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 2015년 12월 24일
<목 차>
I. 청천낙성
– 1 부
우리 존재의 위치 찾기 (6) – 행성상성운
광도함수
(1) 행성상성운으로 거리 구하기
(2) 행성상성운 광도함수
모양은 ?
(3)
M31 NGC 2403 NGC 5866 거리계산
(4) 0. 000000015 % 의 아름다움
II. 청천낙성 – 2 부
닮은 듯 다른 듯 –
행성상성운과
초신성잔해
(1) 안시관측과 우주망원경사진으로
구별해보기
(2) 보통별이 만드는 행성상성운 : 중심성은 백색왜성 진화
1. 난 두 번 팽창하거든 !
2. 외피 Gas 발광모습
(3) WR
Star 가 만드는 행성상성운 : 중심성은
초신성 폭발
(4) 행성상성운이 희귀한 이유
(5) 초신성잔해에 중심성이
있기도하고 없기도 한 이유
(6) 두 천체는 어떻게 구별할까 ?
(7) 분광관측 없으면 행성상성운도
없다
III. 월하산책
잃어버린
별자리를 찾아서 (23) – 해시계 Solarium
(1) 아마추어 천문가가 만든
별자리
(2) 해시계 위치찾기
(3) 그물을 쫒아낸 해시계
(4) 그물의 항변 두가지
1. 나는 물고기 잡는 그물이 아니올시다
2. 날 만든 분은 Lacaille 가 아닙니다
(5) 해는
짧고 갈 길은 멀고
<본 문>
I. 청천낙성 – 1 부
우리 존재의 위치 찾기 (6) – 행성상성운 광도함수
(1) 행성상성운으로 거리 구하기
이번 청천낙성에선
행성상성운 (Planetary Nebula) 을 이용해 거리를 재는 방법을 알아보려 합니다. 행성상성운은 스스로 빛을 내는 발광성운 (Emission Nebula) 이므로
자체의 본래광도 (L. Intrinsic Luminosity) 를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행성상성운의 본래광도를 알아낼
수 있다면 그 본래광도와 안시밝기를 거리계산식에 대입해서 거리를 알 수 있고, 그 행성상성운이 속해있는
은하까지 거리가 산출됩니다.
그런데
행성상성운의 외피 가스층은 평균 약 20 km/s 속도로 팽창하고 있습니다. 가스층이 커지면서 가스밀도는 희박해지므로
본래광도는 각각의 행성상성운 나이에 따라 모두 다를 것임이 예상됩니다. 이렇게 어떤 은하내부에서 각기 모두 다른 본래광도를 지닌 행성상성운 중에서
특정 대상의 본래광도를 어떻게 알아낼 수 있을까요 ?
이런 경우에
사용되는 방법이 지난호 구상성단 광도함수 (GCLF.
Globular Cluster Luminosity Function) 경우와 같은 통계입니다. 구상성단 칼럼을 다시 인용하면, 우선 여러 은하내부 행성상성운 안시밝기 (B) 를 측정해서 통계를
낸 다음, 그 통계들에서 특정한 규칙성을 도출합니다. 그 규칙성이 이미 거리를 알고 있는 어떤 은하내부 행성상성운 집단에도
적용가능하다면, 해당 규칙성으로부터 거리를 측정하려는 행성상성운의 본래광도 (L) 를 알 수 있게되어 거리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모든 은하내부
행성상성운 안시밝기에는 어떤 규칙성이 보이는데, 이 규칙성으로 만든 그래프를 “행성상성운 광도함수 (PNLF. Planetary Nebula
Luminosity Function)” 라고 부릅니다.
(2) 행성상성운 광도함수 모양은 ?
지난호
구상성단 광도함수를 만들 때 말씀드린 정규분포함수를 기억하실 겁니다. 그런데 어떤 안시밝기를 갖는 행성상성운의 갯수로 그래프를 만들면 정규분포
곡선이 되지는 않습니다. 과연
어떤 모양이 되는지 M31 (Andromeda 은하) 내부
행성상 성운으로 그래프를 그려보고 그래프의 함수식은 어떻게 나오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그림 1/2 M31 내부 행성상성운 광도함수 도출과정>
그래프 : National Optical Astronomy Observatory
(미국) noao.edu 참조해서 다시 그림>
우선 M31 내부 행성상성운의 안시등급과 갯수 관계를 Histogram 으로
그립니다. 이 Histogram 을 함수곡선으로 나타내면 반쪽 포물선 같은 곡선이 됩니다. 그래프 y 축은 행성상성운
갯수인데, 숫자간격을 log 단위로 표시한 것입니다. log 를 사용한 이유는 그래프곡선에서
특정함수를 도출하기 위함이며 별다른 의미는 없습니다.
그림의 y 축 숫자를 log 로
바꾸면 일정간격이 됨을 알 수 있습니다 (log 1 = 0. log 3 = 0. 4771. log 10 = 1.
log 30 = 1. 4771. log 100 = 2).
구상성단
광도함수는 정규분포 곡선이었는데, 행성상성운 광도함수가 반쪽 포물선이 되는 이유는, 행성상성운은 태어난 다음부터 시간이 흐를수록 가스층이 계속 팽창하면서 어두워지기 때문입니다. 태어날 때 가장 밝았다가 어두워지면서
결국 사라지므로 어두운 것들이 점점 많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M31 까지 거리는 이미 254 ± 11 만 광년으로 알려져있으므로, Posgon 응용방정식을 사용해서 관측된
안시등급으로 절대등급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M – m = – 5 log d + 5). 그런데 다른 방법을 통해 거리가 알려진 여러 다른 은하내부 행성상성운으로
그래프를 그려도, 안시등급 범위는 다르지만 거의 동일한 그래프 모양이 나오며, 가장 밝은 것의 절대등급은 – 4. 48 등급과 오차범위 + 0. 036 및 – 0. 046 으로 계산된다고 합니다. 이 수치를 위 그림에선 – 4. 526 ~ – 4. 444 등급으로 표시 드렸습니다.
이처럼
어떤 은하내부의 수많은 행성상성운 중에서 가장 밝은 것의 절대등급이 “거의” 동일한 이유이 행성상성운을 만든 원형별 (Progentor) 질량이
태양질량의 0. 8 ~ 8 배 범위이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도 태양질량을 전후한 것들이 대부분이므로 이들이 핵융합을 끝내고
남은 잔해로 만드는 행성상성운의 최대밝기도 비슷한 수준일 것임은 예상 가능합니다. 태양이 행성상성운이 되는 과정은 지난 한담객설 2015 년 9월 28일자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위에서
“거의” 라고 강조표시 드린 이유는 세상 모든 일들과 마찬가지로
여기에도 “예외” 가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행성상성운은 원형별 질량이 태양질량의 0. 8 ~ 8 배 범위를 훵씬 넘어 무려 무려 “20 배 이상” 인 것도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이 늙어가면서 만드는 행성상성운에는 행성상성운에광도함수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 별들은 Wolf-Rayet Star
(볼프 레이예 별) 로 불리며, 간단히 WR Star 로 쓰기도 합니다. 이런 행성상성운에 대해선 아래 청천낙성
2 부에서 다시 말씀 드리겠습니다.
그러면
다른 네개 은하내부 행성성성운 광도함수 모양을 보여 드립니다. 모두 M31 경우와 같은 형태입니다.
<그림 3 네 개 은하들의 행성상성운 광도함수.
출처 : Pennsylvania State
University. astrostastics.psu.edu>
(3) M31 NGC 2403 NGC
5866 거리계산
아래에선 M31 과 위 은하들 중 NGC 2403 및 NGC 5866 (M102) 두 개를 골라 행성상성운 광도함수로 거리를 계산해보고, 알려진 수치와 비교해 보겠습니다.
<그림 4/5 M31 내부 행성상성운 광도함수로 거리계산 과정 및 NED 자료와 비교.
NED 자료출처 : NASA/IPAC Extragalactic Database. 주소 : ned.ipac.caltech.edu>
M31 촤고광도점 안시등급은 <그림 1> 의
참고자료에 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안시등급 23. 35 등급수치는 그래프만으로 추정한 수치입니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0. 9444
Mpc 거리가 산출됩니다.
NED 자료 중에서 행성상성운 광도함수 방법으로만 측정한 수치는 두번쨰 그림의 왼쪽이며,
거리는 0. 673 ~ 0. 789 Mpc 범위입니다. 여러 측정방법 평균은 오른쪽의
0.784 Mpc 입니다.
M31 은 지구와 가까운 거리에 있으므로 먼 대상보다 안시등급 수치가 상대적으로 정확해야 합니다. 그래프만으로 최고광도점 안시등급을 추정한 것을 감안하면, 계산결과와 NED 자료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그림 6/7 NGC 2403 내부 행성상성운 광도함수로 거리계산 및 NED 자료와 비교.
NED 자료출처 : 위 그림과 동일>
NGC 2403 에서도 최고광도점 안시등급을 그래프만으로 추정했습니다. 계산결과는 3. 5908 Mpc 입니다. NED 자료에는 행성상성운 광도함수 방법으로는
하나의 자료만 실려있습니다. 계산결과는 NED 수치에 어느정도 근접해 있습니다.
<그림 8/9 NGC 5866 (M102) 내부 행성상성운 광도함수로 거리계산 및 NED 자료와 비교.
NED 자료출처 : 위 그림과 동일>
NGC 5866 (M102) 은 측정방법에 따라 거리차이가 많이 나므로, NED 에 게재된 측정방법 열가지 모두 실어 드렸습니다. NED 자료에서 행성상성운 방법은 14. 000 Mpc 이며, 그래프만으로 계산한 결과인 14. 9555 Mpc 과 1 Mpc 정도 차이납니다.
NED 자료에서 여러 방법 평균이 12. 005 Mpc 으로 계산된 이유는, 다른 몇가지 방법에서 6 ~ 9 Mpc 라는 상당히 차이나는 수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론 NGC 5866 (M102) 거리가 14~15 Mpc 으로 추정되므로
그래프만으로 계산한 거리와 비슷합니다.
행성상성운으로
거리를 측정하는 방법은 1966 년에 P. W. Hodge 라는
학자에 의해 처음 제시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방법이 실제로 사용된 때는 1978 년으로, H. C. Ford 와 D. C. Jenner 에 의해 M81 까지 거리측정 논문이 발표되었습니다. 그 후
1989 년에 R. Ciardullo 와 G. H.
Ford 및 J. D. Neil 등 학자에 의해 <그림 2> 에 표시드린 행성상성운 광도함수 수식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런 사항은 자료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설명됩니다.
(4) 0. 000000015 % 의 아름다움
우리은하
내부 행성상성운 중에서 현재까지 확인되고 목록번호 (Catalogue) 가 주어진 것은 2,500 개 정도이며, 우리은하 내부에 존재하는 모든 행성상성운
숫자는 25,000 ~ 30,000 개 정도로 추정됩니다. 우리은하 내부의 모든 별의 갯수는 최대
2,000 억개로 추정된다고 하므로, 행성상성운 숫자
30,000 개는 0. 0000 000 15 % 에 불과합니다 (소수점 이하 0 이 일곱개). 행성상성운이 이렇게 희귀한 이유는 청천낙성 2 부에서 다시 말씀 드리겠습니다.
하여간
맨 처음 단락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행성상성운이 되는 별의 질량은 태양질량의 0. 8 ~ 8 배 사이 입니다. 또한 별이 만들어지는 질량의 최대한계는 태양질량의 150 배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질량보다 큰 범위에선 너무 큰 중력 때문에 중심부 압력이 커져 중심부가
너무 뜨거워집니다. 따라서 바깥으로
향하는 열복사압력이 중심으로 향하는 중력을 초과하게되어 Gas 들이 바깥쪽으로 방출되므로 구형인 별이
형성되지 못합니다.
하여간
행성상성운 분포비율은 0. 0000 00015 % 에 불과하므로 생물로 따진다면 멸종단계에 있는 존재입니다. 비록 안시관측으로 그 화려한 모습을 볼
순 없지만, 본래의 아름다움은 우주전체에서 행성상성운을 따라올 수는 없을 듯 합니다.
<그림 10 배경그림출처 : 한담객설 2015. 8.16일자 그림 26 과 동일. 편집. 추가>
II. 청천낙성 – 2 부
닮은 듯 다른 듯 – 행성상성운과 초신성잔해
(1) 안시관측과 우주망원경사진으로 구별해보기
행성상성운과
초신성잔해는 광학망원경 안시관측은 물론, 사진으로만 보면 모양이 비슷해서 구별하기 쉽지 않습니다. 청천낙성 2 부에선 이들 두 가지 천체를 구별하는 방법을 알아보려 합니다. 먼저 이들이 안시관측으로는 어떻게 보이는지 아래의 두 장 스케치를 비교해
보십시오.
<그림 11 M97 스케치. 작가 : 우리지부 조강욱 관측부장님.
출처 : ASOD. 2014. 7. 10 게재. 링크주소 : asod.info/?p=12718>
<그림 12 M1 스케치. 작가 : Michael Vlasov. .
출처 : ASOD.
2008. 10. 11 게재.
링크주소 : asod.info/?p=1301>
첫번째
그림 M97 스케치는 ASOD (Astronomy Sketch of
the Day) 에 올라온 우리지부 조강욱 관측부장님의 35 개 스케치 중 하나입니다. 사이트 주소도 링크해 드렸습니다. M97 은 행성상성운이며 올뺴미 또는
올빼미눈 성운으로 불립니다 (Owl, Owl’s Eyes Nebula). 두번째는 다른 분이 그린 M1 (게성운. Crab Nebula) 입니다.
행성상성운인 M97 스케치엔 성운 가운데에 중심성이 그려져 있습니다. 반면에 초신성잔해인 M1 스케치에는
중심성이 보이지 않습니다. 사실 안시관측으로 보이진 않지만, 적외선
자외선 및 및 X 선 사진에선 중심성 Pulsar 가 확인됩니다 (Pulsar : 고속으로 회전하는 중성자성). 하여간 중심성 확인가능성 여부로 두 천체를 구별할 수 있을까요 ?
아래 사진들은
우주망원경 및 대형망원경 사진인데, 행성상성운과 초신성잔해 사진들을 섞어 놓았습니다. 이들에서 두 천체를 한 번 구별해보시기
바랍니다. 세부내역은 사진들 아래에
올려 드렸습니다.
<그림 13 출처 : (1) Hubble Space
Telescope. spacetelescope.org.
(2) Astronomy Picture
of the Day. apod.nasa.gov>
<그림 14 출처 (3) The European
Sourthern Observatory. eso.org.
(4) Hubble Space
Telescope spacetelescope.org>
<그림 15 출처 (5) Spitzer Space
Telescope. spitzer.caltech.edu.
(6) Chandra X-Ray
Observatory. chandra.si.edu>
<그림 16 출처 : (7) Chandra X-Ray
Observatory. chandra.si.edu.
(8) Astronomy Picture
of the Day apod.nasa.gov>
<그림 17 사진의 천체들 목록>
위 사진들에서
보시듯이 우주망원경 사진으로도 행성상성운인지 초신성인지 확실히 구별하긴 어렵습니다. 중심성 존재여부로만 본다면, 모든
행성상성운에선 중심성이 보이지만 초신성잔해에선 중심성이 보이는 것도 있고 안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1) 번 NGC 3132 행성상성운 중심에는 별이 두 개 (안시등급 10 등급 및 16 등급) 있습니다. 그 중에서 작고 어두운 별이 성운의 원형별인
백색왜성이고, 밝은 별은 백색왜성 주변의 별입니다. (4) 번 NGC 5189 는
대단히 특이한 행성성성운 입니다. 이
별의 중심성은 위 사진에선 확인하긴 어렵지만 이중성 입니다. 하나는 1 부 처음과 아래
단락에서 말씀드리는 Wolf-Rayet
Star (볼프 레이예 별. WR Star) 이고, 다른
하나는 백색왜성입니다. 따라서
이 성운은 두 별이 민든 Gas 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7) 번 사진에서 중심성이 있는 듯 보이지만, 그 별이 중심성은 아닙니다. 이 성운은 Type Ia 초신성이
폭발한 것입니다 (Type Ia 초신성 : 한담객설 2015. 9. 28 일자 참조).
초신성잔해
중심성 중에서 어떤 것들은 가시광선 광학망원경으로는 찍히지 않고, 적외선 자외선 또는 X 선 망원경 사진으로만 나타납니다. 이미 말씀드린 M1 및 위 단락의
초신성잔해 (5) 번 Cassiopeia A 사진의 중심성이
그런 경우입니다. 이 사진에서
빨간색은 Spitzer 망원경이 찍은 적외선 부분이며, 황색은 Hubble 망원경의 가시광선 부분입니다. 청색과 녹색이 Chandra X 선
망원경 부분인데, 중심성은 청색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따라서 Cassiopeia A 의
중심성은 X 선 망원경으로만 확인됨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모든 행성상성운엔 중심성이 있지만 초신성잔해엔 중심성이 있기도하고 없기도하다면,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이들 두 천체를 구별할 수 있을까요 ? 방법을
말씀 드리기 전에 먼저 이들 두가지 성운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2) 보통별이 만드는 행성상성운 : 중심성은 백색왜성 진화
1. 난 두 번 팽창하거든 !
극히 예외적인
것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행성상성운은 질량이 태양의 0. 8 ~ 8 배 정도되는 원형별 (Progenitor) 이 주계열성, 적색거성, 점근거성을 거쳐 백색왜성이 되면서 성운이 만들어 집니다. 따라서 성운의 중심에는 당연히 백색왜성이 존재합니다. 아래에 행성상성운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지난 한담객설 2015 년 9월 28일자에서
말씀 드린 태양의 진화과정도 같이 참조해주십시오.
<그림 18/19/20/21 행성상성운이 만들어지는 과정. 참고 : Kelvin = °C + 273. 15>
* 위 그림에 표기한 원자의 "흥분상태 (Excited State. 또는 들뜬 상태)" 에 대해서는
다음호에서 다시 자세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행성상성운은
점근거성 (AGB. Asymptotic Giant Branch) 후기에 만들어지며, 외피가 처음으로 우주가 날라갈 때부터 행성상성운이 완전히 만들어질 때까진 약
50 만년이 소요됩니다. 성운이
형성되는 첫 단계로, 점근거성의 외피 Gas 들이 초속 13 ~ 15 km 로 천천히 우주로 날라갈 때는 발광성운 (Emission)
은 아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때는 그냥 Gas 원자들일 뿐입니다. 이 시기를 위 그림에서 “1 차
팽창” 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두번쨰 단계로 접어들면 백색왜성에서 방출되는
강력한 자외선 광자 (Photon) 들이 초속 13 ~ 15 km 로
유유자적 늘어나던 외피층을 초속 1,600 ~ 1,700 km 의 속도로 때리게 됩니다. 이 때가 되어야 비로소 여러 Gas 원자들이 흥분상태 (Excited State. 들뜬상태) 가 되었다가 전자들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면서 제각각 빛을 내기 시작하고, 발광성운으로
변신합니다. 이 시기를 “2 차 팽창” 이라고 적었습니다. 아래
그림은 두 가지 팽창시기를 다시 그림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그림 22 행성상성운의 발광과정>
2 차 팽창시기에는 강력한 자외선 바람으로 단순히 원형 또는 양쪽 극방향으로 팽창하던 외피 Gas 들이 여러가지 다양한 모양을 띠게 됩니다. 백색왜성 각 부분에서 방출되는 자외선 광자들의 속도에 조금씩 차이가 있으므로
외피 Gas 들도 조금씩 다른 속도로 밀려나며, 이에 따라
여러가지 성운 모양이 만들어집니다. 백색왜성은
무채색을 유채색으로, 무형의 Gas 를 추상화나 구상화로
만들어내는 예술가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2. 외피 Gas 발광모습
그러면 자외선 광자가 외피 Gas 를 발광시키는 과정을 잘 보여주는 행성상성운 사진 하나 살펴보겠습니다.
<그림 23 NGC 2392 행성상성운 (Eskimo 성운). 쌍둥이자리. 오른쪽 그림 : 왼쪽 그림 우측상단 부분확대.
출처 : Chandra X-Ray Observatory. chandra.si.edu>
위 그림은 NGC
2392 인데, 털 달린 모자를 쓴 모습 같아 보통
Eskimo 성운으로 불립니다. 중심성에서 고속으로 방출된 자외선 광자가
Gas 층을 자극해서 원자들을 흥분시키고, 원자들이 흥분 이전 상태로 돌아가면서 빛을 내며 바깥쪽으로 팽창하고 있음이 잘 나타납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NGC 2392 에선 기타 행성상성운과는 다르게, 중심성에서 X 선이 과도하게 방출된다고 합니다. 사진에서 성운주변 갈색부분은
Hubble 망원경 가시광선 영역이고, 중심부 핑크색 부분은 Chandra X 선 우주망원경이 찍은 것입니다. 핑크색 부분이 X 선을 나타냅니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 NGC 2392 중심부에는 사진에 보이는 백색왜성 이외에, 사진에
안보이는 또다른 동반성 (거성) 이 존재한다고 추정됩니다. 동반성이 거성인 경우에, 백색왜성에서 방출되는 강력한 자외선 바람 때문에 거성외피가
벗겨지면서 X 선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담객설 2015. 9. 28 일자 참조).
(3) WR Star 가 만드는 행성상성운 : 중심성은 초신성 폭발
일반적으론 태양질량의 0. 8 ~ 8 배인 별이 백색왜성이되면서 만드는 성운을 행성상성운이라 부릅니다. 하지만 태양질량의 20 배가 넘는 별도 늙어가면서 성운을 만드는데, 이런 성운 중에서
모양이 행성상성운을 닯은 것도 있습니다. 행성상성운
용어는 “狀 (상)” 이란 글자에서 알 수 있듯이,
단순히 모양만 보고 만들어진 것이므로 이들도 행성상성운으로 부릅니다.
이렇게 태양질량의
20 배가 넘는 초거성이 늙어가면서 성운을 만들 때, 그 별을 특히 Wolf-Rayet Star (볼프 레이예 별) 로
부르며, 간단히 WR Star 로 쓰기도 합니다. 따라서
WR Star 란 초거성의 진화단계 중에서 성운을 만드는 특정 단계를 말하며, 이 단계가
지나면 초신성 폭발하게 됩니다. 잘
아시는 Thor’s Helmet (토르의 헬멧), Crescent
Nebula (초승달 성운) 의 중심성이 WR Star 입니다 (아래사진 참조).
태양질량의 20 배가
넘는 별이 중심부 수소핵융합이
끝내고 외피수소 및 중심부헬륩으로 핵융합하는 단계에 접어들면 복사압력이 중력을 초과해서 강력한 항성풍이 발생합니다. 이런 시점의 WR Star 표면온도는 30,000 ~ 200,000 Kelvn 입니다. 백색왜성이 행성상성운을 만들 때의 표면온도 15,000~20,000 Kelvin 과 많이 차이납니다. WR Star 의 본래광도는 태양 본래광도의 15 만 ~ 300 만 배에 달합니다.
이 항성풍
때문에 외피에 남아있던 수소원자들과 기타 원소들이 초속 2,000 km 가 넘는 속도로 우주로 방출됩니다. 이들 원소는 같이 방출되는 자외선의 영향으로
발광하며 성운을 형성합니다. 그
성운들 중에서 행성상성운 모양인 것들도 있습니다.
물론 다른 모양들도 있으며, 그들은 그냥 성운으로 불립니다.
태양질량의 0.
8 ~ 8 배인 별의 외피가 우주로 방출되는 원인은 원형별의 중심부와 외피 사이의 온도차이가 원인이었습니다. 그러나 WR Star 경우는 강력한 항성풍 때문입니다. 따라서 태양질량의 0. 8 ~ 8 배인 별 경우처럼 1 차, 2 차 팽창으로 나뉘어지지는 않고 모양도 다양합니다. WR Star 가 만드는 성운모양을 몇가지 Type 으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그림 23-1 중심성이 WR Star
인 성운 – 모범생 행성상성운 Type.
출처 :
commons.wikimedia.org>
<그림 23-2 중심성이 WR Star
인 성운 – 따라그리기 Type.
출처 : commons.wikimedia.org / National
Optical Astronomy Observatory.
noao.edu>
<그림 23-3 중심성이 WR Star
인 성운 – 자폭 Type.
출처 : Hubble
Space Telescope. spacetelescope.org /
Hubbe Site. hubblesite.org>
(4) 행성상성운이 희귀한 이유
백색왜성이 나이가 들어갈수록 온도가 점차 내려가
점차 식어지면서, 언젠가는 자외선을 방출하지 못하는 시점이 옵니다. 그러면 성운의 기체를 더 이상 흥분시킬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이미 흥분된 Gas 는 아직 흥분상태가 되지 못한 Gas 와 함께 계속 우주공간으로
퍼져나가게 될 겁니다. 새롭게 흥분되는 Gas 가 없으니 성운이 퍼져나감에 따라 밝기가 희미해지면서 Gas 들은 우주공간으로 흩어져 사라지게 됩니다.
점근거성의 외피
Gas 로 행성상성운이 만들어지는 기간은 50 만년 정도 됩니다. 그러나 행성상성운이 완전히 모양을 갖추고
백색왜성으로부터 더 이상 자외선 방출이 없을 때부터, 다른 말로는 성운 Gas 의 추가적 흥분상태가 정지된 때로부터 성운이 우주로 흩어져 더 이상 발광성운임을 확인할 수 없을 때까지는
짧으면 1 만년 길게는 3 만년 밖에 걸리지 걸리지 않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은하의 별 갯수는 2,000 억개나 되지만, 우리은하 내부에서 현재까지 확인된 행성상성운은 불과 2,500 개 정도이며 우리은하 내부에 존재한다고 생각되는 행성상성운 숫자가
25,000~30,000 개에 불과한 이유입니다. 다이아몬드보다 더 희귀한 것이 행성상성운이 될 듯 합니다.
(5) 초신성잔해에 중심성이 있기도하고 없기도 한 이유
아래 단락들에서
말씀 드리는 분광사진에 대한 좀 더 상세한 사항은 다음호에서 살펴볼 예정입니다. 여기서는 내용을 일견만 하시기 바랍니다.
초신성잔해의
중심성 존재여부도 행성성성운처럼 그 생성과정을 먼저 알아보아야 할 겁니다. 여기서는 초신성 분류법에 따라 중심성 존재여부를 살펴 보겠습니다. 아래의 초신성 종류를 먼저 보시지요.
<그림 24 초신성 분류>
초신성
분류법은 폭발과정에 따른 것이 아니라, 단순히 Spectrum 모양으로만
분류합니다. 이런 이유는 초신성의
폭발과정을 자세히 알게되기 전에, 단순히 분광사진
(Spectrography) 에 보이는 Spectrum 으로만 분류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우선 Spectrum 의 흡수선 (Absorption Line) 에 수소선 (중성수소.
H 또는 H I - H One) 존재여부로
Type I (One) 과 II (Two) 로 나누어집니다. H I 은 양성자 한 개와 전자 한 개로
이루어진, 이온화되지 않은 수소원자를
말합니다. Type I 은 수소선이
없는 초신성이며, Type II 는 수소선이 있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
이온화 규소선 (Si II) 과 헬륨선 (He I) 으로
분류했습니다. Type II 의
세부분류는 광도곡선 모양에 따른 것입니다.
II-P 는 Plateau (고원. 평평함. 수평모양) 의 약자이고,
II-L 는 Linear (선형. 수직모양) 의 약자이며, II-n 은 narrow (좁은 Spectrum) 의 약자입니다. II-b 는 규소선과 헬륨선 Spectrum 이 I b 와 동일해서 붙인 이름입니다. 규소선
Si II 는 이온화된 규소를 말합니다.
나중에
여러가지 초신성의 폭발과정을 알게되자, 이렇게 분류된 초신성 중에서
Type Ia 는 백색왜성이 동반성인 거성의 물질을 빨아들여 폭발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담객설 2015. 9. 28 일자 참조). 반면에 나머지 분류들은 모두 단독 초거성의 폭발로 확인됩니다.
Type Ia 는 백색왜성이 완전히 산산조각난 것이므로 중심성이 있을 수 없습니다. 나머지는 단독 초거성이 폭발한 것이므로 블랙홀이 되지 않았다면 중성자성 (Neutron Star) 인 중심성이 존재합니다. 이처럼 초신성잔해가 Type Ia 이면
중심성이 안보이고, 나머지 종류이면 중심성이 있을 것입니다. 초신성잔해 사진에서 중심성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것이 이런 사연 때문입니다.
초신성잔해도
행성상성운과 동일하게 스스로 빛을 내는 발광성운에 속합니다. 다만 초신성은 폭발하면서 행성상성운과는 차원이 다른 강력한 에너지와 가시광선이
포함된 온갖 종류의 전자기파를 방출합니다.
이런 높은 에너지의 전자기파는 폭발시 방출되는 Gas 원자들에 충격을 주어
이온화된 원자들이 갖가지 빛을 내게 됩니다.
또한 폭발초기
팽창속도는 초속 30,000 km 정도로서, 행성상성운의 1 차 팽창 (초속 13~15
km) 및 2 차 팽창 (초속 1,600~1,700 km) 속도와는 비교할 수도 없습니다. 참고로 지구적도 둘레는 40,075
km 입니다. 초신성잔해의
발광 지속기간은 수십만년이나 됩니다. 행성상성운은
고작 1~3 만년이므로, 초신성잔해는 거의 반영구적 램프입니다.
(6) 두 천체는 어떻게 구별할까 ?
새로운
행성상성운이나 초신성잔해가 발견되었을 때, 안시관측이나 광학망원경 사진으로는 두 천체를 확실히 구별할
수 없습니다. 이들의 정체를 알아내는데는
광학, X 선 및 기타전파 분광관측 등 알려진 모든 방법이 사용됩니다.
위 단락에서 <그림 21> 에서 백색왜성 표면온도는 15,000 ~20,000 Kelvin 이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Kelvin
= °C+273. 15). 이곳에서 방출된 자외선 광자가 기존의 점근거성 외피가
팽창한 Gas 층을 때리면서 이들 Gas 를 흥분시킨
것이 행성상성운 입니다. 따라서 그 성운의 Gas 온도는 15,000 ~20,000 Kelvin 보다는 낮을 것입니다. 행성상성운의 Gas 온도는 보통
10,000 ~ 15,000 Kelvin 입니다. 분광사진에선 이중이온화산소 또는 흥분상태 산소가 가장 크게 나타나며 이온화질소, 이온화황 등도 보입니다.
초신성잔해 Gas 온도는 수백만 Kelvin 으로서, 행성상성운 Gas 온도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이같이 높은 온도의 Gas 원자들을 광학분광기로 검출하면 그 Spectrum 이 행성상성운
경우와는 강도 (Intensity) 및 에너지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고 합니다. 또한
<그림 23> NGC 2392 Eskimo 성운처럼 중심성에서 X 선이 방출되는 행성상성운도 있습니다. 그러나 행성상성운과 초신성잔해에서 방출되는 X 선은 위에서 말씀드린 강도 및 에너지에서 많은 차이가 납니다. 참고로 전자기파의 강도 및 에너지는 다소 다른 개념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다음호에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나이가 많은 초신성잔해는 Gas 온도가
행성상성운 온도까지 식게 되므로, 당연히 행성상성운에서 검출되는 것과 동일한 원소들이 검출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경우에도 수소와 황의 비율처럼, 특정원소들의 구성비율에 현저한 차이가 있어 쉽게 구별된다고 합니다.
대표적
초신성잔해인 M1 (게성운) 과 최초로 발견된 행성상성운 M27 (아령성운) 의 분광
Spectrum 사진을 보여 드립니다. 여기서는 두 천체의 Spectrum 에서
어떤 원소들이 검출되는지만 보여 드리고, 분광관측법에 대해서 다음호에서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그림 25 M1 (게성운. 초신성잔해) 분광 Spectrum (전체적으로 방출선. 일부 흡수선).
Slit 은 M1 중심부관통 (Slit 에 대해선 다음호 참조).
출처 :
Spectroscopy, CCD and Astronomy. astrosurf.com/buil>
<그림 27 O III 구조>
<그림 28 M27 (아령성운. 행성상성운) 분광 Spectrum (방출선). 흑백사진.
Slit 은 M27 중심부관통 (Slit 에 대해선 다음호 참조). 출처 : 그림 25 와 동일>
<그림 29 M27 (아령성운. 행성상성운) 분광 Spectrum (방출선) 그래프. 출처 : 그림 25 와 동일>
(7) 분광관측 없으면 행성상성운도 없다
사실 행성성성운의
정체가 밝혀진 것도 광학망원경 관측이 아니고 분광관측에 따른 것입니다. 1764 년에 Charles
Messier (메시에. 1730~1827. 프랑스) 는
성운같이 생긴 것을 찾아내고 M27 로 자기 목록번호를 붙였습니다. M27 은 현재 아령성운
(Dumbbell Nebula. NGC 6857) 으로 불리는데, Messier 는 당시 M27 을 그냥 성운 (Nebular) 으로 불렀다고 합니다.
William Herschel (허셜. 1738~1822. 독일출생. 영국이주) 은 1781 년
천왕성을 발견한 이후, 그 때까지 발견된 몇 개의 M27 과
같은 종류의 천체들을 관측했습니다. 그는 중심성인 백색왜성을 새로 태어난 별이라고 생각했으며, 주변의 성운은 나중에 행성이 될 것라고 믿고 Planetary Nebula
(행성성운)이란 이름을 붙였습니다. 요즘 용어로 하면, 행성상성운을
원시행성계원반 (Protoplanetray Disk) 으로 생각한 것입니다. Herschel 은 1786 년에 NGC 6543 (Cat’s Eye Nebula) 이라는
행성상성운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1864 년에 William Huggins (허긴스. 1824~1910. 영국) 는
Herschel 이 발견한 NGC 6543 의 분광사진을 찍게 됩니다. 그는 이 성운의 Spectrum 에서 기존의 별들에선 찾을 수 없는 새로운 Spectrum 을
발견하고, 그 원소이름을 Nebulium (네불리움. 성운원소) 라고 이름지었습니다. 그러나 1927 년에 Nebulium 은 위에서 말씀드린 O III (이중이온화 산소) 로 밝혀집니다. 그 후 행성상성운, 초신성잔해 및 기타 발광성운 등 낮은 밀도의 Gas 내부에서 관측되는 특이한 Spectrum 의 원인이 밝혀지면서 비로소 이들의 정체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사연을
들여다 보면, 인류가 행성상성운 정체에 대해 알기 시작한 것이 불과
100 년도 되지 않습니다. 우주의
다이아몬드로 불릴만큼 희귀한 존재라서 그런지, 본래모습을 아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린 것 같습니다.
III. 월하산책
잃어버린 별자리를 찾아서 (23) – 해시계 Solarium
(1) 아마추어 천문가가 만든 별자리
그동안
전문 천문학자들이 만든 별자리만 살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아마추어 천문가가 만든 별자리를 알아보겠습니다. 별자리 라틴어 이름은 Solarium
(솔라리움. 영어 Sundial) 이며, 우리말로 해시계를 뜻합니다.
이 별자리는 Alexander Jamieson (1782~1850. 영국) 이
만들었습니다. 이 분 이름은 매번
이 시리즈에서 성도를 인용해서 기억하실 겁니다.
본래 직업은 저술가 교사 학교설립자였으며, 전공은 영어문법 및 수사학 (修辭學) 이었습니다. 40 세 때인 1822 년에 Celestial Atlas 라는 성도를 발행했습니다.
1826 년에는 Astronomical Society of London (런던천문학회) 회원이 됩니다. 이 조직은
1820 년에 설립되었는데, 학교나 재단 같은 곳에서 급여나 재정지원을 받지 않고 순수하게
자기비용으로 천문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조직입니다.
요즘말로하면 아마추어 천문학자들이 모인 곳입니다. 당시 유럽에선 이같은 아마추어
과학자들을 Gentleman Scientist 로 불렀다고 합니다. 이 조직은 1831 년에 전문
천문학자도 참여하는 Royal Astronomical Society (왕립천문학회) 로 바뀝니다.
말년에는 Belgium 으로 이주해 살았습니다. 아래는 그가 발행한 성도의 표지입니다.
<그림 30 Celestial Atlas 표지. Alexander Jamieson (1822). 출처 : commons.wikimedia.org>
(2) 해시계 위치찾기
그러면 Jamieson 이 만든 해시계는 어디에 설치되어 있는지 찾아 보겠습니다.
<그림 31 A. Jamieson -
Celestial Atlas (1822). 출처 : ianridpath.com>
해시계는
성도 가운데 Solarium 으로 표시된 사각형입니다. 주변 별자리 보시면 남반구 하늘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Jamieson
이 남반구를 여행했다는 기록은 찾지 못했습니다.
그는 1801 년에 발행된 Johann
Elert Bode (1747~1826 독일) 의 성도를 참고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의 성도애서 남반구 별자리는
자세히 묘사되지 않고, 남반구하늘 전체를 그린 한 페이지
(Plate) 가 전부입니다.
위 성도 보시면 별자리 소속 별들은 그려져 있지 않고, 대강의 별자리 위치와
대표적인 별들 몇 개만 보입니다.
성도의
해시계 생긴 모습이 우리나라 해시계 앙부일구 (仰釜日晷) 와 좀 다른 듯합니다. 아래 그림의 해시계는 영국 남동부 Aldeburgh (알데버그) 시에 설치된 벽걸이형 해시계입니다. 모양과 숫자판 배열이 성도그림과 동일합니다. 해시계 아래 표시를 보면, 1650 년에 설치된 것으로 보입니다. Jamieson 은 이런 해시계를 모델로 했을 듯 합니다.
<그림 32 영국 남동부 Aldeburgh 시에 설치된
해시계. 출처 : commons.wikimedia.org>
(3) 그물을 쫒아낸 해시계
해시계는
지금의 그물자리 (Reticulum) 위치와 정확히 일치합니다. 아래의 Stellarium 화면과
Jamieson 성도의 해시계 위치를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림 33 해시계 자리 위치 (황색원). 출처
: Stellarium 화면.
편집. 추가>
해시계 옆에는 시계자리 (Horologium) 가 있습니다. 시계는 1752 년에 Nicolas Louis de Lacaille (라까이으. 1713~1762. 프랑스) 가 만든
것입니다. Lacaille 시계에는 긴 추 (錘. Pendulum) 가 달려 있습니다. Lacaille
가 South Africa 희망봉에서 망원경으로 관측하던 야밤에, 옆에서
굳세게 똑딱거리던 시계를 별자리로 만든 것이라 합니다.
Jamieson
은 해시계를 추시계의 동생처럼 생각해서 나란히 앉히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Jamieson
은 Bode 의 1801 년 성도를 참고해서 1822 년에 Celestial Atlas 를 만들었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렇다면 1801 년 Bode 성도에선 해시계가 자리잡은 위치가 무주공산이었을까요 ? 아래
성도를 살펴 보시지요.
<그림 34 Bode – Uranographia
(1801) 출처 : Tartu Observatooriumi
Virtuaalne Muuseum>
<그림 35 Bode – Uranographia (1801) 의 그물자리 (Reticulus) 부분확대.
출처 : Constellations of Words. constellationsofwords.com>
1801 년 Bode 성도에서 보시듯이, 해시계 위치에는 원래 그물자리 (Reticulus) 가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성도에 표시된 별자리
이름 라틴어 Reticulus 와 지금의 별자리 이름 Reticulum 은 완전히 같은
뜻입니다. 따라서 Jamieson 은 그가 성도를 발행하던 1822 년보다 21 년 전인 1801 년에 발행된
Bode 성도의 그물 (Reticulus) 를 지워버리고,
자기가 만든 해시계 (Solarium) 를 그려 넣은 것이 됩니다.
그러면 그물자리는 과연 누가 만들었길래 Jamieson 이 만만하게 보고 지워도 된다고 생각했을까요 ? 또한 Bode 성도의 그물자리
그림은 무엇을 나타내는 것인지 알쏭달쏭 합니다.
과연 이 그림은 무엇을 표현한 것일까요 ? 아래 단락에선 이런 의문점들에 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4) 그물의 항변 두가지
1. 나는 물고기 잡는
그물이 아니올시다
Stellarium 화면을 다시 보시면, 그물자리 바로 남쪽과 바로 아래에 황새치 (Dorado) 와 날치 (Volans) 가 있습니다. 또한 조금 떨어진 남서쪽으로는 예전에 Argo Navis (아르고 호) 로 불리던 배의 용골 (Carina) 돛 (Vela) 고물 (Puppis) 이 보입니다. 따라서 Argo Navis 라는
“배” 에서 “그물” 을 던져 “황새치 와 날치” 를
잡는 것으로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물자리의 그물 (Reticulum 또는 Reticulus) 은
물고기 잡는 그물이 아닐 뿐더러, 물고기와도 전혀 관련 없습니다. Reticulum 은 망원경 탐색경이나 접안렌즈 내부에 설치된 십자선, 사각형 또는 눈금 등의 도형을 말합니다. 영어로는 “Reticle 또는 Reticule 또는 Graticule” 이라고 합니다. 우리말로는 십자선 이외에 다른 용어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림 36 요즘의 망원경 탐색경 내부도형. 출처 :
commons.wikimedia.org. 편집>
예전에는
탐색경 또는 접안렌즈 내부에 실크 (Silk) 로 된 실로 도형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위의
Bode 성도 그물자리 (Reticulus) 모양을 다시 그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모양은 마름모꼴 (Rhomboid)
이며, 꼬리 달린 가오리 연 (鳶) 같기도 합니다.
<그림 37 예전의 탐색경 또는 접안렌즈 내부도형. 1801 년 Bode 성도그림을
다시 그린 것>
우리말로
그물이라고 하면, 물고기 잡는 그물 밖에 생각나지 않습니다. 라틴어
Reticulus 또는 Reticulum
의 뜻도 영어로는 Net 이고, 이는 물고기 잡는 그물의 뜻도 됩니다. 예전의 탐색경 또는 접안렌즈 내부도형으로 만든 별자리 이름이 Reticulus 또는 Reticulum
이 된 이유는 당시 모양이 마름모꼴이었고, 그
도형을 Silk 실로 만들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말 별자리 이름을 단순히 라틴어 또는 영어 Net 의 뜻만 가지고 번역하면 대부분 사람들이 혼동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우리말에
탐색경 내부도형을 지칭하는 적당한 단어가 없으니 “마름모격자 (格子) 자리” 정도가 어떨까 합니다.
2. 날 만든 분은 Lacaille 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대부분 자료에 따르면, Lacaille 가 그물자리를 처음 만들었다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이런 설명의 배경을 좀 더 상세히 알아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1751~1752 년에 걸쳐 Lacaille
는 South Aftrica 의 희망봉에 머문 적이 있음.
당시 그가 사용하던 망원경 접안렌즈 내부도형을 따서
별자리를 고안했다고 알려짐.
• Lacaille 는 귀국한 다음,
South Aftrica 에서의 관측결과를 정리해서
1754 년에 프랑스의 Royal
Academy of Science (왕립과학원) 에 보고서를 제출함.
1756 년에 이 보고서를
Atlas Céleste (Celestial Atlas) 라는 남반구 성도로 발행함.
여기에 프랑스어 “Le
Réticule
Rhomboide (마름모꼴 그물)” 별자리가
포함되어 있음.
아래 그림 참조 (성도의 Romboide 는 철자오류).
<그림 38 Lacaille
가 1756 년에 발행한 남반구 별자리 성도 Atlas Céleste 에 실린
Le Réticule Rhomboide (마름모꼴 그물. 성도의 Romboide 는 철자오류).
출처 :
ianridpath.com>
• 1763 년에 Lacaille 가 발행한 최종버전 남반구 천체목록 Coelum Australe Stelliferum
(Sourthern Sky
Stars) 에 라틴어 “Reticulus (그물)” 로 이름을 바꾸어 등재함.
이 책에는 그가 사용하던 접안렌즈 내부도형 및 Reticulus 별자리 모양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실려있음 (아래
두 그림 참조).
<그림 39 Lacaille 가 1763 년에
발행한 Coelum Australe Stelliferum (Sourthern Sky Stars) 에
실린
Reticulus 별자리. 출처 : ETH Zurich
Universty Library. e-rara.ch/zut>
<그림 40 Lacaille 가 1763 년에
발행한 Coelum Australe Stelliferum (Sourthern Sky Stars) 의
내용.
그가 사용하던 접안렌즈 내부도형과 Reticulus 별자리
모양 설명. 출처 : 위 그림과 동일>
이처럼
Lacaille 는 1756 년과
1763 년 두번에 걸쳐 발행한 성도를 통해 그가 사용하던 접안렌즈 내부의 “마름모꼴 도형” 을 모방한 별자리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Lacaliie 가 그물자리를 최초로 만들었다고 본다면, 성도로서 공식발표된 때는 1756 년이고 고안된 때는 1751~1752 년이 됩니다.
그러면
혹시 1751 년 이전에 “마름모꼴 도형” 별자리가 Lacaille 가 별자리를 만든 곳과 동일한 위치에 나타난 성도가
있는지 찾아 보겠습니다.
<그림 41 Issac Habrecht II (하브레히트 2세) 의 성도. 남반구
하늘. 1628 년.
출처 : Echo – Cultural Heritage Online 막스 플랑크 과학사 연구소. echo.mpiwg-berlin.mpg.de>
<그림 42 위 그림 부분확대>
위 성도는 Isaac Habrecht 2 세 (하브레히트 2 세. 1589~1633. 스위스 출생. 독일이주) 가 1628 년에
발행한 성도입니다. 그가 1621 년에 만든 천구에도 같은 별자리가 실렸다고 합니다. 이 분은 수학 및 천문학 교수였습니다. 한담객설 2015. 6. 4 일자에서
소개 드린 적 있는데, 경력에 대한 오류를 수정해 놓았습니다.
첫번째 그림 가운데 보시면 사각형이 있습니다. 다소 희미하지만 두번째 부분확대에 표기된 Rhombus 는 마름모꼴
뜻입니다. 주변의 별자리 위치로
보아서 분명히 지금의 그물자리 위치입니다.
다만 별자리 크기가 현재 그물자리 보다 좀 더 크고 약간 남쪽으로 내려가 있다고 합니다. Habrecht 2 세는 그의 성도에 이 별자리에 대한 간단한 설명만
남겼을 뿐, 별자리를 만들게 된 사연에 대해선 기록이 없는 듯 보입니다.
(5) 해는 짧고 갈 길은 멀고
누가 보아도 1628 년의 Habrecht 2 세 성도에 실린 Rhombus (마름모꼴) 별자리는
1756 년에 Lacaliie 가 공식발표한 Le Réticule Rhomboide (마름모꼴 그물) 과
같은 개념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이것이 접안렌즈 내부의 마름모꼴을 뜻하는지, 아니면 단순히 마름모꼴이란 도형자체를 뜻하는지 Habrecht 2 세의 설명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더라도 Lacaille 는 그의 1756 년 성도나 1763 성도에서 Habrecht 2 세 별자리를 참고해서 수정했다고
진실을 밝혔어야 옳다고 봅니다.
<그림 40> 에서 보시듯이 Lacaille 는 자기의 접안렌즈 내부도형까지 자세히 설명하면서, 이
별자리는 자기가 새로 창안한 것임을 은연중에 강조하고 있습니다. Lacaille 가
이 별자리를 공식발표 하던 1756 년보다 무려 128 년
전인 1628 년에 Habrecht 2 세가
발행한 성도는 당시 유럽에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추정컨대, Lacaliie 는 어떤
경로로 128 년 전의 Habrecht 2 세 성도를 입수하게
되고, 여기에 실린 Rhombus (마름모꼴) 별자리에서 아이디어를 얻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 별자리에 그가 희망봉에서 관측할 때의 경험과 그 때 사용하던 접안렌즈
내부도형 이야기를 첨가하고, 성도에 접안렌즈 도형까지 게재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자기가 만든 별자리라고 오인하게 했을 수도 있습니다. 요즘 말로 간단히 말씀 드리면 “표절” 입니다.
1822 년에 성도를 만든 Jamieson 이 무슨
생각으로 1756 년과 1763 년의 Lacaille 성도에 나오는 그물자리를 과감히 삭제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혹시 Jamieson 은 Lacaille 의 그물자리가 표절 작품임을 알고 있지 않았을까요 ? 같은 Lacaille 가
만든 시계자리 (Horologium) 에 대해선 표절 시비가 없습니다.
Jamieson 은 표절시비 없는 시계는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물은 명백한
표절이므로 과감히 삭제했을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는 추시계와 조화되도록 자기가 만든 해시계를 그려 넣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1930 년 IAU 의 Delporte 가 주도하던 위원회는 다시 Jamieson 의 창작품 해시계를 지워버리고, Lacaille 의 표절품 그물을 Reticulum 이란 이름으로 복권 (復權) 시킵니다.
<참고>
Lacaille 가 만든 별자리는 모두 14 개 인데,
Delporte 위원회는 이들을 모두 선정했습니다.
이중에서 그물 (Reticulum) 한가지만 표절작품 입니다.
이외에 Lacaille 는 Argo Navis (아르고
호) 를 아래의 세 개 별자리로 분할했으며,
Delporte
위원회는 이것들도 그대로 수용해서 현존 별자리가 88 개로 정해집니다.
(a) Lacaille 가 만든 별자리 14 개 (모두 현존)
• 공기펌프 (Antlia) • 조각칼 (Caelum) • 컴퍼스 (Circinus)
• 화로 (Fornax) • 시계
(Horologium) • 멘사, 테이블산 (Mensa)
• 현미경 (Microscopium) • 직각자 (Norma) • 팔분의 (Octans)
• 화가, 이젤 (Pictor) • 나침반 (Pyxis) • 그물
(Reticulum) – 표절작품
• 조각실 (Sculptor)
• 망원경
(Telescopium)
(b) Lacaille 가 기존 별자리를 분할한 것 - Argo
Navis (아르고 호) 를 세 개로 분할
• 용골 (Carina) • 돛 (Vela) • 고물 (Puppis)
IAU 가 선택한 Reticulum (그물) 을 소속별자리와
영역으로 보면, Lacaille 의 1756 년 Le Réticule Rhomboide (마름모꼴 그물) 및 1763 년 Reticulus (그물) 와 동일합니다.
Delporte 위원회가 굳이 그 위치에 어떤 별자리라도 넣고 싶었다면, 본래의
창작품인 1628 년 Habrecht 2 세의 Rhombus (마름모꼴) 로 해야 옳았다고 봅니다. 혹시 마름모꼴이라는 도형이 싫다면, 역시 창작품인 Jamieson 의
Solarium (해시계) 도 대안이 될 수 있었을 겁니다. Habrecht 2 세와 Jamieson 의 창작품은 휴지통에 버리고, Lacaille 의
명백한 표절품을 선정한 Delporte 의 깊은 뜻을 짧은 식견으론 헤아릴 수 없습니다. 해는 짧은데 갈 길은 아직 한참 남았습니다.
“잃어버린 별자리를 찾아서” 시리즈는 이번호로
마칩니다.
즐거운 성탄절 되세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