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모양 키스톤들을 이용하면 처녀자리 은하단을 쉽게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지만,
초심자에겐 T 자체를 찾는 것 또한 큰 도전이다.
T를 파인더에 도입해야 거기서부터 무언가를 할 수 있는데
그 T는 6~7등급의 별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날씨가 조금만 좋지 않거나 광해가 심하면 파인더에서 사라져 버린다.
또한 파인더가 너무 작을 경우(5*25 같은) T 자체가 파인더에서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나는 주로 머리털자리 α별(아래 성도 좌하단 별)에서 출발해서
파인더 상에서밝은 별무리들을 따라가며 T를 찾았는데,
반대쪽에서 Denebola부터 시작해서 T를 찾는 별쟁이가 훨씬 더 많다
(출처 : 스카이 사파리 화면에 조강욱 편집)
뭐가 되었던 T만 찾으면 장땡..인데
호핑 방향이 조금만 빗나가면 T2, T3 같은 다른 T들이 눈에 들어온다는게 문제다
(출처 : 스카이 아틀라스에 조강욱 편집)
T1을 도입해야 하는데 실수로 T2나 T3를 잡고 거기서부터 다음 스텝을 가려면
예로부터 전해내려오는 처녀자리 괴담을 스스로 체험할 수 있다
분명히 T를 찾아서 호핑을 하는데,, 다 똑같이 생긴 은하들은 엄청 지나가는데.. 내가 원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아무리 가도 가도 똑같은 길을 헤메고 있다는 그런 종류의 괴담 말이다
파인더 시야에 T를 도입할 때는 T1~T3의 모양을 정확히 숙지하고,
원하는 T와 똑같은 모양을 찾을 때까지 집중해 보자.
T1을 찾고 그 근처에서 100, 98, 99번을 주워먹고
아래로 한 스텝 이동해서 썩쏘를 감상하고 위쪽으로 85번 친구들까지 쓸어담은 다음엔
오리온자리에서 왼쪽으로, 아니 T에서 왼쪽으로 가보자.
거기엔 M88이 있다
(출처 : 위키피디아)
사진으로 보면 멋진 측면 나선은하이지만, 안시로 그 모습은 15인치 돕에서도 관측하기 어려웠다
[ M88, 15” Dob 스케치, 화천 수피령에서 조강욱 (2016) ]
나선팔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리도 메시에 답게 꽤 밝은 halo와 밝고 긴 중심부를 볼 수 있었고,
은하에서 북동쪽 방향으로 Halo 안에서 밝은 별 두 개를 볼 수 있다.
또한 아주 미약하게나마.. 시계방향으로 도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느낌만.. 증거 불충분)
위키피디아에서 구한 사진과 비교해 보니,
나선팔까지는 못 잡았지만.. 은하의 크기와 돌아가는 방향은 제대로 잡은 것 같다
(조강욱 vs Wikipedia)
사진과 비교해 보며 그날 밤의 관측을 다시 한번 돌이켜 보는 것도
스케치의 큰 매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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