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tro News Serial No 13. Vol No II
January 2013
<목 차>
I. 새해 인사
새해에는 오복(五福)을 모두 많이 받으세요 !
(1) 오복과 공자 (孔子)
(2) 제사문화와 주자(朱子)
II. Life with Kaas
잃어버린 별자리를 찾아서 (上)
(1) 잃어버린 5,828년의 시간
(2) 서양 별자리 연대기
1. BC 3900 : Sumer - 황도 별자리 이후
2. AD 150 : Ptolemy - Almagest 이후
3. 1515 : Albrecht Dürer 의 유럽 최초 인쇄 성도
4. 1603 : Johannes Bayer - Uranometria 이후
5. 1690 : Hevelius – Uranographia 이후
6. 1756 : Lacaille - Mémoires Académie Royale des Sciences 이후
7. 1928~1930 : IAU - Délimitations Scientifique des Constellations
(3) 사라진 39개 별자리
(4) Argo Navis (아르고 호)
1. 아직도 밤하늘에 존재하는 별자리
2. Argo 호 여정
3. 그리이스인들은 Argo Navis를 직접 볼 수 있었을까 ?
III. Not Essential But Beneficial
동양 최초 별자리 기록 – 불(火) 의 별자리
(1) 3,300년전 기록 갑골문
(2) 갑골문의 불(火)의 별자리 - 심수 (心宿, 전갈자리 부근)
(3) 월식 기록 – “달이 먹히고 있다”
(4) 10간 12지 기록
(5) 사족 – 동이족 전설과 인천공항의 태극기
IV. Surprise & Mystery
어둠 속의 완벽한 기하학 AFGL 3068
(1) 탄소성을 아시나요 ?
(2) 적외선망원경도 있어야 진정한 강호고수
(3) 완벽한 기하학의 조건
(4) 은하의 빛 사랑의 빛
V. Moon River Wider Than a Mile
비의 바다 산책
(1) 무지개만과 Golden Handle
(2) 플라톤도 등반했던 알프스 산맥
(3) 달에 있는 만리장성 – 코카서스, 아페닌 산맥
(4) 하들리 도랑치고 가재 잡고, 부패의 늪에선 개구리 잡고
<본 문>
I. 새해 인사
새해에는 오복(五福)을 모두 많이 받으세요 !
(1) 오복과 공자 (孔子)
작년 구정 때는 “만사형통 하십시오” 란 말로 칼럼을 시작했었다. 금년 신정 새해를 맞아 회원 여러분께 어떤 인사를 드리며 칼럼을 시작할까 생각해보았는데, “복 많이 받으세요” 밖에 생각이 나지 않는다. 가만히 다시 생각해보니 <복 (福)> 이란 한 글자로 된 단어에는 모든 좋은 것이 다 들어있는 듯하므로 굳이 다른 말이 필요 없을 것 같다. 한편으론 “치아 건강한 것도 오복 중 하나라던데….” 또는 “눈 밝은 것도 오복 중 하나라던데…” 라는 말도 들은 기억이 난다. 모든 동네 시장통 어디서건 볼 수 있었던 “오복 떡집” 도 생각나고…
다다익선 (多多益善) 이라는 말처럼, 복 한 개를 많이 받는 것보다 아무래도 다섯개를 모두 많이 받으시면 더 좋을 것 같아 “복 많이 받으세요” 보다는 “오복을 모두 많이 받으세요” 라는 덕담을 드려봅니다.
그러면 오복 다섯가지는 무엇을 말할까 ? 치아건강, 시력건강이 두가지라면, 나머지는 세가지는 심장, 간, 위장이 건강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데, 이것들은 부모로부터 받은 유전적 형질에 의존하는 바가 상대적으로 크므로, 한 마디로 줄여 말하면 건강한 부모 만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돈 많이 버는 것, 로또에 1등 당첨되는 것, 부자인 배우자와 결혼하는 것, 건강히 오래 사는 것, 결혼하신 분들은 자식들이 건강히 태어나서 속 썩이지 않고 잘 크는 것, 자손을 많이 두는 것, 부모님께서 건강히 오래 사시는 것 등 개인적으로 원하는 바는 모두 다를 것이다.
예전 어느 책에서 잠시 본 기억이 나서 <오복 (五福)> 이란 말의 유래와 그 세부 내용을 다시 찾아 보았다. 오복은 공자가 지었다는 <상서 (尙書)>에 나오는 말이다. <춘추 (春秋)>는 공자가 직접 지은 책으로 증명되어 있으나, 상서는 공자의 저술일 것으로 추정되는 책이다. 오복의 구체적 내용을 아래에 정리한다.
(1) 수 (壽) : 오래 사는 것
(2) 부 (富) : 경제적으로 넉넉한 것
(3) 강령 (康寧) : 몸이 건강한 것과 마음이 편안한 것.
(4) 유호덕 (攸好德) : 덕을 쌓고 베풀기를 좋아하는 것.
(5) 고종명 (考終命) : 하늘이 내려준 수명대로 살다가 편안히 죽는 것.
공자는 BC 551 년에 출생하여 BC 479 년 사망했다고 전해지므로 지금으로부터 2,500년 전에 살았던 인물이다. 위의 다섯가지 복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2,500년 전에 살았던 인물이 생각했던 “행복관”이나 지금의 현대인이 갈망하는 행복이나 크게 다를 게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한가지 걸고 넘어가면 과연 우리들 중에 “유호덕”을 행복 중에서
20 % 를 차지할 만큼 비중 있게 생각하는 분들이 얼마나 계실까 의문이다.
저는 물론 유호덕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긍정적으로 생각해보면, 수년 전에 저도 가끔 써먹던 유행어 “차카게 살자” 가 바로 “유호덕”의 다른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역시 우리 민족 뿌리 깊은 곳에는 공자로부터 비롯된 유학이 강조하는 “덕 (德) 의 개념이 자리잡고 있다” 고 한다면 저는 꼴통 수구보수 유학파라고 비난 받을까 ? 만일 서양이라면 기독교 문화 영향으로 고린도 전서 13장 13절의 바울이 기록했다고 전해지는 단어, “믿음, 소망, 사랑” 정도가 유학의 “덕” 개념을 대신할지도 모르겠다.
새해 2013년엔 “유호덕”도 하시면서, 나머지 네가지 복들을
전부 많이 받으시기 기원 드립니다.
(2) 제사문화와 주자(朱子)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저자 김병일, 바다출판사>라는 책이 있다. 같은 저자의 다른 책도 아래 칼럼에서도 인용한다. 이 책은 정말로 공자라는 인물을 비판하는 것은 아니고, 유교가 우리 사회에 미친 여러 폐단들을 논리적으로 지적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며 제가 강력히 추천 드릴만한 책이다. 가끔 비판의 도마에 오르는 유교가 우리 가정 내부 행사에까지 미치는 영향으론 혼례, 초상 등도 있으나, 그 중에서 제사 (祭祀)가 가장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저는 저희 집안의 장손인데, 선친께서 일찍 작고하시는 바람에 중학교 때부터 제주 (祭主) 노릇을 해왔으며 명절 포함해서 일년에 11번의 제사를 지내오고 있다. 따라서 제사에 대해 생각할 시간도 많았다. 구정이 가까우니 차례 또는 제사의 유래를 알아보며 잠시 옆길로 새 보겠다. 제사를 지내지 않으시는 분들께서도 어떤 내용인지 그냥 가볍게 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선사시대에 하늘이나 산천의 신들에게 지낸 제사 말고, 역사시대에 들어와 제사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서술한 책은 공자와 그 제자들의 글들을 모아놓은 <예기 (禮記)>가 처음이라 한다. 이 책에서는 “왕은 하늘에 제사 지내고, 제후는 산천에 제사 지내며, 민중은 조상에 제사 지낸다”라고 되어 있고 제사 방법까지 설명해 놓았다. 우리나라에서 조상에 대한 제사 기록은 삼국시대 왕실에서 지낸 것이 최초 기록이며, 고려 중기 이후 유교가 소개 되면서 귀족들이 조상에게도 지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일반 민중들이 조상에게 제사 지내기 시작한 것은 중국 송(宋) 나라 주희 (朱熹 1130~1200) 가 공자의 유학을 나름대로 정리한 주자학 (朱子學) 이 1500년대 이후 조선에 소개되기 시작 하면서부터이다. 주희가 지은 책 중에 <주자가례 (朱子家禮)>라는 것이 있는데, 바로 이 책에 지금 우리가 제사 의식의 순서, 4대조까지 제사 지내야 한다는 원칙 및 일부 음식 배치 순서 등이 명기 되어 있다. (4대조란, 제주가 1대, 제주의 부친 2대, 제주의 조부 3대, 제주의 증조부 4대를 말합니다)
우리가 지금 지내는 제사상의 여러 음식물의 위치는 공자가 원칙을 만든 것은 아니고 12세기의 주희가 정해 놓은 원칙을 기준으로 해서, 주자 신봉자로서 “조선의 주자”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송시열 (宋時烈, 1607~1689) 등 주자학자들이 17세기에 우리나라 음식문화에 맞도록 여러 원칙들을 부가해서 정립된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지방마다 좋아하는 음식이 다르고, 또한 집안마다 특색 있는 음식문화가 있기 때문에 지역 및 집안 전통에 따른 여러가지의 음식물 놓는 위치에 대한 원칙들이 있다. 이 음식물 놓는 방법을 진설 (陳設 – 제사상에 음식물 놓는 위치) 이라 한다.
많이 사용되는 진설 원칙은 아래와 같다. 열거한 것들 이외에도 지역 및 집안마다 다른 원칙들이 많다. 동서 방향은 나침반을 사용해서 정하는 것은 아니고, 제사상을 쳐다보고 오른쪽이 동쪽, 왼쪽이 서쪽임은 잘 아실 것이다. 그러면 제사상 놓는 방향은 ? 이것만은 제사 지내는 사람 마음대로이다.
1. 홍동백서(紅東白西) : 빨간색 과일 (사과) 은 동쪽. 흰색 (배) 은 서쪽.
2. 어동육서(魚東肉西) : 생선은 동쪽. 고기는 서쪽.
3. 두동미서(頭東尾西) : 생선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
4. 조율이시(棗栗梨枾) : 대추, 밤, 배, 감의 순서.
5. 좌포우혜(左脯右醯) : 포는 왼쪽. 식혜는 오른쪽.
6. 고비합설(考妣合設) : 부부는 같이 제사 올림.
7. 시접거중(匙楪居中) : 수저는 제사상 앞 중앙에 위치.
8. 반서갱동(飯西羹東) : 밥(반)는 서쪽, 국(갱)은 동쪽.
9. 숙서생동(熟西生東) : 익힌 나물은 서쪽, 생야채 (물김치 등)는 동쪽.
10. 배복방향(背腹方向) : 포는 등쪽이 위쪽.
11. 면서병동(麵西餠東) : 국수는 서쪽, 떡은 동쪽.
그러면 주희의 고향인 중국에선 주자가례를 지키고 있을까 ? 물론 아니다. 유학이란 것이 존재는 했었으나, 모택동이 전개한 “문화대혁명” 시기 (1966~1976) 에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현재 중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들이 아버지 앞에서 다리 꼬고 담배 피는 행태 등은 이 문화대혁명 영향으로 유학에 있던 “장유유서 (長幼有序)” 라는 덕목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십수년전에 제가 중국 국영기업 공장에 출장 갔더니 그 전까지 공장 정문 “경비” 하던 사람이 사장이 되어 있었고, 전임 사장은 “청소과 과장급” 으로 좌천되어 있었다. 그 경비 하던 사람은 그 전에 부사장급 이었다고. 하여간 그 전임 사장 만나게 해달라고 해서 물어 보았더니 자기는 창피한 것 없고, 월급도 큰 차이 없는데다가 골 아픈 일들이 없어 만족한다고 하며, 현재 사장 실적이 1년 동안 좋지 않으면 자기가 다시 사장으로 임명될 것이라 했다. 물론 중국도 사기업에선 그런 일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국영기업이라 문화대혁명 잔재가 남아 있는 듯해서 비로소 중국이란 나라의 실체를 알게 된 것 같았다.
동양 3국 중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1100년대에 중국에 살았던 주희라는 유학자가 만들어 놓은 규칙을 굳세게 지키고 있다. 제가 청소년 때에는 어차피 혼백이 드시라고 놓는 음식인데, 생선 머리가 왼쪽을 가든, 오른쪽으로 가든, 적 (고기) 을 어느 쪽에 놓든 무슨 상관이 있는지 심히 의문을 가졌었다. 하지만 1500년대 이후 500년 동안 우리 민족 많은 가정에서 지켜온 규칙이므로 진설 방법이 비록 중국의 어느 유학자의 발상으로 시작되었더라도 이미 우리 문화의 일부가 되었음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제가 성년이 된 이후로는 제사 음식 및 방법을 꾸준히 조금씩이나마 현대식으로 바꾸어 가고 있다. 아직 친척 어르신들이 계시어 더 이상 개혁은 미루고 있으나, 제가 좀 더 나이 들면 축문까지도 우리말로 바꿀 생각이다. “유 세차 모년 모일” 로 시작해서 “공신전헌 상향” 등으로 끝나는 축문의 뜻을 아는 사람은 제사 참석자 중에서도 몇 명 되지 않는 게 사실이다. 학생들은 무슨 외국어를 듣는 듯한 눈치들이고… 혼백께서도 제사를 생전에 많이 지내시고 축문을 직접 써보지 않으셨다면 무슨 의미인지 모르실 가능성도 있고, 또한 제사 참석자가 축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저 절만 하고 가는 형식적 행사에 불과할 것이다.
이번에는 가족과 해외에 머무는 동안 한번의 제사가 있는데, 해외 현지에서 생산되는 포도주를 사용하고, 음식도 스테이크 및 올리브 등 현지 음식을 많이 올려 드릴 생각이다. 수년 전에는 우리나라와의 시차 때문에 해외에서 제사 지내는 날짜에 대해 잠시 고민 했었으나, 태양계 행성들의 운행을 생각해보니 정답이 보였다. 제사 지내는 사람이 머무는 나라의 날짜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여간 혼백께서 비행기 타고 오시든 광속으로 날아 오시든, 해외에서 식사하시는데 현지 음식 맛 보시면 그 또한 기뻐하시지 않을까 ? 물론 입에 맞지 않으실까봐 한국 음식도 일부 같이 올려 드릴 생각이다. 금년 구정 때 차례 지내시는 분들께서는 매년 똑같이 차례상에 올리시던 음식들 이외에 한 두가지 특별한 음식을 조상님들께 대접하시면 어떨지.
II. Life with Kaas
잃어버린 별자리를 찾아서 (上)
(1) 잃어버린 5,828년의 시간
저는 대학생 시절에 개인적 흥미도 있고 배울 필요성도 있어서 전공과는 관계없는 프랑스어를 수년간 공부한 적이 있다. 당시 불문과 고학년 필독서 중에 Marcel Proust 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가 있었다. 작가의 본명은 <Valentin Louis Georges Eugène Marcel Proust (1871~1922)> 라는 긴 이름이며, 소설의 프랑스어 제목은 <À La Recherche du Temps Perdu> 이다. 발음을 우리말로 쓴다면 “알 라 흐세흐슈 뒤 떵 뻬흐뒤” 정도 될 것이다. 당시엔 축약한 것이 아닌, 원본 프랑스어 판을 구하기 어려워 도서관 책의 복사본으로 보았는데, 권수가 무려 7권에다 총 페이지가 2,000 페이지 정도 되는 엄청난 분량의 소설이었다. 단어도 어렵거니와 소설인데도 내용이 니체의 철학 서적 같아서 1권의 반 정도까지 대충 읽다가 “나의 목적은 프랑스 언어이고, 프랑스 문학은 아니올시다.” 라는 자기 합리화를 만들고 포기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에도 이 소설 제목을 사용한 찻집이나 술집이 있었고, 근자에는 “시간”을 “세계”로 바꾼 영화도 등장했다. Marcel Proust 허락 받지는 않았으나, 그의 소설 제목을 조금 바꾸어 이번 칼럼의 소제목으로 사용해 보았다.
<소설 À La Recherche du Temps Perdu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사진 Amazon>
미국은 1776년 건국했고, 우리 대한민국은 1948년 건국했다. 미국은 건국이전에 독립 전쟁을 제외하면 한 일이 별로 없으므로 1776년부터의 역사만 살펴보아도 그만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1948년 이전에 이미 수천년의 역사가 있으므로 대한민국의 진면목을 알기 위해선 고조선, 고구려, 발해, 백제, 상대-중대-하대 신라, 고려, 조선 및 대한민국 각각의 역사부터 알아야 할 것이다. (참고로 통일신라는 중대신라 이후를 말합니다)
마찬가지로 1928년 국제천문연맹 (IAU International Astronomical Union) 이 지금 사용하는 별자리를 정했다고 하더라도 새롭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그 이전에 존재하던 여러 별자리” 를 참고해서 만들었다. 서양 기록에 의하면 BC 3900년부터 별자리 이름이 나타나므로 문서에 기록된 최고령 별자리 나이는 약 6,000 살이다. 물론 호적등본상의 나이 보다는 실제 나이가 훨씬 많겠지만… 1928년에 IAU 가 정리 작업하면서 이전에 오랜 기간 존재하던 여러 별자리들이 삭제, 분리, 통합되는 운명을 겪었다. 만일 지금 존재하는 별자리만 알고 계신다면 BC 3900년부터 1928년까지인 <5,828년의 시간> 을 잃어 버리신 것이 될지도 모른다.
사실 모든 별자리들의 위치, 모양, 우리말 이름, 영어이름, 영어소유격 및 별자리의 유래, 전설 및 그 안의 주요 별들 이름을 모두 알기에도 벅차다. 그러나 1928년 이전에 존재하던 별자리 역사도 더불어 아신다면 밤하늘의 진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 되리라 생각해서 별자리 기원을 연대 순으로 알아보며 지금은 사라진 별자리들을 살펴보는 칼럼을 마련했다. 인류가 별자리를 만들어 내는 역사를 연대순으로 적어 보려 하는데, 죄송하게도 <서양 별자리> 만의 역사가 될 것이다. 동양 별자리의 간단한 기록은 아래 두번째 칼럼을 보아 주시기 바란다. 기왕 잃어버린 별자리에 대해 알아보는 김에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처럼 7 권은 못되더라도 상중하 3회에 걸쳐서 살펴보겠다. 지루하시더라도 별자리 복습하신다고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서양 별자리 연대기
우리가 알고 있는 각각의 별자리들이 서양에서 언제부터 생겼는지 연대별로 알아본다.
말로 풀어 쓰는 것보다 연도별로 정리하는 것이 보시기 좋을 것 같아 연대기로 정리해 드린다. 별자리 역사상 중요한 시점을 중심으로 제 나름대로 시대를 구분하였다.
1. BC 3900 : Sumer - 황도 별자리 이후
BC 3900 – 황소자리와 분점세차
별자리에 대한 서양 최초의 기록은 BC 3900년경 지금의 Iraq (이라크) 지역에 살았던 Sumer (수메르) 인의 기록에서 발견된다. Sumer 인들은 나중에 Akkad 제국 (악카드) 으로 흡수된다. 이들은 황도를 <하늘의 밭고랑 (Furrow of Heaven)> 으로 불렀으며 황도대에 있는 별자리들을 기록해 놓았다. 당시 사람들은 가장 중요한 별자리를 Taurus (황소자리) 라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당시 춘분점 (Vernal Equinox) 이 황소자리에 위치했기 때문인데, 1년이 시작되는 가장 중요한 날에 태양이 머무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동양에서도 주역을 연구하는 사람들 (명리학 또는 사주) 은 지금도 1년의 시작을 음력 1월 1일이 아니고 춘분날을 기준으로 계산한다.
하여간 <지구 자전축의 세차운동 (Axial Precession)> 으로 인해서 이후 춘분점은 Aries (양자리) 로 이동하고 예수님 태어나던 시기에는 Pisces (물고기자리) 로 이동했으며 지금은 물고기자리에서 Aquarius (물병자리) 로 이동 중이다. 예수님 사후 로마시대의 초기 기독교인들의 비밀 표시인 물고기 문양을 잘 아실 것이다. 기억나시도록 아래에 그림 올려드린다. 이 그림은 Koine Greek 으로는 <ΙΧΘΥΣ> 또는 <ΙΧΘΥϹ> 로 쓰고 영어로는 <Ichthys> <Ichthus> <Ikhthus> 등으로 쓴다. 우라말로 읽으면 <익서스> 가 된다. 이는 베드로가 어부였기 때문이라던가, 또는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라” 는 예수님 말씀이 기원이라는 설도 있으나, 한편으로는 당시 춘분점이 물고기 자리에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다.
<ΙΧΘΥΣ - 초기 기독교인들의 비밀 표시인 물고기 문양>
지구 자전축 세차운동으로 인한 춘분점 이동을 <분점세차 (Precession of the Equinoxes)> 라고 한다. 위에 언급 드린 시대별로 춘분점이 머무는 별자리를 표시하면 아래와 같다. 별자리에 따라 기간이 다른 이유는 별자리 크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BC 3900년 경에는 춘분점이 황소자리에 있었음이 보인다.
Taurus (황소자리) BC 4500 ~ BC 2000
Airis (양자리) BC 2000 ~ BC 1000
Pisces (물고기자리) BC 100 ~ AD 2700
<분점세차 (Precession of the Equinoxes). 붉은 숫자는 서기 연도를 표시한다>
위의 그림을 보니 서력기원이 생각나서 잠시 언급 드리겠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서기 (AD)는 예수님 탄생을 기준으로 한다. 그러면 예수님 출생 년도는 AD 1년이 맞는가 ? 정답은 “아직은 정확히 알 수 없다” 이다. 성서학자나 역사학자 견해는 BC 4~6 년 사이라는데 이견이 없고, BC 6년 탄생설이 다수설이다. 30년 전인 1980년대 다수설은 AD 3~4 년이었다. 그러면 생신은 12월 25일인가 ? 이것은 출생년도 보다 더 논란이 많고, 일설에 의하면 6월달이란 의견도 있다. 부활절은 이미 오류가 있다고 널리 인정되어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믿음” 이지 “어떤 역법” 상의 “어느 날짜” 는 아닐 것이다.
BC 1200
바빌로니아 설형문자 (Cuneiform) 점토판에 Babylonian Star Catalog 가 등장한다.
천구상에서 태양이 움직이는 길을 3개월 단위로 나누어 하늘을 구분해 놓았다.
BC 780
그리이스 Homer 의 The Illiad and The Odyssey 에 아래의 5개 별자리 이름이 나온다.
Clusterers à Pleiades / Bear à Ursa Major / Orion à Orion
Ploughman à Boötes / Rainy Ones à Hyades
BC 600
그리이스 Thanles 는 지금의 Ursa Minor (작은곰) 를 the Bear Cub 으로 부르고, 항해할 때
북쪽을 찾는데 사용하면 편리하다고 기록해 놓았다.
BC 330
그리이스 Eudoxus of Cnidus 가 천구를 제작하고 별들이 위치를 표시했다는 기록이 있지만,
그 천구는 현존하지 않는다. (of Cnidus 는 출생지를 표시한다)
BC 270
그리이스 Aratus of Soli 의 시 (詩) 에 Eudoxus가 이름 붙인 44개 별자리 이름들이 나온다.
2. AD 150 : Ptolemy - Almagest 이후
AD 150
Cladius Ptolemy 가 Almagest 를 출간한다. 이 책은 우리말 표기는 <알마게스트> 이지만, 북미식 영어 발음은 <앨머줴스트>이고 “앨”에 액센트 있다. 이 책에는 48개 별자리가 설명되어 있고, 모두 그리이스의 원조격 별자리 들이다. 이 48개 중에서 Argo Navis 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지금도 사용된다. Argo Navis 는 “아르고 호” 정도로 번역되며, 아래에서 다시 자세히 살펴본다.
48개 별자리들은 아래와 같다. 우리말 이름은 생략한다.
Argo Navis / Andromeda / Aquarius / Aquila / Ara / Aries / Auriga / Boötes /
Cancer / Canis Major / Canis Minor / Capricornus / Cassiopeia / Centaurus /
Cepheus / Cetus / Corona Australis / Corona Borealis / Corvus / Crater / Cygnus /
Delphinus / Draco / Equuleus / Eridanus / Gemini / Hercules / Hydra / Leo / Lepus /
Libra / Lupus / Lyra / Ophiuchus / Orion / Pegasus / Perseus / Pisces / Piscis Austrinus /
Sagitta / Sagittarius / Scorpius / Serpens / Taurus / Triangulum / Ursa Major /
Almagest 란 말은 어원이 아랍어이다. 로마시대 이집트에 살던 그리이스인이 저술한 책 제목이 어떻게 아랍어가 되어 있는지 이유를 살펴본다. 이 책은 처음에 전통 그리이스어 (Koine Greek 이 아님) 로 저술되었고, 그리이스어로 된 원래의 책 제목은 <Μαθηματικὴ Σύνταξις> 이며, 영어로는 <Mathematical Syntax> 가 되고 우리말로는 <수학적 논문> 정도 된다. 이 책이 라틴어로 번역되면서 제목이<Syntaxis mathematica – 수학적 논문> 으로 되었는데, 나중에 다시 아랍어로 번역되어 영어식으로 표현하면 <Hē Megalē Syntaxis - The Great Treatise - 위대한 논문> 으로 바뀌었다. 그 이후 이 제목에서 최상급 표현만으로 간단히 <Al-majisṭī - The greatest – 위대한 책> 이라는 제목을 갖게 되고, 이 제목의 아랍어 번역본이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된다. 영어식으로 표현한 아랍어 <Al-majisṭī>를 영어로 쓴 것이 <Almagest> 이다.
<Almagest 의 1496년 판본 (Venice 에서 출판). 사진 The Univ. of Illinois Library>
1503
Italy 출신 탐험가 Amerigo Vespucci 는 Lorenzo de Medici 에게 보낸 편지에서 처음으로 Crux (남십자자리) 와 Triangulum Australe (남쪽삼각형자리) 라는 별자리 이름을 남겼다.
여기서 Amerigo Vespucci 라는 탐험가 이름 갖고 다시 잠시 옆길로 새 보겠다. 저는 예전 초등학교 때 에 위의 Amerigo Vespucci 가 미국대륙을 처음 발견해서 이 사람 이름을 따서 미국 대륙을 America 로 부르기 시작했다고 배웠다. 저는 원래 다수설 보다는 소수설에 관심이 많은데, 이에 관련된 소수설 하나 소개 드린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금성 (Venus) 을 Merika (메리카) 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집트 사람들에게 금성은 완벽하고 아름다운 존재였는데, 금성이 바다 너머 서쪽으로 지는 곳에 있을 지도 모르는 아름다운 땅도 Merika 라 불렀다. 이후 13세기 말에 프랑스에서 박해 받아 포루투갈로 이주한 템플 기사단 (Knights Templars) 중 일부는 다시 1308년에 서쪽의 신천지를 찾아 항해를 떠났는데, 그들은 이 신천지를 프랑스어로 La Merika (라 메리카) 라고 불렀다. 참고로 “La”는 프랑스어로 영어의 정관사 “The”의 여성형이므로 (남성형 정관사는 Le) 영어식으로 쓰면 The Merika 가 된다. 이 말이 나중에 영국에 들어와 “L” 이 없어지고 America로 변형되었다는 것인데, 이것은 템플기사단이 남긴 기록에 나오는 이야기라고 한다. 믿으시거나 말거나 입니다…
3. 1515 : Albrecht Dürer 의 유럽 최초 인쇄 성도
1515
Albrecht Dürer, Johann Stabius, Conrad Heinfogel 은 유럽 최초로 “인쇄된 성도를 발간했는데, Ptolemy 가 정리한 48개 별자리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첫번째 성도에는 천구북극 중심으로 황도 12궁과 북반구 별자리들이 표시되어 있고, 두번째 성도는 천구남극을 중심으로 15개 별자리들을 기록했다.
아래에 올려 드리는 성도는 이 성도에 특별히 “손으로 직접 색깔을 입힌 것” 이다. 이 두 장 한 세트의 작품은 2011년 3월에 Sotheby’s 경매에서 £ 361,250 (U$ 578,542) 에 판매되었다. 요즘 환율로 6억 5천만원 짜리 성도 한 번 감상해보시지요.
<1515년 Albrecht Dürer 성도의 북반구. 사진 : Ian Ridpath>
<1515년 Albrecht Dürer 성도의 남반구. 사진 : Ian Ridpath>
1536
Caspar Vopel 이 천구지도에 Coma Berenices (머리털자리)를 그려 넣었다. 이 별자리는 BC 3세기 Egypt 왕실 천문학자인 Conon 이 사자자리 꼬리부분을 떼어내서 임의로 만들었다는 전설이 있었으나 위에서 언급드린 AD 2세기 Ptolemy 는 이 전설이 마음에 안들었는지, 그의 48개 별자리에선 계속 Leo (사자자리) 에 넣어 놓았다. 1536년 Caspar Vopel 이 세계 “최초로” 이것을 Leo 에서 떼어내서 독립시킨 인물이다. 이후 1603년 Tycho Brache 가 그의 Star Catalogue 에도 등재했고, 1551년 Gerardus Mercator 가 만든 천구지도에도 계속 이 별자리가 따로 분리되어 있다.
1592
Petrus Plancius 의 성도에 Columba (비둘기자리) 가 최초로 등장한다.
1595~1597
네덜란드 탐험가 Frederick de Houtman 와 Pieter Dirkszoon Keyser 는 남반구를 탐험하면서 11개 남반구 별자리를 새로 만들어 냈다. 어떤 자료에는 Triangulum Australe (남쪽삼각형자리) 도 이 두 사람이 만들어서 모두 12개를 만들었다고 되어 있으나, 위에서 언급 드린 것처럼 이것은 이미 1503년 Amerigo Vespucci 의 편지에서 나타나므로 이들이 새로 만든 것은 아래의 11개로 보아야 한다.
Apus 극락조 / Chamaeleon 카멜레온/ Dorado 황새치 / Grus 황새 / Hydrus 물뱀
Indus 인디언 / Musca 파리 / Pavo 공작 / Phoenix 불사조 / Tucana 큰부리새 / Volans 날치
4. 1603 : Johannes Bayer - Uranometria 이후
1603
Johannes Bayer 가 대형 성도를 출간했는데, 이는 인류 최초로 북반구와 남반구의 전 하늘의 별들을 담은 성도이다. 더욱이 모든 별자리들 그림이 새롭게 디자인 되었고, 구리 동판을 사용해서 별자리 그림의 선명도가 더욱 향상되는 등, 성도 제작의 새로운 지평을 만든 책이었다. 그가 새로운 별자리를 만들어 낸 것은 아니지만 그리이스 문자로 별자리의 각각 별들 밝기에 따라 차례로 순위를 매겼으며, 그 목록은 아직도 사용된다. 그러나 별자리 변동에 따라 그 순서에 예외도 생겼다. 있다. 맨 아래의 Argo Navis 항목에서 그 예외를 설명 드린다.
하여간 이 책의 제목은 너무 길기 때문에 줄여서 Uranometria 부르는데, Urano 라는 말은 그리이스어 Uranos 에서 유래된 말로 “하늘 Heavens, Sky ” 의미이다. Metria 는 “측정하다 Measure” 뜻이므로 Uranometria 는 “하늘을 측정하다 Measuring the Sky”라는 뜻이 된다. 책 제목을 모두 쓰면 다음과 같다.
Uranometria : Omnium asterismorum continens schemata, nova methodo delineata,
aereis laminis expressa.
영어로 번역하면 아래의 내용이 된다.
Uranometria : Containing charts of all the constellations, drawn by a new method and
engraved on copper plates.
<Uranometria 표지>
5. 1690 : Hevelius – Uranographia 이후
1690
Johannes Hevelius 가 Firmamentum Sobiescianum, sive Uranographia, totum Coelum Stellatum 이라는 긴 이름의 대형 성도를 출간한다. 줄여서 Uranographia 라고 한다. 여기에 7개의 새로운 별자리들이 실려있다.
Canes Venatici 사냥개 / Lacerta 도마뱀 / Leo Minor 작은사자 / Lynx 살쾡이
Scutum 방패 / Sextans 육분의 / Vulpecula 작은여우
한편 Hevelius 는 Uranographia 를 만들기 훨씬 이전인 1647년에 달지도 Selenographia 를 출판했다. 이 말은 영어로 A Description of the Moon 의미이다. 그는 이 책에서 달 지형을 그릴 때 Topography 를 처음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Topography 란 지형의 고저 (高低)를 여러 색깔을 사용해서 표시한 그림을 말한다.
<Uranographia (1690 판본)>
<Uranographia (1690 판본) 에 있는 Orion. 사진 Harold B. Lee Library>
<Hevelius 의 달지도 Selenographia (1647 판본) 표지. 사진 Harold B. Lee Library>
<Hevelius 의 Selenographia (1647 판본) 의 달그림. 사진 Harold B. Lee Library>
6. 1756 : Lacaille - Mémoires Académie Royale des Sciences 이후
1756
Nicolas Louis de Lacaille 가 Mémoires Académie Royale des Sciences 라는 책을 출간한다. 여기에 새로운 별자리 14개가 등장한다. 또한 그는 Ptolemy 가 Almagest 에서 명기했던 Argo Navis 를 아래의 3개 별자리로 분할해 놓았으나, 구체적인 성도로 표시하지는 않았다.
Antila 공기펌프 / Caelum 조각칼 / Circinus 컴퍼스 / Fornax 화로 / Horologium 시계
Mensa 테이블산 / Microscopium 현미경 / Norma 직각자 / Octans 팔분의
Pictor 화가 / Pyxis 나침반 / Reticulum 그물 / Sculptor 조각가 / Telescopium 망원경
Argo Navis 아르고 호 à Carina 용골 / Puppis 고물 / Vela 돛 의 3개로 분할.
1764
Gilles Rebert de Vaugondy 가 발행한 성도 Hémisphère Céleste Antarctique ou Austral 에 위의 Argo Navis 가 3개의 별자리로 분할된 별자리 그림이 처음으로 표시되었다.
1922
Henry Norris Russell 이 Italy Rome 에서 열린 1차 IAU 총회에서 별자리를 3글자의 약자로 쓰자고 처음으로 제안한다. 지금도 그가 제안한 약자가 사용된다. 예를 들어 Andromeda 를 And 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7. 1928~1930 : IAU - Délimitations Scientifique des Constellations
1928
Eugéne Delporte 가 이끄는 위원회가 천구상 별자리를 88개로 정하고 별자리별로 하늘 전체 영역을 구분하는 보고서를 IAU 에 제출한다. 88개 별자리는 황도상에 12개, 황도 북쪽에 28개, 황도 남쪽에 48개가 배정되었다. 아래에 별자리 영역 크기에 다른 별로 상위 5순위와 하위 5순위를 올려 드린다. Hydra 가 가장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고, Crux 가 최소이다.
순위 별자리 이름 천구의 영역
-----------------------------------------------
1위 Hydra 바다뱀 3.16 %
2위 Virgo 처녀 3.14 %
3위 Ursa Major 큰곰 3.10 %
4위 Cetus 고래 2.99 %
5위 Hercules 헤라쿨레스 2.97 %
84위 Scutum 방패 0.26 %
85위 Circinus 컴퍼스 0.23 %
86위 Sagitta 화살 0.19 %
87위 Equuleus 조랑말 0.1737 %
88위 Crux 남십자 0.1660 %
---------------------------------------------------
1930
위의 보고서가 승인되어 IAU 이름으로 출간되었다. 출간된 보고서 제목은 아래와 같다.
Délimitations Scientifique des Constellations
<Délimitations Scientifique des Constellations 보고서의 Cambridge 대학출판사 판본>
그러나 이 보고서에도 몇가지 별들은 아직 다른 별자리 영역에 남아있다. 예를 들면 10 Ursae Majoris (큰곰자리 10번 별 - 4등급) 같은 경우인데, IAU 보고서는 John Flamsteed 목록번호를 그대로 사용해서 10 Ursae Majoris 의 목록번호를 사용하지만, 이 별은 Lynx (살쾡이자리) 영역에 들어가 있다. 갖고 계신 성도로 한 번 찾아 보시면 이 별이름이 정확히 기록된 것을 보실 수 있다. 아래에 이 별의 위치를 알려 드립니다.
<10 Ursae Majoris - 큰곰자리 10번 별이 Lynx 살쾡이자리 영역에 들어가 있다>
(3) 사라진 39개 별자리
아래는 서양의 기록으로는 존재했었으나, 1928년 IAU에 제출된 보고서에는 빠져있는 별자리 목록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들을 추려서 다음번 두 회에 걸쳐서 계속 알아 보려한다. 이번 호에는 이 39개 별자리 중에서 가장 거대했던 Argo Navis 만 살펴보겠다.
Anser / Antinous / Argo Navis / Asterion / Cancer Minor / Cerberus / Chara /
Custos Messium / Felis / Frederici Honores / Gloria Frederici / Gallus /
Globus Aerostaticus / Jordanus / Lochium Funis / Machina Electrica / Malus /
Mons Maenalus / Musca Borealis /Noctua / Officina Typographica / Polophylax /
Psalterium Georgianum 또는 Harpa Georgii /Quadrans Muralis / Ramus Pomifer /
Robur Carolinum / Sceptrum Brandenburgicum / Sceptrum et Manus Iustitiae /
Solarium / Rangifer 또는 Tarandus / Taurus Poniatovii /Telescopium Herschelii /
Testudo / Tigris / Triangulum Minus / Turdus Solitarius / Vespa / Vultur cadens /
(4) Argo Navis (아르고 호)
1. 아직도 밤하늘에 존재하는 별자리
Argo Navis 의 영어 번역은 “The Ship Argo” 이므로 우리말 번역은 <Argo 호> 정도가 맞을 것이지만, <호> 는 한 글자 단어이므로 명확한 의미 전달을 위해선 <함대, 원정대> 등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리이스 신화에 나오는 배는 한 척뿐이었으므로 그대로 <아르고 호> 라고 번역했다.
위에서 언급 드린대로 1756 년에 Lacaille 가 Argo Navis 를 Puppis (고물), Vela (돛) Carina (용골) 의 3개로 분할했다. 분할되기 전에는 하늘에서 4.04 %로 가장 영역을 차지하고 있었다. 현재는 Hydra 가 3.16 %로 최대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보다 약 28 %나 더 큰 영역이다. 분할된
3개 별자리 영역을 보도록 한다.
순위 별자리 이름 천구의 영역
------------------------------------------------
20위 Puppis 고물 1.63 %
32위 Vela 돛 1.21 %
34위 Carina 용골 1.20 %
-----------------------------------------------
합계 Argo Navis 아르고 호 4.04 %
<Argo Navis (아르고 호) 별자리 - Puppis, Vela, Carina 와 Pyxis (나침반)도 포함되어 있다.
오른쪽 상단의 별자리는 Canis Major (큰개) 일부분이다.
바로 다음에 있는 Puppis 성도와 비교해 보십시오>
위 그림은 Argo Navis 별자리를 나타낸 그림이다. Puppis, Vela, Carina 의 세 개를 합친 모양이다. 한편 가운데 왼쪽에 수평선 방향에서 약 60~70도 방향으로 위로 뻗은 두 별은 지금의 Pyxis (나침반자리) 인데, Ptolemy 가 정리한 48개 별자리에서 이것도 Argo 호의 돛대 (Mast) 부분을 이루고 있었다. 그러나 Pyxis 에는 1603년 Bayer 가 Uranometria 를 만들 때에도 Pyxis 라는 이름은 없었으나 이미 α β γ 등으로 분리된 별이름을 붙여 놓았고, 1756년 Lacaille 가 Pyxis 라는 별자리 이름을 새로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Argo Navis 는 Puppis, Vela, Carina 의 3개로 분리된 것으로 본다.
한편 일반적 아마추어 천문학 책들을 보면 1603 년 Johannes Bayer가 Uranometria 를 출간하면서 그리이스 문자로 별자리의 각각 별들 밝기에 따라 차례로 α β γ δ 등으로 순위를 매겼다고 되어 있으나, 예외는 설명하지 않은 책들이 많이 보인다. 세상살이에는 반드시 예외가 있기 마련인데, 이 부분의 예외는 바로 Argo Navis 이다.
Lacaille 가 별자리를 3개로 분할은 했으나, 별자리를 구성하는 각각의 별이름들은 1603년 Bayer가 Argo Navis 의 별들에 붙여 놓았던 α β γ 등 별이름을 그대로 사용했다. 따라서 이 세 별자리에는 별들이 α β γ 순서대로 있지 않게 되었고, Bayer 문자로만 본다면 Argo Navis 는 “아직도 밤하늘에 굳세게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세 개 별자리에 있는 Bayer 문자로 된 별이름을 전부 올려 드린다. 괄호 안의 이름은 별 고유명칭이고, Bayer 문자로만 된 것은 고유명칭이 없는 것이다. 각 별자리의 별들이 α β γ 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일부 Bayer 문자로만 구성된 것을 확인하실 수 있다. 성도는 Puppis 만 올려드린다.
<Puppis>
ζ (Naos) / ν / ξ (Asmidiske) / ο / π (Ahadi) / ρ (Tureis) / σ (Hadir)
<Vela>
γ (Regor) / δ (Koo She) / κ (Markeb) / λ (Suhail) / μ (Peregrini) / φ (Tseen Ke) / ψ
<Carina>
α (Canopus) / β (Miaplacidus) / ε (Avior) / η (Foramen) / θ / ι (Scutulum) / τ / υ / χ / ω
<Puppis (고물자리) 성도. 붉은 원은 Bayer 문자를 가진 별들을 표시함>
2. Argo 호 여정
Argo 호는 그리이스 신화에서 Jason (이아손) 을 포함한 당대의 50명 영웅들이 황금양털 (Golden Fleece) 을 찾아 원정 갈 때 타고 간 배 이름이다. 그런데 Jason 은 영어 표기이고, 전통 그리이스어 (Koine Greek 이 아님) 를 영어식으로 쓰면 <Iásōn> 이므로 그리이스 신화의 우리말 번역은 “제이슨” 이 아니고 “이아손” 으로 되어 있다. Jason 의 아버지 이름은 영어로는 Aeson 이며 우리말 번역은 “아에손” 이라 조금 헷갈린다. 여기서는 Jason 및 Aeson 으로 표기하겠다.
그리이스 도시국가 Iolcus (이올쿠스)에는 Aeson 이란 왕이 있었다. 그런데 Aeson 에게는 Pelias (펠리아스) 라는 이복 형이 있었고, 그는 쿠테타를 일으켜 Aeson 을 감금하고 왕위를 찬탈한다. 이후 Aeson 은 Jason 이란 아들을 낳았고, Jason 이 성장한 후 Pelias를 찾아가 불법으로 찬탈한 왕위를 내놓으라고 요구하자 Pelias는 Colchis (콜키스) 에 있는 황금양털 (Golden Fleece)를 가져오면 왕위를 돌려 주겠다는 숙제를 준다. Colchis 는 지금의 흑해 (Black Sea) 연안에 있는 Georgia (그루지아) 공화국 부근이다.
Jason이 원정대를 모집한다는 말을 듣고 Argus (아르구스) 라는 조선 (선박제조) 업자가 돕겠다고 나서서 배를 건조했다. 이 배가 그리이스 신화에 나오는 최초의 원양함선이며, 이 사람 이름을 따서 배 이름이 Argo가 된다. 원정대에는 Jason 을 포함해서 당대의 영웅 50명이 참석했는데, 그들을 Argonauts (아르고너트) 라고 부른다. 배를 만든 Argus도 원정대에 참여하는데, 원정대 중에는 또 다른 Argus (Phrixus 의 아들) 도 보인다. 그리이스 신화에는 50 명이라고 되어 있으나, 다른 기록들을 보면 기타 이름들도 나와서 모두 합쳐보면 84명이나 된다. 좀 뜨는 자리에 자기 한 이름 끼워 넣고 싶어하는 사람 마음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없다.
<Argo 호. Lorenzo Costa (1460~1535) 작품.
선원이 모두 50명이라는데, 갑판에는 몇 명 밖에 보이지 않는다.
나머지는 선실에서 잠자고 있는 중…>
<Jason 이 Pelias 에게 황금양털을 건네는 그림. BC 340년경 그리이스 작품>
아래에 Argo 호의 원정 길을 그려 보았다. 제가 그려본 그림이므로 신화에 나오는 모든 장소를 나타내지는 못했으나, 신화 시대에 Istanbul에 있는 Bosphorus (보스포러스) 해협을 지나 흑해를 횡단했던 모습을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이스 신화에선 이 해협을 “흑해 주둥이에 있는 압착 암벽”으로 표현했다. 제 우리말 번역이 아무래도 매끄럽지 못해 영어로도 알려 드리면 “Clashing Rocks at the Mouth of the Black Sea” 이다. 쉽게 말씀 드리면, 배가 지나가면 양쪽 암벽이 닫혀서 배를 파괴한 후 다시 열리는 “초음파 센서 자동 개폐 암벽” 이다. 아래 지도에서 흑해 왼쪽 아래 Istanbul 이 있는 곳이 Bosphorus 해협이다.
<Argo 함대의 여정 – Colchis (지금의 Georgia, 그루지아) 로 가는 길만 붉은 선으로 표시함>
Jason 은 어떤 사람의 조언으로 비둘기를 먼저 날려 보내서 암벽이 닫혀다가 열리는 사이에 잽싸게 배를 몰고 통과한다고 되어있다. 이 해협은 가장 좁은 곳의 폭이 750 m 라고 하므로 아무리 큰 배도 충분히 지나갈 수 있다. 그러나 지구 위 상공에서 내려다 보면 정말로 톱니 모양 절단기 처럼 보인다. 혹시 그 시대에 하늘 높은 곳을 날면서 그런 상상을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성경 에녹서 (The Book of Enoch)에도 하늘에서 땅을 내려다 보는 표현이 있는 듯하고… 아래의 Bosphorus 해협 위성 사진과 요즘 경치 한 번 보시지요.
<Bosphorus 해협 위성 사진. 길이 약 30 km, 가장 좁은 곳의 폭은 750 m.
하늘에서 보니 정말로 절단기 같아 보인다>
<Bosphorus 해협 경치. 사진 m.eurohike.kr>
하여간 이 Argo Navis 는 AD 2세기 Ptolemy 의 Almagest 에 처음 나타나지만, Ptolemy 가 48개 별자리를 새로 만든 것은 아니고 그 이전부터 존재하던 것을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인류가 동굴에서 마늘이나 (우리 한민족), 나무열매 (크로마뇽인) 먹던 시절부터 별자리로 알려져 왔을지도 모르는 것을 그리이스 시대에 그들의 신화를 적용해 배 이름으로 별자리로 형상화 했을 수도 있다.
그런데 1756년에 Lacaille 가 무슨 이유에선지 단칼에 그 큰 배를 <용골> <고물> <돛>으로 분해해 버려서 배의 본 모습을 알아볼 수 없도록 만들어 버렸으니 제 개인 생각으론 대단히 안타깝다. 아마도 별자리가 너무 커서 알아보기 힘들다거나, 아니면 성도로 그리기 어렵다는 이유가 아니었을까 ? 분해하면서 <이물> 이나 <갑판> 은 왜 만들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어쨌거나 장대한 규모와 예술적 형태로 본다면, 현존하는 88개 별자리 중에서 Argo Navis 를 따라올 별자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당시엔 미지의 땅인 흑해 동쪽 연안까지 위대한 모험을 했던 사람들 생각하시면서 아래의 Argo Navis 별자리 그림 두 장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Johannes Bayer 의 Uranometria (1603) 의 Argo Navis.
배가 “초음파 센서 자동개폐 암벽”인 Bosphorus 해협을 통과하면서 암벽에 스쳐서
“노” 들이 부러지고 있는 것까지 표현했다.
사진 Tartu Observatory Virtual Museum / Ian Ridpath>
<Johannes Hevelius 의 Uranographia (1690) 에 나오는 Argo Navis.
Uranometria 보다 87년이나 나중에 나온 책이므로 좀 더 입체감 있고 섬세하다>
3. 그리이스인들은 Argo Navis를 직접 볼 수 있었을까 ?
그리이스 지도 찾아보니 Athens (아테네) 위도는 우리나라 삼팔선 (군사분계선, DMZ) 위도와 같은 북위 38 ° 였다. 우리나라에선 Vela (돛) 는 볼 수 없고, Carina (용골) 는 남쪽 지방에서 부분적이나마 보이므로, Athens에 살던 그리이스 인들은 Argo Navis 전체를 볼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Ptolemy 가 정리한 48개 별자리는 남반구 별자리 15개 정도가 들어 있다. Ptolemy 가 살던 곳은 그리이스가 아니라 위도 31° 정도인 Egypt의 Alexandria 이며, Egypt 남쪽 지방은 북위 25° 정도 되므로 그가 남쪽으로 여행했으면 Puppis, Carina 는 물론 북위 30° 이하에서 보이는 Vela 까지 충분히 볼 수 있었을 것이다. 비록 Athens 의 그리이스인들은 Argo Navis 전체를 보지 못했더라도 Alexandria 의 Ptolemy 는 Argo Navis 전체를 관측했을 것이다.
그리이스 본토에 살던 사람들이 만들었건, 아니면 Alexandria 에 살던 Ptolemy가 직접 관측하고 만들었건, 흑해로 원정간 Argo 호에게 남반구도 탐험하라고 이런 장대한 별자리를 만들어 준 사람들이 존경스럽다. 참고로 원정이 끝난 후 Argo 배는 바다의 신 Poseidon 에게 바쳐지며, 그 후 Poseidon 이 배를 어떻게 사용했는지는 기록이 없다. Poseidon 이 유람선으로 개조해서 남반구 여행 다녔는지도 모를 일이다. 계속해서 다음 두 회에 걸쳐 지금은 사라진 다른 별자리들을 살펴 보겠습니다.
III. Not Essential But Beneficial
동양 최초 별자리 기록 – 불(火) 의 별자리
(1) 3,300년전 기록 갑골문
이 칼럼에선 계속 숫자나 공식을 다뤄왔으나 이번에는 간식으로 동양 별자리 기록을 알아보려 합니다. 읽으시기 피곤한 한자가 나오므로 미리 양해 부탁 드립니다. 위의 칼럼에서 서양 별자리 역사를 살펴 보았으므로 우리가 살고 있는 동양의 기록을 간단하게라도 보지 않고 지나갈 수는 없다. 우리나라 고대 기록으론 고인돌에 별자리 모양의 구멍 (혈, 穴) 이 새겨진 것들이 있으며, 삼국시대에 와서야 문자나 그림으로 기록되었다. 우리나라 및 동양 별자리 역사는 더 공부한 다음에 기회를 만들어 보려 한다. 여기서는 모든 자료에서 “동양 최초의 별자리 기록” 이라고 인정하는 BC 1300년경 중국 상나라의 갑골문 몇 개 살펴보겠다. 중국 고대 기록에 관심 없으시면 그냥 지나치셔도 됩니다.
아래에서 갑골문에 대해 말씀 드리는 사항은 모두 <갑골문 이야기 - 저자 김경일, 1999 바다출판사>에서 인용한 것 들이다. 또한 중국 고대사 관련 부분은 <중국의 문명 1권, 저자 趙春靑 등, 번역 조영현, 2003 시공사> 및 <중국의 문명 2권, 저자 尹盛平, 번역 김양수, 2003 시공사> 에서 인용했다. 주요 인용 부분은 따옴표 (“ “)로 표시한다.
<갑골문 (甲骨文)> 단어에서 <갑(甲)> 은 거북이 뼈를 말하고, <골(骨)> 은 짐승 뼈를 말하므로 갑골문은 이런 뼈 위에 새겨진 글자를 의미한다. 주로 점을 치는 문구이거나 왕실의 일이 기록되어 있으며, 탄소 연대측정에 의하면 BC 1384~BC 1111 사이에 만들어진 기록이라 한다. 갑골문을 영어로는 Tortoise Plastron Oracle Bone 또는 줄여서 Oracle Bone 이라 한다. 갑골문은 대부분 왕실에서 제사 지내기 좋은 날이 언제인지, 비는 언제쯤 오는지 등 점을 치는 용도로 사용되었음을 잘 아실 것이다. 그러나 모두 그런 우아한 점만 친 것은 아니었다. 이가 아픈데 어떤 조상에게 제사 지내야 하는지도 있고, 포로를 불에 태워 죽일지, 칼로 찢어 죽일지 결정해 달라는 살벌한 점도 있다.
1899년 왕이영 (王 㰻+心 榮 : (+) 표시는 컴퓨터에 해당 한자가 없어 이렇게 표시했습니다) 이라는 중국 북경에 살던 한 관리가 학질에 걸려서 한약재를 찾고 있었는데, 그 중에는 당시 용골 (龍骨) 이라고 불리는 땅 속에 묻혀 있던 짐승 뼈도 있었다. 이 사람은 주나라 청동기에 새겨진 문자인 금문 (金文) 에 식견이 있었는데, 한약재들을 살펴보면서, 짐승 뼈에 새겨진 문자가 주나라 문자 이전에 존재했다고 전설로 전해지던 고대 문자임을 알아차리게 된다. 당시 이 짐승 뼈들은 중국 하남성 (河南省) 안양 (安陽) 소둔촌 (小屯村) 농촌 밭에서 부지기수로 쏟아져 나오고 있었고, 한약재로 무게로 달아 팔고 있었다.
<갑골문>
북경의 고위 관리가 이들을 사 간다는 소문이 돌자 가격도 오르고 가짜도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위조품들은 당시 주로 일본인들에게 판매 되었고, 나중에 그것들이 다시 우리나라에 재판매되기도 했다. “현재 우리나라 서울대학교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는 13개 조각의 갑골문 중에서 1개만 진품이고 나머지 12개는 위조품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박물관에만 가짜가 있는 것은 아니고 영국 대영 박물관에 전시된 대형 갑골문도 가짜로 판명되었다. 현재 전세계 박물관이나 개인이 소장한 갑골문 수는 약 16만 조각에 달한다고 한다.
이 갑골문은 대부분 <상나라 (商)> 시대에 만들어진 것이고, 약 290 개 조각은 주나라 (周) 때 만들어졌다. 주나라에서 만들어진 갑골문을 상나라 시대 것과 구분하기 위해 주원갑골 (周原甲骨) 이라 부른다. 먼저 상나라가 중국 역사의 어디쯤인지 짐작하시라고 중국 왕조 순서를 아래에 열거 드린다. 혼란기는 제외하고 통일 왕조만 언급 드린다.
삼황오제 (三皇五帝) à 하 (夏) à 상 (商, 또는 은 殷) à 주 (周) à 진 (秦) à
한 (漢) à 수 (隨) à 당 (唐) à 송 (宋) à 원 (元) à 명 (明) à 청 (淸) à 중화민국
삼황오제는 아직 부족국가 시대로서 요임금과 순임금 (堯,舜) 등이 삼황오제 인물 중 하나이다. 삼황오제는 사서마다 다른 인물들이 거론되며 요, 순을 비롯해서 신농, 지황, 태왕, 축융, 여와, 인황, 수인, 전욱, 소호, 고신 등이 있다. 선사시대 유적은 있으나 아직 증거는 없는 시대이므로 신화에 머물고 있다. 중국 역사상 최초의 왕조는 하나라로서 BC 2070년 건립되었다고 추정되며 그 동안 신화로 여겨져 왔으나 근래에 고고학 발굴로 그 존재가 드러나고 있다. 이 시대까지는 아직 별자리에 대한 기록을 찾을 수 없다.
상나라 (商, BC 1600~BC 1046) 에 이르러서 드디어 갑골문에 쓰인 별자리 기록이 보인다. 예전 제가 학생 때는 상나라를 은나라라고 배웠다. 그런데 “상은 종족을 뜻하는 명칭이며, 주 종족이 하남성 (河南省) 안양 (安陽) 에 정착한 상 종족을 의 (衣) 라고 불렀고, 주나라 이후 후대 문헌에서 의를 표기하면서 발음이 비슷한 은 (殷) 을 대신 사용하면서 은으로도 불렸다.” 아시는 것처럼, 상나라 유적 발굴지를 은허 (殷墟) 라고 부르는데, 이곳은 위에서 언급 드린 안양 (安陽) 소둔촌 (小屯村)을 말한다. 아래 지도의 붉은 색 점이 은허의 위치이다.
<상나라 최대 영토 표시.
산동성 지역은 상나라 영향이 미치지 못한 곳으로서, “동이 – 東夷 ” 라고 불렀다.
“동이”에 대해선 본 칼럼 맨 끝의 “사족” 참조 바랍니다>
<상나라 후기 청동 유물인 정 (鼎).
제사에 사용되었고, 고기를 삶는 취사 도구로도 사용되었다.
전쟁에서 승리한 후 이 같은 청동 그릇에 적장의 목을 베어 삶은 유적도 발견되었다
(중국의 문명 2권).
그릇의 무늬는 도철 (饕餮) 이라 부르는데, 먹는 것을 탐하는 상상의 동물이다>
상나라 시대에는 점술과 더불어 제사도 성행했는데 제사 때는 짐승도 사용했으나, 많은 경우에 살아 있는 사람을 불구덩이에 희생물로 바쳤다. “상나라 유적 은허에서는 제사 때 희생된 10,000명 이상 유골이 발견되었고, 어느 귀족 무덤에선 한번에 164명이 순장된 유적도 발견되었다.” 마야 문명에서도 보이듯이 신에게 의존하려는 인간의 나약함과 더불어 자기 안전을 위해 다른 사람 생명을 경시하는 사악함도 같이 보이는 듯하다.
(2) 갑골문의 불(火)의 별자리 - 심수 (心宿, 전갈자리 부근)
“갑골문에는 별자리 이름을 표현한 명칭들이 있으며 이것이 후일 28수라는 고대 천문학의 기초를 이룬 별자리로 변모한 것으로 본다. 아래의 갑골문은 ‘불 (火)의 별자리’ 와 관련된 기록이다. 이 별자리는 천문학자들 계산에 의하면 상나라 당시 춘분 때 동쪽 지평선에 나타났던 별자리로서, 28수 중에선 <심수 (心宿)> 에 해당한다고 알려져 있다. 상나라 왕실이 이 별을 기준으로 농사를 시작했으므로 후대에는 이 별자리를 상성 (商星) 으로 불렀다” 아래는 해당 갑골문이다.
<심수 (心宿) – 전갈자리가 표시된 갑골문 탁본 및 모사본>
위의 갑골문에는 화 (火) 로 표기되어 있으나, 위에서 이것이 화성 (火星 Mars) 은 아니고, 위에 언급 드린대로 <심수 (心宿)> 를 말한다. 심수 (心宿) 는 지금의 전갈자리 (Scorpius) 부근이다.
<심수>에서 가장 밝은 별을 <심대성 (心大星)>이라 하는데, Antares (안타레스) 를 말한다.
아래에 갑골문 해석을 올려 드립니다. 3,300년 전 과거로 한번 돌아가 보시지요. 아래 글자에서 ● 표시는 卯와 亞가 위아래로 붙은 글자이며, 제가 발음을 알지 못하고, 컴퓨터에서 글자도 찾지 못한 것입니다.
“不吉 (불길) : 불길하다
有崇 (유숭) : 불길한 것이 있다.
其有來艱 (기유래간) : 장차 어려움이 올 것이다.
七日己巳夕● (칠일기사석 ? ) : 7일 후 기사일 저녁에 날씨가 흐려지면서
有新大星竝火 (유신대성병화) : 새롭고 커다란 별이 ‘불의 별 (자리)’ 옆에 나타났다.”
(3) 월식 기록 – “달이 먹히고 있다”
“중국 최초의 월식기록이다. 상나라 왕 무정 (武丁) 때의 기록” 이라고 한다.
한자는 아래 사진에서 보실 수 있으므로 순서대로 우리말 발음과 뜻을 올려 드린다.
<월식이 표시된 갑골문 탁본 및 모사본>
<위의 월식이 표시된 갑골문 해석. 우측 상단에서 아래쪽, 왼쪽으로 읽음 >
“계미복쟁정 : 계미일에 점을 치면서 貞人 (점쟁이) 인 爭 이 묻습니다
(貞人 이란 왕실소속 점쟁이 관직이름이고, 爭 은 그 사람 이름이다)
순무화 : 열흘간 (왕실에) 나쁜 일이 없겠습니까 ?
삼일을유석, 월유식, 문 : 3일 후인 을유일 저녁에 달이 먹히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팔월 : 여덟번째 달에”
(4) 10간 12지 기록
위에서 보시면 기사일, 계미일, 을유일 등 지금도 사용하는 10간 12지 (十干十二支) 에 따른 날짜가 나온다.
새해도 되었으니 운세나 토정비결 보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 서양식 운세 빼고는 모두 10간 12지를 사용한다.
갑골문은 탄소연대 측정법으로도 연대 측정이 가능한 유물이므로 10간 12지는 최소한 3,300년 전에도 사용된 것이 증명된다. 이미 “상나라 시대에는 이미 완벽한 역법이 구비되어 있어 상왕실 초기부터 1년을 13개월, 한달을 약 29일로 정해 사용한 기록이 있다. 1월은 정월 (正月) 로 불렀고, 윤달 1달을 두어 적당한 시기에 사용했다. ” 아래에 10간 12지 교육용으로 보이는 갑골문을 참조로 올려 드린다.
<10간 12지가 표시된 갑골문 탁본 및 모사본> <왼쪽 갑골문 해석>
(5) 사족 – 동이족 전설과 인천공항의 태극기
위에서 인용한 <갑골문 이야기 - 저자 김경일, 1999 바다출판사>에 동이족의 어원에 관한 재미있는 가설이 있어 소개 드린다. 저만 재미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우리 민족관련 용어 이므로 한 번 살펴 보시기 바랍니다. 동이족 어원에 대한 아래의 내용은 이 책 일부를 요약 정리한 것이다.
고대 중국에서 우리 민족을 부를 때 동이족 (東夷族) 으로 불렀으며, 그 이유는 “큰 (大) 활 (弓) 을 사용하는 동쪽에 있는 민족” 이라고 예전에 배운 기억이 있으실 것이다. 한자 이 (夷) 를 풀어 쓰면 “큰 (大) 활 (弓)” 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정말로 “큰 활”을 사용해서 동이족이 되었는지 갑골문 기록부터 알아본다.
“동이”라는 단어가 처음 보이는 것은 진수 (陳壽. 233~297)가 지은 삼국지 (三國志) 이다. 진수는
서진(西晋 265~316) 이란 나라의 사람인데 조조, 유비 등이 나오는 삼국지연의 (일반적으로 삼국지) 를 읽으신 분들은 서진이란 나라 이름이 기억나실 것이다. 조조가 세운 위나라를 조위 (曹魏) 라고 하는데, 조위의 원제(元帝) 로부터 황제 자리를 물려 받은 사마염 (司馬炎) 이 삼국 중에서 마지막 남은 오나라 (吳) 를 점령하고 삼국을 통일한 후 세운 나라가 진 (晋) 인데, 그 이후 시대의 또 다른 진나라인 동진 (東晋) 과 구별하기 위해 서진(西晋) 으로 부른다. 그러나 주 (周) 나라 이후 진시황이 통일한 진 (秦) 과는 혼동하지 마시기 바란다. 서진이 무너진 후에 중국 대륙은 황하 강을 경계로 북쪽과 남쪽이 여러 나라가 할거하는 혼란기가 계속되는데, 이 시기를 남북조 (南北朝) 시대 (420~589) 라고 하며, 589년 수나라 (隨) 가 다시 통일하고 안정기에 접어든다. 위에서 언급 드린 중국 통일 왕조 순서를 세분화 해보면 아래와 같다. 시인 도연명 (陶淵明) 이 남북조 시대를 살았던 인물 중 기억나실 만한 사람일 것이다.
한 (漢) à 삼국시대 (위, 촉, 오) à 서진 à 남북조 시대 à 수 (隨)
하여간 제가 학생 때 배운 국사책에는 진수가 지은 삼국지의 <위지동이전>에 동이족이란 말이 처음 나온다고 되어있어 그 내역을 찾아보았다. 진수의 삼국지는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위서 (魏書) 30권, 촉서 15권, 오서 20권이다. 위서 (魏書) 를 위지(魏志) 라고도 한다. 위서의 마지막 30 번째 권 (卷) 이름이 오환선비동이전 (烏丸鮮卑東夷傳) 이다. 여기에는 오환족 (烏丸), 선비족 (鮮卑) 과 더불어, 우리 한반도 경계와 북쪽에 살던 민족들인 부여 (夫餘), 고구려 (高句麗), 옥저(沃沮), 읍루 (挹婁), 예 (濊) 와 한반도 안에 살던 마한 (馬韓), 진한 (辰韓), 변한 (弁韓) 및 일본 왜(倭) 의 문화와 간략한 역사가 소개되어 있어 우리에겐 귀중한 자료이다. 이 <위서 (또는 위지) 제30권의 오환선비동이전>을 간단히 <위지동이전> 으로도 부르는데, 우리 국사책에 나오는 이 시대 문화는 모든 출처가 이 책이다.
한편 진수의 삼국지 이후 100 년이 지난 다음, 범엽 (范曄. 398~445) 이 지은 후한서 (後漢書) 에도 동이전 (東夷傳) 이 나오는데, 그 내용은 대부분 진수의 삼국지를 인용한 것들이다. 또한 한자 이 (夷) 를 “큰 (大) 활 (弓)” 로 풀어서 설명한 것은 AD 100 년경 중국 한나라 (漢) 때의 허신 (許愼) 이 만든 한자사전인 설문해자 (說文解字) 의 해석을 근거로 한 것이다.
그러면 진수의 삼국지 (三國志) 에 나오는 “동이” 라는 단어의 기원을 갑골문에서 찾아 본다. 갑골문에서 “동이족”이란 민족을 표현할 때는 시 (尸), 동시 (東尸), 인방 (人方) 으로 표현했다. 갑골문이 만들어지는 상나라 시대에 동이족이란 지금의 산동반도 및 황하 남부에 거주 했던 민족을 말한다. 제가 찾아본 어떤 자료에는 동이족을 동이족 (東彝族)으로 써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있었다. 그 내용에는 거주지역은 나와 있지 않아서 별도로 찾아 보았더니 이 (彝) 족은 고대 중국에서 지금의 사천성 (四川) 운남성 (雲南) 광서성 (廣西) 지역에 살던 종족이었다. 이 (彝)의 뜻은 “떳떳하다” 또는 “어떤 법칙”을 말한다. 그런데, 이 (彝) 족이 사용하던 문자와 고대에 산동반도 및 황하 남부에 거주했던 이 (夷) 족이 시용하던 문자와 유사하다는 가설도 있다. 그러나 두 종족이 같은 뿌리를 가졌는지는 더 세밀한 고증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하여간 갑골문에서 산동반도 및 황하 남부에 거부하는 민족을 표현 할 때는 처음엔 시 (尸)로 썼는데, 무릎을 구부리고 않는 습성을 표현한 것이라 한다. 또한 그들의 동쪽에 거주하는 민족이므로 동시 (東尸) 라고도 하다가 시대가 지나면서 시 (尸) 자를 작은 글자로 새기기 어렵게 되자 시 (尸) 자를 단순화 시켜 인 (亻) 으로 표시하게 되었고, 사람이 아닌 동쪽방향 지역을 나타내려고 방 (方)을 붙여 쓰면서 인방 (人方)이라는 명칭이 되었다.
그러면 인방 (人方)이 어떻게 이 (夷) 가 되었을까 ? 주나라에 들어서 시 (尸) 는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시체의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하고 또한 인방 (人方)이란 말도 사용되지 않게 되었다. 따라서 동쪽에 사는 민족을 표현하기 위해 예전에 쓰던 시 (尸) 자를 와 중국어로 같은 음인 이 (夷) 라는 한자를 골라서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주나라에서 이 (夷) 란 단어는 커다란 활을 사용하는 민족이란 이미지를 상상해서 만든 말이 아니고, 단순히 시 (尸) 와 발음이 같은 문자를 고른 것일 뿐이라는 고증이다. 그러나 현대 중국어로 시 (尸) 발음은 <shī>이고, 이 (夷) 는 <yí>로 발음된다. 고대 중국어 발음으로 같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이 책에는 나와 있지 않아 어떤 발음으로 같은 발음인지는 알 수는 없었다. 자형 변화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尸 (東尸) à 亻 (人方) à 夷 (尸 와 같은 발음)
주나라 때 사용되던 이 (夷) 의 형태를 보면 <ㄹ> 모양이 가운데에 있는데, 이것은 “활”을 표현한 것은 아니다. 그 시기 활 궁 (弓) 은 모양이 전혀 다르다고 한다. 위에서 언급 드린대로 이 (夷) 를 큰 (大) 활 (弓) 로 풀어서 설명한 것은 AD 100 년경 한나라 허신 (許愼) 의 설문해자 (說文解字) 를 근거로 한 것인데, AD 100 년 경에는 한자의 원조인 갑골문에 대한 분석이 없어서 그럴 것이다.
하여간 위에서 언급드린 가설은 이 (夷) 라는 글자에 대해 갑골문부터 고증해가므로 동이족이란 명칭이 큰 활을 사용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 아니란 것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고고학적으로는 실제로 동이족이 큰 활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증명되지도 않았다고 저자는 밝히고 있다. 아마도 민족주의 사관에 입각한 역사학자들의 비난을 우려한 듯하다.
중국 고대 문헌에서 보이듯이 동이족이란 산동성과 황하 남부에 거주하던 민족을 지칭한다. 제가 예전에 배우기로는 동이족이란 중국 요령성 (遼寧省) 부근 한반도 북쪽에 거주하던 민족이라고 배운 기억이 있으므로 차이가 있다. 근래의 교과서적인 우리 역사를 보면 우리민족 기원을 시베리아 및 몽고 고원 부근에서 이동한 기마민족에 더 중점을 두면서 산동성 등에서 황해를 건너 이주한 민족 및 남방 아시아에서 이주한 소수의 민족이 한반도에 같이 정착했다는 설명으로 보인다.
고구려는 당연하고, 남쪽에 정착한 신라의 유물에서도 북방 시베리아 부근 알타이 및 몽고 계통 유물이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북방 유목 민족이 한반도 남쪽 끝까지 내려와 기존 토착세력을 정복하고 지배계급을 형성했다는 가설이 있다. 제주도 돌하르방이 몽고 초원의 석상과 닮았다는 것을 예로 들기도 한다. 제주도 돌하르방이 남태평양 이스터 (Easter) 섬의 석상과도 닮았는데, 이 경우는 설명이 궁색해질 것이다. 논점에서 벗어났으나, 대부분 사람들이 자기가 북방 기마민족 혈통이라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황해를 건너 왔거나 남방 아시아에서 올라온 계통이라면 내심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는 말씀을 드리려 했다.
인종학적으로 보면 북방 계통은 광대뼈가 나와 있고, 오똑한 코에 쌍꺼풀 없는 가느다란 눈인데 반해서 남방 계통은 동그스름한 계란형 얼굴에 코는 좀 퍼져있고 쌍꺼풀 있는 미녀, 미남형이다. 근래 TV에 나오는 모든 걸그룹 얼굴을 보면 코만 북방형이고 나머지는 모두 남방형으로 “만들어져” 있다. 마음 속으론 차가운 바람 맞고 눈썹을 휘날리며 초원에서 말 (馬) 달리는 조상의 자손이라 생각하면서, 자기 얼굴의 대부분은 따뜻한 남쪽나라 해변에서 코코넛 주워 먹던 조상의 얼굴을 만들고 있으니 자기 편한대로 생각하려는 게 사람 마음인가 보다. 그러나 남방 계통이나, 북방 혈통이나 모두 우리 민족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예전엔 단일 배달민족의 후손이란 말이 넘쳐 났으나 근래의 국제화 시대에서는 이 용어가 사라진 듯하다. 사실 단일 배달민족이란 말이 당시 시대상황에서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긍정적 역할을 했음을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추장이 지배하는 부족국가가 아닌 다음에야 실제로 혈통상 단일민족이란 것이 존재하기도 어렵고, 비록 혈통은 다르더라도 같은 국적을 가지고 한 국가 정신으로 융합되면 “한 국민”이 될 것이다.
삼국유사 기록에서 보이듯이 가락국 시조인 김수로 왕은 인도 아유타 (阿踰陁) 국에서 중국 사천성으로 망명했던 인도 민족의 후손인 허황옥이란 신부를 맞아 한반도 최초의 왕실 국제 결혼을 기록했다. 이십년쯤 전에는 인도 아유타국이 있던 지역의 허황옥 후손들과 김씨 종친들이 김해에서 같이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조건부로 이중국적을 허용하고 있고, 한국국적 취득 조건도 완화해 가는 추세이므로 단일민족 국가라는 개념은 점차 사라지는 듯이 보인다.
여러 민족이 섞여 살수록 “민족관” 이 아니고 “국가관”을 강조해서 애국심을 “만들어 낸다”. 미국 공항 내리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미국 성조기 일 것이다. 미국인은 아침에 일어나서 잠자리 들 때까지 성조기를 평균 15회 이상 길에서 지나치면서 본다고 들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인천 공항에는 아직 “태극기”가 걸려 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 점점 “민족관” 을 강조하는 동이족 전설이 사라지는 이 시대에 인천공항에서 예쁜 가수가 들고 있는 휴대폰 선전 말고, “국가관” 을 한 번 더 생각하게 할 태극기는 언제 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IV. Surprise & Mystery
어둠 속의 완벽한 기하학 AFGL 3068
(1) 탄소성을 아시나요 ?
<어둠 속에 희미하게 보이는 나선팔 AFGL 3068.
적경 23/ 19/ 12, 적위 + 17/ 11/ 35 사진: 허블망원경 근적외선 카메라>
위의 사진은 허블망원경의 근적외선 (Near Infrared) 카메라 사진이다. 오른쪽 밝은 빛은 분명히 별이다. 그런데 그 왼쪽의 희미하게 보이는 나선형은 무엇인지 짐작이 되시는지요 ? 나선 은하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성운이다. 이 성운의 이름은 AFGL 3068 또는 IRAS 23166+1655 라는 불리는데, Pegasus 자리에 위치해서 LL Pegasi 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성운의 중심부에 있는 별은 상호작용 이중성 (Binary Star) 이며, 그 중 청백색의 밝은 별을 AFGL 3068 A, 어두운 별을 AFGL 3068 B 라고 부른다. 더욱이 그 나선형 구조가 이상하리만큼 완벽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그러면 얼마나 완벽한 나선팔인지 위의 허블 망원경 사진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부분을 확대해서 올려 드린다. 아래 왼쪽 사진은 위의 사진을 색깔을 바꾸어 확대한 것이고 오른쪽 사진은 나선팔 궤적을 그 위에 그려본 것이다. 보시는 것처럼 기하학적으로 완벽한 나선형이다. 지구의 자연에서는 이런 완벽한 나선형을 많이 볼 수 있으나, 지구에서 우주를 볼 때 이런 모습으로 보이는 천체는 AFGL 3068 이 유일하다.
<허블 망원경 사진에서 희미한 나선팔을 확대한 것>
이 성운을 진화 단계에 따라 분류하면 <원시행성상 성운 Preplanetary Nebula>이 될 것이다. 원시행성상 성운에 대한 설명은 Serial No 8 (2012. 5. 28) 을 참조하십시오. 이 성운이 사진처럼 희미한 나선팔을 보이는 이유는 이중성 중의 하나가 <탄소성 Carbon Star> 이기 때문이다.
탄소성은 어떤 적색거성 또는 적색왜성의 대기 중에 산소보다 탄소가 월등히 많은 경우에, 이런 별 진화의 “거의” 마지막 단계에서 나타난다. 적색거성이 진화하는 과정에서 탄소는 산소와 만나서 일산화탄소가 되고, 대기 중의 산소가 모두 소진되면 탄소 원자 화합물로 인해 숯처럼 검은 대기가 만들어진다. 태양과 같은 일반적인 항성인 경우, 대기 중에 산소가 탄소보다 많으므로 탄소성이 되지 않고 나중에 백색왜성으로 진화한다. Italy 의 신부이며 천문학자였던 <Pietro Angelo Secchi 1818~1878>가 분광학 (Spectroscopy) 여명기인 1860년대에 탄소성을 처음 발견했다.
<탄소성을 처음 발견한 Pietro Angelo Secchi>
(2) 적외선망원경도 있어야 진정한 강호고수
AFGL 3068 은 오래 전부터 적외선 망원경으로 관측되어 그 존재는 알고 있었으나, 허블 망원경이 적외선 사진을 찍은 2006년에 와서야 그 진면목을 알게 되었다. 이 천체가 그렇게 오랫동안 정제를 숨길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 너무 작아서 숨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구에서 볼 때 나선팔 외곽의 시직경은 지구에서 보이는 화성의 평균 시직경과 유사하다고 한다. 중요한 이유는 이 천체가 일반 광학 망원경으로는 관측되지 않고 적외선 망원경으로만 보인다는 것인데, 더 중요한 사항은 이 천체가 너무 희미해서 허블 망원경조차도 내부에 장착된 고성능 근적외선 카메라로도 33분이나 노출을 주어야 겨우 형체를 잡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들이 아니었으면 아마추어 천문학자들의 그물을 빠져나갈 수는 없었을 것이다. 앞으로 진정한 고수 아마추어 천문학자 되려면 적외선 망원경도 있어야 할 듯.
이전에 알려진 나선형 천체는 나선은하 정도였다. 그러나 AFGL 3068 은 이미 말씀 드린 대로 은하는 아니고, 나선형의 중심부에는 이중성이 자리잡고 있으며, 지구에서 거리는 3,000광년이다. 이중성 중 하나는 청백색의 나이 어린 별이며, 그것으로부터 103 AU 거리에 동반성인 탄소성이 상호 질량중심을 공전하고 있고, 공전주기는 약 800년이다. 103 AU 라는 거리는 명왕성이 태양에서 가장 가까울 때 태양으로부터 거리의 2배 정도 된다. 우주적 규모로는 엄청 가까운 거리이다.
분출물 대부분이 미세한 탄소 원자 화합물로서 이로 인해 동반성인 청백색 별의 빛이 차단되며, 청백색 별의 중력으로 탄소 먼지가 그 별로 끌려 들어가는 효과도 있다. 하여간 탄소성이 공전하면서 분출하는 탄소 먼지로 인해 공전궤도 주변에는 초속 14.5 km의 탄소먼지 폭풍이 분다. 이것을 시속으로 환산하면 52,200 km 라는 어마어마한 속도이다. 이 나선팔은 현재 5개 층으로 형성되어있고 나선팔 간격은 약 0.3 광년이다. AFGL 3068 을 표시한 것은 아니지만 아래 그림 보시면 탄소 먼지 궤적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좀 더 쉽게 이해해실 수 있다.
<상호 공전하는 이중성 궤적. 그림 NASA>
(3) 완벽한 기하학의 조건
이런 완벽한 나선팔을 우주에서 찾기 어려운 이유는 그 “존재의 조건” 이 너무 까다롭기 때문이다. 탄소성은 1,000년마다 태양전체 질량에 해당하는 물질을 분출하며 주성인 청색별과 공전한다. 이렇게 격렬히 질량을 소진해 나가면 별의 수명이 짧아지기 때문에 지구인인 우리가 관측할 있는 기회는 적어진다. 우리가 우주를 바라보기 시작한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음을 생각하면 이해되실 것이다.
또한 탄소성이 이중성계를 이루고 있어야 하고, 주성의 질량도 충분히 커서 탄소 먼지가 우주 공간으로 흩어지지 않도록 끌어 당길 만한 중력이 있어야 한다. 물론 두 이중성은 Roche’s Limit (로쉬의 한계) 바깥에서 공전하고 있어야 함은 기본 조건이다. Roche’s Limit 은 이중성이나 위성이 상대방의 기조력으로 부서지지 않는 최소한의 거리이다. Roche’s Limit 안쪽으로 접근하면 위성은 파괴되어 토성의 고리처럼 주성 주위를 도는 고리 신세가 되고 만다.
나선팔 사이의 거리는 두 별의 공전주기에 따른다. 만일 두 별이 가까울수록 공전주기는 짧아질 것이며 따라서 나선팔의 각 층이 너무 가까워 지구에서 볼 때 나선팔이 구분되어 보이지 않을 것이다. AFGL 3068 은 공전주기가 800년으로 적당하므로 나선팔이 잘 구별된다. 물론 공전궤도가 원형이 아니고 타원 같은 형태라면 허블 망원경 사진처럼 기하학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진 못 할 것이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가장 중요한 조건은 지구에서 보는 시선방향이다. 아무리 완벽한 원형일지라도 시선방향이 기울어져 있다면 타원이나 평면에 가깝게 보일텐데, AFGL 3068 은 지구에서 볼 때, 기막힌 우연으로 거의 정확한 90 °를 이루고 있다. 최근에 개기일식이 있어 생각나는 또 다른 기막힌 우연은 지구에서 보이는 태양과 달의 시직경이다. 두 천체의 시직경이 같으므로 개기일식이 가능하게 된다. 또 다른 기막힌 우연도 많을 것이므로 한 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4) 은하의 빛 사랑의 빛
하여간 이 검은 탄소먼지 나선팔은 탄소로 되어 있으므로 적외선으로도 보이지 않아야 하는데, 적외선 사진에서 보시듯이 희미하게 빛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 주성인 청백색 별에서 나오는 빛은 탄소 먼지에 완전히 차단되어 있다. 허블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밝은 별은 지구에서 가까운 별이 같이 찍힌 것으로 그 빛은 AFGL 3068 에 어떤 영향도 주지 못한다.
그러면 정답은 정해져 있을 것이다. 그 빛은 바로 우주에서 나오는 빛으로서, 이 경우는 우리 은하에서 나오는 빛이다.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 없듯이 우리 은하 역시 목에 힘주고 찬란한 빛을 내뿜건, 어둠 속에서 조용히 무게 잡고 있건 간에 품 안의 자식들 모두에게 똑 같은 사랑의 빛을 보내주는 것 같다. 역시 누구 노래에 있는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는 말은 지구 바깥으로 나와도 아름답게 들린다.
여담으로 고흐 (Vincent van Gogh) 의 유명한 그림 The Starry Night 과 선사시대 부조가 AFGL 3068 모양과 닮아서 흥미롭다. 이런 것을 “견강부회 (牽强附會)” 라 하던가 ? 하여간 아래 그림들 한번 보시지요.
<Gogh 의 The Starry Night – 많이 알려진 그림 – 1889년 작품>
<Gogh 의 The Starry Night – 잘 알려지지 않은 다른 작품- 위와 같은 해 1889년 작품>
<Ireland 의 Newgrange 에 있는 선사시대 부조. 뒷면의 구조물은 후대의 것임>
V. Moon River Wider Than a Mile
비의 바다 산책
(1) 무지개만과 Golden Handle
오랜만에 달지형 탐사로 돌아왔다. 그 동안 달지형 탐사는 하나의 대상을 심도 있게 탐사해왔으나, 새해도 되었으니 2013년 전체 계획을 조망해 보듯이 비의 바다 (Mare Imbrium) 란 거대한 지형 전체를 트레킹 하는 기분으로 산책해본다. 이름하여 “주마간산 (走馬看山)” 이 아니고, “등산화간산” 정도 될 것이다.
달 앞면에서 장대함과 더불어 가장 아기자기한 모습을 보이는 지형을 꼽는다면 비의 바다를 선정하고 싶다. 그 주변에는 여러 산맥 (Mountains) 뿐만 아니라 계곡 (Valley), Crater, 만 (灣, Sinus) 을 비롯해서 늪지 (Palus), 도랑 (Rille), 장벽 또는 절벽 (Walls) 등이 산재해 있어 그 어느 지형보다 볼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이 지형은 직경이 무려 1,200 km 나 되므로 그 둘레 길이를 계산해보면 3,700 km 나 된다. 이곳을 트레킹 한다면, 시속 4 km 로 하루 10시간씩 걷는다 해도 꼬박 93일, 석달이나 걸리는 장대한 지형이다. “산책” 이라기 보다는 “고난의 행군” 이란 말이 더 적당할 지도 모르겠다.
아래 달지도는 원치복 서울지부 지부장님께서 직접 제작하신 지도이다. 비의 바다는 맑음의 바다 (Mare Serenitatis) 에 위치하고, 비의 북쪽엔 추위의 바다 (Mare Frigoris) 기 펼쳐져 있다. 우선 비의 바다 주변에 어떤 지형들이 있는지 일견해 보십시오.
<비의 바다 주변 지형. 달지도: 원치복 서울지부 지부장님>
비의 바다 중심에서 북서쪽에 있는 대표적 지형은 무지개만 (Sinus Iridum) 인데, 영어로 쓰면 The Bay of Rainbows 이다. 비의 바다에도 빗물 한방울 없듯이 무지개 만에도 무지개는 안보인다. 비가 안오므로 무지개도 안보일 수 밖에…. 무지개란 이름은 만 (灣) 의 형태가 무지개처럼 반원형으로 생겼기 때문이다. 이 지형의 직경은 260 km 이며 남쪽 경계를 통해 비의 바다의 용암이 흘러 들어와서 만을 형성했다. 터미네이터 (Terminator) 가 무지개만 가운데를 가로질러 지나갈 때 쯤에는 아래 사진처럼 무지개만 서쪽에 반원형 산맥이 잘 드러나는데, 이 지형을 골든 핸들 (Golden Handle) 이라 부른다.
<무지개만과 Golden Handle>
(2) 플라톤도 등반했던 알프스 산맥
무지개만 동쪽으로 계속 걷다 보면 101 km 직경의 플라토 (Plato) Crater 를 만난다. 위의 두번째 칼럼에서 소개 드린 17세기 천문학자 Johannes Hevelius 는 그가 제작한 달지도에서 Plato를 “Lacus Niger Major “라고 명명했는데, 이는 영어로 “Great Black Lake”라는 말이며, 우리말로는 “커다란 검은 호수 (大黑湖)” 정도 될 것이다. 망원경으로 보면 검은 호수처럼 보이므로 그의 표현이 이해된다.
<플라토 Crater 근접사진. 사진 The World of OPT>
플라토 Crater 동쪽에는 알프스 산맥 (Apls Mountains) 이 자리잡고 있다. 이 산맥에서 가장 흥미로는 지형은 동서 방향으로 길게 뻗은 알프스 계곡, 또는 알파인 계곡 (Alpine Valley) 이다. 이 계속은 폭이 무려 10 km 나 되고 길이는 190 km 에 달하는데, 알프스 산맥을 관통해서 추위의 바다까지 연결된다. 지구의 계곡은 주로 강물에 침식되어 형성되지만, 알프스 계곡 또는 알파인 계곡은 이름만 계곡이고, 실제로는 단층으로 형성된 “지구대”이다.
바로 아래 지도는 위의 달지도를 부분 확대한 것이다. 2시 방향으로 뻗어있는 계곡을 잘 확인할 수 있다. 그 아래 사진은 다른 각도로 찍은 것으로 계곡이 고속도로처럼 보인다.
<플라토 Crater, 알프스 산맥 및 알프스 또는 알파인 계곡 (우측 하단의 직선 도로 모양 지형)>
<같은 지역을 다른 각도로 촬영한 것. 사진 Alan Friedman>
(3) 달에 있는 만리장성 – 코카서스, 아페닌 산맥
비의 바다 남쪽으로 내려오면 코카서스 (Caucasus), 아펜니네 산맥 (Apennine Mountains)이라는 두개의 거대한 지형이 보인다. 이 두개 산맥은 비의 바다를 보호하는 만리장성 같은 역할을 한다. 비록 가운데 연결 부분은 함몰되어 보수가 필요한 듯 보이지만. 아페닌 산맥은 비의 바다 표면에서부터 높이가 약 5,000 m 정도 되는 거대한 산들로 이루어져 있다. 비의 바다는 충돌 Crater 이므로 이 두 산맥은 충돌 여파로 생긴 지형들이다. 아페닌 산맥 서쪽의 가파른 절벽을 아르키메데스 장벽 (Archimedes Walls) 이라 부른다. 이는 충돌의 파괴력으로 안쪽의 지형이 밖으로 밀려나오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아페닌 산맥 (중간부분) 과 코카수스 산맥. 위의 달지도 부분확대>
비의 바다 남쪽 경계는 소규모 카르파티아 산맥 (Carpathian Mountains) 가 지킨다. 사실 그 주변의 코페르니쿠스 (Corpernicus) Crater 가 너무 유명해서 이 산맥이 별로 주목 받지 못하는 듯하다. 실제로 코페르니쿠스 Crater 에서 나온 용암 분출물 때문에 이 산맥의 많은 부분이 덮여서 아기자기한 산맥의 제 모습을 잃어버린 것이 안타깝다.
(4) 하들리 도랑치고 가재 잡고, 부패의 늪에선 개구리 잡고
<빨간 원 - 팔레스 푸트레디니스 (Palus Putredinis) – 부패의 늪
노란 원 - 하들리 릴 (Hardley Rille) – 하들리 도랑. Apollo 15호 착륙장소>
위의 지도에서 빨간 원으로 표시한 지역은 팔레스 푸트레디니스 (Palus Putredinis) 라는 지형이다. 이 말은 라틴어인데, 영어로는 Marsh of Decay 이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부패한 늪 또는 썩은 습지" 정도 되겠으나, 딱히 적당한 말이 생각나지 않아 "부패의 늪" 으로 사용한다. 비의 바다 용암이 넘쳐서 울퉁불퉁한 평원이 만들어 졌다. 또한 팔레스 푸트레디니스 동쪽에 숫자 <15> 표시는 Apollo 15호 우주선이 착륙한 장소인데, 이 지역을 특히 하들리 릴 (Hardley Rille) 이라고 부른다. 릴 (Rille) 이란 단어는 독일어인데, 우리말로는 “도랑 (Groove)” 이다.
걸어서 3 개월 걸리는 거리를 “눈”으로만 트레킹 하니 단지 3 분도 걸리지 않는다. 3개월이든, 3분이 걸리든 어쨌거나 서울에서 480 km 거리의 제주도 올레길 트레킹도 못했으면서, 지구에서 38만 4천 km 나 떨어져 있는 달표면 비의 바다 트레킹 운운하고 있으니 갑자기 의기소침해진다.
수신 (修身) 안하고 제가 (齊家) 할 수 없으며, 북한산 올라보지 않고 히말라야 원정 가보아야 다리에 쥐날 것이고, 남해 바다 지나가지 않고 태평양에 다다를 순 없을 것이다. 2013 년 새해를 맞아 우선 제주도 트레킹 계획부터 세워야겠다. 계획 세우는데 한 일년 걸릴지라도.
<알려드리는 말씀>
1. 제가 게으름 피우다 11월호 및 12월호는 게재 못했습니다. 양해 부탁 드립니다.
2. <Journey to Deep Sky> 는 다음 호에 게재하겠습니다.
Astro News <끝>
멀리서 좋은 글을 보내주셨네요.
오복받으시구요. 별자리 정리 고맙습니다.
동서양을 넘나드는 훌륭한 내용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