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한국어

지식나눔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한국천문연구원 회원가입안내



  • 85
  • 251084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5 북극권 원정 - #8. 7일차(스발바르) :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자

 

2015. 6. 14 (日)   조강욱

 

 

1. Prologue : 모든 것의 발단

 

2. 원정 준비 :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원정

 

3. 1일차(서울-키루나) : 라플란드로 가자

 

4. 2일차(키루나) : 오로라와의 조우

 

5. 3~4일차(키루나-아비스코) : 태초의 얼음 호수

  

6. 5일차(나르빅-키루나) : 폭풍의 하늘

 

7. 6일차(오슬로-스발바르) : 뭉크를 찾아서, 북극을 향해서

 

8. 7일차(스발바르) :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자

 

9. 8일차(스발바르-오슬로) : 너무나 아름답고 완벽한 시공간

 

10. 9~10일차(프랑크푸르트-한국) : 10일간 비행기 10번 타기

 

11. Epilogue : 진인사대천명

 


 


============================== 7일차 (19 Mar 2015) ============================== 

 

 

 

 

 

북극의 작고 아늑한 방에서 세상 모르게 꿀잠을 자고 일어나니

 

(피곤해서 아마도 코를 골았겠지만 나는 다행히도(?) 듣지 못했다)

 

창문 밖으로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위압적인 빙산이

 

1.jpg

 

'저는 그냥 동네 흔한 뒷산인데요' 하고 서 있다

 

2.JPG

 

그래 진짜 북극은 북극 맞구나

 

 

북극 모양 창문 시트지 앞에서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

 

3.JPG

 

(북극에서 입은 옷이 아이러니하게도 지구 반대편 호주 Coonabarabran의 사이딩스프링 천문대 기념 셔츠.

 여기 북극에서는 지구가 멸망하기 전엔 절대로 볼 수 없는 남십자성도 깨알같이 박혀 있다)

 

 

5성급 호텔 부럽지 않은 북극의 불법민박 스위트룸

 

4.JPG

 

 

해가 떴다. 두 시간 뒤에 저 빙산에 해가 걸리지 않는 곳이 어디인지 답사를 떠나야 한다

 

5.JPG

 

 

밖으로 나오니 태양 주위로 동그랗게 무지개 같은 것이 보인다

 

11.JPG

 

 

Sun Dogs다!

 

원정 출발하기 전에 천문학회 유태엽님 글로 예습하고 왔던 그 현상.

 

 

(원리와 의미 등 자세한 사항은 유태엽님의 名文으로 대신합니다)

링크 : http://www.seoulkaas.org/xe/index.php?mid=AstroNews&page=2&document_srl=152708

 

 

스웨덴에서는 너무 맑아서 안 보였나.. (권층운이 떠 있는 상황에서만 볼 수 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Sun Dogs의 22º Halo까지 보니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우리가 오기 전에 Sun Dogs를 공부하고 오지 않았다면

 

오늘 이걸 보고서도 ‘어 뭐야 무재개가 뭐 이렇게 생겼나’ 하고 말았겠지..

 

 

이제 오로라에 썬독까지 봤으니 마지막으로 내일 개기일식만 보면 완벽하다

 

완벽한 원정을 위해 찍어 놓은 곳들을 둘러보러 출발했다

 

 

비싼 카메라는 파노라마 기능이 없다

 

동훈 형님의 셀프 파노라마 (알아서 이어서 보세요)

 

16.JPG

 

15.JPG 

14.JPG 

13.JPG 

 

우리집 (군청색 건물)

 17_1.JPG

 

 

썬독 피어오르는 스발바르 정부청사

 

18.JPG

 

(스발바르 제도는 노르웨이령인데.. 이걸 시청이라 해야 하나 주정부라 해야 하나 島청이라 해야 하나)

 

 

키루나 캠프리판에서와 같이 여기서도 가장 효율적인 운송수단은 스노우모빌이다

 

19.JPG

 

 

차는 며칠 안 빼 놓으면 이렇게..

 

20.JPG

 

 

북극의 어깨 깡패

 

21.JPG

 

 

어제 눈물 콧물 흘리며 올랐던 그 언덕길을 내려오다가,

 

따뜻한 물을 챙기지 않은 것이 생각나서 혼자 잠시 집에 들어갔다 나왔더니

 

결국 먼저 가신 두 분과 길이 엇갈리고 말았다

 

22.JPG

 

23.JPG

 

 

그래 뭐.. 그렇다면 두 팀으로 나눠서 두 곳을 답사하면 되는거지 뭐!

 

문자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한솔/동훈형님은 시청 앞에서 (그냥 시청으로 명칭 통일하겠음)

 

나는 마을 앞 해변에서 11시 10분 개기일식 예정 시각 전후에

 

고도가 11도 밖에 되지 않을 태양이 빙산에 걸리지 않는지, 구도가 잘 나오는지 각각의 장소에서 보기로 한다

 

24.JPG

 

25.JPG

 


내일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성공일지 실패일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오늘은 사람이 할 수 있는 만큼은 100%의 준비를 해 보자

 

 

해변은 답사를 나온 세계 각국의 사람들로 분주했다

 

방송 장비를 세팅하고 있는 노르웨이 방송국도 보이고

 

일본인 단체 원정대도 몇 팀이나 만났다

 

해변의 끝자락에 작은 의자를 놓고 앉아서 그 풍경과 사람들을 바라본다

 

30.JPG

 

 

딱 봐도 알아볼 수 있다

 

이것 하나만을 위해 여기까지 온 사람들.

 

그냥 눈빛만 마주쳐도 친구를 만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니 친구라기보다는 무수한 전투를 함께 한 전우같은 그런 동질감이 느껴진다 할까.

 

 

어디에서 왔냐, 내일 날씨 어떨거 같냐, 어느 포인트에서 볼거냐, 몇 번째 일식이냐

 

처음 본 사람들끼리 스스럼없이 유쾌한 대화를 주고 받는다.

 

어떤 인생을 사는 사람인지는 몰라도 우리에겐 한 가지 동일한 열망이 있으니까..

 

 

지나가는 영국 아저씨에게 부탁해서 인증샷 한 장

 

29.jpg

 

 

싱가폴에서 일한다는 멕시코 총각과 한참 중국과 호주에서의 지난 개기일식을 떠들다보니

 

어느새 11시 11분, 그 시각이 되었다

 

27.JPG

 

이 정도면 훌륭하지! 구름도 내일 이만큼만 되어도 더할 나위가 없겠다

 

 

같은 시각 시청 앞의 답사 1조

 

28.JPG

 

여기도 무난히 고도 11도의 태양 관측 성공.

 

 

혼자인 것이 조금 외롭긴 하다

 

일본에서도 백여명이 몰려 왔는데

 

한국에서는 우리 셋이 전부다

 

북극의 앞바다를 멍하니 지켜보며 앉아 있으니

 

31.JPG

 

 

멀리서 답사 1조가 걸어온다

 

32.JPG

 

 

방금 영국 아저씨에게 배운 행운의 손가락.

 

내일 일식 성공을 기원하며.. Good Luck!

 

33.JPG

 

 

북극정복 포즈

 

34.JPG

 

 

그렇다면 나는 나폴레옹 포즈로!

 

(손 끝에 쥐고 있는 것은 갤노트 터치펜이다. 북극에서도 카톡은 빵빵 터지는데.. 손이 시려서 손가락 대신 펜으로.)

 

36.jpg

 

(집에 와서 그림을 찾아보니 방향도 다르고 별로 비슷하지 않음)

David.jpg

 

 

북극의 앞바다에 살얼음이 얼어 있다

 

35.jpg

 

 

이건 도저히 바닷물 같아 보이지가 않아서 한 입 맛을 봤는데..

 

아오... 짜다 짜.... (그걸 꼭 먹어봐야 아나)

 

 

해변의 360º 파노라마 (클릭해서 크게 보세요)

 

20150319_112215.jpg   

  

대한민국 유일의 북극 개기일식 원정대

 

41.JPG

 

 

답사를 마치고 시내에 있는 스발바르 박물관으로 향했다 (Svalbard Museum)

 

43.JPG

 

 

박물관 앞에서 바라본 도심(?) 풍경은 구글맵 이미지에서 보던 바로 그 모습이다

 

42.JPG

 

 

한쪽이 소란스러워서 뭔가 봤더니.. 우리의 주적, Travel Quest 관광버스가 거기 서 있었다

 

44.JPG

 

 

하오.. 이것들 때문에 북극에 방도 못 구하고 고생한 거 생각하면....

 

(2편에서 언급했듯이, Travel Quest는 미국의 개기일식 전문 여행사로

 이미 몇 년 전에 스발바르의 주요 호텔들을 통째로 다 사놓고

 항공료 제외한 현지 일정만 인당 최소 천만원짜리 패키지를 파는 봉이 김선달 같은 애들이다)

 

천만원씩 내고 북극에 온 미국 부자들은 대체 어떻게 생겼나 버스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한참을 구경했다

 

(그 부자들이 너네 얼굴에 붙인 거 뭐냐고, 동상방지 테잎 어디서 사냐 물어보길래

 여기선 안 판다고 살살 약올려 주었다. 돈으로 못 사는 것도 있다고..)

 

 

북극 중심의 세계지도

 

45.JPG

 

 

북극, 스발바르 제도에 사는 동식물과 생활상이 디테일하게 전시되어 있었다

 

46.JPG

 

 

원래부터 북극에 살고 있었을 것 같은 두 분

 

46_1.JPG  

 

초기 탐험자들의 장비. 보기만 해도 춥다

 

49.JPG

 

 

물개 잡으러 북극까지.. 힘들다 힘들어

 

47.JPG

 

48.JPG

 

 

그들이 살던 집

 

50.JPG

 

 

이 곳, 롱이어비엔(Longyearbyen)은 석탄 채굴을 위해 1905년에 만들어진 마을이다

 

(철광석 채굴을 위해 만들어진 키루나와 그 시기가 거의 같다)

 

Longyear라는 미국의 자원개발 사업가가 정착촌을 건설해서,

 

그 이름대로 롱이어 롱이어 하다가 롱이어비엔으로 굳어졌다는..

 

51.JPG

 

 

그들은 무얼 찾아서 이곳까지 왔을까? 원주민도 살지 않던 척박한 땅에..

 

요즘에 우리가 인생 ‘막장’을 얘기하는 것처럼

 

'너 롱이어라도 갈래?' 이런 분위기가 아니었을까?

 

그래도, 세상의 끝자락에서도 삶은 계속된다

 

52.JPG

 

53.JPG

 

 

내가 스발바르 박물관에서 본 가장 인상깊은 모형이다

 

54.JPG

 

 

북극의 땅 속에서 흙먼지와 돌가루를 마시며 석탄을 캤을 그 어떤 사람들.

 

인간은 참으로 위대한, 어찌보면 정말로 집요한 존재가 아닐까?

 

 

 

콜라를 참 좋아하는 동훈님

 

57.JPG

 (북극곰=콜라 =동훈형님?)

 

 

여기도 싼타 마을이라고.. 거대한 우체통이 있었다

 

56.JPG

 

 

어젯밤에 공포와 절망을 선사했던 그 길 없는 언덕길을 그냥 올라 보기로 한다 (뭐 짐도 없으니까..)

 

58.JPG

 

 

여기선 애당초 어디가 길인지 정해진 것이 없다

 

누군가의 발자국이 있으면 길이겠거니 하고 따라 가거나

 

길이 없으면 그대로 길을 만들면 된다

 

59.JPG

 

 

어젯밤 거대해 보이던 그 눈 언덕에 다 올라왔다

 

오르고 보니 별 것 아닌데...

 

60.JPG

 

 

 

집에 들어가니, 니코가 기다리고 있었다

 

폴란드에서 온 친절한 훈남.

 

61.jpg

 

 

니코는 친누나랑 폴란드에서 왔다고 한다

 

본인은 폴란드의 공대 환경공학과 졸업반인데, 한 학기를 남겨두고 휴학을 하고서

 

세계 각지를 돌며 일하고 여행하는 중이다.

 

셀프 워킹홀리데이 같은 것일까? (몇 달 뒤에는 또 떠날 궁리를 하고 있다)

 

어느 나라의 스시집에서 초밥 만드는 것도 배우고

 

또 어느 나라의 호텔 바에서는 칵테일 만드는 것도 배우고..

 

누나가 먼저 롱이어비엔에 들어와서 일하다가 니코도 이 집으로 합류.

 

누나랑 같이 마리앤스 폴라리그 호텔에서 일하고 (어제 그 호텔)

 

호텔내 바의 매니저로 근무중. (23세에 매니저면 고속 승진이네!)

 

그러다가 호텔 내의 다른 레스토랑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빨간머리 여친, 스웨덴 출신 아스트리드를 만나서

 

Niko와 친누나, 그리고 여친까지 한 집에 살고 있는 와중에

 

호텔 프런트 동료에게 내 얘기를 들은 것이다

 

호텔 동료 : Niko씨 잠깐 일루 와봐..

                수시로 우리한테 메일 보내서 방 없냐고 징징대는 불쌍한 아시아 애들이 있는데

                니가 한 번 구제해 줄래? 용돈도 벌고 말이야

 

Niko : 그래? 이상한 애들은 아니겠지? 얼마 받으면 될까?

 

뭐 이 정도 얘기가 오고 가지 않았을까?

 

 

전 세계를 여행하고 일하며 배우며..

 

취업에 허덕이는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상상도 못할 일인지도 모른다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정서와는 사뭇 다르다..

 

 

여튼, 집주인(실은 세입자) 만나서 얘기도 나누고 늦은 점심을 먹는다

 

62.JPG

 

 

니코씨가 우리 먹는 음식에 관심을 보인다. 자기도 전투식량 먹어 봤다고.

 

‘에이~~ 너 이거 먹으면 죽어~~ 이거 완전 매운거야‘

 

매운 거는 자신있다고 의기양양하게 말하는 폴란드 총각에게..

 

그럼 한 번 눈물 콧물 쪽 빼보라고 한 숟가락 떠 줬더니

 

63.JPG

 

 

정말로 잘 먹는다

 

64.JPG

 

 

호기롭게 참고 먹는 것도 아니고 진짜로 쩝쩝거리며 거의 1인분을 된장국까지 싹싹 비웠다

 

잘 먹었다며 답례로 바나나 팬케이크를 만든다

 

65.JPG

 

 

마리앤스 폴라리그 호텔 Bar 매니저의 특제 팬케이크. 진짜로 맛있었다

 

66.JPG

 

 

오늘 오후에는 우리가 출발 전에 계획했던 (별보기 이외의) 유이한 관광 일정 중 두 번째,

 

관광택시 타고 스발바르 외곽의 명소들을 둘러보러 길을 나섰다

 

(첫 번째 관광 일정은 오슬로의 뭉크 원작 감상이었다)

 

택시가 마리앤스 폴라리그 호텔 앞에 오후 4시에 오기로 되어 있다

 

(정확한 명칭은 Mary-Ann's Polarrigg)

 

71.JPG

 

 

언젠가 죽기 전에 저기 한 번 묵어볼 기회가 또 오겠지 (여기서 일식이 또 언제 있더라?)

 

호텔 앞에서.. 지극히 만화적인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두 분

 

72.JPG

 

※ 이전 스웨덴 편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얼굴에 붙이고 있는 것은 동상 방지 테잎이다

     생긴건 DHC 기름종이랑 똑같이 생겼지만 절대 그건 아니고..

     북극의 냉동실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는 얼굴, 그 중에 가장 시린 광대뼈 부위에 붙여 놓으면

     신기하게도 추위가 사라진다.

     부작용 : 뗄 때 얼굴의 솜털도 같이 벗겨짐, 사진 찍으면 울고 있는 것처럼 보임

 

 

나는 관광택시라고 해서 커 봤자 밴 정도를 생각했는데,

 

이건 우리나라 기준에서는 택시라기보단 미니버스다

 

73.JPG

 

 

길게 이어진 송전탑만 아니면, 여기도 인터스텔라의 외계 행성과 다를 바가 없다

 

74.JPG

 

 

흠.. 여기 송전선로에선 웜홀 발견은 어려울 듯

 

75.JPG

 

(지난 수피령 관측기 마지막 즈음의 웜홀 부분 참조 : http://www.nightflight.or.kr/xe/160925)

 

 

복잡한 도심(?)을 지나

 

76.JPG

 

77.JPG

 

 

광야로 나왔다. (이런 풍경도 광야라 할 수 있을지?)

 

78.JPG

 

 

기가 막힌 풍경에 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79.JPG

 

 

썰매개 숙소

 

80.JPG

 

 

북극곰 주의

 

81.JPG

 

 

폭풍 눈물 삼형제

 

82.JPG

 

 

이건 뭐 하는 걸까?

 

83.JPG

 

 

빙산을 한참을 뱅뱅 돌고 돌아 올라서 첫 번째 목적지, 전파망원경 관측소에 도착했다

 

대체 여기에 이걸 만들려고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을까..

 

84.JPG

 

 

사진찍기 놀이

 

85.JPG

 86.JPG

 87.JPG

 

 

인간 망원경

 

88.JPG

 

 

북극의 빙산 꼭대기에 앉아서..

 

89.JPG

 

저 멀리 설원과 바다를 바라보며 담배 한 대.. 이렇게 맛있을 수 있을까?

 

90.JPG

 

92.JPG 

93.JPG

 

 

저 아이는 대체 여기서 무얼 먹고 사나?

 

(너 참 고생 많다)

91.JPG  

 

순록(이 아닌가?)이야 그렇다 쳐도

 

이 사람들은 여기서 뭐 해먹고 사나?

 

(진짜 고생 많아요)

94.JPG  

 

앞바다에 정박 중인 군함.

 

북극에 군대라니 왠지 잘 어울리진 않지만.. 너네도 욕 본다..

 

95.JPG

 

 

공항 뒷산을 한참을 달려서 두 번째 목적지, Global Seed Vault에 도착했다

 

97.JPG

 

 

현대판 노아의 방주.

 

빙산의 지층을 수평으로 파서

 

그 안에 전세계 동식물의 종자 수십만 종을 모두 모아 놨다는 그 곳이다

 

96.JPG

 

 

(지현형님에 따르면) 오바마가 와도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는 이 곳은

 

1년에 딱 하루만 문을 열고 새로운 종자를 받는다.

 

내가 갔는데도 문은 열어주지 않았다

 

99.JPG

 

여기도 역시 모르고 왔으면 그냥 삐딱한 콘크리트 구조물 정도로만 생각했겠지..

 

(Seed Vault 내부 구조도는 링크 참조

  http://www.theblaze.com/stories/2012/02/28/syrian-crops-added-to-arctic-doomsday-seed-vault)

 

 

Seed Vault에서 산 밑을 보니.. 애증의 장소. 롱이어비엔 공항

 

아니 공항코드 LYR이 한 눈에 보인다

 

98.JPG

 

 

비행편를 잡기 위해서, 생존을 위한 숙소를 구하기 위해서

 

1년이 넘는 시간동안 거의 매일 LYR 세글자를 생각하며 지냈다

 

그 LYR을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니 감회가 새롭다

 

 

유태엽님 말씀대로

 

아무리 두드려도 문이 열리지 않으면


부수고 들어가면 그만이다



시내 중심가의 광부 동상에서 같은 포즈로.. (표정도 깨알같이 똑같이)

 

100.JPG

 

 

택시 투어를 마치고 가게에서 콜라와 맥주 몇 캔을 사서 집으로..

 

101.JPG

 

 

낮에도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추위에도

 

빵빵한 방한복에 몸은 더워서 콜라를 마시며 걷는데,

 

한참 마시다 보니 분명히 남았는데도 콜라가 나오지 않는다

 

이게 뭔가 콜라캔을 살펴보니 먹던 중에 그냥 얼어 버린 것.

 

110.JPG

 

 

아 이런.. 북극에서는 콜라도 빨리 마셔야 한다는 교훈을 배우며..

 

북극에서 냉장고를 많이 팔아먹을 수 있겠다는 마케팅적인 생각이 먼저 든다 (이건 직업병..)

 

 

내가 걷는 길이 바로 길이다 - 스스로 길을 만들고 있는 한 사람

 

111.JPG

 

 

북극의 밤 풍경. 가로등 불빛들도 왠지 따뜻해 보인다

 

112.jpg

 

 

9시반, 북극의 오로라를 보러 나왔는데 오늘밤은 구름이 가득하다

 

북극성이 희미하게 천정에서 반짝인다

 

눈높이에, 고도 37도에 낮게 걸쳐있던 북극성이 고도 78도 하늘 꼭대기에서 보이니

 

우리가 온 곳이 어디인지 실감이 난다

 

완벽히 천정을 가로지르는 북극성을 보고 싶다.

 

근데 그러려면 북극점에 가야 하니.. 그건 쉽지 않겠지..

 

오늘 관측은 꽝! 아마도 밤에 의미있는 관측을 하지 못한 것은 원정기간 동안 처음일 것이다

 

 

따뜻한 방에서 맥주 한 잔 하며 보는 것은 무엇?

 

113.JPG

 

 

오로라와 너무나도 닮아있는 드보르작 첼로 협주곡 명연주 감상 중

 

114.jpg

 

 

오로라 주제곡인 드보르작 첼로 협주곡에 이어

 

일식 주제곡인 '해야'를 흥얼거리며 잠자리에 들었다

 

이제 드디어 D-Day가 다가온다. 그토록 기다리던 다음날 아침이.. 

 

 

해야 떠라 해야 떠라 빨갛게 해야 솟아라

고운 해야 모든 어둠 먹고 애띤 얼굴 솟아라

 

 

 

 

 

 

                                                                          Nightwid 無雲

 

 

 

 

1. Prologue : 모든 것의 발단

 

2. 원정 준비 :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원정

 

3. 1일차(서울-키루나) : 라플란드로 가자

 

4. 2일차(키루나) : 오로라와의 조우

 

5. 3~4일차(키루나-아비스코) : 태초의 얼음 호수

  

6. 5일차(나르빅-키루나) : 폭풍의 하늘

 

7. 6일차(오슬로-스발바르) : 뭉크를 찾아서, 북극을 향해서

 

8. 7일차(스발바르) :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자

 

9. 8일차(스발바르-오슬로) : 너무나 아름답고 완벽한 시공간

 

10. 9~10일차(프랑크푸르트-한국) : 10일간 비행기 10번 타기

 

11. Epilogue : 진인사대천명

 

 

?
  • 유태엽 감사 2015.06.19 03:09

    1. 드디어 다음 회에는 결정적 순간을 볼 수 있겠군요.
    같은 장소에서 관측한 어떤 기사를 보니
    구름이 지나가긴 했지만 일식은 퍼펙트 했다고 하더군요. 기대 됩니다.

    2. 창문 밖으로 빙산도 보이니,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빙산을 우리나라 눈 같이 생각할 것 같습니다.
    대만사람들이 눈도 보고 스키도 타러 한국에 관광오는 것과 비슷하겠네요.

    3. 바닷물 맛보시는 게 저와 같습니다. 저는 조금 마셔도 봅니다.
    지구 각 지역 바다나 호수 맛은 모두 다릅니다.
    먼저 두 손도 담가 보지요. 언제쯤 되어야 내 몸의 기 (氣) 가 바다를 통해
    지구를 한바퀴 돌아 다시 손으로 돌아올까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그곳 북극바다는 온난화로 녹은 빙하 때문에 염도가 조금 떨어졌을 듯 합니다.

    4. Sun Dogs 도 보셨다니 부럽습니다.
    출발 전에 지성으로 준비해 가시더니 정말 감천입니다.
    제 글도 인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회도 기대하겠습니다.

  • 조강욱 관측부장 2015.06.23 06:59
    저도 종종 물검사(?)를 해 보는데
    바닷가의 멋진 경관을 보면 이게 소금물이라는게 믿기지 않아서
    먹어보고 싶은 충동이 듭니다 ㅎ
    그리고 북극의 바닷물은.. 엄청나게 짰어요 ㅡ_ㅡ;;

    Sun Dogs는 정말.. 감사드립니다
    더 완벽한 아이를 보지 못해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날씨가 너무 좋아서 권층운을 보기가 어려웠어요 ^^;;;
  • 이세종 홍보부장 2016.03.31 14:53
    이게 하일라이트인가 했더니 다음회가 하일라이트이군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관측기] 2015 북극권 원정 - #8. 7일차(스발바르) : 길이 없으면... 3 조강욱 관측부장 2015.06.16 5276
24 [관측기] 2015 북극권 원정 - #7. 6일차(오슬로-스발바르) : 뭉크... 조강욱 관측부장 2015.06.08 4857
23 [관측기] 2015 북극권 원정 - #6. 5일차(나르빅-키루나) : 폭풍의... 4 조강욱 관측부장 2015.05.13 6259
22 [관측기] 2015 북극권 원정 - #5. 3~4일차(키루나-아비스코) : 태... 4 조강욱 관측부장 2015.05.06 5444
21 [관측기] 2015 북극권 원정 - #4. 2일차(키루나) : 오로라와의 조우 8 조강욱 관측부장 2015.04.28 5121
20 [관측기] 2015 북극권 원정 - #3. 1일차(서울-키루나) : 라플란드... 7 조강욱 관측부장 2015.04.22 5242
19 [관측기] 2015 북극권 원정 - #2. 원정 준비 : 세상에서 가장 어... 6 조강욱 관측부장 2015.04.12 5807
18 [관측기] 2015 북극권 오로라 & 개기일식 원정 - #1. Prologue : ... 7 file 조강욱 관측부장 2015.03.29 5998
17 [관측기] 2015 북극권 오로라 & 개기일식 원정 - 예고편 8 file 조강욱 관측부장 2015.03.23 5278
16 결정적 순간 #3. 2015 북극권 개기일식 & 오로라 (3편) 6 file 조강욱 관측부장 2015.02.20 6165
15 [관측기] 서호주 #5. 별 찾는 수도승 (마지막회) 6 1 file 조강욱 관측부장 2015.01.14 6108
14 [관측기] 서호주 #4. 자연의 창으로 우주를 바라보다 5 1 file 조강욱 관측부장 2015.01.08 6712
13 [관측기] 서호주 #3. 피너클스와 인도양, 쪽박과 대박 사이 2 1 file 조강욱 관측부장 2014.12.19 5977
12 [관측기] 서호주 #2. 별이불이 제일 따뜻해 4 1 file 조강욱 관측부장 2014.12.08 6871
11 [관측기] 서호주 무계획 관측여행 #1. 바람 좀 쐬고 올께요. 서호... 7 file 조강욱 관측부장 2014.11.30 5137
10 [관측기] 맨눈과 함께 한 10월 (예천 연수, 관측대회 포함) 3 1 file 조강욱 관측부장 2014.10.31 6147
9 관심법(觀深法) #6. 구상성단 (1/3) - 관측 Point 3 file 조강욱 관측부장 2014.09.11 8152
8 [관측기] 별로 가득찬 여행 - 산청 별아띠&횡성 천문인마을 2 1 file 조강욱 관측부장 2014.08.27 5799
7 관심법(觀深法) #5. 산개성단 (4/4) - Sketch technic 4 1 file 조강욱 관측부장 2014.05.29 6098
6 결정적 순간 #2. 2015 북극권 개기일식 & 오로라 (2편) 10 1 file 조강욱 관측부장 2014.05.17 939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Next
/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