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담객설 2014년 4월 12일
<목 차>
I. 복날에 생각나는 두가지
(1) 우리는 공동운명체 - 닭 개 거위 장어
(2) 절묘한 우연의 일치 - 동서양 용어
II. 서양의 Dog days
(1) 최초 기록자 아리스토텔레스 (BC 384~BC 322)
(2) Dog days 용어가 생긴 이유
(3) Heliacal rising 의미
(4) 아리스토텔레스가 보았던 Sirius 의 Heliacal rising
III. 2014년 서울의 Dog days
(1) 서울의 Sirius Heliacal rising – 8월 1일 05:37
(2) 삼복의 서울하늘
1. 초복 2014년 7월 18일
2. 중복 2014년 7월 28일
3. 2014년 8월 1일 및 말복 8월 7일
(3) 세차운동 – BC 310년 Athens 와 2014년 서울
(4) Stellarium 의 일출시간 – 영국의 일출
IV. Heliacal rising 의 천문학
(1) 특정 별이 황도면에 위치할 경우
(2) Sirius 의 경우
1. 은하 및 황도 좌표계에서 Sirius 위치
2. 지구 태양과의 위치관계
(3) Sirius 와 태양의 각거리
1. BC 310 년 Athens
2. 2014 년 서울
(4) Sirius 일주궤적 패턴
V. 동양의 복날
(1) 복 (伏) 의 뜻
(2) 복날이 만들어진 이유
(3) 복날 정하는 방법
VI. 동양의 복날 나이는 2,692 살
(1) 태평어람 (太平御覽) - AD 983
(2) 역기석 (曆忌釋) – 제작시기 불명 (BC 91 이전)
(3) 음양서 (陰陽書) – 제작시기 불명
(4) 사기 봉선서 (史記 封禪書) – BC 91
VII. 경험적 접근법 복합적 접근법
<본 문>
I. 복날에 생각나는 두가지
(1) 우리는 공동운명체 – 닭 개 거위 장어
밤이 깊을수록 새벽은 멀지 않고, 봄이 무르익을수록 여름은 바로 다가옵니다. 비록 지금은 봄의 한 가운데이지만, 머지 않아 다가올 한여름 복날을 소재로 몇 가지 말씀 드려볼까 합니다. 이 칼럼 제목이 閑談客說 (한담객설) 인데, 이번에는 汗談客說 (한담객설 – 더워서 땀 흘리며 드리는 쓸데없는 말씀) 이 될 것 같습니다.
원래 우리 것부터 알아보는 것이 순서이겠지만, 아시는 것처럼 우리의 복날은 중국에서 유래한 것이며 날짜를 정하는 방법도 음양오행의 10 간을 따른 것입니다. 아무래도 한자가 많이 나와 지루하실 것 같아 서양 것부터 말씀 드립니다. 우선 서양에도 우리나라 같은 복날이 있는지 알아보고, 시대별로 Stellarium 화면을 보면서 용어가 생긴 시점을 찾아 보면서 천문학적 의미도 추가로 살펴보겠습니다. 우리의 복날의 유래와 의미는 예전 중국 기록들을 보면서 추정해 봅니다.
여름은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즐거운 휴가의 계절이지만 몇 가지 동물들에겐 수난의 시대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선 특히 닭과 개 두 가지 동물이 여름에 도륙을 당하고, 일본에선 수많은 장어가 목숨을 잃습니다. 프랑스 같은 서양에선 거위 달팽이 등이 희생된다고 들었는데, 사망률이 특별히 여름에만 집중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여간 프랑스에 사는 거위는 여름만 되면 Foie Gras (프와그하) 라는 요리를 위해 “간” 을 배 밖으로 내놓아야 합니다. Foie (프와) 는 “간” 이고 Gras (그하) 는 “지방, 기름” 이란 프랑스 말입니다. 소위 “지방간” 이란 뜻이지요. 거위에게 강제로 사료를 먹이면서 운동을 시키지 않고 가둬 놓으면 간이 지방간이 됩니다. 이것을 빼내어 요리를 한다는데…. 음식이야 각국의 고유 문화이므로 뭐라 평가할 수는 없으나, 우리의 음식문화를 비난하는 프랑스 같은 서양에서도 동물학대는 만만찮은 것 같습니다.
(2) 절묘한 우연의 일치 - 동서양 용어
초복 중복 말복을 보통 복날 또는 삼복 (三伏) 이라 부릅니다. “복날” 하면 제일 먼저 연상되는 것이 닭이라기 보다는 사실 개입니다. 따라서 복날은 “개의 날” 이 되고, 콩글리쉬로 번역한다면 “Dog day” 가 될 겁니다. 복날에는 초 중 말복 3 개가 있으므로 영어 복수로 쓰면 Dog days 가 됩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서양에 정말로 Dog days 라 부르는 특정한 시점이 있습니다. 더욱이 우리의 복날과 비슷하게 여름 한가운데 있고, 제일 더운 시기라는 뜻입니다. 절묘한 우연의 일치가 아닐 수 없네요.
그러면 서양에서도 개가 희생되는 날이란 의미로 Dog days 로 쓸까요 ? 서양 개념으론 개는 가족과 같은 존재입니다. 서양에선 거지들도 개를 많이 데리고 다닙니다. 외로워서 그럴 텐데, 먹을 것 생기면 일단 개부터 먹이고 그 다음에 자기가 먹는 것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래서 개는 포동포동한데, 정작 본인은 삐쩍 마른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알기론 서양에 사는 개는 가족 중에서도 아빠보다 서열이 높습니다. 서양에서 농담으로 말하는 가족 구성원 서열은 다음과 같습니다.
장애인 및 노인 à 어린이 à 엄마 à 강아지 à 아빠
아마도 이런 사회적 서열을 가진 서양에서 강아지 희생 시키는 날이란 뜻으로 Dog days 라고 부르진 않았을 겁니다.
한편 “개” 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욕설로도 쓰입니다. Dog days 가 제일 더운 시기라는 뜻이라면, 욕설 의미가 들어가서 “개 같이 더운 날” 이라고 추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서양에선 Dog days 가 제목인 영화, 오페라, 어린이용 책도 있습니다. 물론 간혹 제목으로 욕설을 사용하는 영화나 오페라는 있을 수 있으나, 어린이용 책에서 욕설이 들어간 제목을 쓰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래에 몇 가지 예를 보여 드립니다.
<그림 1 영화 Dog days of summer. <그림 2 오페라 Dog days.
포스터. 미국 2008. 공연 2012 10월 미국 Monclair State Univ.
사진 canucksarmy.com> 사진 인터넷판 The New York Times 2012. 10. 4.>
<그림 3 어린이용 녹음판 Dog days <그림 4 어린이용 서적 Dog days
저자 Mavis Cheek 저자 Jeff Kinney.
출판사 Patrick Parker’s 미국 2005 출판사 Wimpykid.com 미국 2012
사진 amazon.com 사진 Walmart.com>
동서양에서 “개” 라는 단어가 언제부터 욕설에 붙는 접두사가 되었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어린이용 서적에서도 Dog days 가 쓰이는 것을 보면 이 단어가 욕설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비슷한 예로서, Hot dog (핫도그) 란 말을 보고 “뜨거운 개○○” 를 연상하지 않으시는 것과 같으리라 생각합니다.
II. 서양의 Dog days
(1) 최초 기록자 아리스토텔레스 (BC 384~BC 322)
위에서 Dog days 용어를 말씀 드리면서 욕설 영화 오페라 어린이용 서적 등을 예로 들었기 때문에 이 단어가 예전부터 민간에서 사용되는 단어로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Dog days 는 아리스토텔레스 (Aristotle 생존 BC 384~BC 322) 의 <Physics> 에 처음 등장한다고 합니다. 이 책은 고대 그리이스의 자연철학 과학 천문학 개념을 정리한 것이므로 Dog days 는 원래 천문학 용어로 시작된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어느 부분에 Dog days 가 나오는지 자료를 뒤져보았으나 찾지 못했고, 제가 이 책은 갖고 있지 않아 내용을 보여 드릴 수는 없습니다. 아쉬운 대로 책 표지만 보고 지나갑니다.
<그림 5 Aristotle Physics. 편집 Linsay Judson.
출판사 Oxford Univ Press. 영국 1995 사진 amozon.com>
(2) Dog days 용어가 생긴 이유
그러면 Dog days 라는 단어는 아리스토텔레스 시대의 천문학과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요 ? 요즘은 에어컨 냉장고 등 문명의 도구들이 많이 사용되므로 더워도 큰 문제는 없지만, 고대 사회에서 여름의 무더위는 심각한 문제였을 겁니다. 기온이 높으면 활동하기 고통스럽지만 더욱 큰 문제는 음식의 부패입니다. 음식이 부패하면서 식중독이 생기고 전염병이 창궐할 우려가 있지요. 따라서 위생과 건강에 각별히 유의해야 할 시기 입니다.
이렇게 위생에 유의해야 하는 시기가 다가온다는 경보를 제 때에 사람들에게 알리고 조치를 취하려면 그 사회 내부 구성원들 모두가 정확하고 공통된 달력을 사용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고대사회에서는 지역별로 1년이 시작되는 시점이 다르고, 일반인 내부에서 정확한 역법이 정착되어 있지 않았으므로 지금처럼 “무더위가 몇 월 며칠부터 언제까지 계속되므로 노약자는 조심하시라” 같은 일기예보는 무용지물입니다.
이럴 때 만국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달력이 바로 밤하늘 모습을 기준을 한 역법입니다. 밤하늘의 특정 천체는 언제나 1년 중 특정 시점에 특정한 자리에 돌아와 있습니다. 물론 지구 자전축이 25,772 년 주기로 세차운동하므로 추분 하지 추분 동지점 (2分 2至點) 모두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평균 2,147.60 년마다 30 °를 이동해서 황도 12궁 별자리 하나씩 건너뜁니다. 이런 장기적 이동을 무시한다면 특정 위도에서 보이는 특정 천체를 기준한 역법은 지구상 어디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훌륭한 역법입니다. .
세계의 모든 문명은 북반구 중위도 지방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서양 문명 발상지 세 곳의 위도는 아래와 같습니다. Athens 는 서울과 위도가 같네요. 아래에서 보시듯이 세 지역 위도차이는 불과 7 ° 이며, 모두 지중해 근방에 있으므로 밤하늘 모습은 세 지역에서 크게 차이 나지 않습니다.
메소포타미아 문명 Babylon 북위 약 32 °
이집트 문명 Cairo 북위 약 30. °
그리이스 문명 Athens 북위 37도 58분
서울의 위도인 북위 37도 34분과 거의 비슷함.
그러면 밤하늘을 기준한 경보 시스템을 만들 경우, 천문학을 모르는 일반인 또는 어린이나 노약자 모두가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천체는 무엇이 될까요 ? 행성은 엄청 밝아서 찾기는 쉽지만 움직임이 뒤죽박죽이라 기준점으로 삼을 수는 없고 먼 거리의 항성을 기준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이 경우 1 순위 후보는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이 될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은 Sirius 입니다. Sirius 어원은 그리이스어이며 “타는 듯이 빛나는 (Glowing)” 이란 뜻이라네요. 안시 이중성이며 주성 A 는 – (마이너스) 1.47 등급, 반성 B 는 8.30 등급입니다. 지구에서 8.6 광년 거리이니 비교적 가깝습니다. 그래서 이곳 행성계에서 우리를 방문했다는 외계인 얘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중국에선 하늘에 사는 이리 (늑대) 의 눈이 밤에 휘황하게 빛나는 것 같다는 뜻으로 천랑성 (天狼星) 이라고 불렀습니다. 저는 동물원이 야간개장할 때 가슴이 철렁하도록 새파랗게 빛나는 호랑이 눈동자 본 적이 있습니다. 천랑성 이름은 참 잘 지었다고 생각됩니다. 우리말로는 “이리의 눈동자” 네요.
하여간 이 Sirius 는 서양 별자리에서 큰개자리의 주성이므로 일반인들은 <Dog Star> 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그리이스 지역에서 문명이 발달할 때, 가장 무더운 시기인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 기간 중 특정 시점에 Sirius 가 아침 해 뜰 때 태양과 같이 잠시 나타났다가 태양 빛이 밝아지면서 바로 사라지는 것> 을 알게 되었습니다. 시간차이는 좀 있겠으나 이집트나 바빌론 지역 모두 동일한 현상이 나타날 겁니다. 하지만 아리스토텔레스의 Physics 를 인용하므로 그리이스 지역을 예로 들었습니다.
이처럼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인 Sirius 가 태양신과 같이 일출 때 모습을 나타내는 기간에는 위생과 건강에 주의하라고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에 이보다 더 적합한 천문현상은 없을 것입니다.
이 같은 이유로 고대 그리이스에서는 <Dog Star> 가 “일출 때 태양과 같이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기간” 을 기준으로 <Dog days> 를 다음과 같이 정했습니다.
• Sirius 가 태양과 동시에 뜨는 날을 기준으로,
그 이전과 이후 각각 20 일 동안. 모두 40 일간.
(3) Heliacal rising 의미
위에서 말씀드린 “일출 때 태양과 동시에 뜨는 현상” 을 천문학 용어로 <Heliacal rising (힐라이어컬 라이징)> 이라 부릅니다. Heliacal 은 원래 “태양의” 라는 형용사인데, Rising 과 같이 사용하게 되면서 “태양 부근의” 또는 “태양과 같이 뜨는” 라는 의미가 추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Sirius 의 Heliacal rising 은 태양과 Sirius 가 같이 뜨는 현상이 됩니다. Sirius 가 일출직전 또는 일출과 동시에 뜬다면 그 때 잠시 보이고 일출 직후부터는 태양 빛에 가려서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밤하늘에선 보이지 않다가 태양이 나타날 때 잠시 모습을 보여주므로 실제로 관측하면 신비롭게 생각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사실 우주의 별들은 무한히 많이 있으므로 지구에서 보기에 태양과 같이 뜨는 별들도 무한히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밤하늘에서 제일 밝은 별인 Sirius 가 태양과 같이 떠 준다면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은 좀 다르리라 생각됩니다.
(4) 아리스토텔레스가 보았던 Sirius 의 Heliacal rising
아리스토텔레스가 그 당시에 보았던 Sirius 의 Heliacal rising 은 어땠는지 추정해 보겠습니다. 그의 생존연대는 BC 384~BC 322 년이므로 BC 310년의 Athens (아테네) 밤하늘에서 이 현상이 일어나는 때를 찾아보았습니다.
<그림 6 BC 310 년 7월 16일 Athens 의 Sirius Heliacal rising. 사진 Stellarium 화면>
BC 310 년의 Sirius Heliacal rising 은 7월 16일 아침 6시 7분 입니다. Sirius 방향이 남쪽입니다
태양과 Sirius 는 서로 비슷한 고도로 동시에 뜨고 있습니다. 방위각 차이는 51 ° 인데, 이 정도면 한 시야에 충분히 들어오므로 실제 관측하면 감동적일 겁니다. 하여간 아리스토텔레스 시대에는 지금 날씨로 생각해보면 제일 더운 여름인 아래 기간을 Dog days 라고 불렀을 겁니다.
• 6/26일 Dog days 시작 ~ 7/16 Sirius Heliacal rising ~ 8/5 Dog days 종료
한편, 위에서 Athens 위도는 N 37도 58분 이고, 서울은 N 37도 34분으로 거의 같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따라서 시차야 있겠으나 이날 서울의 일출 때에도 같은 현상이 일어 났을 겁니다. 아래 그림 보시면 하늘 모양이 Athens 같고, 서울에서도 Sirius 의 Heliacal rising 이 일어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림 7 BC 310 년 7월 16일 서울의 Sirius Heliacal rising>
이 당시 아리스토텔레스는 Athens 에서 새벽하늘 보면서 <Physics> 책 쓰고 있었을 텐데, 서울에선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 안타깝지만 서울은 마한이란 부족국가가 생기기도 전일 겁니다. 다만 고조선은 존재했는데 이 당시 중국은 전국시대 (BC 403 ~ BC 221) 였습니다. 10년 후인 BC 300 년에 연나라 (燕) 가 고조선을 침략했다는 기록이 있네요.
III. 2014년 서울의 Dog days
(1) 서울의 Sirius Heliacal rising – 8월 1일 05:37
그러면 지금도 BC 310 년처럼 7월 중순경에 Sirius 의 Heliacal rising 이 나타날까요 ? 얼핏 생각해보아도 세차운동 때문에 밤하늘 모습이 고대 문명이 발생하던 시기와는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므로 직접 찾아보기 전에는 알 수 없겠네요. BC 310 년은 약 2,324 년 전입니다. 지구 세차운동 주기는 25,772 년 이므로 지금의 밤하늘은 그 때보다 약 32 ° 정도 동쪽으로 이동해 있을 겁니다. 다른 말로 하면 2분 2지점이 그 때보다 서쪽으로 32 ° 이동해 있다는 말과 같습니다.
2014년에 Sirius 가 태양과 같은 시간에 뜨는 때는 언제인지 서울지역을 기준으로 찾아보겠습니다. Sirius 뜨는 시간은 <Occult 4> 프로그램으로 찾았으며, 태양이 뜨는 시간은 <한국천문연구원> 자료를 이용했습니다. Sirius 적경 적위는 J2000 이 아니고 2014년 4월 20일 기준이며 Stellarium 자료에 따랐습니다.
<그림 8 2014년 삼복 기간 중 Sirius 와 태양이 뜨는 시간>
위 <그림 6> 보시면 2014년 8월 1일에 서울에선 Sirius 가 태양보다 1 분 늦게 뜹니다.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Sirius 가 뜨는 시간인 아침 5시 37분이 Sirius 의 Heliacal rising 시간이 됩니다. 서울의 그리이스 식 Dog days 는 8월 1일 전후 20일간인 <7월 11일부터 8월 21일까지> 40일간이 Dog days 가 됩니다. 우리나라 초복부터 말복까지는 위 그림처럼 7월 18일부터 8월 7일까지이므로 삼복기간이 Dog days 에 포함됩니다.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7/11일 Dog days 시작 ~ 8/1 Sirius Heliacal rising ~ 8/21 Dog days 종료
• 7/18일 초복 ~ 7/28 중복 ~ 8/7 말복
참고로 시대별로 기록된 Dog days 를 지금의 역법으로 환산한 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기간은 정확한 천문현상에 기초한 것은 아니고 해당 시대의 민간에서 Dog days 로 불린 기간입니다.
• 로마제국 시대 : 7월 24일 ~ 8월 24일
• 중세유럽 농민 : 7월 3일 ~ 8월 11일
• 1559년 영국 국교회 기도서 : 7월 7일 ~ 8월 18일
아래 단락에서 설명 드리겠지만, 중국에서 유래한 삼복 기간은 음양오행의 10간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서양에서 만든 Dog days 가 동양의 삼복 기간을 포함하고 있는 것을 보면, 더위를 느끼는 감각은 동서양 사람 모두 같은가 봅니다.
(2) 삼복의 서울하늘
1. 초복 2014년 7월 18일
그러면 <그림 6> 에서 알아본 4가지 일자의 서울 하늘 모습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먼저 초복날인 7월 18일 입니다.
<그림 9 2014년 초복 7월 18일 일출 05:25 am 서울지역. 사진 Stellarium 화면>
<그림 9> 는 금년 2014년 초복인 7월 18일 일출시간 아침 5시 25분의 서울지역의 하늘 모습입니다. Sirius 는 6시 32분에 뜨므로 지면 아래에 있을 겁니다. 따라서 2014 년 초복에는 Sirius 의 Heliacal Rising 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럼 지면 아래에는 무엇이 있는지 한 번 보실까요 ?
<그림 10 그림 9의 지면 아래 표시>
2014 년 초복 일출시간 지면 아래에는 목성 Procyon 그리고 Sirius 가 있네요. Procyon 어원도 그리이스어 이며 “Before the dog” 이란 뜻입니다. Sirius 에 앞서간다는 의미입니다. 태양이 뜨면서 Sirius 도 같이 올라오므로 태양 빛에 가려서 보이지 않을 겁니다.
2. 중복 2014년 7월 28일
이제 중복인 7월 28일의 일출 때로 가 보겠습니다.
<그림 11 2014년 중복 7월 28일 일출 05:32 am 서울지역>
7월 28일 중복의 일출 때도 Sirius 는 태양보다 21분 늦은 5시 53분에 뜨므로 Heliacal Rising 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다만 Procyon 의 Heliacal Rising 은 일어납니다. <그림 11> 에는 일출 직전에 Procyon 이 지평선 위에 살짝 걸쳐있는 것이 보입니다. 태양 머리에 혹처럼 붙어 있는 것은 목성입니다
3. 2014년 8월 1일 및 말복 8월 7일
<그림 12 2014년 8월 1일 일출 05:36 am 서울지역>
8월 1일에는 SirIus 가 태양보다 1분 늦은 5시 37분에 뜹니다. 위 화면에서도 Sirius 가 일출 때 머리를 조금 내밀었습니다. Procyon 이 Sirius 와 태양 중간에 서서 길 안내를 하고 있고, 수성 목성 금성 Pollux Castor Orion 모두 Sirius 를 둘러싸고 환영하고 있습니다. 이제 말복으로 가봅니다.
<그림 13 2014년 말복 및 입추 8월 7일 일출 05:41 am 서울지역>
2014년 말복은 입추와 겹쳐 있습니다. 2014년에 두 절기가 겹쳐도 말복인 이유는 아래 단락에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하여간 Sirius 는 8월 7일 말복 태양 일출 시간인 5시 41분보다 28분 빠른 5시 13분에 먼저 뜹니다. 태양이 뜰 때는 Sirius 의 고도가 약 4 도 되며, 이 정도 고도이면 아직 태양 빛이 그리 밝지는 않을 것이므로 Sirius 가 희미하게나마 보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 날 이후로는 일출 시간에 Sirius 고도가 점점 높아지므로 일출 시간쯤에는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3) 세차운동 – BC 310년 Athens 와 2014년 서울
한편 위에서 지금 밤하늘은 BC 310 년 보다 약 32 ° 정도 동쪽으로 이동해 있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정말 그런지 아래 그림으로 비교해 봅니다.
<그림 14 Athens BC 310 년 7월 16일 <그림 15 서울 2014년 7월 18일
그림 6 과 같은 것> 그림 9 과 같은 것>
위 그림에서 태양 뜨는 곳이 동쪽이고 Sirius 있는 쪽이 남쪽이고 더 오른쪽은 서쪽입니다.
BC 310 년 아테네에선 Castor Pollux 가 태양을 기준으로 서쪽에 있으나, 아테네와 같은 위도인 서울의 2014년 거의 같은 시간에는 Castor Pollux 가 태양의 동쪽으로 이동해 있습니다. 태양 공전 궤도는 시간이 흘러도 변함 없으나, 지구 자전축의 세차운동 때문에 밤하늘 자체가 동쪽으로 이동한 것이며 그 각거리는 32 ° 정도 됩니다.
(4) Stellarium 의 일출시간 – 영국의 일출
Stellarium 화면 보실 때 참고하시도록 한가지 덧붙여 언급 드립니다. 우리나라 일출시간은 <태양의 윗부분이 지평선에 접하는 시간> 입니다. <그림 9> 처럼 서울의 일출시간을 입력하고 Stellarium 화면을 보시면 태양의 윗부분이 지평선에 접하고 있습니다.
한편 <태양의 중심이 지평선을 통과하는 시간>을 일출시간으로 정한 나라 중 대표적인 경우가 영국입니다. 그러면 영국 런던의 일출시간을 입력하면 Stellarium 화면에서 지평선이 태양 중심에 와 있을까요 ? 아래 화면 보십시오.
<그림 16 런던 일출일몰시간> <그림 17 7/18 04:05 am 지상> <그림 18 7/18 04:05 am 지하>
<그림 16> 은 출몰시간 프로그램에 나온 2014년 7월 18일 런던 일출시간입니다. 일출 새벽 4시 5분, 일몰 20시 11분 입니다. <그림 8 과 9> 는 일출시간인 04:05 am 의 지상 및 지면 아래 하늘 모습입니다. 런던 일출시간에 런던에서 본 태양은 태양 중심부가 지평선을 통과해야 하는데, Stellarium 화면은 서울의 일출시간처럼 태양의 윗부분이 지평선에 접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어느 부분에 오류가 있을까요 ?
위에서 사용한 출몰시간 프로그램은 입력 요소가 “국가 이름” 이 아니고 “경위도 및 세계시 차이” 입니다. 또한 Stellarium 도 도시 국가 입력란은 있지만 경위도를 단위로 프로그램 되어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전세계 대부분 국가들의 일출시간 기준인 태양의 윗부분이 지평선에 접하는 시간으로 프로그램 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IV. Heliacal rising 의 천문학
(1) 특정 별이 황도면에 위치할 경우
Heliacal rising 에 대해 원고를 쓰면서, 지구, 태양 및 특정 별이 우주 공간에서 어떤 위치관계에 있을 때 Heliacal rising 이 일어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3 개 천체가 일출시간이란 특정 순간에 지평면과 평행하게 정렬되어야 하므로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더불어 이 현상이 일어날 때 해당 천체의 일주궤적은 어떤 패턴인지도 생각해 보려 합니다.
제일 먼저 생각나는 위치는 지구, 태양 및 특정 별이 합 (合 Conjunction) 일 때입니다.
<그림 19 특정 별이 황도면에 위치할 경우>
위 그림은 천구의 북극에서 내려다 본 모습입니다. 위 그림은 화성 목성 같은 태양계 외행성의 합과 충 (衝 Opposition) 을 나타낼 때 사용되는 그림입니다. 다른 점은 태양을 공전하는 외행성 대신 특정 <별 A> 를 그려 넣었습니다. 이 경우 중요한 전제 조건은 아래와 같습니다
• 별 A 는 지구의 태양 공전궤도면과 같은 평면에 위치한다.
• 별 A 는 항성이므로 천구상에 위치가 고정되어 있다.
지구가 태양 공전궤도의 그림 왼쪽에 위치할 경우, 지구는 화살표 방향으로 자전하므로 아침이 되면 태양이 먼저 보이고 나중에 Sirius 가 보일 겁니다. 그 시간이 거의 같다면 별 A 의 Heliacal Rising 이 일어날 겁니다.
지구가 태양 공전궤도의 그림 아래쪽에 위치할 경우, 지구와 태양, 별 A는 합 (合 Conjunction)
인 위치에 있다고 부릅니다. 지구는 화살표 방향으로 자전하므로 아침이 되면 태양과 별 A 가
동시에 뜨지만 별 A 는 태양에 가려서 보이지 않겠지요. 별 A 위치가 태양 원반을 조금이라도 벗어나야지만 Heliacal Rising 이 일어납니다.
지구가 태양 공전궤도의 그림 오른쪽에 위치할 경우는 왼쪽에 위치할 경우와 반대가 되어 아침이 되면 별 A 가 먼저 뜨고 나중에 태양이 뜹니다. 역시 그 시간 간격이 짧다면 Heliacal Rising 이 일어납니다. 하여간 이 경우는 반드시 별 A 가 지구의 태양 공전 궤도면과 같은 평면에 있어야 합니다. 태양계 외행성들의 합이 일어나는 이유는 태양 공전궤도 평면이 모두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2) Sirius 의 경우
1. 은하 및 황도 좌표계에서 Sirius 위치
그런데 Sirius 는 지구의 태양 공전궤도 평면에 위치하지 않습니다. 과연 Sirius 가 우리 은하에서 어디쯤 있는지 아래 그림으로 보여 드립니다. 지구 또는 태양으로부터 거리는 8.6 광년입니다.
<그림 20 은하 좌표계에서의 Sirius 위치. 사진 Robert Powell.
Astro News Serial No 12 (Oct. 2012) 에서 재인용>
위 그림은 <은하 좌표계> 로 표시한 Sirius 위치입니다. 동심원 표시는 태양을 중심으로 한 우리은하 적도면이며 위쪽이 북쪽입니다. 황도면이 아님에 유의 하십시오. Sirius 는 은하적도면 남쪽에 있으므로 은위가 ( - ) 이고, Procyon 은 은하적도면 북쪽에 있으므로 은위가 ( + ) 입니다.
한편 Sirius 의 Heliacal rising 이 일어나는 2014년 8월 1일 05:37 am 의 Sirius 은위는 아래와 같습니다. Stellarium 자료입니다. 한편 은경의 원래 정의에 따르면 <그림 20> 처럼 0 ° ~ 360 ° 이지만 Stellarium 자료는
– 180 ° ~ + 180 °으로 되어 있습니다. 각종 좌표계에 대한 사항은 Astro News Serial No 12 (Oct. 2012) 를 참조 하시기 바랍니다.
• Sirius 은위 : - (마이너스) 8 ° 53’ 41.2”
Sirius 의 Heliacal rising 은 우리 은하와는 관계없고, 지구 태양 Sirius 삼자간의 관계입니다. 지구가 태양 공전궤도를 돌면서 자전하다가 아침에 되어 태양과 Sirius 가 동시에 보이는 것이므로 Sirius 가 지구의 태양 공전궤도 기준으로 어느 위치에 있는가의 문제이며, 이는 황도 좌표계에서의 Sirius 위치를 말합니다. 그러면 은하 좌표계와 황도 좌표계의 상호 위치관계를 보시지요.
<그림 21 적도, 황도, 은하 좌표계 비교.
Astro News Serial No 12 (Oct. 2012) 인용한 그림 재인용.
원래 은하좌표계에서의 중심경선은 위 그림의 은하중심이 아니고
태양 (또는 지구) 에서 은하중심 방향으로 그은 직선임.
Galactic Equator 은하적도 (흑색원), Ecliptic 황도 (황색원)
Celestial Equator 천구적도 (청색원) Galactic Center 은하 중심
Vernal Equinox 춘분점 Autumnal Equinox 추분점>
원래 은하좌표계에서의 중심경선은 <그림 21> 의 은하중심이 아니고, <그림 20> 처럼 태양 (또는 지구) 에서 은하중심 방향으로 그은 직선임에 유의 바랍니다. 따라서 <그림 21> 은 틀린 그림이지만 세 좌표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므로 인용했습니다.
<그림 20> 에 표시된 은하 적도면은 <그림 21> 에서 흑색원이며, <그림 20> 에서 Sirius 는 은경이 270° 조금 못 미치는 곳에 있고, 황도면 남쪽에 있습니다. 위 그림에서 황도면은 은하 적도면과 상당한 각도 차이를 보입니다. 그림에 표시된 상호 기울기 차이는 아래와 같습니다
• 은하적도 ßà 황도면 : 약 40. 0 °
• 황도면 ßà 천구적도 : 약 23. 5 ° (현재의 정확한 수치 : 23.437458 °)
• 은하적도 ßà 천구적도 : 약 63. 5 °
Sirius 는 은하 적도면 남쪽으로 약 8 ° 떨어져 있습니다. 한편 은하적도와 황도적도는 약 40. 0 도 각도이므로,
• Sirius 은위 : - (마이너스) 8 ° 53’ 41.2”
• 은하적도와 황도면 각도 : 약 40. 0 ° (Sirius 는 황도면 남쪽)
• 합 계 약 ( - ) 48.53 ° (Sirius 의 황도면과의 각도 = 황위)
은위를 재는 기준점은 은하중심이 아니고 태양 또는 지구입니다. 결국 48.53 ° 의미는 Sirius와 황도면과의 각도이며, 이는 Sirius 의 <황위> 가 됩니다. 황도 남쪽이므로 ( - ) 가 붙을 겁니다.
위처럼 장황한 설명을 드린 이유는 <그림 21> 의 적도 황도 은하 좌표계 안에서의 Sirius 위치를 말씀 드리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한편 황경과 황위는 적경 적위만 알면 아래 공식으로 간단히 구할 수 있습니다.
출처 : 이형철 astronote.org>
2. 지구 태양과의 위치관계
이제는 Serius Heliacal rising 이 일어나는 순간의 세 천체 위치관계를 추정해 보겠습니다.
<그림 23 Serius Heliacal rising 과 세 천체의 위치관계>
맨 왼쪽 그림에서 서울과 Athens 는 같은 위도상에 있음을 의미합니다. 가운데 그림은 지구가 90 ° 자전해서 지평면이 일출시간에 태양 빛과 평행을 이루는 시점을 표시한 것입니다. 이 때 Sirius 와 태양을 연결한 선이 지평면과 평행해야 일출 시간에 두 천체가 지평면에 동시에 올라올 겁니다. 맞추기 쉽지 않은 조건이네요.
한편 태양 및 Sirius 는 모두 먼 거리에 있으므로 두 천체에서 나온 빛은 빨간색 점인 관측자 위치로 평행하게 들어올 것입니다. 이 두 빛 사이의 각도가 지구에서 보이는 두 천체의 각거리 또는 방위각 차이가 됩니다.
(3) Sirius 와 태양의 각거리
1. BC 310 년 Athens
그러면 BC 310년 Athens 의 Sirius Heliacal rising 을 보겠습니다.
<그림 24 BC 310년 Athens Sirius Heliacal rising>
<그림 24> 는 <그림 6> 과 같습니다. Sirius 위치는 그림에서 오른쪽이며 태양보다 남쪽인데, 이는 Sirius의 황위가 약 – (마이너스) 48.53 ° 로서, 태양의 남쪽에 위치하기 때문입니다. 각거리 측정에 필요한 수치는 아래와 같습니다.
Athens 경위도 : 37 ° 58’ N / 23 ° 43’ E
태양 방위각 60 ° 37’ / Sirius 방위각 111 ° 15’
각거리 = 약 51 °
한편 Procyon 도 생각해보면, <그림 20> 에서는 Sirius 보다 은하 적도면 한참 북쪽에 있습니다.
지구가 자전해서 지평면이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당연히 북쪽에 있는 Procyon 이 지평면
에 먼저 걸리게 되며 이는 Procyon 이 지평면 위로 올라와 뜨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다음에 남쪽에 있는 Sirius 가 지평면 위로 올라와 뜨게 되겠지요.
2. 2014 년 서울
<그림 25 2014 년 서울의 Sirius Heliacal rising>
<그림 25> 는 <그림 12> 와 같은 것입니다. 방위각 차이는 45 ° 로서 BC 310 년의 Athens 경우와 6 ° 차이가 있습니다. 서울과 Athens 의 미세한 위도차이 때문이기도 하고, 세차운동으로 인한 천구의 회전으로 지구 시선방향에 놓인 태양과 Sirius 각거리 변동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각거리 측정에 필요한 수치는 아래와 같습니다.
서울 경위도 : 37 ° 33’ N / 126 ° 59’ E
태양 방위각 66 ° 16’ / Sirius 방위각 111 ° 38’
각거리 = 약 45 °
(4) Sirius 일주궤적 패턴
잠시 쉬어가는 의미로 Heliacal Rising 이 일어날 때 Sirius 는 하늘에서 어떤 운행 궤적을 그리는지 살펴 보겠습니다. 간단히 생각해보면 태양이 뜨는 시간에 맞추어 Sirius 도 지평선을 통과하는 궤적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Sirius 가 일출시간에 정확히 지평선에 접해도 Heliacal Rising 이 생길 것입니다. 그러면 과연 두번째 경우가 실제로 일어나는지 찾아보겠습니다.
우선 <그림 25> 처럼 Sirius 가 태양과 동시에 뜨는 2014년 8월 1일의 화면에서 하루 동안의 Sirius 운행궤적으로 보면 아래 그림처럼 나타납니다. 태양과 같은 방향으로 태양과 같은 시간에 지평선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그림 26 2014년 8월 1일 서울하늘의 Sirius 일주궤적>
이제는 17,186 년 후인 AD 19200 년 7월 18일로 가 보겠습니다. 이 같이 먼 미래로 가는 이유는 이 때가 되어야 비로소 Sirius의 일주궤적이 <지평선에 접하기 때문> 입니다. 이 때의 서울지역 일출시간 아침 4시 45분의 하늘 보십시오.
<그림 27 AD 19200 년 7월 18일 서울하늘의 일출 04:45 am>
AD 19200 년 7월 18일 일출 때의 서울 하늘은 세차운동 때문에 2014년 7월 18일과는 많이 다릅니다. Sirius 일주궤적은 더욱 크게 바뀌어 있는데, 이 때 Sirius 는 일출시간에 맞추어 지평선에 접하는 궤적을 그립니다. 아래 그림 보시지요. 아무리 보아도 절묘한 궤적입니다. 이런 패턴으로도 Heliacal Rising 이 일어나는 것을 보여 드리려고 먼 미래로 와 보았습니다. 이 때 한국아마추어 천문학회 서울지부는 무슨 활동을 하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그림 28 AD 19200 년 7월 18일 서울하늘의 Sirius 의 일주궤적>
V. 동양의 복날
(1) 복 (伏) 의 뜻
이제는 우리 복날의 기원 및 날짜 정하는 방법을 찾아 보겠습니다. <복날> 의 한자 복 (伏) 을 풀어 쓰면 사람 인 (人) + 개 견 (犬) 이 됩니다. 개 같은 사람이란 욕설은 아니고 개는 쉴 때 땅에 배를 대고 납작 엎드려 있는데, 사람이 개처럼 엎드려 있는 것을 묘사한 것입니다. 새가 알을 품고 있다는 뜻도 있습니다. 정부관료들이 능동적으로 일하지 않고 상부 눈치만 살피는 행태인 복지부동 (伏地不動) 이란 단어도 기억나실 겁니다.
따라서 복날은 “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는 날” 이란 뜻이 되는데, 무엇이 엎드려 있다는 뜻일까요 ? 더위로 사람이 골골대며 엎드려 있다는 의미는 아니고, <가을의 선선한 기운> 이 여름의 무더운 기운 때문에 힘을 쓰지 못하고 납작 엎드려 있다는 뜻입니다. 시베리아 한랭전선이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 눈치만 보고 있는 시기입니다.
(2) 복날이 만들어진 이유
계절변화를 세력간의 대립 및 상생관계로 보는 시각은 음양오행설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음양오행 원리를 알고 계시면 복날의 날짜가 정해지는 과정도 자연스럽게 이해되실 겁니다. 복날의 기원을 찾아볼 때에 음양오행 이야기가 또 나오므로 계절과 관계된 음양오행 표를 올려 드립니다. 지난호 한담객설 적도와 수성 부분에서 언급드린 내용에 일부 추가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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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행 순환 십 간 계절 방향 색 깔 동 물 행 성
양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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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木 나무) ↓ 갑 을 봄 동쪽 파란색 (청색) 창룡, 청룡 목성 (세성)
화 (火 불 ) ↓ 병 정 여름 남쪽 빨간색 (적색) 주조, 주작 화성 (형혹성)
토 (土 흙 ) ↓ 무 기 4 계절 중앙 노란색 (황색) 없음 토성 (전성)
금 (金 쇠 ) ↓ 경 신 가을 서쪽 하얀색 (백색) 백호 금성 (태백성)
수 (水 물 ) ↓ 임 계 겨울 북쪽 까만색 (흑색) 현무 수성 (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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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표에서 오행, 순환, 십간 및 계절의 네부분만 보셔도 됩니다.
복날이란 단어가 생긴 원리를 아래와 같이 정리 드립니다.
a) 여름의 오행은 화 (火) 이고 불을 의미하며 양 ( + ) 의 십간은 병 (丙).
가을의 오행은 금 (金) 이고 쇠를 의미하며 양 ( + ) 의 십간은 경 (庚).
b) 여름 기운이 강하고 가을 기운이 약하면 강한 불이 물렁한 쇠를 녹이는 형국.
여름 기운이 약하고 가을 기운이 강하면 약한 불이 단단한 쇠를 녹이지 못하는 형국.
c) 날씨가 너무 더운 이유는 화 (火) 의 기운이 금 (金) 의 기운보다 강하기 때문임.
그런데 화 (火) 의 십간은 병 (丙) 이고, 금 (金) 의 십간은 경 (庚) 임.
d) 따라서 날씨가 너무 더운 시기에
가을의 오행 금 (金) 의 십간인 경 (庚) 글자가 들어가는 날 (日) 의 힘을 북돋아주어
화 (火) 기운인 여름을 제압하게 한다면 날씨가 선선해질 것임.
이 같은 날을 세번 (三) 정해서 납작 엎드려 있는 (伏) 가을신령에게 제사 지내고
전염병 식중독 및 사망자 생기지 않도록 기원함.
e) 중국에서 이런 제사에 최초로 사용된 동물이 개 (拘 또는 犬) 였음.
f) 제사 지낸 후에 음식은 백성들과 나누어 먹었고
백성들로선 당연히 삼복 (三伏) 날을 개고기 먹는 날로 여기게 됨.
(3) 복날 정하는 방법
날짜를 계산하거나 정하는 방법을 역학 또는 역법 (曆學 曆法) 이라 하는데, 천문학 중에서도 실생활에 매일 사용되는 중요한 분야입니다. 발음이 같은 역학 (易學) 은 명리학 사주학 (命理學 四柱學) 처럼 미래를 예측하는 학문입니다. 아래가 복날을 정하는 방법입니다.
a) 초복 : 하지 후에 경 (庚) 글자가 세번째로 들어간 날.
b) 중복 : 하지 후에 경 (庚) 글자가 네번째로 들어간 날.
c) 말복 : 입추 후에 경 (庚) 글자가 첫번째로 들어간 날.
d) 참고사항: • 경 (庚) 글자가 들어간 날이 입추와 겹치더라도 그 날이 복날.
• 초복 중복은 하지가 기준이고, 말복은 입추가 기준.
위 방법으로 금년 2014 년의 복날을 찾아봅니다.
2014년 하지 6/21 이후 첫번째 경일 : 6/28 경오 (庚午)
두번째 경일 : 7/8 경진 (庚辰)
세번째 경일 : 7/18 경인 (庚寅) à 초복
네번째 경일 : 7/28 경자 (庚子) à 중복
입추 8/7 이후 첫번째 경일 : 8/7 경술 (庚戌) à 말복
(입추와 말복이 겹침)
VI. 동양의 복날 나이는 2,692 살
(1) 태평어람 (太平御覽) - AD 983
아래에선 상형문자들을 살펴보려 합니다. 머리 아프시면 그냥 지나치시기 바랍니다.
복날의 기원에 대해 신빙성 있고 내용도 자세한 자료를 찾지 못해 우선 중국어판 wikisource 에서 <태평어람 (太平御覽)> 이란 중국 송나라 (宋) 시대에 만들어진 백과사전을 뒤져 보았습니다. 이 책은 AD 983 년에 완성되었다니 1,000 전 책이네요. 여기에 삼복에 대해 설명된 중국 고대문헌 이름들이 나옵니다. 아래에 열거해 드립니다. 한자는 원문을 참조해주세요.
역기석 사기 한서 한관의 전략 형조세시기
정중기 수양기 세설 풍속통 서의 곤열부서 회현시
아래에 태평어람에 실린 삼복 항목을 전재해 드립니다. 한 번 일견해 보십시오. 노란 사각형 표시는 아래에서 다시 확대해서 번역해 드릴 부분입니다. 아래에선 역기석과 사기에 나온 복날 관련 부분을 찾아 보겠습니다.
<그림 29 태평어람 (太平御覽)의 복일 부분. 출처 : 중국어판 wikisource>
(2) 역기석 (曆忌釋) – 제작시기 불명 (BC 91 이전)
<역기석 (曆忌釋)> 이란 제목은 “조심하고 경계해야 할 날을 설명한 책” 의 뜻입니다.
이 책이 만들어진 시기에 대한 자료는 찾지 못했습니다.
한편 태평어람은 대부분 항목에서 책이 제작된 시대 순서로 책 내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기 (史記) 는 전한시대 (前漢 BC 206 ~ AD 8) 인 BC 91년에 완성된 책인데 <역기석> 다음에 소개 됩니다. 따라서 이 책은 전한시대 초기 또는 춘추전국시대 (春秋戰國 BC 770 ~BC 476 / BC 475 ~BC 221) 에 제작된 책으로 생각됩니다. 진시황의 진나라 (秦 BC 221 ~ BC 207) 때는 역사도 짧고 유학을 탄압해서 제대로 된 저술이 없습니다.
그런데 아래 단락에서 보시겠지만 사기의 내용을 고려하면 이 책은 BC 678 이후에 만들어 졌다고 보아야 하므로 제작 추정 연대는 BC 678 ~ BC 91 이 되겠습니다. 제 개인적 추정이므로 신뢰도를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그림 30 역기석 부분 확대 및 편집. 출처 : 중국어판 wikisource>
위 내용을 제 나름대로 번역해 보았습니다.
역기석의 기록,
복일이란 무엇인가 ?
쇠 (金) 기운을 복일에 부여해서 담아둔 날이다.
계절에는 각각의 고유 기운이 있고 이 기운들이 교환되며 사계절이 순환된다.
만물이 서로 도움을 주어 태어나게 한다.
나무 (木) 가 물 (水) 을 이어받아 봄이 되니
물 기운이 나무를 태어나게 하는 것이다.
불 (火) 이 나무 (木) 를 이어받아 여름이 되니
나무 기운이 불을 태어나게 하는 것이다.
물 (水) 이 쇠 (金) 를 이어받아 겨울이 되니
쇠 기운이 물을 태어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쇠 (金) 가 불 (火) 을 이어받아 가을이 되는데
쇠는 불을 두려워한다.
따라서 복일에는 경 (庚) 이 들어간 날을 넣는데,
경 (庚) 이란 쇠 (金) 의 뜻이기 때문이다.
경 (庚) 이 들어간 날을 복날로 정한 이유를 오행설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위의 음양오행 표와 설명을 같이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3) 음양서 (陰陽書) – 제작시기 불명
<음양서 (陰陽書)> 부분은 태평어람에 달린 주석입니다. 역시 출처를 찾지 못했습니다.
역기석 아래 부분 주석입니다.
음양서의 기록,
기후절기인 하지 이후 세번째 경일 (庚日) 이 초복이고
네번째 경일이 중복이다. ,
입추 이후 첫번째 경일이 후복 (後伏) 이며
이 세가지를 삼복이라 한다.
조식이란 사람은 이를 삼순 (三詢) 이라고 불렀다.
위 내용을 보면 지금의 복날 정하는 방법과 완전히 동일합니다.
(4) 사기 봉선서 (史記 封禪書) – BC 91
봉선서는 사기의 일부분이며 <봉선 (封禪)> 이란 왕의 주관으로 지내는 국가적 제사를 말합니다.
아래는 <그림 19>에 올려드린 태평어람에서 <사기>를 언급한 부분입니다,
<그림 31 태평어람의 사기 언급 부분>
번역하면, “진목공 (秦穆公) 이 복사 (伏祠) 라는 것을 처음 만들었다” 가 됩니다.
이 부분이 사기의 어디에 나오는지 찾아보았습니다. <사기 봉선서 권 28> 에서 이 부분 설명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기 봉선서 기록을 보면 복사 (伏祠) 를 처음 만든 사람은 “진목공 (秦穆公) 이 아니고
진덕공 (秦德公) 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다른 자료도 살펴본 결과, 진덕공이 맞는 것으로 확인 되었습니다. 따라서 태평어람의 위의 기록은 <틀린 것> 으로 생각됩니다. 이 두 인물의 재위기간과 참조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진덕공 (秦德公) : 재위 BC 678 ~ BC 676
• 진목공 (秦穆公) : 재위 BC 660 ~ BC 621 (진덕공의 셋째 아들)
• 복사 (伏祠) : 복날 제사를 지내는 사당
• 진나라 (秦) : 춘추시대의 제후국 (BC 770 ~BC 476)
진시황의 진나라 (秦 BC 221 ~ BC 207) 가 아님. 한자는 같은 글자를 씀.
사기 봉선서 부분은 <복날의 기원> 에 대한 기록이며 <운석 및 유성> 같은 흥미로운 언급이 있어서 이 부분도 같이 실어 드립니다. 지금의 일상용어를 써서 번역했습니다.
<그림 32 사기 봉선서 권 28. 출처 : 중국어판 wikisource>
<사기 봉선서 번역>
부치라는 사당이 설립된 지 9년 후에 문공은
운석 (石雲 석운) 으로 보이는 것을 얻게 되었다.
진창이란 지역의 북쪽에 성곽을 쌓고 사당을 만들어
그 운석을 모셔놓고 제사를 지냈다.
그 운석의 신 (神) 은 어떤 해에는 오지 않았으나
어떤 해에는 일년에도 수차례 왔다.
그 신은 항상 밤에만 나타났고 유성처럼 휘황한 빛을 냈다.
동남쪽에서 제사 지내는 사당으로 들어왔고
모양은 수탉 같이 생겼으며
수컷 꿩이 밤에 우는 소리 같이 이상한 소리를 냈다.
좋은 음식 (牢 뢰) 으로 제사를 지냈고
나중에 이 제사는 진보라고 불렸다.
부치 설립 이후 78년이 지나서 진덕공이 즉위했다.
점을 쳤더니 옹이란 마을로 수도를 옮기면
황하까지 나라가 넓어진다고 해서 옹으로 수도를 이전하고
300 가지 음식을 올리면서 부치에서 제사 지냈다.
또한 진덕공은 복사 (伏祠) 라는 사당도 설립하고
전염병 등 방지를 기원하며 제사 지냈다.
제사 지내는 날에는 개고기 여러 조각 (磔拘 책구) 들을
4개 성문에 걸어 놓았다.
이 기록을 보면, 복날에 제사 지내는 사당을 복사라 하고 개고기로 제사 지낸 다음에, 신들 드시라고 제사 지낸 개고기를 중요한 성문 4곳에 걸어 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사 지낸 후에는 음식들을 주변 곳곳에 가져다 놓습니다. 하여간 성문에 걸어 놓은 개고기는 나중에 백성들이 나누어 먹었을 것입니다. 결국 복날에 드시는 보신탕의 유래는 전염병 예방을 위한 제사 음식이 되네요.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한 보양식 개념과는 거리가 좀 멀어 보입니다.
진덕공은 BC 678 ~ BC 676 의 2 년 동안 제후로 있었으며, 즉위한 해에 복사를 만들고 제사 지냈다고 추정됩니다. 따라서 복사는 BC 678 년에 설립되었고 이 해가 지금의 복날의 기원이므로 복날의 나이는 금년 2014 년 기준으로 2,692 살이 됩니다.
VII. 경험적 접근법 복합적 접근법
위에서 알아본 것처럼 서양의 Dog days 는 Sirius 가 아침에 태양과 같이 뜨는 Heliacal rising 을 기준으로 정한 기간입니다. 하늘에서 일어나는 실제 천문현상을 기초로 하고 있으므로 <경험적, 실증적 과학적 접근법> 입니다.
반면에 동양의 복날은 하지와 입추 이후의 몇 번째 경일 (庚日) 이란 기준으로 정해졌습니다. 하지와 입추는 지구의 태양 공전궤도면을 15 ° 씩 분할한 24절기 중의 하나이므로 실증적, 과학적 요소입니다. 그러나 오행설의 10간에 기초한 경일이란 기준은 다분히 관념적, 철학적 접근입니다.
물론 오행설 역사가 5,000 년 정도 되므로 10간 계산법이 경험적 방법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왜 가을이 쇠를 의미하는 금 (金) 인지, 또는 금 (金) 이 경 (庚) 이란 10 간을 상징하는지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동양의 복날 계산법은 실증적, 과학적 요소에 관념적, 철학적 접근법이 가미된 <복합적 접근법> 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복날이 경험적이건 아니면 복합적 접근법으로 만들어졌건 상관없이 그 때 무지하게 더울 것이란 사실에는 변함 없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더워도 8월 1일 일출시간 5시 36분에는 반드시 동쪽 지평선이 보이는 곳을 찾아가서, 정말로 Sirius 의 Heliacal rising 이 일어나는지 제 눈으로 직접 확인 해봐야겠습니다. 그 때는 장마시즌 막바지인데 미리 닭 백숙이라도 올려놓고 청천제 (晴天祭) 부터 지내야 할 듯합니다.
<끝>
좋은 글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서양과 동양의 Dog days와 복날을 잘 이해했습니다.
중간에 이해하기 어려웠던 내용도 있었습니다만... 그리고 너무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