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후기가 아닌 관측 후기입니다.
멋진 장비를 갖추셨던 각 조 조장님들께서 곧 멋진 사진들을 올리실거라 기대되네요.
그 멋진 사진들 기다리시며 제 허접한 사진들은 걍 심심풀이 땅콩으로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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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강화도 강서중학교나 광명시 가학광산에서 관측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천문지도사 3급 연수차 경기도 가평이라는 새로운 곳에서 자유 관측을 하는 기회를 맞게 되니
마치 초등학생 때 소풍 전날 들뜬 마음에 잠못 이루듯 마음이 들뜨더군요.
이유야 모두 다르겠지만 같은 방향을 향해 걷고 있는 여러 동기분들과 함께 갖게 된 기회여서,
그리고 비록 밤새 달이 휘영청 밝기는 하겠지만
맑은 날씨를 예보하는 일기예보 때문에 더더욱 들떴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다보니 관측 계획을 좀더 주의를 기울여서 짜보게 되었습니다.
일시 : 2014년 9월 13일 22시 ~ 익일 아침.
장소 : 경기도 가평 서울학생교육원 축령산본원
관측 목표 : - iOptron SkyTracker를 활용한 메시에 목록상의 천체 점상사진 촬영
(대상 천체 : M2, M15, M42)
- 주위 지형에 걸맞는 점상 사진 촬영 또는 별일주 사진 촬영
- 국제 우주정거장 관측
저는 iOptron사의 SkyTracker라는 장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중적인 DSLR(기종 : 캐논 EOS 650D)과 '헝그리 망원렌즈'라고 부르는 50~250mm 번들 망원렌즈를 얹어 천체를 촬영하고 있죠.
모두 천체 사진 촬영에 있어 가장 초보적인 단계에 해당하는, 저렴한 구성입니다.
사실 이러한 구성으로 메시에 목록과 같은 딥스카이의 촬영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주로 점상 사진, 또는 은하수 사진, 별자리 사진 등을 촬영하는데 사용하죠.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장비만으로 쌍안경 관측 EASY 등급에 해당하는 42개 메시에 천체를 모두 촬영해 볼 계획하에 촬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관측 계획상에 포함된 M2, M15, M42는 13일 달의 위치를 고려하여 되도록 달과 멀리 떨어지고 고도도 적당한(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은) 천체로서 선택한 천체입니다.
따라서 관측 계획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었습니다.
M2 : 13일 22시 40분 전후로 남쪽 방향 고도 50도 지점을 겨냥하여 촬영
M15 : 13일 23시 25분 전후로 남쪽 방향 고도 52도 지점을 겨냥하여 촬영
M42 : 14일 04시 50분 전후로 남동쪽 방향 고도 40도 지점을 겨냥하여 촬영
M15와 M42 관측 사이 시간에 점상 사진 또는 별일주 사진 촬영
M42관측 후 05시 34분부터 38분까지 북쪽하늘 32도 고도를 통과하는 ISS 관측
관측의 진행
사진 1> M2 : 중앙에 다른 별들과 달리 뿌옇게 퍼져 보이는 천체가 M2 구상성단입니다.
NGC 목록에는 7089번째로 등록되어있습니다.
연령은 130억 년, 약 37,500광년 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노출 : 120초
조리개 : 5.6
ISO : 400
날씨는 좋았지만 달이 너무나 밝아서인지, 물병자리의 기준별을 찾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하여 촬영 대상 천체를 카메라 화각의 중앙에 위치시키는데, 그리고 초점을 맞추는데 예상보다 많은 시간을 썼습니다.
그러다보니 프로장비를 운용하시는 다른 조장님들 촬영중에 별지시기를 켜는 실례를 범하고 말았네요.
이 자리를 빌어 다시금 사과드립니다. ^^;;;
사진 2> M15 : 중앙에 다른 별들과 달리 뿌옇게 퍼져 보이는 천체가 M15 구상성단입니다.
NGC 목록에는 7078번째로 등록되어있습니다.
연령은 120억년, 3만 5천광년 거리에 위치합니다.
우리 은하의 주위를 공전하는 구상성단으로서 가장 밀도가 높은 구상성단에 속합니다.
구상성단으로서 행성상 성운을 품고 있는 현상이 발견된 최초의 성단이기도 합니다.
행성상 성운의 명칭은 Pease 1이라고 하며 PN Ku 648 또는 Kurster 648이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습니다.
노출 : 60.3초
조리개 : 5.6
ISO : 400
M15는 페가수스의 미끈한 머리 끝 코부분의 별인 Enif 의 연결선상에 존재합니다.
M2에 비해서는 훨씬 수월하게 위치를 잡고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헤드볼 나사가 하나 느슨해지면서 극축이 틀어지는 일이 생겼습니다.
SkyTracker와 같은 서민적인 ㅡㅡ;;; 장비는 이걸 손으로 하나하나 다 맞춰줘야 합니다.
물론 애써 찾은 천체의 겨냥도 다시해야 하죠.
결론적으로 고생을 좀 해야 하고, 그 덕에 조금 더 머리에 진하게 남는 장점은 있는거 같습니다.
머리가 둔한 저로서는 이런 식의 학습이 좀 필요하기도 합니다. ^^;;;;
M15의 촬영을 마친 후
서쪽 축령산 능선으로 이제 막 넘어가기를 준비하는 백조자리를 일주 사진의 대상으로 선정했습니다.
사진 3> 학생교육원 서쪽 하늘,
아름다운 백조가 이제 둥지로 돌아가려는 듯 능선 너머를 향해 날개를 펴고 있습니다.
노출 : 151초
조리개 : 4.0
ISO : 400
사진 4> 학생교육원 서쪽 하늘의 별일주
합성 : Startrails Fade in Mode
노출 : 30초 X 306장
조리개 : 4.0
ISO : 400
일주사진을 찍다보니 북반구의 별공장 오리온 성운이 아름다운 붉은 별 베텔게우스를 필두로 동쪽 하늘에서 떠오릅니다.
오리온 대성운은 북반구에서 가장 왕성하게 새로운 별을 생성해내는 별공장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누구나 쉽게 알아보는 삼태성(오리온 벨트) 아래 위치하다보니 육안으로도 찾기 쉽고, 망원경이나 카메라 겨냥도 무척 쉽습니다.
M42의 촬영은 정말 짧은 시간에 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 5> M42 오리온 대성운
노출 : 80.5초
조리개 : 5.6
ISO : 400
이제 동녘 하늘이 밝아오면서 새로운 아침이 찾아오네요.
항상 뭔가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겨서 계획한 천체들을 모두 관측하지 못하는게 일반적이었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미리 계획한 대상을 모두 관측하고 촬영했습니다.
카시오페이아의 아름다운 별빛이 사그러드는 이른 새벽,
국제 우주정거장이 마치 무대의 막을 내리듯 밝은 빛을 뿜어내며 북쪽 하늘을 유유히 가로지르고 있었습니다.
밝아오는 하늘을 보며 피곤보다 보람이 크게 남은 관측이었습니다.
새벽까지 관측을 함께 해주신 저희 6조 허기행 조장님과 5조 서성훈 조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시간 함께 해주신 16기 동기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리고요.
이 즐거운 자리를 마련해주시고, 준비해주신 원치복 지부장님 이하 천문학회 선생님들, 서울학생교육원 선생님들께도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사진 6> 즐거웠던 가평 서울학생교육원 관측지에서 마무리샷.
p.s : 모델이 되어준 경통은 6조 허기행 조장님의 APO굴절망원경입니다.
연수후기 고맙습니다.
계획했던 대상을 멋있게 자료로 남기셨네요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