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나는 두 번째 호주 원정을 위해 Brisbane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 수많은 얘기들은 아래 링크로 대신하고..
1편 http://www.nightflight.or.kr/xe/observation/62917 (두마리 토끼 - 남천과 일식)
2편 http://www.nightflight.or.kr/xe/observation/63060 (천국의 하늘색)
3편 http://www.nightflight.or.kr/xe/observation/63445 (멀리 있어 아름다운 것)
4편 http://www.nightflight.or.kr/xe/observation/63709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5편 http://www.nightflight.or.kr/xe/observation/70123 (별보는 사람은 별로써 구원받는다)
6편 http://www.nightflight.or.kr/xe/observation/73060 (작고 동그란 반짝이는 것)
Brisbane에서도 내륙으로 3시간을 달려간 곳에서 만난 별쟁이, Bolton 아저씨에게
가장 좋아하는 대상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그 대답은 뜻밖에도,
북두칠성 바로 아래의 M51이었다
호주 Queensland 하늘에서 남중고도 15도 밖에 되지 않는 아이를...
(내가 사는 곳의 51번 남중고도는 무려 6도)
사람이 자신이 가지지 못한 떡에 더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것인가보다
그 51번을 거의 일년 내내 볼 수 있는 우리들에게도
51번 부자은하는 축복의 대상이다. (다만 8인치 이상 망경 있는 사람에게만..)
그 어떤 Face-on(정면) 은하가 이렇게 밝고 디테일하게 보일 수 있을까?
흠, 사진으로 보면 33번이 더 화려하겠지만
그건 사람의 눈 대신 CCD로 오랫동안 빛을 모아야 가능한 일..
눈으로 보는 정면 나선은하 중에 이보다 잘 돌아가는 은하는 아마 없을 것이다
북두칠성의 여섯번째 별이 시력검사의 별이라면
북두칠성의 일곱번째 별 밑의 M51은 시상검사의 천체다
봄이 되면 별쟁이들은 망경을 세팅해 놓고
오늘의 관측을 시작하기 전에
우선 하늘 높이 떠 있는 51번을 보며 오늘의 시상을 가늠해본다
51번이 잘 보이면 은하랑 성운으로 계속 가는 거고
51번이 잘 안보이면 성단으로 전환..
2011년엔 M51에서 큰 일이 있었다
꽤 밝은 초신성이 관측된 것이다
6월 어느 맑은 날,
인제의 불법(?) 관측지에서 51번을 만났다
[ M51 & SN2011DH, 인제 K**T에서 조강욱 (2011) ]
51번에서는 꼭 봐줘야 할 구조들이 있다
① 팽팽 돌아가는 두 갈래 나선팔 (시상 검사용 팔)
② 나선팔 주위의 Halo
③ 은하면 위에 보이는 별
④ 아들 은하 5195의 삼각형 모양 Halo
⑤ 아빠의 핵과 아들의 핵 중 무엇이 더 밝은가?
⑥ 부자은하 관측의 화룡점정, 두 은하를 연결하는 bridge
⑦ 미션 임파서블, bridge 위의 13등급 성운(아래 그림의 정 가운데 있는 것)
어쨋든, 오늘 51번을 잡은 목적은 51번의 유려한 자태를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빛을 발하는 별 하나를 보는 것이었다
그 아이는, bridge로 향하는 나선팔의 끝자락에 있었다
나는 3천만년 전의 빛이 '깜박' 하고 잠시 (한두달 쯤) 켜졌다 꺼진 것을 본 것이다
초신성이 아름다운 것은,
사람이 볼 수 있는 가장 멀리 있는 '결정적 순간'이기 때문이다
Nightwid 無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