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19일 아침.
집을 나가기 전에 베란다를 보니 구름 사이로 샛별이 반짝반짝 감질 맛나게 보여 주고 있고,
해는 금방이라도 떠오를 기세더군요.
여섯 시. 카카오톡 택시를 부르며 집을 나섭니다. 참 세상 좋아졌지요.
대공원역 5번 출구에 내리니 반가운 얼굴로 다정하게 맞이해 주십니다. 오랜만이었죠.
나눠주신 김밥을 금세 먹고, 눈을 감습니다. 아, 대구 멀긴 머네요.
대구 과학관에 도착하자마자 강의실로 갑니다.
첫 수업은 ‘망원경의 원리’.
어! 반가운 얼굴입니다. 류창모 부장님이 강의하십니다.
지난 4월 소백산 천문대에서 15인치 돕소니안으로 메시에를 보여 주셨더랬죠.
아이패드에 나타난 메시에 사진을 보여 주시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런 모양일 것이라며 친절하게 메시에를 찾아 보여 주셨던 기억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점심시간이 다가옵니다.
시간에 쫓겨 강의를 마치는 모습에서 아쉬움을 봅니다.
소백산 천문대에서 달이 뜨자 돕소니안을 접으며 보인 아쉬움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고천문학의 이해’ 수업을 듣습니다.
1차 연수 때 망원경 조립을 보여 주셨던 곽현욱 부장님이 하십니다.
살이 좀 찌신 것 같아요. 오랜만에 봐서 그런가요.^^
만 원짜리 뒷면에 그려진 ‘천상분야열차지도’ 꼭 기억합시다.
바로 이어서 이경섭 부장님의 ‘스텔라리움 활용’ 수업이 이어집니다.
프로그램은 직접 해 보면서 배워야 쏙쏙 들어오는데
집에서 몇 번 사용해서 그런지 어렵지 않습니다.
일정이 빡빡합니다.
조용현 부지부장님의 ‘밤하늘 빛의 보석 그리고 카메라’ 강의를 들으러 대회의실로 이동합니다.
그러고 보니, 이번 연수에서 소백산 천문대 스타파티 때 선생님들을 다 보았군요.
자연과 어우러진 풍경이 가미된 천체 사진,
예술성 있는 천체 사진으로 방향을 바꾸셨다니 대가는 역시 다르구나라고 생각합니다.
강의가 끝나자 대회의실을 나옵니다.
일정엔 태양관측, 부스체험으로 되어 있는데, 자세한 안내를 받지 못해 다들 방황합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각각 담당 부스가 있었더군요.
자작 돕소니안 부스에 기웃거리며 18인치 돕소니안이 얼마나 큰지 비교해 봅니다.
돕소니안 맞은편에 SolarMax 태양 망원경이 있어 흑점을 봅니다.
조강욱 부장님이 가져온 PST 망원경으로는 홍염을 봅니다.
입구쪽에선 여러 분들이 망원경 설치를 하고 있었고, 이동 천문대가 광장 가운데 서 있습니다.
여러 가지 설치된 망원경을 구경합니다. 그 중에서 미드 돕소니안이 군계일학으로 보입니다.
왠지 미드의 하얀색 돕소니안 디자인이 끌립니다.
블루투스로 태블릿에 연결한 돕소니안도 봅니다.
조경철 천문대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운용하는 분을 보았는데,
이 분야엔 정말 고수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녁 시간 이후
천체 투영관에서 행사를 합니다.
굵고 낮은 목소리가 멋진 이강민 부장님의 ‘태양계’ 강의를 시작으로
경북대 박명구 교수님의 ‘아인슈타인과 빛’,
천문연구원 이영웅 박사님의 ‘마법의 빛’이 이어집니다.
각 지부 분들이 다 모여서 그런지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천체 투영관이 비좁아 보였습니다.
어두컴컴한 데다가 의자도 편안하여 졸기에 딱 좋은 환경이더군요.
강의가 모두 끝나자 대한민국 별축제 폐회식을 선언합니다.
모두들 경품 추첨하는 곳으로 이동합니다.
떨어질 듯 빨간 초승달이 서쪽 하늘에 걸려 있었고, 호명하는 번호에 탄식이 이어집니다.
탄식은 내년 행사에는 경품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소리로 들립니다.
서울지부에 경사가 났습니다. 1조, 7조에서 쌍안경이 당첨되었으니 말이죠.
1등 발표를 끝으로 아쉬움에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 방황합니다.
사람마다 박진우 기장님에게 우리 일정은 어떻게 되느냐 묻습니다.
기장님이 동분서주하여 오늘 일정은 끝났다고 알려주십니다.
그렇게 긴 하루가 지나고,
다음 날. 1호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옵니다.
살이 쪗네요...ㅜㅜ 그리고 수고 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