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번 오리온 대성운과 함께
31번 안드로메다 은하는 지구상에서 가장 유명한 대상이다
(굳이 꼽으라면 Barnard 33번 말머리성운과 함께 3인방이라 할까?)
그러나 안시관측으로도 초보나 고수나 일반인이나 모두를 만족시키는 오리온 성운에 비해서
안드로메다 은하를 아이피스로 보고 오리온 만큼의 감동을 느끼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냥 직시로 보는 순간의 느낌은 희미하고 커다란 솜사탕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오리온 성운은 그냥 봐도 새 한 마리가 날갯짓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이 실망감은 어릴때 보던 모든 과학책에 실려 있던 화려한 안드로메다 은하 사진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초가을부터 별하늘지기 추천게시물을 장식하는 안드로메다의 행렬도 큰 일조를 하고 있고.. ^^;;)
나도 대학교 1학년 가을에 부푼 기대를 안고 8인치 반사로 안드로메다를 잡아본 후
다시는 안드로메다 은하를 보지 않았다
하늘에 멋진 대상, 아름다운 은하는 얼마든지 있으니 말이야.
그러나 우리가 안드로메다를 대할 때 하나 간과하는 맹점은,
오랜 시간을 두고 볼 수록 더욱 잘 보이는 은하의 안시관측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안드로메다도 분명 은하이다. 멀리 있는 희미한 구름 같은 천체..
우리의 모든 개념을 보내는 그 곳을 제대로 보려면 당연히 주변시로, 찬찬히 뜯어봐 줘야 하는 것이다.
2011년 어느 맑은 가을밤,
망원경을 만진 이래 처음으로 진득하게 앉아서 안드로메다를 보았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그 대상.
[ 우리의 개념의 고향 M31 - 검은 종이에 파스텔과 젤리펜, 인제에서 조강욱 (2011) ]
1분 이상 안드로메다를 본 것은 처음이다
스케치를 했는데도 애정이 잘 생기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가 그동안 그다지 보려고 노력하지 않았던 구조들이 몇 겹의 베일을 벗고 눈 앞에 나타난다.
암흑대를 넘어서 나선팔도 보이고
동서로 밝고 길게 뻗어 있는 Core도 인상적이다
그러나 애정의 부족일까?
충분한 구경임에도 여러 안시관측자들이 경험한 두 번째 암흑대는 보지 못했다
그동안 보았던 세계 각국의 31번 스케치 중 가장 멋진 작품이었던
양평 김병수님의 8시간짜리 스케치를 보며 글을 마무리한다
(감상 포인트 : 나선팔 사이의 틈, 층층이 쌓인 암흑대가 안시로 어떻게 보이는지?)
[ 200만년을 걸어와서....Great Andromeda M31,32,110 sketck]
Nightwid 無雲
마지막 그림은 사진처럼 정말 생생하게 느껴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