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은 메시에 구상성단 중 가장 헤픈 아이일지도 모른다
그냥 막 다 보여주는 놈이기 때문이다
(밤하늘의 성자, 구상 계의 57번이라고 할까?)
우리가 너무 잘 보인다고 달을 홀대하는 것처럼,
우리는 M4를 잘 뜯어보려는 노력 또한 잘 하지 않는다
그저 성단 중심부의 체인상만 확인하고 바로 다음 대상으로 이동!
수년 전에 김남희님께 M4의 하트 모양을 전해 듣고서는
그런게 있었나? 생각만 하고 찾아볼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릴 순서가 아직 오지 않아서..
(2009년에 메시에 스케치를 시작한 뒤로 하루에 3~4개 이상은 관측을 할 수가 없었다.
시간도 체력도 집중력도 그 이상은 무리다)
메시에 110개 스케치 연작이 거의 막바지에 이를 즈음, 아주 오랜만에 4번과 마주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찾은 4번은 아이피스에 눈을 대자 마자 익숙한 모습으로 나를 반긴다
튼튼한 체인과 중심부까지 속속들이 분해되는 성기고 큰 구상성단.
아마도 우주에서 가장 분해하기 쉬운 구상일 것이다.
중심부 주요 구조를 그리고 나서
젤리펜으로 성단 외부의 outer star chain을 찍고 있으려니
아!
하트가 보인다.
늘상 보던 중심부 chain의 연장선에서.
[ M4 하트성단 - 검은 종이에 젤리펜과 파스텔, 인제 상남면에서 조강욱 (2016) ]
우주에서 가장 큰 하트.
김남희님이 보셨던 안시륨도 이제야 떠오른다
안시쟁이를 위한 꽃 안시륨!
2016. 8. 19
Nightwid 無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