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 2015년 7월 26일
<목 차>
I. 청천낙성
지상에선
어떤 망원경으로 별을 정확히 겨누어도
실제 별 위치와는 최대 20. 4893 초각 차이가 난다
(1) 비오는 날의 드라이브
(2) 차창 밖 빗방울궤적 각도계산
(3) 보이는
별, 실제의 별
(4) 별의 안시위치와 실제위치 각도계산
(5) 일년동안 안시위치는
최대 얼마나 차이날까 ?
(6) 지구자전으로 인한 차이도 있을텐데
(7) Newton 은
사과, Bradley 는 풍향계
(8) 손오공 스승의 번역문 “색즉시공
공즉시색”
(9) 일개필부의 모방문 “성즉시공
공즉시성”
II. 담천잡담
다른 문화 다른 별자리 (3) – 북미중부 원주민의 Pleiades
(1) 그림 같은 풍경, 고난의
땅
(2) Assiniboine 부족의
전설
(3) 지극한 아름다움은 슬픔을 통해 길러진다
III. 월하산책
잃어버린 별자리를 찾아서 (18) – 메시에 자리 Custos Messium
(1) 하늘에
Messier 자리도 있었나 ?
(2) 성도에
그려진 Messier 모습
(3)
Messier 자리가 생긴 사연
(4) 농장관리인으로 묘사된 사연
1.
Richard Allen 의 설명
2. 사견
(5) 더 친근한 이름, 시골사람
또는 촌놈자리
<본 문>
I. 청천낙성
지상에선 어떤 망원경으로 별을 정확히 겨누어도
실제 별 위치와는 최대 20. 4893 초각 차이가 난다
(1) 비오는 날의 드라이브
청천낙성에 이어지는 소제목을 가능하면
짧게 쓰려다 보니, 뜻이 모호한 문장이 되어버렸습니다. 우선 소제목 의미를 말씀 드리고 시작하겠습니다.
망원경으로 별을 볼 때는 망원경 렌즈의
중심에 별을 위치 시킵니다. 그러면
망원경 광축과 별에서 나온 빛이 일치합니다.
이 때는 망원경 경통이 우주 먼 곳의 별을 정확히 겨누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나 지구 상에서 아무리 완벽한 망원경을 사용하고 정확한 적도의로 별을
추적해도, 그 망원경이 가리키는 별의 위치는 그 별의 실제위치와 최대 20. 4893 초각 차이가 납니다.
이런 설명은 팽창하는 우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시공간의 왜곡, 별의 고유운동, 중력렌즈 효과, 파동성질이
있는 빛, 망원경 대물렌즈부터 접안렌즈까지 빛이 이동하는 시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별의 위치변화 등의
개념과는 관련 없음을 전제로 합니다. 망원경이
가리키는 별의 위치와 그 별의 실제위치가 다른 이유는, 별에서 나온 빛이 일정속도로 움직일 뿐만 아니라
지구 또한 자전과 공전운동하기 때문입니다.
망원경을 들여다 보기 전에 먼저,
자동차를 타고 갈 때 창문에 보이는 빗방울의 궤적이 어떻게 변하는지부터 생각해 봅니다. 대부분 자료에서 빗방울 궤적문제는 비오는 날 우산 쓰고 달리는 경우로 설명됩니다. 그러나 우산 쓰고 달리거나 또는 우산
쓰지 않고 뛰는 경우에도 빗방울 궤적과 그 각도를 자세히 볼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는 편하게 자동차 타고 가면서 창문 밖의 빗방울을 관찰해 보겠습니다.
아래 그림의 사각형 부분이 창문입니다. 창문 위쪽의 굵은 색 부분은 창문 위쪽 창틀을 나타낸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그림에 같이 실어 드렸습니다.
<그림 1 달리는 자동차 내부에서 보이는
빗방울의 실제궤적과 안시궤적>
일단 빗방울은 하늘에서 땅으로 수직방향으로
내리며, 바람의 영향도 없고, 자동차가 달리면서 일으키는
바람도 없다고 가정합니다. 어떤
순간에 창문 앞을 지나는 빗방울은 밖에서는 수직으로 내리지만, 자동차 안에서 보면 궤적이 사선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자동차 안에서 볼 때는 빗방울이
출발한 위치가 실제위치보다 자동차 진행방향의 앞쪽에 있는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
(2) 차창 밖 빗방울궤적 각도계산
그러면 빗방울 궤적이 기울어진 각도는
얼마나 될까요 ? 이를 계산하려면
자동차와 빗방울의 속도를 알아야 합니다. 자동차
속도는 속도계를 보면 되지만, 빗방울이 떨어지는 속도를 계산하려면 머리 아파집니다.
<그림 2 빗방울이 떨어지는 속도.
그래프
출처 : wired.com/2011/08/how-fast-is-falling-rain. Rhett
Allain>
그림 왼쪽은 빗방울이 떨어지는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입니다. 바람의
영향이 없다면, 중력 부력 공기저항력 크기에 따라 달라짐을 나타냅니다. 부력은 대기 때문에 발생하는 힘입니다.
오른쪽 그래프에 보이는 종말속도 (Terminal Speed, Velocity) 란 단어는 중력과 부력 및 공기저항력이 같아지는 시점에서의 속도를
말합니다. 따라서 종말속도는 떨어지는
물체가 부력 및 공기저항력으로 정지될 때의 속도입니다.
자세한 계산 방법은 제 능력을 넘으므로 생략합니다. 여기서는 하늘의 어떤 지점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이 지구의 평균 해수면 (해발 0 m) 에 도달할 때의 속도로 생각하시면 될 듯합니다.
보통의 빗방울 크기는 대략 4~5 mm 라고 합니다. 이를 4 mm 로 본다면, 빗방울 속도는 지면 가까이 왔을 때 초속 10 meter 정도 됨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속도를 기준으로
빗방울 궤적이 기울어진 각도를 계산해보면 아래 그림과 같이 됩니다.
<그림 3 빗방울이 기울어진 각도 계산>
그림에서 보시듯이, 빗방울이 기울어진 각도는 빗방울과 자동차 속도벡터 (Vector) 의
tan 수치를 구하면 알 수 있습니다. 빗방울 속도를 초속 10 meter, 자동차
속도를 시속 62 km 라고 한다면, 각도 A 는 60 ° 가 나오며, 이는 빗방울이 창문 윗부분과 30 ° 각도로 비스듬히 지나가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면 빗방울 궤적이 완전히 수평이 되려면
자동차가 얼마나 빠르게 달려야 할까요 ? 이는
위 그림에서 적색선이 수평이 되는 것을 의미하며, 각도 A 가 90 ° 가 될 때 입니다. 그런데 A 가 90 ° 일 경우 tan 90 ° 값은 무한대 (∞)
입니다. 이는 자동차 속도가 무한대가 되어야 함을 뜻하므로, 아무리 속력을 내도 빗방울이 기울어진 각도는 결코 수평이 될 수 없습니다. 정말
그런지 비 오는 날이건 맑은 날이건 테스트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3) 보이는 별, 실제의
별
이제는 망원경을 들여다 볼 차례입니다. 위에서 말씀 드린 내용도 같이 생각해주십시오. 우선 아래와 같은 가정을 하겠습니다.
• 관측하는 별은 황도북극 방향의 우주 먼 곳에 위치한 별입니다.
이런 전제조건을 붙인 이유는, 별의 실제위치를 황도면과 수직으로 유지해서
tan 값을 간단히 구하기 위함입니다.
• 관측자 위치는 황도면에 수직인 지구표면의 어떤 곳으로 정합니다.
이곳에서 황도북극 방향의 별을 보면, 별빛은 관측자 머리 위로 수직으로
떨어질 겁니다.
• 지구자전도 영향을 미치므로 일단 없는 것으로 가정합니다.
지구가 자전하는 경우는 아래에서 별도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지구가 공전하지 않고, 자전하지도 않는 경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 때는 망원경을 지상에 수직으로 세우기만 하면 이 별빛이 망원경에 정확히
들어옵니다. 따라서 별이 보이는
위치가 바로 그 별이 실제로 위치한 곳입니다.
<그림 4 지구가 자전 및 공전운동 하지
않는 경우, 황도북극에 위치하고 관측자 천정에 보이는
별을
볼 때의 망원경 각도>
그러나 지구가 공전궤도를 따라 움직이기
시작하면 상황은 달라 집니다. 자전은
없다고 가정했습니다. 이때는 위의 <그림 1> 처럼 달리는 자동차 창문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보는 경우와 같아집니다.
<그림 5 지구가 공전운동 하는 경우, 황도북극에 위치하고 관측자 천정에 보이는
별을 볼 때의 망원경 각도>
자동차가 전진할 때 빗방울의 안시궤적은
사선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지구가
전진하면 별빛도 사선이 됩니다. 따라서
이 별을 보려면 망원경 고도를 낮추어야 하고, 이는 별의 안시위치가 실제위치 보다 지구의 공전방향 쪽으로
앞에 있음을 의미합니다. 달리
말씀 드리면, 지구가 전진함에 따라서 별빛은 후퇴하면서 지구로 꽂히는 것처럼 보이므로 그 궤적이 사선이
됩니다. 그러면 그 안시궤적 각도는
얼마나 될까요 ?
(4) 별의 안시위치와 실제위치 각도계산
황도북극에 위치하고 관측자 천정에 보이는
별인 경우에, 별의 실제위치와 안시위치 사이의 각도는 <그림 3> 과 동일한 방법으로 구할 수 있습니다. 계산에 필요한 수치는 지구공전 속도와 빛의 속도이며, 이는 모두 알려져 있는 것들입니다. 그림의 내용처럼 tan A = 0.
0000 9933 538 이 됩니다.
공학용 계산기로 각도 A 를 구하면 0.
0056 9149 801 도 (°) 가 되며, 이는 20. 4893 9284 초각 ( ” ) 입니다.
<그림 6 황도북극에 있고, 관측자 천정에 보이는 별인 경우, 실제위치와 안시위치 사이의 각도.
지구
공전속도는 평균 공전속도>
그런데 황도북극에 위치하고 관측자 천정에
보이는 별은 특수한 경우가 됩니다. 대부분
별빛 방향은 아래 그림과 같을 겁니다.
<그림 7 별 실제위치가 황도북극과 관측자 천정이 아닌 경우,
실제위치와 안시위치 사이 각도>
위 그림에서
별의 실제위치는 황도북극이 아니고, 황위 (黃緯) 0 °~ 90 ° 사이에 있음을 나타냅니다. 이 경우에도 별의 안시위치가 실제위치 보다 지구의 공전방향 쪽으로 앞에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별의 실제위치가 관측위치와 수직이
아니므로 <그림 6> 처럼 바로 tan 값을 구할 순 없고, 다소 복잡한 수식이 필요합니다. 이 수식은 제 능력을 벗어나고 크게 필요하진
않으므로 생략합니다. 다만, <그림 5, 6> 경우에만 실제위치와 안시위치 사이의
각도가 최대 (각도 A) 이고, <그림 7> 경우는 이보다 줄어들 것 (각도 B) 입니다.
만일 각도 B 가 점점 줄어들어 0 이 된다면,
그것은 별의 실제 위치와 별이 보이는 위치가 일직선에 놓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천구에서 별의 실제위치가 바로 안시위치가 됩니다. 이런 경우는 지구공전 접선방향을 향해서
황도면과 같은 평면에 위치한 별을 볼 때 생깁니다.
<그림 8 별의 실제위치와
안시위치가 일치하는 경우>
(5) 일년동안 안시위치는 최대 얼마나 차이날까 ?
이제는
지구가 공전궤도를 한바퀴 돌면 실제위치와 안시위치 사이의 각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알아 보겠습니다.
<그림 9 1 년 동안의
안시위치의 최대 변화각도>
그림의
아래쪽 지구를 먼저 보겠습니다. 여기서 보이는 각도 A 는 <그림 6> 과 같으며,
지구가 그림처럼 공전할 때 20. 4893 9284 초각입니다. 이후
6 개월이 지나 지구가 그림의 위쪽위치에 오면 별의 실제위치와 안시위치 차이인 각도 A ’ 는
A 와 수치는 같고 방향만 바뀌게 됩니다. 따라서 1 년 동안에 별이 보이는
위치가 “최대” 로 벌어지는 각도는 ( A + A ‘) 가 되며 이는 40. 9787 8568 초각 입니다.
<그림 6> 경우에서 계산된 20. 4893 9284 초각은 황도북극의 별을 대상으로 계산한 것이므로 실제위치와
안시위치의 최대 각도차이 입니다. 또한
일년 동안 어떤 별이 천구상에서 보이는 위치의 최대 각도차이는 그의 두 배인 40. 9787 8568 초각이 됩니다.
(6) 지구자전으로 인한 차이도 있을텐데
위에서
살펴본 내용은 모두 지구가 자전하지 않는 가정하에 계산된 것입니다. 그러나 지구는 공전과 더불어 자전도 하므로, 당연히 자전속도 때문에 별의 실제위치와 안시위치에 차이가 날겁니다. 여기서는 자전으로 인해 몇 초각이나 차이가 나는지 계산해 보겠습니다. 먼저 적도에서의 차이를 계산해보고, 더불어 서울에선 과연 얼마 차이가 나는지도 알아 보겠습니다.
적도에서의
차이를 계산하려면 적도에서의 지구자전 선속도를 알아야 합니다. 이것은 463. 83 m/s 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편리한
계산을 위해 관측하는 별은 지구적도의 천정에 있는 것으로 정합니다. <그림 6> 과
관측방법으로 계산한 결과는 아래와 같습니다.
<그림 10 지구적도에서 천정에 보이는 별을 관측했을 경우, 지구자전으로
인한
실제위치와 안시위치 사이의 각도>
계산결과는 지구자전 방향으로 최대 0. 3191 2672 03 초각 ( “ ) 이므로 약 0. 32 초각이 됩니다. 20. 4893 9284 초각이었던 지구공전으로 인한 차이보다 무려 62 배나 더 적은 수치입니다. 그 이유는 지구공전 속도가 29,780
m/s 인데 반해서, 적도에서의 지구자전 선속도가
463. 83 m/s 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적도는 그렇다치고, 서울에의 차이는 얼마나 될까요 ? 이것을 계산하려면 서울에서의 지구자전 선속도를 알아야 합니다. 회전하는 구형 천체에서 어떤 위도에서의
선속도는, 적도에서의 선속도에 그 위도의 cosine 값을
곱하면 됩니다. 지난 칼럼에서
한 번 언급드린 적이 있으나, 이 단락 바로 아래에 그 이유를 다시 정리해 드립니다 (Astro News Serial No 20. Aug. 2013 참조).
서울에서의 지구자전 선속도는 367. 98 m/s 입니다. 이 수치를 기준으로 실제위치와 안시위치 사이의 각도를 계산하면 아래와
같이 됩니다. 관측하는 별은 서울의
천정에 보이는 별입니다.
<그림 11 서울의 천정에 보이는 별을 관측했을 경우, 지구자전으로
인한
실제위치와
안시위치 사이의 각도. 서울 위도 37. 5 ° 기준>
계산결과는 지구자전 방향으로 최대 0. 2531 7767 38 초각 ( “ ) 이므로 약 0. 25 초각이 됩니다. 적도에서의 차이가 최대 0. 3191 2672 03 초각이었으므로 이것의 약 79 % 입니다. 서울에서의 자전 선속도가 적도에서의 자전
선속도보다 느려서 생기는 차이입니다.
하여간 서울에서의 안시위치는 그 별의
실제위치보다 지구자전 방향으로 더 앞쪽에 있습니다.
따라서 서울의 어떤 시간에 천정에 위치한 별인 경우에는, 망원경 고도를 지구
자전방향인 동쪽으로 최대 0. 25 초각 낮춰야 그 별이 망원경 광축에 정확히 들어온다는 의미가 됩니다.
아래 그림은
서울에서의 지구자전 선속도 계산방법을 정리한 것입니다.
<그림 12 서울에서의 지구자전 선속도 계산방법. Astro News Serial No 20.
Aug. 2013 참조>
(7) Newton 은 사과, Bradley 는 풍향계
이처럼
어떤 별이 보이는 위치 (안시위치) 가 실제위치와 차이가
나는 현상을 광행차 (光行差) 현상이라 부릅니다. 영어로는 Aberration of
Light 라고 합니다. 우리말
한자어 광행차는 “빛이 달리면서 만드는 차이” 라는 의미이며, 영어는 “빛이 삐뚤어지는 현상” 의
뜻입니다. Aberration 은
보통 수차 (收差) 라고 번역됩니다. 이는 색수차 구면수차라는 용어처럼, 카메라나
망원경 렌즈를 통과한 빛이 휘거나 꺾여서 피사체의 완전한 모습을 나타내지 못함을 뜻합니다.
위에서
살펴본 현상은 태양을 공전하는 지구상의 관측자 속도 및 방향의 영향 때문에 별에서 나온 빛의 방향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달리 말하면, 별에서 나온 빛이 “달리면서 방향이 바뀌어” 빛이 제대로 지구에 전달되지 못한 것이 됩니다. 영어 Aberration of
Light 나 이를 번역한 광행차 (光行差) 모두 이 현상을 적절히 표현한 용어로 보입니다.
광행차는
영국의 James Bradley (브래들리 1693~1762) 에
의해 처음으로 관측되었습니다. 이
분이름은 지난 칼럼에서 장동 (章動 Nutation) 을 말씀 드릴 때 한 번 언급드린 적 있습니다. 광행차는 1725 년부터 관측을
시작해서 1727 년에 관측결과가 정리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때는 원인을 모르다가 일년 후인 1728 년에 원인울 분석해서 공식발표 됩니다. 광행차와 장동의 발견은 당대 천문학계 최고의 발견으로 불립니다 (장동 : 한담객설 2014. 12.
10 일자 참조).
그러나
당시 Bradley 가 찾으려던 것은 광행차가 아니고 연주시차
(Annual Parallax) 였습니다.
Bradley 가 활동하던 1700 년대 초반에는 지동설의 증거를 찾는 것이
천문학계의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연주시차가 증명된다면, 지구가 태양을 공전하는 것이 되므로 지동설도 같이 증명됩니다 (연주시차 : Astro News Serial No. 20.
Aug. 2013 참조).
그는 1725 년부터 1726 년까지 일년동안 영국 London 의 천정부근에 보이는 별들을 위주로 시차를 측정하기 시작했는데, 이상하게도
모든 별들의 시차가 약 40 초각이 나왔습니다. 천구의 별들은 거리가 모두 다르므로 연주시차는 모두 달라야 합니다. 더욱이 모든 별들의 시차인 40 초각은 연주시차로서는 너무 큰 각도입니다. 관측결과가 연주시차가 아님은 분명하지만,
그 때 Bradley 는 이 결과가 무엇을 뜻하는지 몰랐습니다. 전해지는 얘기로는 그 보다 37 년 선배인 Edmond Halley (핼리 1656~1742) 에게 물어보았으나 답을 얻지 못했다고 합니다.
참고로
연주시차가 최초로 측정된 때는 그 후 100 년 이상이 지난 1838 년입니다. 독일의
Friedrich Bessel (베셀 1784~1846) 이 관측에 성공한 시차는 0. 628 초각이므로 연주시차는 그의 반인 0. 314 초각이 됩니다.
답답해진 Bradley 는 어느날 바람이나 쏘이려고 Thames (템즈) 강 유람선을 탑니다. Newton 이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중력을 깨달았던 것처럼, Bradley 는 배에 설치된 풍향계를 보고 그가 찾은 시차의 원인을 알아냈다고 합니다.
배가 일정속도로 전진하다가 방향을 바꾸면, 풍향계의 방향도 바뀝니다. 풍향계 방향이 바뀌는 이유는 바람의 방향이 바뀐 것이 아니라, 단지 배의 방향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것을 보고 별빛 방향변화의 이유가 단순히 지구의 위치가 변한 것
때문만은 아니고, 지구가 배처럼 일정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이란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이후 그는 이전에 관측했던 천정부근의
별들 중에서 용자리 감마별 (γ Dra) 자료를 정리해서 1728 년에 광행차 이론을
발표했습니다.
광행차 현상은 지구공전의 증거가 될 뿐만
아니라, Newton 이 주장한 빛의 입자설 (Corpuscular
Theory) 을 합리화 하는데도 사용되었습니다. 위의 <그림 1> 에선 달리는 자동차 창문에 보이는 빗방울 각도를 말씀 드렸습니다. 빛을 빗방울처럼 생긴 입자로 본다면, 광행차
현상도 쉽게 설명되기 때문입니다.
Bradley 가 광행차 이론 발표 당시의
모델이었던 용자리 감마별 위치를 보여 드립니다.
황도북극에서 약 14 ° 각거리 입니다.
<그림 13 용자리 감마별 (γ Dra) 위치. 황도북극과 약 14 ° 각거리.
서울지역. 2015 년 8월 1일 밤 10 시. 출처 : Stellarium 화면. 편집 및 추가>
(8) 손오공 스승의 번역문 “색즉시공 공즉시색”
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 스크린에 비치는 영화배우는 실제 영화배우가
아니고 단지 그의 이미지입니다. 영화배우가
스크린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아무것도 없는 하얀 스크린만 보고 있는 것입니다. 광행차 현상도 우리가 어떤 별을 볼 때는 그곳에 별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론 아무것도 없는 우주의 검은 스크린만 보고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는 곳을 보고 있더라도,
분명히 별은 보입니다. 그러면
그 별은 진짜 별일까요 ? 아니면
스크린 위의 영화처럼 복사된 이미지에 불과할까요 ?
별은 물질이며 실체 입니다. 실체는 불교용어로 “색 (色)” 이라 합니다. 그러나 별이란 실체가 있다고 생각하며 바라보는 곳은 사실상 아무것도 없는
곳입니다. 아무것도 없음을 불교식으로
말하면 “공 (空)” 입니다. 여기까지 말씀 드리면 불교경전에 나오는
말이지만, 이미 일상용어처럼 쓰이는 색즉시공 공즉시색 (色卽是空 空卽是色) 문구가 생각나실
겁니다.
지난호에선 구약성서를 찾아보았으니,
이번엔 불경에 나오는 이 문구의 뜻을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아래 그림은 해인사 (海印寺) 팔만대장경 (八萬大藏經) 입니다.
<그림 14 반야바라밀다심경 (般若波羅蜜多心經).
해인사 (海印寺) 팔만대장경 (八萬大藏經) 의
원본 경판과 탁본. 출처 :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
encykorea.aks.ac.kr>
첫번째 그림은 원본 팔만대장경 경판입니다. 그 아래는 이 경판의 탁본입니다. 이 경판은 반야바라밀다심경 (般若波羅蜜多心經) 의 전문 (全文) 입니다. 이 불경을
한자 그대로 읽으면 “반약파라밀다심경” 이 됩니다. 그러나 반야바라밀다 (般若波羅蜜多) 까지는 고대인도의 학문 및 종교언어였던 산스크리트어
(Sanskrit. 梵語) 어를 한자로 음역한 것이고, 단지 심경 (心經) 만 한자어 입니다. 따라서 불교용어로 발음할 때는, 굳이
한자의 정확한 발음에 구애 받지 않고 편한 발음으로 표기합니다.
불경의 제목에는 마하 (摩訶) 란 단어를 붙이기도 합니다. 이것도 산스크리트어의 한자음역 입니다. 이들 단어의 뜻은 아래와 같습니다. 풀어 쓰면 “진리 수행을 위한 위대한 경전” 정도가 될 겁니다.
• 마하 (摩訶. 한자음 마가) : 위대한. • 반야 (般若. 한자음
반약) : 진리. 지혜.
• 바라밀다 (波羅蜜多. 한자음
파라밀다) : 수행 • 심경 (心經) : 마음을 닦는 경전
참고로 지금의 성서는 예전에 존재하던
수많은 경전들이 여러 번의 논쟁과 몇 번의 종교회의를 거쳐 정리된 것입니다. 정리되는 과정에서 지금의 성서에 끼지 못한 기록들을 외경 (外經 Apocrypha) 이라고 부릅니다. 이에
반해서 불교에선 이런 경전 정리과정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지금의 성서처럼 통일된 경전은 없고, 불교가 생길 때부터 만들어진 많은
경전들이 따로따로 존재합니다. 이런
경전들 개수는 대략 83,000~84,000 개라고 합니다.
탁본의 두번째 줄 보시면, 당 삼장법사 현장 역 (唐 三藏法師 玄奬 譯) 문구가 보입니다. 삼장법사는 손오공이 주인공인 소설 서유기 (西遊記) 에 나오는 바로 그 삼장법사 입니다.
이 법명은 당 태종이 지어주었다고 합니다. 현장 (玄奬. 602~664) 은 입산할 때 받았던 본래의
법명입니다. 하여간 위의 반야바라밀다심경은
산스크리트어로 된 원문을 손오공 스승인 삼장법사가 번역한 것이
됩니다.
(9) 일개필부의 모방문 “성즉시공 공즉시성”
위 그림의 탁본에서 황색 사각형 표시부분을
다시 적어 드립니다.
<그림 15 탁본의 황색 사각형 표시부분>
이 문장은 석가모니가 사리자 (舍利子) 란 이름의 제자에게 하는 말씀입니다.
위 그림에서 이 문장 직전에 나오는 사리자 이름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면 산스크리트어로 된 원문은 어떤 내용인지 알아 봅니다.
<그림 16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 문구의 산스크리트어 원문내용.
출처 : 그림 14 와 동일. 출처의 문장을 어법에 맞도록 일부 수정함>
한글로 써 있다고 내용이 모두 이해되는
건 아닐 겁니다. 하여간 이렇게
복잡한 내용이 운율이 첨가된 네 구절의 간결한 문장으로 번역되었습니다. 어떤 문장의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면 어설픈 번역이 됩니다. 끝을 알 수 없는 삼장법사의 도력 (道力) 입니다.
<그림 15> 의 후반부 “색즉시공 공즉시색 (色卽是空 空卽是色)” 을 광행차 현상에 적용한다면, “별이란 실체는
아무 것도 없는 것이며, 아무 것도 없는 것이란 바로 별이란 실체이다”
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산스크리트어
원문내용을 모방하면 “별이 실체가 없다고 하더라도, 물질적
현상과 분리된 것은 아니다” 가 될 겁니다. 색 (色) 은 물질이고
별 (성. 星) 도 물질입니다. 따라서 “성즉시공 공즉시성 (星卽是空 空卽是星)” 으로 바꿔도
될 것 같습니다. 이 말의 뜻이
진정으로 이해될 때, 망원경 접안렌즈에 들어온 별의 존재도 이해되고,
그 때가 바로 깨달음을 얻는 순간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II. 담천잡담
다른 문화 다른 별자리
(3) – 북미중부 원주민의 Pleiades
(1) 그림 같은 풍경,
고난의 땅
<그림 17 북미중부 초원지대의 여름. 아래 지도 표시지역.
출처 : University of Victoria. climate.uvic.ca. 사진 : R.
Wiebe>
지평선이 보이는 초록빛 초원 위에, 푸른 수채화 물감을 칠한 듯한 하늘이 펼쳐져 있고, 한가한 구름들은
휘파람 불며 지나갑니다. 이런
풍경을 보면 그곳의 밤하늘은 어떨지 상상부터 하게 됩니다. 그러나 사진에 나오는 지역에서 이 같은 날씨기 유지되는 기간은 일년 중
길어야 2~3 개월입니다. 그림은 좋지만 알고 보면 사람이 터잡고 살기에는 척박한 땅입니다.
이번에 만나볼 부족은 Assiniboine (아시니보인) 으로 불리는 북미 원주민 (인디언) 입니다. 이들은 미국 서부영화에 가끔 나오는 Sioux
(수우) 부족의 분파라고 합니다. 주거지는 캐나다 Minitoba (매니토바) 주 남부에서 미국 North Dakota (노스 다코타) 주 북부에 걸쳐 있습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풍경이 Assiniboine
부족이 살던 땅의 현재 모습입니다.
<그림 18 Assiniboine (아시니보인) 부족 거주지>
황색원
표시지역부터 남쪽으로 미국중부를 관통하는 지대를 Prairie (프레리) 또는 Great Plain (대초원) 으로 부릅니다.
그러나 Assiniboine 부족은 이 초원지대의 북단에 살고 있으므로 미국중부
Prairie 와는 날씨가 많이 다릅니다. 황색원의 중심에는
현재 캐나다 Manitoba 주의 Winnipeg (위니펙) 이란 도시가 있습니다. 이 도시의 기후는 어떤지 잠시 살펴보십시오.
<그림 19 캐나다 Manitoba 주 Winnipeg (위니펙) 의 기후. 출처 : livingin-canada.com>
도표에서
황색사각형은 평균 최저기온이 모두 영상 (零上) 인 기간입니다. 그나마 5월과 9월에도 최저기온이 5~6 °C 이므로 상당히 쌀쌀합니다. 기온으로만 보면 겨울은 10월부터 4월까지 거의 7개월 동안입니다. 더욱이 11~3월의 5개월 동안은 일일평균 최고기온이 계속 영하이므로, 길거리는 항상 얼어있고
눈이 녹지 않습니다. 한겨울 12~2월의 3개월 동안은 낮에도 영하 10°C 이하입니다. 추위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살기 좋은 곳입니다.
요즘의 이 지역 주요산업은 석유채굴, 광산, 임업 등이고, 목축과
대규모 기계화 농업도 이루어 입니다. 그러나
옛날에 이런 곳에 살려면 일반적인 농사로는 식량조달이 되지 않으므로 대부분 수렵 채집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북극권에 살던 원주민과는 비교할 수 없겠지만, Assiniboine 부족에게 이곳은 고난의 땅이었을 겁니다.
(2) Assiniboine 부족의
전설
Pleiades 는 별자리가 아니고 조그만 성단입니다. 그러나 맨 눈으로도 여러 소속 별들이 구분되어 보이기 때문에 북반구 대부분
문화권에선 이 성단에 대한 이름과 전설이 전해져옵니다.
그러면 척박한 초원에 살던 Assiniboine 부족은 Pleiades 를 무엇으로 보았을까요 ? 아래에 그들의 전설을 소개 드립니다.
초원에서 일곱 명의 어린 형제들이 부모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이들을 집에 두고 부모 둘이서 사냥을 나갔는데, 한 달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사고가 당한 것 같고, 먹을 것도 떨어져서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어 부모를 찾아 집을 나섰습니다.
초원에선 먹을 것을 구할 수도 없고 잠잘 곳도 마땅치 않아 힘든 나날이 계속
되었습니다. 이렇게
여러 날을 보내다가 나무 그늘을 찾아 누워 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거미줄을 갖고 놀던 일곱째 막내가 중얼거렸습니다.
“우리가 다른 어떤 것으로 변하면 어떻게 될까 ? 그러면 행복할텐데…”
그러자 여섯째가 이 말을 듣고,
“그거 참 좋은 생각이네 ! 그럼 뭘로 변할까 ?” 라고
말했습니다.
다섯째가 이 말을 듣고,
“배고프지도 않고, 아무것도 먹을 필요 없는 바위로 변하면 좋겠다” 라고 하자
넷째가 나서서, “어리석은 소리 말아. 바위는
부서지잖아” 라고 했습니다.
이 말을 듣던 셋째가 일어서면서,
“나무는 어때 ? 나무는 부서지지도 않고, 바람이
불면 휘잖아” 라고 했습니다.
이제는 둘째가 졸다가 깨서
“모르는 소리 ! 지난번 폭풍이 불 때, 집
앞의 큰 나무가 뿌리째 뽑히는 거
본 기억나지 않니 ?” 라고 말했습니다.
입씨름은 하루 종일 계속되었고, 또다시 어둠이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
그 중 첫째가 “밤으로 변해볼까 ? 밤은 먹지도
않고 부서지지도 않는데…” 라고
중얼거렸습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둘째가 대답했습니다
“밤은 낮을 무서워해서 아침이 되면 도망간대” 이 말을 들은 첫째는 무심히
“그러면 별로 변해버리지 뭐 !
별은 하늘에서 살고, 죽지도 않아” 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다른 여섯 동생들 모두 “그것 참 좋은 생각이네
!” 라고 박수를 쳤습니다.
막내는 자기가 가지고 놀던 거미줄의 한쪽 끝을 하늘로 높이 던져 다른 형제들이
그것을 붙잡고 하늘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형제들은 한 명씩 거미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갔고, 세 명은 왼쪽에 자리잡고 나머지 세 명은 오른쪽에 자리
잡았습니다. 막내가
마지막으로 올라오자, 형제들은 거미줄로 나머지 형제들을
올려 보낸 막내 동생을 제일 가운데에 자리잡게 해 주었습니다.
지금 빛나는 Pleiades 의 별들은 이들 일곱 형제들이라고 합니다.
(3) 지극한 아름다움은 슬픔을 통해 길러진다
그리이스 버전 Pleiades 는 Atlas 와
Pleione 의 일곱 딸들입니다.
모두 아홉 명이므로 Pleiades 를 구성하는 별들 중 아홉 개에 이름이
붙어 있습니다. 그러나 Assiniboine 부족 전설에선 일곱 형제들이 가장 밝은 일곱 개 별들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이스 버전 별들 이름과 Assiniboine 부족 전설에 따른 별자리 모습은 아래와 같습니다.
<그림 20 Pleiades 별자리 이름과 Assiniboine 부족 전설에 따른 별자리 모양.
Pleiades 배경사진 출처 : wallpapercave.com>
그리이스 시민 입장에서 본다면, 그리이스는 힘든 일은 노예가 맡아서 하던 풍요로운 사회였습니다. 따라서 Pleiades 에
얽힌 신화도 Atlas 와 Pleione 가 낳은 일곱 딸들의
사랑과 결혼얘기가 전부입니다. 이들의
결혼관계는 복잡해서 도표로 그리기도 어렵고, 세 명의 딸들이 Zeus
한 명과 결혼했기 때문에 이들이 낳은 자식들이 형제인지 사촌인지 촌수 따지기도 어렵습니다. (Astro
News Serial No 11. 1st issue of Sep. 2012 참조).
그러나 척박한 고난의 땅에 살던 Assiniboine 부족의 전설은 그리이스 신화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냉엄한 현실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 소재를 한마디로 말하면 일곱 명 어린
형제들의 고행과 죽음입니다. 부모가
사냥가서 돌아오지 않았으므로 필경 부모도 사고를 당했을 겁니다. 아이들이 초원을 헤매다 하늘로 올라갔다는 내용은 결국 이들도 굶주림, 추위 또는 어떤 사고로 사망했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나중에 이들을 발견한 사람들이 얘기를 만들어 주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전설을 읽으면서, 아름답지만 슬픈 동화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형권 시인 (1961~현재) 의 말을 빌리면, “지극한 아름다움은 슬픔의 샘을 통해 길러진다” 고 합니다.
시적 (詩的) 인 문장이라 뜻을 알 듯 모를 듯 합니다. 마음에 사무치는 감정이야말로 진정한 아름다움일 수 있다는 뜻으로 이해합니다.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잘 보호받고 있는
상태에서, 집 앞뜰에서 뛰어 놀다 하늘나라로 올라갔으면 마음이 아프진 않았을 겁니다. 지금까진 Pleiades 를 보면서 작은 국자모양만 연상했었습니다. 앞으론 초원을 헤매다 하늘로 올라간 일곱 명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이란
생각이 들 것 같습니다. 이들이
하늘에서 부모도 만나고, 배고픔과 추위 걱정도 없이 즐겁게 뛰노는 모습으로 별자리그림을 그려 보았습니다.
<그림 21 Assiniboine 부족 전설에
따른 일곱 형제 별자리 모양.
아이들
디자인 출처 : clipartof.com>
III. 월하산책
잃어버린 별자리를 찾아서 (18) – 메시에
자리 Custos Messium
(1) 하늘에
Messier 자리도 있었나 ?
소제목의 “메시에 자리” 라는 뜻은 메시에가 만든 별자리라는 의미가 아니고, 메시에 목록을 만든 Charles Messier 란 인물자체를 나타내는
별자리를 말합니다 (샤흘르 므시으. 1730~1817. 프랑스). 아래에선 메시에란 이름을 모두 Messier 로 표기합니다.
Messier 는 Messier 목록 때문에 아마추어
천문학 하시는 모든 분들께서 잘 알고 계십니다.
그러나 밤하늘 별자리는 유럽열강의 국왕도 앉아보기 힘든 자리입니다. Messier 가 아무리 유명하더라도 이런 지엄한 곳에 개인이름으로 자기
별자리를 가졌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그러나
이 분은 분명히 155 년 동안 자기만의 별자리를 갖고 있었습니다.
Messier 자리는 그와 같은 시대의 같은 프랑스에 살았던 Joseph Jérôme Lefrançois de Lalande (1732~1807) 가 만든 별자리
입니다 (조세프 제홈므 르프항스와 드 랄랑드). 그가 1775 년에 만든 천구에
그려 넣었습니다. Messier 는 1730 년 출생이므로, Lalande 는 Messier 보다 두 살 어립니다. 아래 단락에서 다시 말씀 드리겠으나, 이들은
동료 및 친구 사이입니다.
<그림 22 왼쪽 : Messier 초상. 40 세 때 모습. 츨처 :
commons.wikimedia.com
오른쪽 : Lalande 초상. 나이 미상. 출처
: Encyclopédie Larousse en ligne. larousse.fr>
Messier 를 나타내는 별자리 이름은 라틴어로 Custos
Messium 입니다. 라틴어 Custos 는 영어로
Keeper,
Watchman, Guardian 등이라고 합니다. 우리말로는 지키는 사람 또는 관리인 정도가
됩니다. 그러나 Messium 은 라틴어 사전을 뒤져보아도
뜻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Messium 이 Messier 를 라틴어로 표기한 고유명사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라틴어로 Custos Messium 는 “Messier 관리인” 으로 번역됩니다.
그런데 이 별자리 이름을 영어로 번역한
자료를 보면, The Harvest Keeper (수확, 농장
관리인) 또는 The Vineyard Keeper (포도원
관리인) 으로 되어있습니다. 별자리 그림이 농촌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그려져 있으므로 농장관리인으로
부른 것 같습니다. 영어 번역에서 Messier 란 이름을 뺀 이유는, 별자리 그림에선 천문학자 Messier 가 아니고 평범한 농장관리인으로 묘사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아래 단락에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런 사연들을 감안해서 라틴어 Custos Messium 을 풀어 쓰면 “Messier 농장관리인
자리” 가 될 겁니다. 여기서는 간단히 “Messier 자리” 로 표기하겠습니다.
(2) 성도에 그려진
Messier 모습
우선 몇 가지 성도에 보이는 Messier 자리 위치와 별자리 그림을 살펴보겠습니다. Lalande 의 1775 년 천구에 나온 이 별자리 그림은 찾지 못했습니다. 그 이후에 나온 성도 중에서 체계적 성도는 1801 년의 Bode 성도부터 시작됩니다..
<그림 23 Bode – Uranographia
(1801). 출처 : Tartu Observatooriumi
Virtuaalne Muuseum>
위쪽 그림은 천구북극 주변 전체성도 입니다. 아래 그림은 Messier 자리 부분만 확대한 것입니다. 기린 오른쪽에 서 있는 사람이
Messier 입니다.
<그림 24 A. Jamieson -
Celestial Atlas (1822). 출처 : ianridpath.com>
Messier 는 위쪽성도에서 왼쪽 상단에 거꾸로 보입니다. 이를 확대하고 바로 서있도록 회전시킨 것이 아래 그림입니다. 위치를 보면, 영광스럽게도 북극성 주변입니다. 이곳은 주극성 지역이라 동양 천문학에선 자미원 (紫微垣) 으로 불렸고, 서양에서도 신성시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농장관리인을 표시하기 위해 낫을 든 모습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Messier 가 깨끗하게 보이는 성도
하나 더 올려 드립니다.
<그림 25 Jehoshaphat Aspin – Urania’s Mirror (1825. 영국. 수작업 채색>
출처 : commeons.wikimedia.org>
Messier 옆에 있는 동물은 지금은 사라진 순록자리 (馴鹿) 입니다. 영어로는 Reindeer 라고 합니다. 프랑스 천문학자 Pierre-Charles Le
Monnier (1715~1799) 가 1743 년에 만든 별자리입니다 (삐에흐 샤흘르 르모니에). 이 분은 Lalande 의 천문학 스승입니다. Bode 성도에 적힌 Rangifer 는 순록의 속명 (屬名 Generic name) 이고, Jamieson 성도의 Tarandus 는 종명 (種名 Specific name) 이라고 합니다 (Astro
News Serial No 20. Aug. 2013 참조).
이 별자리가 Vineyard Keeper (포도원 관리인) 으로 표기된 성도 하나
더 보겠습니다. 영국의 Thomas Young (1773~1829) 이 1807 년에 만든
성도입니다. 이 분 직업은 물리학자, 이집트 학자였다고 합니다. 아래 그림 가운데에 Vineyard
Keeper 이름이 보입니다.
<그림 26 Thomas Young 성도. (1807). 출처 : 그림 24 와 동일. 편집>
(3) Messier 자리가
생긴 사연
그런데 위 별자리그림들을 보면 전형적인
농부 모습입니다. Messier 는
혜성사냥꾼 (Comet Hunter) 이며 천문학자였습니다. 그림만으로 본다면, 정말로 Messier 를 나타낸 별자리인지 의심 됩니다. 확인할 방법은 이 별자리가 만들어진 상황에 대한 기록을 찾아보는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림 27 1776 년에 발행된 소책자 (pamphlet) 의 기록. 번역 : 필자.
프랑스어
원문출처 : 그림 23 과 동일>
위 그림은 1775 년 Lalande 천구가 만들어지고 1 년 후인 1776 년에 발행된 소책자 (pamphlet) 의 기록입니다. Lalande 천구에 올려진 별자리들을 설명하는 책입니다. 프랑스어 원문에서 황색사각형 표시한 “sous le nom de Messier” 는 영어로 “under the
name of Messier” 입니다.
“f“ 처럼 보이는 철자도 “s“ 로 읽습니다. 이 기록에 따르면 이 별자리는
Messier 이름을 따서 만들어 진 것이 분명합니다.
이 기록에 직접적 언급은 없으나, 내용에는 Messier 가
1774 년에 나타난 혜성을 발견했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그러나 처음 발견한 사람은
Messier 가 아니고, 같은 프랑스 사람인
Jacque Leibax Montaigne (자끄 리벡스 몽테뉴) 입니다. 이 분도 역시 혜성 사냥꾼이며, 1772 년의 혜성도 처음 발견했습니다.
Messier 도 1774 년 혜성을 거의 비슷한 시기에
찾아 냈고, 더욱 광범위한 관측기록을 남겼기 때문에 어떤 자료에선 발견자가 Messier 로 되어있기도 합니다. 한편, Messier 는 이
혜성이 출현하던 1774 년에 M1 부터 M45 까지 45 개의
Messier 목록을 발표합니다. Messier 는
1781 년에 M46 부터 M103 까지 추가목록을
발표했습니다. M104 부터 M110 까지는 다른 학자들이 다시 추가한 것입니다.
(4) 농장관리인으로 묘사된 사연
1. Richard Allen 의 설명
그런데 Lalande 가 혜성사냥꾼이면서 천문학자이던 Messier 를 굳이
농장관리인으로 묘사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 그냥 Messier 자리라고
표현하고 별자리그림을 망원경 보는 모습으로 하면, 일반인들이 이 별자리가 Messier 인 줄 금방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당시는 국왕이든 학자이든 생존해있는 인물자체를 별자리로 올리진 않았습니다. 아마 하늘나라는 죽어서 올라가는 곳이라는
믿음 때문일 것 같습니다. 대신
당사자의 상징이나 관련 물건으로 별자리를 만들었는데, 몇 개 예를 들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 허셜의 망원경 자리
(Astro News Serial No 15. Mar. 2013 참조)
• 조지왕의 하프자리
(Astro News Serial No 17. May. 2013 참조)
• 찰스의 참나무 자리
(Astro News Serial No 22. Oct. 2013 참조)
• 포니아토프스키의 황소자리 (한담객설 2014년 9월 14 일자
참조)
Lalande 가 이 별자리를 만들었던 1775 년의
프랑스 왕은 즉위 2 년 차인 Louis (루이) 16 세였습니다 (재위기간
1774~1792 년). 당시
프랑스는 표면적으론 조용했으나, 내부에선 시민혁명의 씨앗이 싹틀 때입니다. 결국
Louis 16 세는 즉위 19 년이 되던 1793 년에
단두대에서 처형됩니다. 당시 혁명세력은
혁명정신에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행위를 했던 수많은 사람들을 단두대로 보냈습니다. 근대화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Antoine-Laurent de Lavoisier (1743~1794) 도 청년시절 세무서에서 일했던 경력 때문에 1794 년에 단두대에서 처형되었습니다 (앙트완느 로항 드 라브와지에).
만일
Lalande 가 별자리이름을 Messier 자리로 하고 별자리그림을 망원경 보는 모습으로
했다면 Lalande 나 Messier 가 어찌되었을지 궁금합니다. 바쁜 혁명의 시대에, 한가하게 하늘에서 망원경이나 들여다보는 부르주아 (Bourgeois. 부흐주와) 사상을 가졌다는 이유로 두 분 모두 처형되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여간
Messier 를 농장관리인으로 묘사한 이유에 대해 Lalande 가 직접 언급한 기록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미국의 Richard Hinckley Allen (알렌. 1838~1908. 미국) 이란 분이 1899 년 발행한 저서에서 그 이유를 설명한 내용을
찾게 되어 아래에 인용 드립니다. 인용문이
실린 저서는 “Star Names : Their Lore and Meaning (1899 년 초판)” 입니다.
이 분은 아마추어 과학자였는데, 별명이 걸어 다니는 백과사전 (walking encyclopedia) 일 정도로 박학다식 했다고 합니다.
<그림 28 Messier 자리가 농장관리인으로
묘사된 것에 대한 Richard Hinckley Allen 의 언급.
출처 : The Messier Catalogue. messier.seds.org>
위 인용문 내용은 Messier 자리 주변 별자리가 모두 농사와 관련 있다는 것입니다.
Cassiopeia 와 Cepheus 는 농부들을 다스리는 사람들이었고, 기린은 농작물을 망치게 합니다. 또한 Phoenicians (페니키아 사람들) 은 하늘의 이 지역을 Wheat Field (밀밭) 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2. 사견
Richard
Allen 의 이런 설명은 좀 무리한 해석이라고 생각됩니다.
Cepheus 가 다스리는 사람들이 농부만은 아니었을 겁니다. 또한 기린은 아프리카에 초원에 살면서 높은 곳의 나무 잎을 따먹고 삽니다. 이들이 키가 작은 농작물이나 밭의 채소를
망쳐 놓기 때문에 Messier 를 농부로 묘사했다는 설명은 어딘지 모르게 궁색해 보입니다. 여기선 Phoenicians (페니키아 사람들) 이 Messier 자리가 위치한 지역을 Wheat Field (밀밭) 로 생각했다는 부분만 검토해 보겠습니다.
Phoenicia
는 도시국가였으며, 중심
도시는 Lebanon 영토 지중해 연안의 Sydon 과 Tyre 입니다.
이곳은 지금의 Israel 땅 바로 북쪽입니다. Phoenicia 가 자체 천문학을 발전시키지는 못했으므로 이 지역도 고대
Sumer 천문학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Sumer 에서 밀과 보리 수확의 계절은 5월 10~20 일 경이며, 이 시기에 태양은 황소자리에 위치합니다. 이 기간이 포함된 4월 21일~5월 20 일은 Sumer 역법으로
Ayyanu (아야루) 이고, 상징별자리도 황소입니다. 지난 칼럼에 실었던 도표를 다시 보여
드립니다 (한담객설 2015 년 4월 8일자 참조).
<그림 29 Sumer 역법의 수확시기와
상징별자리. 한담객설 2015 년 4월 8일자 재인용>
황소자리가 수확의 상징이라고 해도, Messier 자리가 위치한 지역이 Wheat Field (밀밭) 이 되는 것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 그 이유를 아래 그림으로 추정해 보겠습니다.
<그림 30 BC 3900 년 4월 21일 낮 12 시. 서울지역. 출처
: Stellarium 화면. 편집 및 추가>
Sumer 역법은 일년을 황도별자리를 기준으로 나누었습니다. 위 그림 보시면 수확의 상징인 황소자리 북쪽에 기린이 있고 그 옆에 Messier 가 위치합니다. 이렇게 본다면 황소영역 = 수확 = Wheat Field (밀밭) 라는 등식이 성립되고, Messier 자리 위치가 수확과 관련 있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추론은 단지 추론에 불과합니다. Lalande 가 Messier 자리를 만들 때 위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만들었는지는 전혀 별개의 문제일 겁니다. 그가
Phoenicia 천문학 또는 Egypt 를 통해 전래된 Sumer 천문학을 알고 있었는지, 또는 관심조차 있었는지는 알 길이
없습니다. 더욱이 1774 년 혜성이 그 지역에서 처음 발견된 것을 기념해서 별자리를 만들었는데,
그 당시 Phoenicia 천문학까지 고려해서 만들었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5) 더 친근한 이름,
시골사람 또는 촌놈자리
세상 살면서 복잡하고 머리 아픈 일에
부닥치면, 한 걸음 물러서서 가볍고 간단한 마음으로 일을 들여다보는 것도 해결에 도움이 될 겁니다.
혹시 Messier
출생지가 도시가 아니고 시골인데 착안해서 그를 농장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묘사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 요즘 말로는 “시골사람” 또는 속어로 촌놈” 정도가 됩니다.
그래도 동료 사이라서, 단순일꾼은 아니고 농장관리인으로 직책을 조금 격상시켜 주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림 31 Messier 와 Lalande 의 출생지>
Messier 는 Badonviller (바동빌레) 란 곳에서 태어났습니다. 지도에서 보이듯이 이곳은 프랑스의 동쪽
국경부근 시골마을 입니다. 그의
부친은 이곳 법원의 하급관리였으며, Messier 는 열두명 형제자매 중의 열번째로 태어났다고 합니다. 형제자매가 한 다스나 되었다니 놀랍습니다. 그들 중 여섯명은 어릴 때 사망했습니다.
그런데 Lalande 도 Bourg-en-Bresse (부흐깡브헤스) 라는 국경부근 시골출신입니다. 국경까지의 거리도 비슷합니다. Lalande 는 법률 공부하러 Paris 로 유학 왔다가, 숙소에서 프랑스 해군 천문학자이던 Joseph-Nicolas Delisle (1688~1768) 를 알게 되면서 천문학에 매료되기 시작했습니다 (조세프 니꼴라 들릴르) .
그 때부터 위 단락에서 말씀 드린 순록자리를 만든 Le Monnier (르모니에) 로부터 지도를 받습니다. 법학공부를 끝내고 변호사가 되기 위해
고향으로 출발하기 직전, Le Monnier 의 지원으로 아프리카에서의 관측을 위해 떠나면서 천문학에
정식 입문하게 됩니다. 요약하면, 대학졸업 때까지 공식전공은 법학이었으나 대학시절에 훌륭한 학자 밑에서 천문학을 비공식 사사 (師事) 하고, 졸업 후에 직업을 바꾼 경우입니다.
한편 Messier 도 독학으로 천문학을 공부하며 혜성사냥을
해오다가, 21 세 때 위에 언급 드린 Delisle 의
조수로 들어가면서 천문학에 정식 입문했습니다.
따라서 Lalande 와 Messier 는 Delisle 라는 같은 스승을 둔 “동문” 이 됩니다.
따라서 이 두 분에게는 나이가 두 살 차이 밖에 안나는 같은 세대인 점, 시골출신인 점, 공식 천문학교육을 받지 않은 점, 20대 초반에야 비로소 천문학에 공식 입문한 점, 그리고 Delisle 의 문하생 이라는 다섯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아무리 가까운 친구라도 이렇게 많은 공통점을 갖기는 어려울 겁니다. 아마 사석에선 서로 촌놈으로 부르며 가까이
지냈을 것 같습니다. 사실 농장관리인
자리라는 이름보다 “시골사람자리” 또는 “촌놈자리” 가 더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Messier 자리는 천구북극에
가깝기 때문에 항상 밤하늘에 보입니다.
Messier 는 그 자리에 앉아 매일 떴다가 지는 자기가 만든 목록들을 바라보고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1930 년에 IAU 가 그를 퇴출시키자, 가장
친한 친구 Lalande 가 만들어준 의자를 155 년 만에
비워주게 됩니다. 앞으로 Messier 목록을 볼 때는 꼭 기린서쪽 Messier 자리에 들러서, 그에게 안부인사라도 하고 가야겠습니다.
<그림 32 출처 : spitz.it>
<끝>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