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았던 날이 점차 흐려지더니 급기야 태양은 구름속에 모습을 감추고 하릴없이 기다리던 우리들 눈앞에 하늘 높이 무엇인가 나타났습니다. 모두들 그곳으로 시선 집중. 부회장님이 빠르게 돕소니언 망원경으로 그놈을 잡았습니다. 광고용 비행선. ㅎㅎㅎ 나사 빠진 돕소니언 망원경을 힘들게 고쳐서 설치해 놓은 기쁨을 맛보는 첫번째 순간.
아직 시간은 이르나 일단 식후경이라고 식권을 가지고 도시락을 받아왔습니다. 망원경 1대당 2개씩, 식구들과 함께 오신 분들은 단란한 시간을 보내고 빈몸으로 온 우리들은 도우미용 도시락을 받아들고 야외에서의 즐거운 식사. 날이 흐려지면서 기온이 내려가 따끈한 컵라면이생각났지만... 생수로 대신했습니다.
서쪽 하늘의 구름은 점점 두터워지고 창백하게 빛나던 달빛도 점차 흐려지고.... 이러다 밤이 되어도 아무것도 볼 수 없는것 아닌지 심히 염려가 되었습니다. 통샹에서는 이보다 더한 날씨에도 볼 것 다보았으니 이정도의 훼방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죠. 모두 비가 쏟아지지 않는 것만도 다행이라고 했습니다. 어린 천문학자들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망원경을 열심히 들여다보며 무엇인가 열심히 찾고 있습니다. 달이 보인다고 하여 들여다 보니 하얀 색 동그라미가 커다랗게 보이더라구요. '맞다, 달 모양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