 퐁” 글자를 부르듯이 “높은 산” 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글자의 기원은 <꽃봉오리> 또는 <새싹> 이 피어나는 모습입니다.
아래 왼쪽 그림은 갑골문에 보이는 出 글자의 원형입니다. 그 오른쪽에 피어나는 꽃봉오리 사진을 같이 올려 드립니다. 모양을 비교해 보시지요.
<出 글자의 갑골문. <出 글자의 기원. 꽃봉오리 또는 새싹>
출처: 갑골문 이야기.
김경일, 바다출판사 1999>
따라서 위 본문의 세성출 (歲星出) 번역에 관해 언급 드린대로 “출 (出)” 을 단순히 “뜬다” 로 번역하기 보다는 “새로이 나타난다” 로 해석하는 것이 옳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出” 의 중국어 발음은 “추우~” 입니다. 이 발음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출” 이 되었습니다.
재미삼아 아래에 갑골문으로 일출 (日出), 월출 (月出) 글자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출처는 위 책과 동일합니다. 갑골문은 지금부터 3,300년 전에 만들진 문자로서, 한자의 원형입니다. 갑골문과 당시 월식 등에 관련된 사항은 Astro News Serial No 13 (2013년 1월호) 를 참조해 주십시오
<갑골문으로 만들어 본 일출 (日出), 월출 (月出)>
b) 한자 沒 의 기원
아쉽게도 몰 (沒)” 글자는 위 책에 나온 갑골문 자료에선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여기서는 이 글자가 만들어진 요소들과 우리말 발음의 기원에 대해서만 살펴보겠습니다.
“몰 (沒)” 글자는 “물에 빠지다” 라는 뜻입니다. 사전 찾아보니 “매” 라는 발음도 있다고 되어
있지만,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삼국시대 같은 고대국가 시절에는
발음이 “매” 가 아닐까 저 혼자 추측해 봅니다. 이유는 이 한자가 중국어에선 “메이” 한가지로
발음되기 때문입니다. 이 글자는 중국 및 일본에선 沒 로는 쓰지 않고 没 로만 쓴다고 합니다.
“氵 (水)“ 글자가 뜻을 의미하고, “殳“ 글자는 발음 요소입니다. 여기서 殳 글자는 한자사전에
“창 수 또는 몽둥이 수” 로 되어 있습니다. 본래 뜻은 대걸레 자루 같은 나무의 앞을 뾰족하게
깎아 만든 나무 창을 의미합니다. 중국어 발음은 “쉬” 이고, 우리말 발음은 “수” 이지요.
예전 군대에선 대걸레 자루나 도끼 자루로 체벌을 하기도 했지요. 대걸레 자루 같은 나무 막대기 가 몽둥이가 된 사연이 짐작됩니다.
하여간 氵 (수: 의미요소) + 殳 (수: 발음요소) 으로 만들어진 글자이므로, 발음이 殳 발음과 동일하게 “수”가 되거나, 중국어 발음에서 유래된 “매” 로 되어야 하는데, 왜 지금은 “몰” 로 발음하는지 궁금했습니다. 한자사전 보시면 발음요소로서 殳 이 사용된 한자의 우리말 발음에는 전혀 일관성이 없이 여러 가지로 발음됩니다.
만일 사람이나 강아지가 물에 “심각하게” 빠지면 어떻게 될까요 ? 대부분 사망일겁니다. 사망
한다는 뜻을 가진 한자 중에 歿 이란 한자가 있습니다. 중국어 발음은 “모어~ㄹ” 입니다.
“모어~ㄹ” 발음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歿 의 우리말 발음이 “몰” 이 되었습니다.
다음은 제 개인적 추측입니다. 삼국시대에는 沒 또는 没 을 중국어 발음인 “메이” 의 우리말
발음인 “매” 로 발음했을 것이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런데 “죽는다” 라는 뜻의 歿 이란 글자의
중국어 발음이 “모어~ㄹ” 이고, 우리말 발음은 “몰” 이었는데, 물에 빠지면 죽기 십상이므로
歿 글자의 우리말 발음과 혼동해서 “몰” 로도 발음하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사실 중국어 발음 “메이” (没) 와 “모어~ㄹ” (歿) 이 어느 정도 유사해서, 우리나라에서 没 글자
발음과 歿 글자 발음을 혼동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저 혼자” 만의 생각이므로 안 믿으셔도 됩니다.
2월은 목성을 쌍동이 자리 무릎 근처에서 거의 한 밤중 내내 볼 수 있는 때입니다.
월드컵 축구에 열광하시듯이 쌍동이가 가지고 노는 축구공이라 생각하시고,
앞으로 목성도 많이 사랑해 주시기 바랍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