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무언가 숫자 외우는 것을 좋아했다
주입식 교육의 폐해일까?
초딩 저학년때 구구단 잘 외운다고 칭찬받은 이후로일까
2곱하기 2곱하기 2곱하기...를 2의 30승까지 외우고
국사책의 연도를 외우고 친구들 전화번호 외우고..
남들 관심없는 '(먹고 사는 데) 쓸데없는 숫자 외우기'에 인생의 많은 시간을 소비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그중에 아직까지 즐겨 하는 것이 메시에, NGC 번호 외우기다
특히 처녀자리 은하단 관측 순서는 그 어려움 만큼이나 더욱 정감이 간다
85 100 98 99 84 86 88 91 90 89 87 58 59 60 49 61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라임
그 마지막에 61번이 있다
처녀 은하단의 이정표인 T 3형제와도 관계가 없는
은하단의 변방에 위치한 (일부러 찾을래도 찾기도 까다로운) 외로운 은하.
출신성분마저 이동네 주류인 타원은하가 아니라 막대나선 은하다
어? 그건 좋은 건데??
은하의 막대를 너무나 좋아하는 취향상..
작은 은하를 잡아놓고
주변시로 막대나선의 흔적을 느껴보려 용을 쓰다 보니 한 시간이 훌쩍.
근데.. 막대나선 치고는 비율과 구조가 그리 아름답지 않다
괜히 이리저리 떠돌다 눈만 높아졌나보다
[ M61, 벗고개에서 조강욱 (2016) ]
(49 & 61 커플 사진)
Nightwid 無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