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 M2는 호핑길을 외우기 참 힘든 아이다.
근처에 쉬운 호핑 시작점(물병 Beta)도 있는데 말이다.
이유는.. 물병자리 별자리 그림 자체가 그리 매력적이지 않아서
눈에 잘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수메르에서는 이걸 보고 어떻게 물병을 연상했을까..
내가 물병자리에서 찾은 별무리는 물병자리 밑바닥의,
남쪽물고기자리 포말하우트와 고래자리 데네브 카이토스 사이의 역동적인 물결 모양의 흐름 뿐이다
그나마도 너무 남쪽이라 우리나라에서는 잘 보이지도 않는다
(위의 그림은 호주에서 본 모습이다)
어쨋든 간에.. 이 멋없는 커다란 별자리에는 가을하늘 최고의 구상성단이 위치해 있다.
물병 하늘 공활한데 높고 천체 없이..
황량한 하늘에 떡하니 떠 있는 존재감은 작은 망원경으로도 도저히 지나쳐갈 수가 없다
2014년 천문인마을에서, 부산의 무교수님과 카톡을 하며 M2를 볼 계획이라 했더니
꽃게탕 맛있게 드시라는 답이 왔다
이게 대체 무슨 얘기?
그 답은 아이피스에 눈을 대고서 곧 알게 되었다
[ M2 꽃게탕, 흰 종이에 샤프 - 천문인마을에서 조강욱 (2014) ]
M2 본체에서부터 외부로 나오는 뾰족뾰족한 Star Chain이 마치 밤송이처럼 보이는데,
그 중 동쪽 방향의 체인이 유독 길어서 집게발을 만든다
인간의 (특히 별쟁이의) 상상력은 끝이 없다.
2016. 8. 17
Nightwid 無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