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의 어느 일요일 낮, 아침부터 날이 너무나 좋다
다음날은 월요일이지만.. 자정까지만 보고 오겠다고 마나님께 결재를 받고
홍천으로 달렸다
여름철 남쪽 별자리들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궁수 전갈의 작은 성단들을 모조리 쓸어 담으려고.
모처럼만에 해가 지기 전에 관측지에 도착해서
모든 준비를 마치고
박명이 끝나자 마자 62번을 그리기 시작했다
[ M62, 홍천에서 조강욱 (2015) ]
무정형 성운 같은 Halo와 작지만 날카로운 Inner star chain이 눈길을 끈다
그 모양이 마치 타조가 달리는 것 같기도 하고..
하늘도 좋고 광축도 좋고 컨디션도 최고다
근데 바로 그 때부터 내가 목표한 남쪽 하늘에만 끊임없이 구름이 흘러간다
남쪽을 제외하곤 모두 맑지만 거기엔 이미 더 그릴 메시에가 없다
아~~ 약올라.....
결국 아름다운 밤하늘을 등지고 구름이 흘러가는 남쪽 하늘만 쳐다보며
몇 시간을 마냥 기다리다 집에 오고 말았는데..
목표한 남쪽이 안 좋으면 마음 비우고 다른 하늘을 즐기면 되는 것을.
왜 그건 그리 잘 안 되는 것일까?
Nightwid 無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