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42번의 화려함에 말을 잃고 감탄하면서도
아이피스 한 시야에 보이는 43번은 그저 보는둥 마는둥 하고 지나쳐 버린다
메시에 중에 이렇게 억울한 애가 또 있을까?
42번과 붙어 있지만 않았어도
멋진 애칭도 가지고
북반구 하늘에서 힘 깨나 썼을텐데 말이야
43번은 스케치 스승님인 윤정한님이 언급한
'챙 안 구겨진 야구모자' 모양만 항상 찾으려고 했었는데
15인치로 스케치를 해 보니 더욱 많은 구조가 보인다
야구모자는 챙이 위로 젖혀져서 오히려 스냅백 스타일로 보이고
모자 챙과 본체 사이에는 들입(入)자 모양의 암흑대가 보인다
그리고 모자 한 가운데 박혀 있는 밝은 별은..
마치 반사성운처럼 43번 전체를 밝힌다
어둠을 밝히는 거실 중앙의 촛불처럼 말이다
(description)
영어도 제대로 다 못 알아듣는 유색인종이
뉴질랜드의 별쟁이들하고 어떻게 하면 좀 더 빨리 친해질 수 있을까?
오클랜드 시내의 천문대에서
천문대 휴관일인 월요일 저녁에 월 1회 열리는 정모에
오리온을 그렸던 스케치북을 들고 갔다
말빨로는 도저히 어필이 안되서 말이다
50~60명쯤 되는 백인 아저씨들.
서양 어느 나라나 별보기는 백인 중년 남성들의 전유물이다
(그게 왜 그럴 수 밖에 없는지는 여기서 좀 연구를 해 봐야겠다)
조그만 동양인이 오리온 스케치를 펼쳐 보이니
금세 사람들이 모여든다
Stardome Observatory의 천문학자 Grant 할아버지 (한국 천문학자와도 교류했다 한다)
(출처 : https://www.facebook.com/AuckAstroSoc/photos/ms.c.eJxFzNENwDAIA9GNqoDBDvsv1pYoye~;T6QwYVZUAXQ4~_tiCCxZGaB7yL0AawIbHBokF5QAv8wj~;9ti~_ZhRgV.bps.a.1330998980293958.1073741847.473790372681494/1330999533627236/?type=3&theater)
스케치 하는 사람이 드문 것은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아직도 19세기에 하던 방법으로 별을 보는 사람이 있다고,
Sky & Telescope에 빨리 보내 보라고,
이거 진짜 밤에 어두운 데서 그린거 맞냐고..
Auckland Astronomical Society 회장님이
전체 세미나 시작 전에, 스케치 한 것들 회원들에게 소개해 달래서
무슨 얘기를 했는지도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
엉겁결에 한 5분여를 신나게 떠들었다
별 보는 얘기는 유창한 한국말로 하나 더듬거리며 영어로 하나 신나고 재미있는 일임에 틀림이 없다
그것도 오리온 얘기라면 더더욱.
※ Auckland Astronomical Society 홈페이지 메인 좌측에 동호회 페이스북 화면이 링크되어 있는데
제 못생긴 얼굴도 넣어 주었네요 ^^;
Nightwid 無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