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뿔소자리를 정확히 그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물론 나도 아니다
겨울 밤하늘의 화려한 별자리들 가운데,
그것도 겨울의 대삼각형 가운데에 쏙 들어가 있으니
더더욱 찾을 생각이 들지 않는지도 모른다
지구의 반대편, 오클랜드에 살게 되면서
날만 맑으면 마당 잔디밭에 캠핑체어를 펼쳐놓고
거의 강박적으로 남반구의 별자리를 찾는다
북쪽에 있었으면 별자리 축에도 들지 못할
Horologium (시계자리), Octans (팔분의자리) 같은 애들을
북쪽하늘 별자리 찾듯 자동반사로 그려질 때까지 외우고 또 외워본다
그러다가 시선은 점점 북쪽으로..
항상 잘려서 보이던 Puppis(고물자리)도 시원하게 그려보고
큰개자리를 넘어서.. 에.. 그 위에는..
Monoceros(외뿔소자리)에 오면 갑자기 의욕이 뚝 떨어진다
Horologium이나 Octans보다 훨씬 볼만한 별자리인데 말이야..
북쪽에서도 기 못 펴고 남쪽에서도 환영 못받고..
언젠간 보고 싶어질 때가 있겠지.
여튼 비운의 외뿔소에는 M50이 위치한다.
(M50은 호핑마저 외뿔소가 아닌 시리우스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1~50번 사이에 그렇게 지겹게 등장하던 산개성단도 50번을 마지막으로
은하 연합군에 자리를 내주게 된다
메시에도 산개성단 중공군이 꽤 지겨웠었나 보다
2015년의 추운 겨울밤,
강원도에서 정확히 한시간을 투자하여 하얀 점들을 찍었다
[ M50 오픈하트, 강원도 홍천에서 조강욱 (2015) ]
그리다 보니..
꼭 하트모양 같이, 그리다만 하트모양으로 생겼다
생긴건 전혀 닮지 않았지만 내가 좋아하는 물건인 티파니 오픈하트로
이름을 지어주련다
이유없이 소외받는 불우이웃인데 별명이라도 폼나게 만들어 줘야지.
Nightwid 無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