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가을 어느날의 천문인마을은 너무나도 맑았다
그리고 지난번 글에서 떠든 주변시도 필요 없이 굵은 나선팔들이 너무 쉽게 휙휙 돌았다
언제 다시 이런 33번을 또 볼 수 있을까
하나 문제는, 내 실력이 그 나선팔을 표현할 정도가 아직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의 두번째 스케치)
세시간을 투자했지만
결국 내가 본 은하와는 전혀 닮지 않은 나선팔 두 줄기만 겨우 그렸을 뿐..
(Description)
언젠가 다시 그려야지... 했던 것을
2015년이나 되어서야 다시 만나보게 되었다
6년 전만큼 좋은 날씨는 아니어서
아이피스로 잡아서 본 33번은 그냥 허여멀건한 솜뭉치 하나..
걱정 가득한 한숨이 나온다
이걸 언제 사람.. 아니 은하 만드나
내 막대세포의 숨은 능력을, 스케치의 힘을 그저 믿어볼 수밖에.
주변 별들과 은하의 큰 줄기들을 하나씩 잡아가다 보니
나선팔의 작은 줄기들과 M33 내의 성운들이 모습을 보인다
[ M33, 검은 종이에 파스텔과 젤리펜으로 조강욱 (2015) ]
얼마나 제대로(?) 그렸는지는 아래 자료사진과의 비교로 대체
(사실 나도 대조해 보지 않았다)
나선팔의 디테일은 관측 시간에 비례한다.
별을 보는 일은 정직한 활동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오래 보는 만큼 더 많이 보인다
그리고 오랫동안 주변시로 보지 않아도,
남위 36도의 이 곳에서도
직선거리로 12,000km 떨어져 있는 광화문 광장에서
은하수처럼 촛불이 빛나는 모니터 속의 풍경은 눈물이 나도록 생생하고
또렷하게.. 관측할 수 있었다
Nightwid 無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