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tro News Serial No 11. Vol No I
Sep. 2012
<목 차>
I. Life with Kaas
별 이름 영어발음, 그 난해함에 대하여
(1) 별자리, 별 이름 중 가장 긴 단어는 무엇일까
(2) 롸이절 포멀오 스파이커 악튜러스 베를쥐우스 … ???
(3) 별 이름은 영어권 국가에도 외래어
(4) 정확한 영어발음 배울 수 있는 Web site
II. Not Essential But Beneficial
c = 299,792,458 m/s
(1)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2) 휴대폰의 축지법 (縮地法)
(3) 광속을 처음 측정한 사람이 Rømer 맞나 ?
(4) 광속이 우주의 한계속도가 된 이유
(5) E=mc ² 이전에 E=mv ² 가 있었다
(6) 속도가 빨라지면 질량도 증가한다
(7) E=mc ² 에서 왜 c ¹ , c ³ 이 아니고 굳이 c ² 인가 ?
III. Surprise & Mystery
아름다움의 위치는 어디인가 – Miranda
(1) 시련 극복 상징 같은 외모
(2) Miranda 가족들
(3) 폭풍이 지나가면
(4) 부모님 거친 손이 연상되는 Miranda
IV. Journey to Deep Sky
이중성 및 다중성, 그 조화의 美學 (上)
(1) 혼자 사는 <멋>, 같이 사는 <맛>
(2) Pleiades 의 보석 Alcyone 출생 내력
(3) Alcyone는 신들의 왕 Zeus 와 몇 촌간일까 ?
(4) Alcyone 星生 역정
V. Moon River Wider Than a Mile
달의 지질시대 구분
(1) 쥐라기 공원과 지구 지질시대
(2) 달의 층서학 (Stratigraphy)
(3) Pre-Nectarian Period (45.0 ~ 39.1 억년 전)
(4) Nectarian Period (39.1 ~ 38.5 억년 전)
(5) Imbrium Period (38.5 ~ 32.0 억년 전)
(6) Eratosthenian Period (32.0 ~ 11.0 억년 전)
(7) Copernican Period (11.0 억년 전 ~ 현재)
<본 문>
I. Life with Kaas
별 이름 영어발음, 그 난해함에 대하여
(1) 별자리, 별 이름 중 가장 긴 단어는 무엇일까
예전 중학교 시절에, 당시 사용하던 영어사전에서 가장 긴 단어가 무언지 친구들과 퀴즈 내던 기억이 있다.
아직도 생각나서 찾아 보았더니 우리나라 포털 사이트 사전에도 버젓이 올라가 있고, 친절하게도 원어민
발음까지 올려 놓았다. 그 이후 이보다 더 긴 단어가 수록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당시의 금메달은 아래의
단어였다. 영어 사전에 있긴 있는데, 어느 나라가 원산지인지는 저도 알지 못한다. 모양 보면 Italy 에서 온 것
같기도 하고. 하여간 그 단어는 아래와 같다.
FLOCCINAUCINIHILIPILIFICATION (하찮게 여김, 경시함) à 29개 철자
<I> 가 많아 알아보시기 힘들므로 소문자로 쓰면, Floccinaucinihilipilification 이 된다.
그러면 별자리 이름이나, 별 이름 중, 한 단어로 된 것 중 가장 긴 별 이름은 무엇일까 ? 제가 길다는 것은
<철자의 숫자>만 의미하며, 제 생각에는 13개 및 14개 철자가 경합을 벌일 것 같다. ,
이보다 적은 12개 철자로 된 별은 처녀자리 엡실론 별인 (ε Virginis) Vindemiatrix 같은 것들을 찾을 수 있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천칭자리 (Libra) 에는 “Zubene” 라는 같은 돌림자 쓰면서 철자가 각각 12, 13, 14 개로 된
3 형제 별이 나란히 있고, 이 중에서 14개 철자인 천칭자리 β 별 Zubeneschamali 가 금메달일 것 같다.
Zubenelgenubi : 천칭자리 알파별 (α Librae) à 13 개 철자
Zubeneschamali : 천칭자리 베타별 (β Librae) à 14 개 철자
Zubenelakrab : 천칭자리 감마별 (γ Librae) à 12 개 철자
한편, 14개 철자로 된 것 중에는 삼각형자리 알파 별 (α Trianguli) 인 Rasalmothallah 도 있다. 그러나 이 별은
원래 Ras Al Mothallah 또는 Ras Al Muthallah 로 띄어 쓰던 별이라서 제가 임의로 제외했다. Zubeneschamali 란
이름 살펴보았으니 생긴 모습 안보고 그냥 지나갈 수 없으므로 아래에 천칭자리 (Libra) 밤하늘 사진과 성도 올려
드린다.
<천칭자리 밤하늘. 사진 B and S. Fletcher.
사진의 위쪽 푸른색 밝은 별이 Zubeneschamali >
<천칭자리 (Libra) 부근 성도. 위의 밤하늘 사진과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천칭자리 α 별 인 Zubenelgenubi 는 아랍어에서 온 말로 남쪽 발톱 (Claw) 이란 말이고, β 별인
Zubeneschamali 는 북쪽 발톱 의미라고 한다. Zubenelakrab 는 전갈의 발톱이라고. 그런데 왜 발톱이 저울과
관련 되는지 바로 감이 안 오실 것 같아, 아래에 천칭 저울 그림 올려 드린다. 저울 모양이 독수리 발톱 같지
않나요 ? 아니면 깎지 않은 사람의 새끼 발가락 발톱 같기도…
<천칭과 발톱의 복잡한 관계>
(2) 롸이절 포멀오 스파이커 악튜러스 베를쥐우스 … ???
아시다시피 대부분의 천문학 관련 용어는 영어에겐 외래어이며, 사실 Astronomy 부터 외래어 이다. 이 단어는
“별 (Star)” 을 뜻하는 그리이스어 Astron 과 “규칙 (Law)” 을 의미하는 같은 그리이스어 Nomia 의 합성어 이다.
망원경의 Telescope 도 영어 같지만, 역시 외래어이다. “멀다 (Far)” 라는 의미의 그리이스어 Tele와 “보다 (See)”
란 뜻의 Skopein 이 합쳐진 말이다.
우리말에도 외래어 표기 및 발음에 혼동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영어권에서도 당연히 외래어를 어떻게 발음
하는가에 대해 논란이 있다. 외래어들이 영국 영어에 편입될 때 처음으로 그 발음에 변화를 겪었고, 큰 차이는
없으나 미국 영어로 되면서 다시 한번 일부 발음에 변화를 겪었다
위의 소제목에서 언급 드린 것들은 몇 가지 별들을 <북미식 영어발음> 그대로 적어 본 것이다. 그것들이
원산지인 로마, 그리이스, 아랍 및 노르웨이에서 어찌 발음되는지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천문학을 비롯한
현대의 학술용 언어가 거의 영어로 통일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별 이름들이 <북미 영어>로 어떻게 발음되는지
알아 두어도 건강에 그리 나쁘진 않을 것 같아 칼럼 주제로 만들어 보았다. 이미 어떤 별들인지는 아시겠으나,
<우리말 표기법>과 <실제 영어발음>의 차이를 다시 한번 비교해 보시기 바란다. 그 아래에 이 별들 발음에
대해 몇 가지 추가 언급 드린다.
별 이름 표기 북미식 영어발음 우리말 표기법
---------------------------------------------------
Rigel 롸이절 리겔
Fomalhaut 포멀오 포말하우트
Spica 스파이커 스피카
Arcturus 악튜러스 아르크투르스
Betelgeuse 베를쥐우스 베텔게우스
비를쥐우스
베를가이스 등 모두 사용됨
---------------------------------------------------
우선 Rigel 은 절대로 <리겔>로 발음하지 않고, <롸이절> 한가지로만 발음한다. 이 별 이름 어원은 아랍어인데
혹시 아랍권에선 <리겔>로 부를지도 모르나, 죄송하지만 제가 아는 바는 없다. Fomalhaut 도 아랍어가 어원이며,
맨 뒤의 <t>는 발음되지 않는다. 액센트는 <포>에 있다. Spica 는 라틴어 어원이며 <스파이커>가 맞는 발음이다. Arcturus 는 그리이스어가 어원으로, <악튜러스>로 발음하고 <악>에 액센트 있다.
Betelgeuse 는 몇 가지로 발음되며 그 중 <베를쥐우스> 가 가장 보편적으로 쓰인다. 다른 발음들은,
<비를쥐우스> <베를가이스> 등이며 모두 첫번째 음절에 액센트 있다. 그렇더라도 절대로 <베텔게우스> 로는
말하지 않는다. 덧붙여 위에 언급 긴 철자 별 이름들 발음도 알아보고 지나갑니다.
Zubenelgenubi : 쥬베늘줴뉴비 (액센트 “베” “뉴”. )
Zubeneschamali : 쥬베니셔메일리 (액센트 “베” “메일”)
Zubenelakrab : 쥬베늘에이크럽 (액센트 “베” “에이”)
Rasalmothallah : 뢔설모살라 (액센트 “뢔” “모”)
Vindemiatrix : 빈더미에이트릭스 (액센트 “에이” )
(3) 별 이름은 영어권 국가에도 외래어
발음이란 사회의 공통 관습이 정착되어 규칙으로 발전한 것으로 생각한다. 관습이 변해서 많은 사람들이 어떤
형태로 변형된 발음을 사용하면 규칙을 변경하면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꽤 오래 전에 <맞읍니다>와
<맞습니다> 둘 다 맞는 것으로 국어문법을 변경한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우리말 외국어 표기법 중에서 무리한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초성에 된소리 발음 사용 불가”이다. 예를
들어 미국 지명 San Diego 는 <쌘디에이고>가 아니고 <샌디에이고> 가 맞는 표기로 되어있다. <쌘프란씨스코>
가 아니고 <샌프란시스코> 이다. 그러면 태양 Sun 의 맞는 표기는 ? 물론 <선> 이다. 우리말의 경음화가 걱정되는 것은 저도 공감한다. 그러나 Sun의 맞는 발음이 <썬>임을 모두 알면서도 <선>으로 써야 맞다고 강제하는 규칙
이라면 이미 규칙이 아니다. 어찌 보면 현실에 맞지 않는 규칙으로, 국어문법이 본의 아니게 <거짓말을 조장>하고
있다는 오해를 받을까 우려된다. 만일 <선과 악> 및 <선 샤인> 두 개를 써 놓고 국민에게 읽기를 시켜보면
<선과 악>을 <썬과 악>으로 읽을 국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선 샤인>은 당연히 외국어임을 알기 때문에
<썬 샤인>으로 읽으리라 믿는다.
삼천포 가볼까 하다가 돌아왔다.
우리말과 마찬가지로 별 이름들은 영어권 입장에서도 <외래어>이기 때문에 당연히 그들에게도 어떻게 발음
하는지 혼선이 많이 생긴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다른 말들을 발음하는 원칙에 따라 발음하는 것을 표준으로
정하지만, 정부기관이 표준안을 만드는 것은 아니고, 관련 업계에서 합리적 원칙에 따라 제대로 발음한 것을
표준으로 삼아 <모범답안> 같은 것을 만들기도 한다. 따라서 당연히 위에서 본 Betelgeuse 처럼 한 단어가 여러
가지로 발음되어도,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원칙에 맞으면 모두 맞는 것으로 인정된다. 천문 관련 단어들 중에서
여러 개 발음 모두 맞는 것으로 인정되는 예를 몇 개만 들어보면 아래와 같다.
Uranus (천왕성) : 유러너스 (주로 사용), 유레이너스
참고로 Urin (오줌) 의 형용사형은 Urinous 인데, 이의 발음이 “유어러너스” 이다. 이 발음은 “유레이너스”와 비슷
하게 들리므로 “오줌 위성”이 연상될까 봐 “유러너스”를 주로 사용한다.
Nebulae (Nebula 의 복수) : 네뷸리 (주로 사용), 네뷸라이, 네뷸레이
Io (목성의 위성) : 아이오 (주로 사용), 이오
Pleiades : 플-리어디스 (주로 사용) , 플-라이어디스
Greek Alphabet 중 많은 것들이 여러 개로 발음된다.
Zeta ( ζ ): 지터 (주로 사용), 제터, 자이터
Eta ( η ): 이터 (주로 사용), 에터, 아이터 등등
천문용어에는 <그리어스어> 가 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유명한 별들인 Antares, Arcturus, Procyon 를
비롯해서, 별자리에서 맨눈으로 보이는 6등성까지 별에 붙어 있는 α, β γ 별이란 이름부터가 그리이스 문자이다.
순서가 외워지지도 않고, 발음도 어려운 Greek Alphabet 을 별 이름에 붙인 장본인은 Johann Bayer 로서, 영어
표기론 John Bayer 로도 쓴다. 1603 년에 별자리 이름 정리하는 작업 했다고 하는데, 그 때 제가 있었으면 “굳이
안 하셔도 됩니다” 라고 전화라도 한 통 해 놓았을 것이다.
더욱이 이 분 덕분에 별자리 이름의 <소유격> 까지 같이 알아 두어야 하는 불편함이 생겼다.
예를 들어 처녀자리는 Virgo 인데, Bayer 문자로 된 처녀자리 엡실론 별을 쓸 때는 반드시 Virgo의 소유격인
Virginis 을 사용해서 < ε Virginis >라고 표기한다. 88개 별자리 모두에게 각각 다른 소유격이 있다. 물론 어원에
따라 다소 규칙은 보이지만, 우리 뿐만 아니라 북미 사람들에게도 귀찮은 것은 사실이다.
그리이스어 어원과 그 출처가 헷갈리는 것이 <라틴어> 별 이름들이다. 유명한 별 이름들 중에서 라틴어인 것은 Regulus , Capella, Spica 등이다. 그러나 라틴어는 태양계에서 더욱 많이 찾을 수 있다. 행성 이름들을 비롯,
대부분의 그 위성 이름, 소행성 이름 등 많은 명칭들이 로마 신화에서 따온 라틴어 이름들이다.
<아마추어 천문학 하려면 이런 사전도 있어야 되나 ?>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아랍어> 이름들을 빼 놓을 순 없다. <알> 자가 들어가는 대부분 별 이름은 아랍어라고
보아도 된다. 예를 들어 Aldebaran. 기타 <알>자가 들어가지 않는 것 중, 아랍 출신 별들은 Deneb, Rigel, Betelgeuse, Fomalhaut 등이다.
태양계 위성 이름엔 <노르웨이어> 도 보인다. 노르웨이어로 된 별 이름들은 바이킹 시대 <신> 이름들이고,
영어로는 Norse Deity (노르웨이 신) 이라고 하는데, 얼마 전의 할리우드 영화 <토르-천둥의 신>에 나오는
쇠 망치 휘두르는 Thor 가 바로 Norse Deity 중 한 명이다. 그런데, 그리이스 신화의 Zeus가 바이킹 신화의
Odin 과 유사한 인물인 것처럼, 바이킹 신화 또는 북구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신들은 그리이스 신화의 신들과
대단히 유사하고, 내용도 많은 부분에서 공통점이 발견된다.
2000년에 발견된 토성의 3개 위성엔 바이킹 신화의 신들 이름이 붙었다. 이름하여 Thrymr, Ymir,
Mundilfari 이다. 이들이 어떤 신들인지 간단히 찾아 보았다. 위에서 언급 드린 영화 <토르 – 천둥의 신>을 보신
분은 좀 이해가 쉬우시리라 생각된다. Thrymr 는 얼음거인 왕국인 Jotnar 의 왕인데, Thor 의 망치를 훔쳐간
신이다. Ymir 는 얼음거인 왕국 Jotnar 를 건국한 신이고, Mundilfari 는 태양과 달을 만든 여신의 아버지이다.
이런 이름을 붙인 천문학자 국적은 Canada 로, 34세 젊은 나이에 위성들을 발견하고 명명했다. 그런데, 이 나라는 원래 이민자들로 구성된 나라이다. 아마도 그의 조상들이 노르웨이나 스칸디나비아 국가 중에서 이주해 오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아마추어 천문학의 선택과목>
“난세 (亂世)가 영웅을 만든다”는 말이 생각난다.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 예전에는 슈퍼맨 혼자 여러 번 나오더니
근자에는 스파이더맨, 엑스맨, 아이언맨, 헐크, 그린랜턴, 아메리칸 히어로가 차례로 뜨다가, 더 써먹을 영웅도
없는지 금년 들어선 모든 영웅들을 떼거지로 같이 출연시켰다. 이젠 미국판 영웅은 식상해지니까 급기야 바이킹
神인 토르까지 등장 시킨다. 정말로 최근 몇 년이 난세는 난세인가 보다. 조만간 우리나라 천문학자들도 새로운
위성, 혜성들을 많이 발견해서 우리 영웅 이름을 천체에 붙일 날을 기대해 본다.
예를 들면, <Sillajangkun Rheesaboo> 처럼….. 발음 나는 대로 읊으면 신라장군 이사부.
(4) 정확한 영어발음 배울 수 있는 Web site
참고하시도록 아래에 정확한 발음을 들으실 수 있는 사이트 중에서 정리가 잘 되어 있는 것 두 개만 소개 드린다.
우리나라 포털 사이트에 있는 영어사전에서도 발음을 들으실 수 있으나, 유명하지 않은 별들은 나와 있지 않다.
더욱이 아래 사이트에는 별에 관련된 단어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찾기에도 편하다.
단어를 클릭하시면 88개 모든 별자리를 비롯, 대부분의 별 이름, 태양계 행성 및 위성, 유명한 유성우 이름의
정확한 발음을 들으실 수 있다. 물론 발음하는 방법도 문자로 표시되어 있다.
(1) http://www.starrynighteducation.com/resources_pronunciation.html
<위 사이트 일부. 왼쪽 별자리 이름 클릭하면 발음소리가 들림>
(2) http://www.space.com/3227-astronomy-pronunciation-guide.html
<위 사이트 일부. 오른쪽 Listen 클릭하면 발음소리가 들림>
크게 시간 드는 일 아니므로 별자리나 별 이름들을 보실 때마다 정확한 영어 발음으로도 같이 알아 놓으시면,
제대로 안다는 자기만의 기쁨도 있을 뿐만 아니라 나중에 분명히 많은 도움 되실 것으로 생각되어 칼럼 마련해
보았다.
II. Not Essential But Beneficial
c = 299,792,458 m/s
(1)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아시는 것처럼 Subtitle 에 표시한 숫자는 현재 공인된 가장 정확한 빛의 속도 (광속)이다. 이를 표시하는 문자
c 는 1600년대 과학의 중심지였던 Italy 에서 처음 사용되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라틴어가 과학의 언어였으므로
라틴어의 Celeritas (민첩함) 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Celeritas는 영어로 Celerity (속도) 로 변형된다.
또 다른 가설은 c 가 Constant (상수)의 약자라고도 하는데, 라틴어가 1600년대 이래로 과학의 언어였음을 감안
하면 전자가 더 신빙성 있다. 빛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면 너무 광범위해 지므로 여기서는 <빛의 속도> 와 그에
관련된 마법 같은 공식 <E =mc²> 에 대해서만 알아본다.
저는 특정종교 신자는 아니지만, 예전에 구약성경을 혼자서 좀 살펴본 적이 있다. 당시 이스라엘이란 나라의
종교적 역사는 논외로 하더라도 그 간결하고 문학적인 수사 때문에 감명 받은 기억이 난다. 그 때의 우리말
성경은 “가라사대” 라는 말이 너무 많이 나와 읽기에 너무 거슬렸으나, 요즘 판본에는 모두 “이르시되” 또는
“말씀하시기를” 등으로 바뀌어 있어 보기 편해졌다. 사실 영문판도 King James Version, New International
Version 등 수많은 판본이 있고, 여기에도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영어의 고어 (古語) 가 많이 보인다. 빛에 대해
언급하려니 창세기 (Genesis) 1장 3절이 생각나서 성경 말씀 꺼내 보았다. 우리말본과 영문판을 같이 인용하면
아래와 같다.
창세기 (개역개정)
1장1절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1장3절 하나님이 이르시되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Genesis (King James Version)
1:1 In the beginning God created the heaven and the earth.
1:3 And God said, Let there be light: and there was light.
종교에 관련된 경전이 이처럼 간결하고 시적으로 세상의 시작을 표현한 경우는 없지 않을까 생각된다. 창세기를
기록한 사람이 물리학자는 아니었을 것이지만, 세상의 근본이 빛임을 이미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아니면
당시에 “구외천문연수 (球外)” 받고 왔던가. 쉬운 말로 하면 “지구 바깥에 가서 받는 천문연수”…. 하여간 이렇게
해서 빛이 생겼다고 치더라도 그 빛의 속도는 과연 누가 정해 주었을까 ? 또한 무슨 이유로 1초에 지구를 50번,
100번이 아닌, 7.5 바퀴만 도는 속도로 정해졌는지 궁금하다. 성경 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라도 이에 대한
힌트가 있는지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창세기 1장3절 - 빛이 있으라 하시니 빛이 있었고. (특정종교 선교용이 아님)
그림 stevienwedding>
(2) 휴대폰의 축지법 (縮地法)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축지법” 이란 말을 설명 드리면, 말 그대로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거리를 줄여서 먼
거리를 빨리 가는 기술> 이다. 주로 무협지나 무술 영화에서 자주 보인다. 예를 들어 5,000 km 떨어진 거리를
쉬지 않고 뛰어 갈 경우, 시속 10 km 로 뛴다면 20일 걸릴 것이다. 그러나 5,000 km 의 땅을 종이를 미세하게
주름 잡듯이 그 폭을 1m 로 쪼글쪼글 주름 잡아 놓고, 한걸음만 띄면 바로 5,000 km 떨어진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 물론 한 걸음 띈 다음엔 주름 잡은 땅을 다시 펴 놓아야겠지만. 웜홀 (Wormhole) 개념이 서양에서 20세기
에야 생겼으나, 동양에선 방법은 다르지만 내용은 동일한 개념을 이미 수천년 전에 알고 있었나 보다.
지금은 문자 메시지로 하루를 시작해서 “잘 자” 또는 “자 ?” (회신 없으면 상대방은 자는 것임) 로 끝내는 시대
이므로 휴대폰에 비유해서 빛의 속도를 설명하기도 한다. 여러분께서 커피숍 테이블에 친구와 마주 앉아 있을 때,
친구가 미국 New York 에 여행간 연인과 휴대폰 통화할 경우, 여러분과 친구의 연인 중 누가 먼저 그 친구의
목소리를 듣게 될까 ? 문제 성격으로 보아 정답은 당연히 휴대폰 통화하는 친구의 연인이 먼저 친구 목소리를
듣는 것이 정답이다. 무선신호는 빛의 속도이므로 공기중의 음파 속도보다 약 882,400 배 더 빠르므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그러면 그 연인이 얼마나 더 빨리 목소리를 듣게 되시는지 한번 계산 해본다. 마주 않은 사람의 거리를 100 cm
라고 하고, 통화하고 있는 두 사람의 휴대폰에서 고막까지 거리를 2 cm, 말하는 입에서 휴대폰 마이크까지는
3 cm 라고 가정한다. 무선신호 속도 (빛의 속도)는 음파와 비교할 수 없이 크므로 계산의 편의를 위해 일단
무한히 빠르다고 가정한다. New York 의 연인이 소리를 듣게 되는 시간은 음파가 말하는 사람의 입에서 휴대폰
마이크까지 거리 3 cm 를 진행하는 시간과 연인의 핸드폰에서 고막까지 2 cm 진행시간의 합계인 5 cm 이다.
한편 마주 앉은 사람이 듣게 되는 시간은 음파가 두 사람 거리 100 cm + 듣는 사람 고막까지 거리 2 cm 인
102 cm 를 진행하는 시간이다.
음파가 공기 중에서 5 cm 진행 시간과 102 cm 진행 시간의 차이, 즉 97 cm 차이 만큼 New York 의 연인이 더
빨리 듣게 된다. 1기압 공기 중에서 습도가 0 % 일 때 음파 속도는 초속 (331.30 + 0.606 t ℃) m 이다. 대기
온도를 25℃ 라고 하면, 음파 속도는 초속 346.45 m 로 계산된다. 음파가 이 속도로 97 cm 을 진행하는 데는 0.002799 초가 걸린다. 따라서 친구의 연인이 이 시간만큼 더 먼저 목소리를 듣게 된다. 과연 얼마나 차이
나는지 저도 궁금해서 한번 계산해 보았는데, 별로 차이도 없고…. 쓸데없이 시간만 낭비한 것 같다. 어쨌거나
지금은 힘들게 산속에 들어가 수십년간 축지법 연마할 필요 없이 휴대폰만 들고 다니면 축지법이 가능한 시대가
온 것이다.
1676 이래로 여러 번의 측정결과를 거쳐, 1983년 ISU (Int’l System of Unts)는 광속을 초속 299,792,458 m 로
정의했으며, 이 수치가 지금까지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속도이다. 이 수치가 돈이라면 3 억원 정도인데, 그것으로
뭘 할 수 있는지는 잘 알기 때문에 쉽게 그 크기를 감 잡을 수 있다. 그러나 빛이 1초에 지구 7.5 바퀴 도는 숫자
라고 해도, 비행기 탄 후 내리지 않고 지구 1 바퀴도 돌지 못하는데, 원샷에 7.5 바퀴 도는 속도는 감도 잡히지
않는다.
미리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위의 빛의 속도는 진공 상태에서의 속도이다. 빛이 진공이 아닌 다른 매질 속에서
이동할 때는 당연히 속도가 느려진다. 여성분들 좋아하시는 다이아몬드가 반짝이는 이유에도 이런 광속의
물리학이 들어있다. 표면 위를 스치고 지나가는 빛은 진공에서의 광속에 가까우나, 다이아몬드 내부를 통과하는
빛은 속도가 더욱 느려지므로 우리 눈에 반짝이는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 물론 그 투명도도 관건이겠지만. 또한
지난호 Serial No 10 의 Surprise & Mystery 에서 살펴본 것처럼, 같이 출발했으나 지구에는 417일 늦게 도착하는 빛도 있다. 이런 속도 차이는 시공간의 왜곡 때문에 발생하므로 광속 자체가 느려지는 것은 아니다. 또한 광속을
초과하는 빛의 진동에 관한 실험 결과도 있다고 한다.
(3) 광속을 처음 측정한 사람이 Rømer 맞나 ?
광속이 유한하다는 사실이 합리적 측정 방법으로 증명된 것은 1676년 이었다. 그러나 이 때도 광속의 수치가
발표된 것은 아니고, 다만 빛이 일정 속도로 진행한다는 것이 증명된 것일 뿐이다. 많은 자료에는 Rømer 가
빛의 속도 수치를 구했다고 되어 있으나, 이에는 보완 설명이 필요하다. 당시에 그가 빛의 속도의 정확한 수치를
발표한 것은 아니고 목성 위성 Io 의 출현 시각 측정결과로 빛의 속도가 유한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 뿐이다. Christiaan Huygens (호이겐스, 1629~1695) 가 Rømer 의 자료 및 그와 많은 논의를 거쳐 광속의 수치를
처음으로 계산해냈는데, 당시 Huygens 가 발표한 수치는 초속 지구 공전궤도 직경의 16과 2/3 이다. 이것은 초속
약 220,000,000 m 로서, 현대 측정치의 73 % 이다. 달한다. 그렇더라도 중력상수 측정의 기초를 제공한
Cavendish 처럼 광속 측정 단초를 제공한 Rømer 의 공적은 인정되고 있다.
<Rømer 초상화> <Huygens 초상화>
중세까지 빛의 속도는 무한하다고 생각되었으며, 광속을 인류 역사상 최초로 실험으로 측정 하고자 했던 사람은 Galileo Galilei (갈릴레이, 1564~1642) 이다. 그가 광속이 무한하다는 기존 생각에 의문을 갖고 광속 측정 실험을
하려 했을 때는 노년기에 가택연금을 당하고 있을 때라고 한다. 가택 연금중인 그가 직접 밖에 나가 실험할 수 없어서 그의 생각을 전달받아 후배 동료들이 대신 실험을 진행했다. 약 2km 거리를 두고 두 사람이 등불을 들고 마주
본 상태에서, 상대방 빛을 보는 순간, 자기의 등불 가리개를 열어 빛을 보내서 두사람 사이에 빛이 통과하는 시간을 측정하는 실험이었다는데, 당시에는 정확한 시간을 재는 도구가 없어 결과는 얻을 수 없었다. 다만, 빛에도 속도가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인류 최초로 실험을 진행한 그들이 존경스럽다.
Galileo Galilei 사후 34년이 지난 1676년에 이르러 Ole Rømer (올레 뢰머, 1644~1710) 라는 32세 밖에 되지 않은 Denmark 출신 천문학자가 광속 측정의 기초를 제공했다. 위의 이름 철자는 Denmark 어 표기법이고, 국가에 따라 Römer, Roemer, Romer 등으로도 사용한다. Rømer는 처음에 Copenhagen 근처에 있는 Uraniborg 천문대에서
당시에 유명하던 Jean Picard 라는 천문학자 조수로 일을 시작했다. 여기서 그는 목성의 위성인 Io 의 식 현상을
140 번이나 관측하고 기록을 남겼다고 되어있다.
<Rømer 가 그린 Io 의 목성식 현상>
한편 유명 인물 Giovanni Domenico Cassini (카시니, 1625~1712) 도 당시 Paris 에 새로 설립된 왕립 천문대로
초빙되어 연구하고 있었는데, 1666년부터 2년 동안 같은 Io 를 연구하면서 관측 결과에 이상한 차이를 발견하고,
광속이 유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목성 위성 Io를 Denmark 와 Paris 에서 각각 따로 연구하던 두 사람은 결국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는데 Rømer 가 28세 때인 1672년, 그의 사수 (연구팀장) 인 Jean Picard 의 추천으로 Paris
왕립천문대 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당시 47세 이며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당대의 유명인물 Cassini 의 조수가 된다.
Rømer는 자기가 이미 오랫동안 해온 결과와 Cassini 의 관측 결과를 종합해서 살펴본 결과, “지구가 목성에 접근
할 때는 Io의 식 (Eclipse) 사이의 시간이 빨라지고, 멀어질 때는 그 간격이 길어진다”는 것을 알아 냈다. 그러나 Cassini 가 왕립과학협회에 보고 할 때는 Rømer의 연구 결과가 정확히 보고되지 않았다. 따라서 Rømer는 자기
연구결과를 자기만의 이름으로 1676년 다시 제출했는데, 이상하게도 그 논문은 중간 보고자의 실수인지 몰라도 Rømer 라는 이름을 잘 나타나지 않도록 변형되어 있었고, 원본이 아니고 요약본 형태로 왕립협회에 보고되었다.
이런 사실 때문에 당시 관행과 다른 방법으로 보고한 Rømer 와 Cassini 사이의 알력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게
되었다.
<Rømer 의 1676년 논문 “빛의 속도 측정” 에 나오는 삽화.
지구가 FàG 궤도를 이동할 때는 목성에 가까워지고, LàK 궤도를 이동할 때는 목성에서
멀어진다. 이 두 경우에 도플러 효과로 인한 Io 공전 시간의 차이를 설명한다.>
사실 지금도 변한 것이 없으나, 당시에도 조수인 Rømer 가 발견한 사실을 팀장인 Cassini 의 업적으로 돌리고
논문에 이름을 같이 올리는 정도로 만족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그러나 Rømer 는 자기가 발견한 사실을 자기의
연구 결과인 것이라고 분명하게 발표했다. 그러나 과학계도 정치판처럼 세력이 있어야 승리할 수 있는 것 같다.
당시 Cassini 는 과학계의 원로로서 막강한 후원자를 거느린 과학계의 거물이었다. 따라서 그의 조수인 Rømer 가
자기를 따돌리고 혼자만 공적을 차지하려는 태도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Rømer 가 논문을 제출할 때 보이지 않는
손을 썼다는 뒷얘기가 있다.
1676년 11월의 Io 식 현상 때 Io의 출현 시각은 당시 과학계의 초미의 관심사였다. Cassini는 1676년 5월 및 8월
자료를 바탕으로 1676년 11월에 Io 가 목성 뒤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시각을 11월 9일 오후 5시 25분이라고 추정
했다. 그러나 5월에는 지구가 목성 가까이 있을 때였다. 그러나 11월이면 지구는 목성에서 훨씬 더 멀리 떨어져
있게 된다. Rømer 는 오후 5시 25분이 아닌, 11월 9일 오후 5시 35분 45초에 Io 가 나타날 것이라고 추정했고
그것은 정확히 맞았다. 결국 Cassini 가 예측한 시각은 틀렸고, Rømer 의 시각이 맞았는데도 불구하고, 언론에
발표된 것은 Cassini 가 Io 의 정확한 출현시각을 예측했다고 발표되었다. 정말로 Cassini 가 미리 손을 썼는지는
기록은 없으나, 이런 사실 때문에 Cassini 행동에 대한 여러 음모론이 생기게 되었다.
하여간 이런 관측 결과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대부분 과학계는 여전히 빛이 일정한 속도로 진행한다는 사실을 받아
들이지 않았고, 공식적으론 빛의 속도는 측정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이유야 어떻든 Rømer 는 이런 정치판 같은 과학계에 환멸을 느꼈는지, 이 사건 이후 고향 Copenhagen 으로 돌아가 수년 동안 천문학과 관계없는 항구
감독으로 일했다. 그는 과학과는 무관한 다른 직업을 갖고 여가 시간을 이용해 연구했는데, 그의 공식 직업을 보면, 도로 검열관, 치안담당관을 거쳐 Copenhagen 시장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과학연구도 게을리하지 않아, 천문학
이외에 화학에도 업적이 있으며, Rømer 라는 온도단위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 온도단위에 대해선 Serial No 8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그와 Cassini 사이의 갈등은 결국 Cassini 가 죽은 다음에야 비로소 유럽의 과학계가 Rømer 가
옳았음을 인정하면서 끝나게 된다.
(4) 광속이 우주의 한계속도가 된 이유
우리는 빛의 속도보다 더 빠른 것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정말 빛보다 더 빠른 것은 없을까 ? 물론 광속
보다 빠른 입자들도 제안되어 있다. 이 가상의 입자를 Tachyon (타키온) 이라고 하는데 Gerald Feinberg (제럴드
페인버그)가 제안한 입자이다. 물론 아직 가설에 머물고 있으나,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고 부정할 수는 없으므로
미래의 연구 결과를 기다려야 할 것이다. 한편 최근 2011년 9월에는 CERN 연구소에서 LNGS (Italy 에 위치한
연구소) 까지 Neutrino (뉴트리노) 입자를 쏘아 보내는 실험을 했는데 그 속도가 광속을 초과했다는 결과가 있었
으나, 측정 방법에 오류가 있음이 발견되어 공인되지는 못했다. 참고로 Neutrino 입자는 질량은 있으나, 전하는
없어 전자기 작용은 못하는 입자이다. 이것과 이름이 비슷한 Neutralino (뉴트랄리노) 라는 입자도 있는데, 이것은
아직 가설로만 제안된 입자이고 존재가 증명되진 못했다.
하여간 광속이 우주의 한계속도가 된 이유를 알려면 빛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된 것 같다. 1821년 Michael
Faraday (마이클 패러데이 1791~1867) 실험을 통해 전기가 자기로, 또는 자기가 전기로 변환되는 과정을 명쾌히
설명해냈다. 1850년대 들어 당시 이미 노인이 된 Faraday 와 20대 청년 James Clerk Maxwell (제임스 클럭
맥스웰, 1831-1879) 은 편지로 의견을 주고 받으며 빛이 무엇인가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기 시작했다
Faraday 로 부터 많은 도움을 받은 Maxwell 은 드디어 1850년 경에 전기, 자기에 빛이 관련된 것을 보기 시작했다. 빛은 앞으로 나아갈 때 파동을 이룬 파도처럼 전진하면서 약간의 전기가 생성되고, 그 전기가 빛과 같이 앞으로
진행하는 동안 소량의 자기도 같이 만들어지며, 자기가 움직일 때 또 다른 전기가 생성되는 일련의 연결된 과정을
밝혀냈다. 이러한 과정을 정리한 Maxwell 방정식은 17세기 Newton 의 업적과 20세기 Einstein 업적을 연결하는
19세기의 가장 빛나는 이론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Maxwell 도 그의 방정식에서 빛이 왜 이런 현상을 나타내는지에 대한 근본적 이유를 밝혀내지는 못했다.
<Trinity Colledge, Cambridge 시절의 대학생 Maxwell.
이 대학교는 Issac Newton 등 유명한 과학자를 많이 배출했다>
Einstein 이 고등학생 시절이던 1890년 경에는 Maxwell 방정식이 이미 과학계에서 공인된 진리였으나, 빛이 파동
처럼 보이는 근본적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다. 1905년에 이르러 Einstein 은 빛의 파동이 바다의 파도
와는 다를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빛의 파동은 앞으로 나아가는 한 부분이 다음 부분을 자극함으로써 나아
간다. 빛의 파동에서 전기적인 부분이 흔들리며 앞으로 전진하면서 자기 부분을 누르면, 그 자기 부분은 에너지가
올라감에 따라 전기를 만들어낸다. 이 전기는 전진하면서 자기부분을 누르는 연속적 과정이 된다.
<Einstein 이 Maxwell 이론을 보완하여 추정한 빛의 진행과정 모식도>
만일 사람이 빛 속에서 빛과 같이 전진한다고 가정하고, 어느 순간 빛을 따라 잡았다고 생각될 때, 그 빛은 여전히
그 앞에 추가적인 전기 및 자기 부분을 만들어 내고 있을 것이며, 이 말을 바꾸어 말하면 그 어떤 것도 빛보다 빠를 수는 없다는 말과 같아진다. 빛의 속도가 우주의 근본적 한계속도가 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우리가 인식하는
빛이란, 서로를 밀어주면서 앞으로 전진하는 전기와 자기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만들어지므로 빛은 정지 상태에서는 존재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논리는 이미 Maxwell 방정식에 내재되어 있던 사실이지만, 20세기 들어서야 Einstein 이 빛의 정체에 대한 명쾌한 해석을 제시하게 된다.
(5) E=mc ² 이전에 E=mv ² 가 있었다
Newton 역학에 따르면 에너지는 <질량 x 속도>가 된다. 이것은 당시의 일반 수학자도 잘 이해 못하는 미적분,
기하학으로 증명되어 있었다. 그러나 독일의 Gottfried Wilhelm Leibniz (라이프니츠, 1646~1716) <질량 x 속도²>
라는 믿음을 갖고 이를 증명하여 애쓰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 위대한 Newton 의 논리에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프랑스의 Émilie du Châtelet (에밀리 뒤 샤틀레, 1706~1749) 라는 젊은 후작부인이 실험을 통해서 Leibniz 가설이 진리임을 증명해낸다. 이 사람은 Voltaire 의 연인 (남편이 아님) 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귀족 부인답지
않게 어릴 때부터 대범한 성격과 더불어 총명함도 겸비해서 볼테르와 함께 많은 과학 실험을 했다고 알려져 있다.
<Châtelet 초상화>
이전에 네덜란드 출신 과학자 Willem Jacob 's Gravesande (네덜란드어이므로 영어로 읽으면 “빌렘 제이콥
스흐라베잔데” 로 발음함, 1688~1742) 는 쇠공을 여러가지 속도로 진흙판에 떨어뜨리는 살험을 했는데, Newton
역학에 따르면 2배 속도로 떨어뜨리는 경우 진흙판에 2배 깊이 박혀야 하고 3배 속도 이면 3배 깊이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결과는 4배, 9배 깊이 박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eibniz 가 이론적으로 설명은 잘 했으나, 증명하지는 못한
것처럼, s Gravesande 도 실험 결과는 나왔으나, 그 이유를 설명하는 능력은 부족했다.
그러나 Châtelet 는 두 사람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다시 정교한 실험을 거친 후, Leibniz 이론을 체계화해서
E=mv ² (m : 질량, v : 속도) 라는 결과를 발표하게 된다. 그 이전까지 유럽에서는 영국과 가까운 국가들은
Newton 편이었고, 독일과 가까운 국가는 Leibniz 이론을 지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프랑스 여성 귀족이 발표한
결과가 실험과 이론을 겸비한 완벽한 것으로 인정할 수 밖에 없어 드디어 오랜 논쟁의 종지부를 찍게 된다.
(6) 속도가 빨라지면 질량도 증가한다
하여간 어떤 물체가 최대한의 에너지를 가지려면 물체의 질량 m은 정해져 있다면, E=mv ² 에서 보시듯이 속도
v 를 최대한 높이는 것이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 드린 것처럼, 우주에서 속도는 광속 c 를 초과할 수 없으므로
mc ² 가 최대의 에너지가 될 것이다. 만일 c ² 라는 수치가 얼마 되지 않는다면, 괄시 받고 살았을 테지만, c ² 는
초속 약 90,000,000,000 km 나 된다. 아무리 질량이 작은 물질이라도 c ² 만 통과하면 무적이 되는 것이다.
현재까지 가상의 입자들을 제외하곤 우주의 그 어떤 것도 빛의 속도보다 빠를 수는 없다고 말씀 드렸다. 그러나
그 빛에 에너지를 더 투입하면 그 속도보다 더 빨라지지 않을까 ? 어떤 물리학 책에는 그렇게 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빛이 단순한 숫자가 아니고 물리적 과정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숫자는 뒤에 계속 써나가면 커지지만,
물리적 과정엔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온도라는 것도 내려가다가 절대영도인 섭씨 – 273.15 ℃ 가 되면
더 이상 내려가지 않는다. – 1,000 ℃ 라고 쓸 수는 있어도 그런 온도는 우주에 존재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절대영도에 대해서는 칼럼 Serial 8 을 참조하시면 됩니다. 빛도 마찬가지이며, 광속의 한계는 빛의 물리적인
실체라고 할 수 있다.
만일 광속을 초과 할 수 있도록 설계된, 끝내주는 성능의 엔진을 장착한 우주선이 현재 광속으로 날고 있다고
치고, 그 우주선 엔진에 추진력을 계속 증가 시키면 우주선은 광속을 초과할 수 있는가 ? Einstein 이론에 따라
우주의 어떤 것도 광속을 초과할 수 없다면, 그 추가된 엔진 추진력은 어디로 도망간 것인가 ?
결론을 말씀 드리면, 그 추가된 엔진 추진력은 어디로 사라지지 못하고 질량으로 변한다. 변하는 것은 우주선의
질량이다. 우주선 밖에서 보면 우주선 질량이 증가한 것으로 보일 것이다. 이는 입자가속기 실험에서도 증명된다. CERN 연구소 실험에서 빛의 속도와 가까이 움직이는 양성자에 계속 에너지를 주입하면 실제로 양성자 질량이
증가하며, 양성자 운동 속도가 광속의 99.9997 % 가 되면 양성자가 처음 질량의 430 배가 된다고 한다. 아시는
것처럼 에너지 E 는 질량 m 으로 변할 수 있고, 질량 또한 에너지도 변환될 수 있다. Einstein 이 위대한 이유는
그 이전에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질량과 에너지의 관계를 밝혀낸 데 있고, 그 환산 상수로서 광속 c 를 적용해
낸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질량과 에너지의 관계가 1905년 발표된 특수상대성 이론의 주요 내용이다.
속도가 증가함에 따라 같이 증가하는 질량은 <m² = 1/ (1 – (v / c) ²)> 라는 이란 공식으로 구할 수 있다. 위의
식은 제가 원고에 루트를 입력할 수 없어 양변에 제곱을 했기 때문에 m² 가 된 것이다. 그러나 어떻게 이 식이
나왔는지는 저의 한계를 넘는 사항이므로 그냥 보시고 지나가 주시기 바랍니다. 위에서 언급 드린 것처럼 양성자
속도가 광속의 99.9997 % 까지 증가할 경우에 공식을 적용하면 질량이 430배로 증가한다. 이 경우에 CERN 입자
가속기는 순간적으로 엄청남 전기를 소모해서 정전 위험성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위의 공식이 만고불편의 진리는
아니라는 점은 항상 염두에 두시는 것이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보는 방법이리라 생각한다. 언제고 또 다른 진리의
한 조각이 발견될 수도 있으므로.
<2차 대전 종전 1년 후 1946년 7월호 Time 표지에 실린 E=mc ²>
(7) E=mc ² 에서 왜 c ¹ , c ³ 이 아니고 굳이 c ² 인가 ?
그러면 광속의 1 배 또는 3 제곱, 4 제곱이 아니고, 왜 반드시 2 제곱인지 개인적인 의문이 있다. 생각건대 조물주가 특히 2 제곱을 좋아해서 그런 것 같다. 지금까지 알려진 대부분의 수학, 물리학 체계가 2 제곱수로 되어있다. 물론
전부는 아닐 것이나, 생각나는 기본적인 것 몇 개만 예를 들더라도 아래와 같은 공식들이 생각난다.
빛의 밝기와 거리 관계 L ∝ 1 / r ²
원의 면적
피타고라스 정리
행성의 타원궤도 방정식 x2/a2+y2/b2=1 (a>b>0),
혜성의 쌍곡선궤도 방정식 x2/a2-y2/b2=1 (a, b>0) 등이다.
Einstein 의 방정식 E=mc ²는 그가 살던 시대보다 수백년 전 살았던 Newton, Leibniz,
s Gravesande, Châtelet 및 그 보다 조금 이후 인물인 Faraday, Maxwell 등의 업적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그러나
돌덩어리를 어떤 조각상으로 만드는 것은 전적으로 예술가의 몫이다. 비록 그가 이전에 이미 존재했던 E=mv ²
라는 방정식을 참조했더라도 그것에 빛의 속도를 적용해서 E=mc ² 를 밝혀낸 천재성이 감탄스럽다. 더욱이 그가 1905년에 낮에는 특허국 직원으로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일하면서 8개월만에 인류 과학 발전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논문을 써낸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아인슈타인에겐 마야 (Maja) 라는 여동생이 있었는데, 그가 어릴 때에 사람의 머리 속에 뭐가 들어있는지 알아
본다고 시도때도 없이 장난감 망치로 여동생 머리를 두들겨 보았다고 한다. 마야가 늙어서 한 회고담 중에는
“천재의 여동생이 되려면 단단한 머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라는 말도 있다. 마야도 언어학
박사이다. 아인슈타인 집안이 원래 수재 집안인가 보다. 혹시 자녀분들 중에서 뿅 망치로 동생 머리 두들기는 아이 보시면, 그 즉시 “영재학교” 로 보내시는 것이 인류 과학발전에 기여하는 방법일 것으로 믿는다.
III. Surprise & Mystery
아름다움의 위치는 어디인가 – Miranda
(1) 시련 극복 상징 같은 외모
위의 <Life With Kaas>에서 천지창조의 신 Uranus 를 언급하였으므로, 내친 김에 천왕성 위성 중 하나인 Miranda
(미란다, 영어발음 머랜더) 를 선정하여 알아본다. 그 동안 이 칼럼의 소재는 은하, 성운 또는 천체물리학 관련된
것들 이었는데, 태양계 변방에 위치한 별 볼일 없는 작은 위성을 소재로 하기는 처음이다. 안시등급 16 등급으로,
대형 망원경으로 보아도 작은 점으로 밖에 보이지 않으며 그 크기로는 더욱 내세울 것이 없으나, 그 안에 숨겨진
놀라움은 다른 초대형 천체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1977년에 NASA는 태양계 행성 탐사선인 Voyager 1호 및 2호를 발사했다. 이 우주선은 탐사 임무가 끝난 후에도
계속 우주로 날려 보낼 계획이었으므로 외계 생명체에게 보내는 지구의 각종 Message 가 실려있다. 1호는 목성,
토성 및 그 위성들 탐사가 목적이고, 2호는 천왕성, 해왕성, 위성 탐사를 목표로 하고 있었다. 그런데 발사에 다소
사정이 생겨 2호가 1호보다 15일 먼저 발사되었다.
1977년 8월 20일에 출발한 Voyager 2호는 1986년에 천왕성 탐사를 마치고 이것을 Flyby (slingshot) 해서 다음
목적지인 해왕성까지 3년의 항해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Voyager 2호의 항로가 조그만 위성 Miranda 의 남쪽을 지나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사진이나 몇 장 찍어 볼 계획이었다. 1986년 2월 24일 Voyager
2호는 Miranda 의 남반구 상공 30,000 km를 지나면서 사진을 전송하기 시작했다. 비록 태양계 안일 지라도
Miranda 에서 지구까지 전파가 오는데 2시간 30분이나 걸린다. 드디어 사진들이 제트추진 연구소 (Jet Propulsion Lab) 에 도착했을 때, 연구원들은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 외형이 태양계 내부에 있는 다른 위성에선 비슷한
예를 찾을 수 없는 기괴한 모양이었기 때문이다. 아래 모습 한번 보시지요.
<Miranda 의 남반구를 찍은 사진. 9장 사진을 Mosaic 한 것>
Miranda 는 다른 위성들과는 달리 뾰족한 송곳이나 거친 주걱으로 표면을 이리저리 긁었거나 헝겊 쪼가리로
누더기를 만든 모습이다. 그 긁힌 자국처럼 보이는 부분은 계곡인데, 깊이가 19 km 나 된다. 지구에서 좀 행세
한다는 미국의 Grand Canyon 깊이가 1.5 km 인 것에 비교하면, 지름이 약 470 km 밖에 안 되는 이 조그만
천체에 그런 대형 계곡이 있다는 것이 놀랍다.
Miranda는 40 억년 전에 다른 소행성 등 다른 천체와 5~6번에 걸친 충돌로 부서진 후 자체 중력에 의해 다시
합쳐지는 과정을 겪어서 이런 모양이 되었다고 추정된다. 그러나 이것은 가설에 불과하고 실제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는 자세한 조사를 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새로운 탐사가 이루어지는 22세기에는 Miranda 에 대해
좀 더 많이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래에 Voyager 2호가 촬영한 각 부분들의 사진 올려 드립니다.
(2) Miranda 가족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천왕성은 27개 위성을 거느리고 있다. 그 중 주요 위성은 공전궤도 안쪽부터 Puck / Miranda / Ariel / Umbriel / Titania / Oberon 등 6개 인데, 이 중에서 제일 작은 Puck 을 제외한 나머지 5개를
천왕성의 5대 위성이라고 부른다.
<맨 왼쪽부터 Puck / Miranda / Ariel / Umbriel / Titania / Oberon. 실제 위성 사진의 조합>
그림에서 Puck을 제외한 5대 위성 중 크기가 가장 작은 Miranda는 1948년 2월 16일에 네덜란드 태생 미국인
Gerald Peter Kuiper (카이퍼, 1905~1973) 가 McDonald 천문대 (Texas 주 Austin) 에서 발견하고 본인이 직접
명명했다. 이 사람 이름은 Kuiper Belt 때문에 잘 아실 것이다. Miranda라는 이름은 세익스피어의 희곡인
The Tempest (폭풍) 에 나오는 주인공 Prospero 공작의 아름다운 딸로서 주제를 이끌어가는 빛나는 조연이다.
한편 위 그림에서 3번째 위치한 위성 Ariel 도 이 희곡에서 요정으로 나오는 인물이다 Ariel 은 Miranda 가 발견
되기 오래 전인 1851년에 William Lassell 이 발견했다. 참고로 Ariel은 영국시인 Alexander Pope (1688~1744) 의 대표적 작품 The Rape of the Lock 에도 나오는 인물이라고도 한다. 아마도 Kuiper가 명명할 때 그 이전에 명명된 Ariel 의 영향을 받아서, 같은 희곡 속의 인물인 Miranda 로 정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Miranda 표면은 대부분 메탄얼음, 물론 된 얼음 및 규소질 암석으로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천왕성과는 13만 km 떨어져 공전하며, 공전주기는 33시간 50분이다. 아래 그림처럼 위성들 모두 심한 타원궤도를 돌고 있으며 바깥
궤도 쪽에 Puck 과 Miranda 가 보인다. 안쪽 위성들은 기타 소형 위성들이다.
<Miranda 공전궤도 모형. 그림 Enc. of Science >
(3) 폭풍이 지나가면
그러면 Miranda 가 과연 어떤 인물인지 세익스피어의 희곡 The Tempest (폭풍) 내용을 간단히 살펴본다.
이 희곡은 1611년 11월에 영국 궁전에서 처음 공연되었다고 한다.
Italy 의 Milan (밀라노) 공국 지배자 Prospero (프로스페로) 공작에겐 Miranda 라는 3살된 딸과 질투심 많은
친동생 Antonio (안토니오) 가 있었다. 그런데 Prospero 는 마법을 배우는데 열중해서 나라를 통치하는 것을 잠시
게을리하고 있었다. 항상 자기가 지배자가 되고 싶어 하던 Antonio는 Naple (나폴리) 공국의 지배자 Alonso
(알론소)와 짜고 쿠테타를 일으킨다. 갑자기 당한 공격에 Prospero는 3살 된 딸 Miranda 와 그를 예전부터 시중
하던 요정 Ariel 및 신하 몇 명과 배를 타고 도주하는데, 경황이 없어도 그가 공부하던 마법 책들은 모두 챙겼다.
한편 Ariel 이란 요정이 어릴 때 Prospero 가 그의 목숨을 구해준 일이 있었는데, 이후 Ariel을 신하로 삼고 많은
일을 시키면서, 그의 시중을 잘 들어주면 나중에 자유를 주겠다고 약속한 상태였다.
<Prospero 와 Miranda. 1850년 William Maw Egley 작품>
Prospero 일행은 주변의 조그만 섬으로 도망쳐서 그곳에서 12년을 살게 된다. Miranda는 어느덧 15세 꽃다운
소녀가 되었고, Prospero 도 마법을 꾸준히 연마해서 이젠 해리포터 수준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 때 쿠테타를
일으킨 Alonso 와 Naple 공국 지배자 Antonio 가 탄 배가 우연히 이 섬을 지나가게 되는데, 이를 본 Prospero는
마법으로 폭풍을 일으켜 이들을 섬으로 표류시킨다. 서로 원수지간인 두 세력이 좁은 섬에서 같이 지내게 되면서,
이제는 바다의 물리적 폭풍이 아닌 인간관계의 심리적 폭풍이 몰아치게 된다.
이 희곡에선 Miranda가 15세부터 16세가 되어가면서 사랑에 눈을 뜨게 되는데, 제 생각이지만 동양이나 서양이나
모두 첫사랑이 16세에 시작되는 것이 재미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팔청춘은 16세를 의미하고, 같은 세익스피어
소설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도 16 세에 불 같은 사랑의 열병과 아름다운 죽음이 같이 찾아온다.
또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The Sound of Music) 에서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장녀 Liesl (리즐) 과 나중에
독일군이 되는 우편 배달부 Rolfe (롤프) 가 정원에서 부르는 이중창 “Sixteen going on Seventeen” 도 생각난다.
이 영화는 1964년 제작되어 그 다음해 개봉되었는데, Liesl 역할을 맡는 Charmian Carr 는 영화에서 16세로 나왔으나 실제 나이는 당시 21세 였다고. 제가 갖고 있는 이 영화 DVD는 영화 개봉 40주년 기념판으로, 2005년에 주연배우들을 인터뷰한 부록이 같이 있다. 다른 아역 배우들은 얼굴이 너무 변해서 전혀 알아볼 수 없었으나, 영화에서 Liesl 이었던 Charmian Carr 는 은 61세의 초로 (初老)의 여성이 되어 있었다. 지금 2012년, 그녀는 나이 68세가 되었을 텐데 지금 그의 모습을 다시 한번 보고 싶다. 아마도 고상한 노년이 되어가고 있으리라 믿는다. 저는 아직 그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시간의 법칙은 그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고 제게도 따라다님을 이제는 조금씩 실감한다.
감히 한 말씀 드리면, “백발삼천장, 하처득추상” 이다. (白髮三千丈, 何處得秋霜). 요즘 쓰는 말로 하면,
“백발이 엄청 많아지네 ? 내가 어디서 가을 서리 맞았나 ?” 정도 될 듯. (李白 “추포가 秋浦歌” 일부 인용)
<아버지 Prospero 가 마법으로 난파시킨 배를 바라보는 Miranda.
1916년 John William Waterhouse 작품>
다시 본론으로 돌아왔다. 하여간 섬에서 같이 지내던 Alonso의 아들 Ferdinand 와 그의 사촌동생인 Miranda 는
서로 사랑하게 되고, 원수의 아들을 사랑하는 것이 못마땅한 Prospero는 Ferdinand 를 온갖 이유를 들어 괴롭힌다. 그러나 그 이후 스토리는 안 보아도 Video 인 것처럼, 백마 탄 왕자 Ferdinand 는 이를 굳세게 극복하고 결혼을
허락 받은 후 자기 아버지 Alonso 를 설득하여 두 집안을 화해 시킨다. 결국 Alonso는 그의 형 Prospero에게 Milan 공국 지배권을 다시 돌려주기로 하고 두 집안은 사이 좋게 손잡고 배를 수리한 후 Milan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해피
엔딩이다. 물론 Prospero 는 마법 지팡이를 꺾어 버리고 다시는 마법을 쓰지 않을 것을 맹세하고, Ariel 에게도
자유를 주고 풀어준다. 희곡의 제목인 The Tempest 처럼 폭풍이 시련과 반목을 한꺼번에 휩쓸고 지나간 후 사랑과 평화가 다시 찾아 온다는 내용이다.
<Miranda 와 Ferdinand. 1782 년 Angelica Kauffmann 작품>
(4) 부모님 거친 손이 연상되는 Miranda
제가 이 희곡을 읽은 것은 아니고 줄거리만 찾아 보았는데, 세익스피어가 쓴 다른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해피
엔딩 버전인 것 같다. 세익스피어 (1564~1616) 가 전성기 때 쓴 희곡은 모두 비극이었으나, Tempest는 그가 죽기
5년 전인 1611년 집필한 것으로 되어있다. 아마도 그가 말년에 인생을 뒤돌아 보니 로미오와 줄리엣을 죽게 만든
것이 대단히 후회스러워 The Tempest라는 희곡으로 하늘나라에 있을 그들에게 용서를 구하려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여간 세익스피어는 Miranda 를 아름다운 외모와 고운 마음을 가진 여성으로 묘사했고, 이 여인의 사랑이 서로
원수지간인 두 세력이 화합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만일 Kuiper 가 이 위성을 발견할 당시에 Voyager 2 호가 찍은 사진을 보았다면 Miranda 란 이름으로 명명하기엔 좀 망설였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Kuiper
가 진실로 한 수 위의 인격을 가진 사람이었다면 위성 이름을 작명하면서 외모만 보고 결정하지는 않았으리라.
미래에 대한 희망과 사랑의 의미를 담고 있는 이름인 Miranda 를 보면서 근래 우리나라 세태인 외모 지상주의가
생각난다면, 제가 너무 앞서 나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자식들을 사랑으로 길러내신 세상 모든 부모님들의 거친 손이 연상된다면 정말로 오버하는 것인지도.
IV. Journey to Deep Sky
이중성 및 다중성, 그 조화의 美學 (上)
(1) 혼자 사는 <멋>, 같이 사는 <맛>
지난 호 Serial No. 10 에서도 Deep Sky 가 아닌 Black Hole 을 살펴본 것처럼, 이번에 가보려고 하는 이중성,
다중성도 Deep Sky 는 아니다. 매일 밥만 드시지는 않고 가끔 자장면, 라면, 스테이크도 드시는 것처럼, 이중성,
다중성을 “간식” 이라고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들 살아가는 모습을 이번 호부터 上,中, 下 3 회에 걸쳐
살펴본다.
조물주가 사람을 창조할 때 허파, 신장 (콩팥), 눈, 귀, 손, 발, 팔, 다리, 콧구멍 등은 두 개씩 만들어 놓고, 심장,
간, 위, 대장, 소장, 췌장 등은 어찌된 이유로 1 개만 만들어 놓았는지 요즘 들어 가끔 생각해 볼 때가 있다. 신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하나를 제거해도 잘 사는데, 만일 심장도 두 개가 있어서 서로 도와가며 작용하다가, 필요할
때는 번갈아 사용할 수 있으면 편리하지 않을까 ? 금년 들어 제 주변에 어떤 몹쓸 병으로 아직 젊은 나이에 배우자를 보내는 아픔을 겪은 분들이 두 분이나 계셨다. 오랜 기간 서로 의지하며 지내다 갑자기 동반자를 잃었을 때의 황망함은 상상조차 되지 않아 그런 생각을 해 보았다. 그러나 사람이 너무 오래 살면 생태계 파괴가 더욱 심해지므로 운명대로 적당한 기간만 살다 가라는 조물주의 깊은 뜻인지도 모를 일이다.
본인 의지에 따라 독신으로 사는 것도 보기 좋고, 배우자를 만나 자잘한 일들 겪어가며 사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사람에 비유하기는 견강부회 (牽强附會) 가 되겠으나, 하늘에도 홀로 빛나는 별도 많지만 모여 사는 경우도 만만치
않게 많이 보인다. 성도만 간단히 일견하셔도 이중성, 다중성이 얼마나 하늘 전체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지 실감
하실 것이다. 홀로 고고히 빛나는 별들의 자태에선 세파에 휘둘리지 않고 표표히 살아가는 강인한 <멋>이 보이고,
이리저리 어울려 돌아가는 별들에게선 서로에게 부족한 것을 채워주며 살아가는 <맛>이 느껴진다.
처음부터 이중성, 다중성 운동에 대한 물리학적 말씀 드리면 지루하실 것 같아 Pleiades성단 (M45) 에서 제일
밝은 별인 Alcyone 부터 살펴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Pleiades 성단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고, 별들의 배치가 일부러
Frame 을 만든 것처럼 조화롭다. 너무 잘 아시는 성단인데다가, 이 글의 주제는 이중성 및 다중성 이므로 성단 전체에 대한 언급은 드리지 않는다. 다만, 아래 사진에 나오는 별 이름들은 먼저 자세히 살펴 보십시오.
<M 45, Pleiades 성단- 사진 NASA/ESA>
<괄호 안 숫자는 John Flamsteed 숫자.
Asterope 는 Sterope 로도 쓰며, 21번과 22번 별로 구분되어 있다.
Alcyone 주성의 Flamsteed 숫자는 25번이고, Bayer 문자는 Eta 별이다. (η Tauri)>
(2) Pleiades 의 보석 Alcyone 출생 내력
위 사진에서 Pleiades 성단 왼쪽 중간의 제일 밝은 별이 Alcyone 이다. 참고로 Alcyone 는 우리말표기로 <알시오네 또는 알키오네>이고, 북미 영어에선 <앨-싸이어니> 로 사용한다. 액센트는 <싸이>에 있다. 덧붙여 Pleiades 의 우리말 표기는 <플레이아데스>이며, 북미영어에선 <플-리어디즈> 및 <플-라이어디스> 모두 가능하나, 전자가 보편적
으로 사용된다. 액센트는 <리어, 라이>에 있다.
많은 별자리 및 별 이름들이 그렇듯이 Alcyone 도 그리이스 신화에 나오는 사람으로, 7명 딸 부잣집의 4번째
딸이다. 참고로 그리이스 신화에선 여기의 Alcyone 말고도 동명이인 Alcyone 가 4명이나 더 있으므로 혼동하지
마시기 바란다. Pleiades 의 Alcyone 는 Atlas 와 Pleione (북미 발음은 “플-레이어니”) 사의의 딸을 말한다. 이 7명
딸들을 신화에선 <Pleiades 자매>라고 부르고, 이 사람을 포함해서 <아버지, 어머니 및 7자매> 등 9 명의 이름이 Pleiades 성단을 구성하는 별들 이름으로 명명되어 있다. Alcyone 가 4번째 딸임에도 불구하고 제일 밝은 별에
이름이 붙은 것이 흥미롭다. 이 별의 출생 내력부터 알아본다.
<그리이스 신화의 천지창조 신부터 Alcyone 까지의 가계도>
Uranus ---- Gaia
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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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petus (결혼-Klymene) Cronus-----결혼-Rhea 기타 9명 자녀
ㅣ 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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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las (결혼-Pleione) Zeus----결혼-Hera Hestia Demeter Hades Poseidon
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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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a Electra Taygeta Alcyone Celaeno Asterope (또는 Sterope) Merope à Pleiades 자매
(Zeus) (Zeus) (Zeus) (Poseidon) (Poseidon) (Ares) (Orion 또는 Sisyphus) à (남편)
그리이스 신화에는 하늘의 신 남성 Uranus와 대지의 신 여성 Gaia가 세상을 창조했다고 되어있다. 이들은 12명
자녀를 낳았는데, 이 12명 신들을 Titan 이라고 하고 태초 지구의 전성시대였던 Golden Age 를 이끌었다고 한다.
그리이스 신화에서 <신들의 왕>으로 행세하는 Zeus는 Uranus 와 Gaia 의 <손자> 이다.
1) Uranus 와 Gaia 가 낳은 12명 Titan 들 이름은 Oceanus, Tethys, Hyperion, Theia, Coeus,
Phoebe, Cronus, Rhea, Mnemosyne, Themis, Crius, Iapetus 이며, 위 족보에는 3명만 명기했다.
2) Iapetus 는 Klymene 와 결혼하여 4명의 자녀를 두었으며 그들의 이름은 Atlas, Prometeus,
Epimetheus, Menoetius 이다. 위에선 Atlas 만 명기했다.
3) Atlas는 Pleione 와 결혼하여 아들은 없고, Maia, Electra, Taygeta, Alcyone, Celaeno,
Asterope (또는 Sterope), Merope 이름의 딸 7명만 두었다. 이 7명 딸들을 Pleiades 자매라고 부르며
그 중 4 째 딸이 Alcyone 이다. 가계도 보시면 Alcyone 는 천지창조의 신 Uranus와 Gaia 의 증손녀가 된다.
<“The Pleiades” . Elihu Vedder 작품, 1885. 가운데 인물이 Alcyone 로 추정됨>
번잡해서 위 족보에는 넣지 않았으나 Alcyone 의 언니로서 Pleiades 자매중 둘째 딸인 Electra는 Zeus 사이에서
아들 Dardanus 와 딸 Lasion 을 낳는다. 여기의 아들 Dardanus 의 22대 후손인 Romulus, Remus 형제가 로마
건국의 시조들이고, 23대인 Romulus 아들부터 로마 도시국가 왕들이 되기 시작한다. 따라서 로마 건국 신화를
보면 태초의 지구 전성시대였던 Golden Age 를 만든 신들인 Titan 의 자손이 로마를 만든 것이 된다. 세계 모든
나라에서 볼 수 있는 신화와 역사의 교묘한 연결이다.
(3) Alcyone는 신들의 왕 Zeus 와 몇 촌간일까 ?
Alcyone 는 Poseidon 과 결혼하여 Hyrieus, Hyperenor, Aethusa 등 3명의 자녀들 두었다.
그러면 Alcyone 와 남편인 Poseidon 및 그 형제인 Zeus 와는 몇 촌간인지 계산해보자.
부부사이는 0 촌, 부모자식 사이는 1촌, 형제사이는 2 촌이다. 위 족보에서 Alcyone 와 아버지 Altlas 사이는 1촌, Atlas 와 Iapetus 도 1촌, 다음에 오른쪽으로 가서 Iapetus와 Cronus는 형제간 이므로 2촌이고, Cronus 와 Zeus 및 Poseidon은 부모자식이므로 1촌이다. 따라서 1+1+2+1 하면 모두 5 촌이 된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인척 개념으로 보면 Alcyone 는 5촌 당숙 아저씨인 Poseidon 과 결혼한 것이며, Zeus 도 Alcyone 에겐 동일하게 5촌 당숙 아저씨가 된다.
Zeus 아버지 (Cronus) 와 어머니 (Rhea) 가 서로 남매지간이고, Zeus 도 같은 어머니 Rhea 의 자식인 여동생 Hera
와 결혼한 것에 비하면, Alcyone 가 5촌 당숙 아저씨와 혼인한 것은 거의 남남끼리 결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 당시 <신들의 시대>에는 근친 결혼이 일반적이었고, 이러한 경향은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후 고대에서도 왕족의
혈통을 지키기 위해서 많이 볼 수 있다. 잘 아시다시피 이집트 클레오파트라 여왕도 남동생과 결혼 했었고….
그리이스 신들의 가계도를 살펴보다가 Zeus의 아이들을 생산한 부인들을 세어 보았더니 <신>들이 23명, <반신 및 인간>이 45명, 합계 78명이었다. 위의 Pleiades 자매 중에서도 첫째, 둘째, 셋째 딸 모두 Zeus 가 차지했다. 그 78명 부인에게서 얻은 자식들이 과연 Zeus 아이가 맞는지 아닌지 DNA 검사해 보아야 알 수 있는 경우 등, 모두 포함해서 대충 계산해 보더라도 Zeus 아이들은 약 136 명 정도 되었다. 엄청난 여성 편력이다. 그러나, 소위 <신들의 왕>이라는 그도 3천 궁녀 거느린 우리나라 백제 <의자왕> 보면 “형님” 소리 저절로 나올 듯.
(4) Alcyone 星生 역정
이별은 5,000 만년 전에 태어났다. 지구에서 공룡을 비롯한 대부분 포유류가 멸종했던 때가 7,500만년 전인 것을
생각하면 얼마나 어린 별인지 짐작되실 것이다. 더욱이 거리도 지구에서 그리 멀지도 않은 370 광년 밖에 안된다.
그러나 Alcyone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4중성계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위에 올린 사진에서도 구별 가능하지만,
아래에 Alcyone 포함한 4개별 사진 살펴 보십시오.
<주성 Alcyone : 사진 가운데 가장 밝은 별. HD 23630
적경 03/ 47/ 29.0765, 적위 +24/ 06/ 18.494 / 거리 370 광년
Alcyone B : A별에서 가장 가까운 별. A별 우측 약간 위쪽. HD 23629
Alcyone C : 가장 위쪽에 있는 별. A별에서 우측 45도 방향. HD 23607
Alcyone D : 가장 우측에 있는 별. B별에서 우측 30도 방향. HD 23608>
<주성 (Primary Star)인 Alcyone> 는 그대로 Alcyone 로 부르고, Alcyone A 라고는 부르지 않는다. 대부분 해외
자료에는 “Alcyone” 라는 단어를 사용할 경우, <주성 Alcyone> 만을 의미하는 경우도 있고, 또는 Alcyone 및
B, C, D를 모두 포함한 4개 별의 <Alcyone Star Syetem> 을 말하기도 해서 혼동되기 쉽다. 여기서는 <주성 Alcyone> 와 <Alcyone 4중성계>로 구분하여 사용한다.
<주성 Alcyone> 의 Bayer 번호는 황소자리 (Taurus) Eta 별이다. (η Tauri) .
목록번호는 HD 23630 이 주로 사용되고, SAO 76199 도 사용된다.
(HD : Henry Draper Catalogue / SAO : Smithsonian Astrophysical Observatory Star Catalogue)
출생한지 얼마 안되어 표면온도가 는 13,000 K (태양은 6,000 K) 나 되어 맨눈으로 보면 청백색으로 보인다.
분광형은 B type 이므로 가장 밝은 별인 O type 바로 아래 단계이다. 이전 칼럼에서 한 두번 언급 드렸으나,
분광형 순서는 표면온도 높은 것에서 낮은 순서대로 O-B-A-F-G-K-M 이고, 태양은 G type 이다. 사족으로 말씀
드리면, 저는 이 순서를 오래 전 어느 책에서 본대로 “Oh ! Be A Fine Girl, Kiss Me” 라고 외우고 있다. 여성분
이시라면, “Oh ! Be A Fine Good man, Kiss Me” 정도로 하면 되실 듯.
질량은 태양의 6배이고, 직경은 태양의 8.2 배이다. 안시등급은 2.87 등급인데,
이 <주성 Alcyone> 자체가 식이중성 (Eclipsing Binary) 이다. 두 천체는 0.031초각 떨어져 있다. 실제 거리는
태양과 목성간의 거리 정도이다. 두 천체간의 궤도는 아직 찾지 못했다.
<Alcyone B> 의 목록번호는 HD 23629 이고, 백색으로 보인다. 분광형은 A type, 안시등급은 6.3 등급이며
<주성 Alcyone>와 117초각 떨어져 보인다. <Alcyone C>는 HD 23607 으로, 역시 백색, A type 분광형이다. 안시
등급은 8.3 등급으로 <주성 Alcyone>와 181초각 떨어져 보인다. 이 별은 1시간 8분 주기로 팽창, 수축을 반복하면서 광도가 안시등급 8.25에서 8.30 으로 변하는 맥동 변광성이다. <Alcyone D>는 HD 23608 으 로 불리고, 황백색을 띠고 있다. 분광형은 F type이며 안시등급은 8.7 등급으로 가장 어둡다. 이 3개 별은 <주성 Alcyone>를 공전한다고 자료에 있으나, 역시 정확한 공전 궤도와 형태에 대한 내역을 찾지는 못했다. 아시는 분은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
습니다.
위에서 <주성 Alcyone>의 질량은 태양의 6 배라고 말씀드렸다. 이 별처럼 별의 질량이 태양의 약 4~8배 정도인
별들의 성생 (星生) 은 태양보다 훨씬 더 극적이다. 지금은 <주성 Alcyone>가 태양처럼 수소가 핵융합을 일으키면서 헬륨으로 변환되는 주계열성 단계이지만, 별 중심부 수소까지 모두 헬륨으로 전환되면 중심부 온도가 상승하면서 헬륨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고 탄소가 만들어진다. 헬륨 역시 소진되어 탄소만 남으면 그 때부터 탄소 핵융합반응이 일어나고, 그 다음 단계로 네온à 산소à 마그네슘à 실리콘à 황 핵융합을 거쳐 최종 단계인 철이 만들어 진다.
이후는 별 중심부가 불안정해서 팽창과 수축을 되풀이하는 맥동 변광성 과정을 거친 후, 드디어 초신성으로 장렬히 폭발하는 운명을 맞을 것이다. 그러나 질량이 태양의 8~9배는 넘지 못하므로 중심부가 중성자성이 되지는 않고
백색왜성으로 남아 조용히 남은 일생을 보내리라 예상된다.
아래 사진은 서기 1006년 폭발한 초신성 잔해 SN 1006 이다. <주성 Alcyone>도 먼 훗날 이와 같은 비슷한 모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천지창조의 신 Uranus와 Gaia 의 증손녀로 태어나 미모로 당대를 주름 잡았던 별이라 그런지 최후도 역시 지저분함 없이 깔끔하고 장엄하다. 그의 전성기인 현재 모습을 기회 있을 때마다 많이 봐둬야겠다.
<초신성 잔해 SN1006>
V. Moon River Wider Than a Mile
달의 지질시대 구분
(1) 쥐라기 공원과 지구 지질시대
여러분 누구나 갖가지 공룡들이 설치는 헐리우드 영화 <쥐라기 공원> 3편 중 1개 정도는 보셨으리라 믿는다.
이 영화 덕분에 저도 몇몇 공룡들 이름은 주절거릴 수 있게 되었고, 쥐라기 시대란 명칭도 알게 되었으니 영화 제작자에 대해 감사해야 할 일이다. 저는 이 영화 3편을 모두 보았지만 지금까지도 <쥐라기>라는 명칭을 그저 막연히
공룡시대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이 글 쓰면서 그 어원이 궁금해서 찾아 보았는데, 투자한 시간이 그리 아깝지는
않다. 제가 찾아본 것을 아래에 간단히 정리 드린다. 지구 지질시대 구분에 대한 가벼운 상식 정도로 보아 주시기
바랍니다.
<쥐라기>는 영어로 Jurassic Period 임을 잘 아실 것이다. 지구의 지질시대를 큰 범위부터 나열하면,
Eon (이언) à Era (대, 代)à Period (기, 紀) à Epoch (세, 世) 가 된다. Eon은 시생이언, 원생이언, 현생이언
3개로 구분하고, Era (대) 는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로 나눈다. Period (기) 에 와서는 기억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종류가 있는데, 고생대에는 캄브리아기, 오르도비스기, 실루리아기,데본기, 석탄기, 페름기 등이 있다고 한다.
중생대는 트라이아스기, 쥐라기, 백악기 3개로 나누며 여기서 중간에 쥐라기가 보인다. 신생대는 3기 4기 등으로
나뉘고, 팔레오세, 홀로세 를 비롯한 여러 Epoch (세) 로 구분된다.
참고로 백악기를 한자로 어떻게 쓰는지 궁금하여 찾아 보았다. 미국 대통령이 사는 백악관은 白堊館 이라고
쓰는데, 예상치 못하게도 이와 동일한 한자를 써서 白堊紀 로 쓰고 있었다. 백악기를 영어로는 Cretaceous
Period 로 한다. Cretaceous 란 말은 요즘 영어로 Chalk 이며 조개껍질 등으로 이루어진 하얀색 석회암 지층
의미이다. 원래 중국어 및 일본어 번역을 들여와서 단어가 어려워 진 것 같다. 백악관이 백악이란 <하얀 석회암>
으로 지은 집이고, 청와대가 <푸른색 기와>를 얹은 집이라면, 우리나라 아파트는 <회콘관> 으로 불러야 되나 ?
이름하여 <회색 콘크리트>로 지은 집.
Jurassic 이란 말은 Alexander Von Humboldt (프러시아, 현재의 독일) 가 프랑스와 독일 국경지대 산맥인
<Jura Mountains>에 있는 특정 지층에서 발견한 암석이 특정 지질 시대를 나타내고 있어서 이 지층을
Jurakalk 라고 부른 데서 연유한다고 되어있다. 그런데 Jura 란 단어는 숲 (Forest) 를 의미하는 고대 영국
Celt 언어 Jor가 로마시대 Latin 어 Juria로 변화된 후, 다시 독일어 Jura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어쨌거나
“공룡 시대” 는 “숲이 울창하던 시대” 라는 의미이니 그런대로 뜻이 일맥상통 한다.
(2) 달의 층서학 (Stratigraphy)
달은 매일 어김없이 한 달에 한번 <삭>일 때 빼고는, 동쪽에서 나타나 “서쪽 나라로 가기도 잘도 간다”.
삼엽충이 지구 전역에서 기어 다닐 때나, 공룡들이 숲에서 설치고 있을 때나, 지금까지도지구에서 볼 때 항상
변함 없이 자기만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러나 30억년 전으로만 돌아가 달을 가까이 들여다 보면 지금처럼 피부에
여드름 자국이 뒤덮고 있지는 않았다. 현재 우리가 볼 수 있는 달 앞면의 중소형 Crater 는 지난 20억년 동안에
대부분 만들어진 것이다. 지구에선 풍화 작용 때문에 지난 20억년 간의 소행성, 혜성, 유성들의 충돌 흔적을
잘 찾을 수 없으나 달은 이들의 박물관이라 할 만하다. 태양계 역사를 알려면 달을 연구해야 하는 중요성이
여기 있다.
지구 지질시대를 위와 같이 여러 가지로 구분하는 것처럼 달에서도 지질시대를 구분한다. 지구 지질학의 한 분야
로서 <층서학 (層序學, Stratigraphy)> 이 있는데, 암석과 지층이 만들어진 형태와 시간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한다. 달 연구에도 이 같은 분야가 있고, 여러 번의 달 탐사에서 가져온 암석들을 분석해서 달의 지질학적 역사를
만들었다. 다만 지구처럼 복잡다단 하지는 않고, 달이 형성된 때부터 시작해서 5단계로 간단히 구분한다 그 시대
구분과 더불어 유명한 Mare, Basin 및 Crater 들이 어느 시대에 태어났는지 살펴본다. 유의하실 사항은 여기서의
시대 구분은 <달 앞면> 에만 해당한다는 사실이다. <달 뒷면>은 암석을 직접 채취하지 못하여 정교한 연구가
아닌 추정으로만 Crater 형성 연대를 짐작하고 있다.
아래 도표는 달의 지질시대 구분을 요약한 것이다. 시대 (Period) 별로 아래에 다시 설명드린다.
도표의 <N> 글지는 <Nectarian Period> 의미미며, <Imbrium Period>를 Early Epoch 와 Late Epoch 로
세분하기도 한다. 연도 단위는 백만년이다.
(3) Pre-Nectarian Period (45.0 ~ 39.1 억년 전)
우리말로 하면 <감로주의 바다 이전 시대> 가 되며, 달이 출생한 45 억년 전부터 시작된다. 이 시대에는 태양계
형성 초기이므로 대부분 소형이지만 수백만 개의 혜성, 소행성들이 충돌하여 매일 격렬한 폭격을 당하고 있던 시대
이다.
대표적인 대형 Crater 로는 Grimaldi, Ptolemaeus 등이 있다. 여기서는 이전 칼럼에서 소개 드리지 못했거나 소개
드렸더라도 중점 설명 드리지 못한 Crater 들 위주로 사진 올려 드린다. 사진은 우리지부 원치복 지부장님께서 직접 만드신 달 지도를 사용했다.
<그리말디, Grimaldi>
<프톨레마아우스, Ptolemaeus>
(4) Nectarian Period (39.1 ~ 38.5 억년 전)
감로주의 바다 시대로 번역된다. 39.1억년에 감로주의 바다 (Mare Nectaris) 가 만들어 지면서 시작된다.
Nectaris 는 Mare 또는 Basin 두 가지로 불린다. 소규모 충돌은 이전보다 줄어 들었으나 그렇더라도 6,000만년
동안 직경이 50 km 이상 되는 Crater 들이 1,700 개 정도나 형성되었다.
Clavius, Mare Crisium (위난의 바다) 등이 대표적 지형이다.
(5) Imbrium Period (38.5 ~ 32.0 억년 전)
38.5 억년 전에 달 역사상 기록적인 사건이 일어나는데, Mare Imbrium (비의 바다) 이 형성된 사건이다. 이 지형도 Mare 또는 Basin 두 가지 모두 사용된다. 달 사진에서 비의 바다가 얼마나 큰지 보시면 당시의 사태를 짐작 하실
수 있다. 이 시대 6.5억년 동안 현재 우리가 볼 수 있는 대부분의 바다가 만들어졌다.
Plato, Archimedes, Arzachel, Sinus Iridium (무지개만) 등이 있다.
<플라토, Plato / 무지개만, Sinus Iridium>
(6) Eratosthenian Period (32.0 ~ 11.0 억년 전)
이 시대는 무려 21억년 동안 지속되어 달 역사상 가장 긴 시대이다. 기간이 긴 만큼 대부분의 Crater 들이 이 시대의 산물이다. 몇 개 초대형 Crater 들도 만들어졌고, 마지막 화산 활동으로 표면에 용암이 넘치던 때도 있었다.
Eratosthenes, Pythagoras, Theophilus 등이 대표적 Crater 이다.
<에라토스테네스, Eratosthenes>
<테오필루스, Theophilus. 감로주의 바다 왼쪽 상단>
<테오필루스 근접사진>
(7) Copernican Period (11.0 억년 전 ~ 현재)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이다. 11억년 동안에 지름 80 km 이상되는 Crater 가 겨우 44개 만들어 졌으니 충돌 빈도가
그 이전보다 얼마나 많이 줄어 들었는지 짐작되실 것이다. 그래도 평균 잡아 2,500 만년에 한 개씩 달을 때린 것이 된다. 우리가 잘 아는 Copernicus 와 Tycho 가 이 시대 대표적 인물들이다.
이 글을 쓰면서 지구나 달에 지질학적 시대구분이 있는 것과 같이 제 개인적 삶에는 어떤 시대구분을 할 수 있는지 잠시 생각해 보았다. 사람에게는 지질학을 적용할 순 없으므로 <피부노화> 정도로 해야 하는지, <백발갯수>로
해야 하는지…. 이도 저도 아니면 세월이 지나면서 변해가는 <주량에 따른 안면색깔 변화>로도 할 수 있겠다.
지질학 기준 아닌 다른 것으로 한다면 아마추어 천문학으로 해 볼 수도 있다. <정식입문 이전 시대> 부터 시작해서
<각종 활동> 및 <장비 구입 시점>을 시대구분으로 하면 되나 ?
대학 신입생 시절 강제로 읽은 책인 E .H. Carr 의 <역사란 무엇인가>에 있는 말이 생각난다. 역사가 과거와
현재의 지속적인 대화이며, 단순한 기록이 아니고 창조의 과정이란 내용이라고 기억된다. 유려한 단어들에다가
내용도 흠잡을 데 없는 문구이지만, 자기 개인만의 역사를 스스로 기록하려 해도 무엇을 기준으로 기록해야 하는지,
창조는 또 어떻게 하는 것인지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다. 매일 매일 정신 없이 돌아가는 생활이지만, 그래도 잠시
시간 내서 자신만의 독자적 시대 구분으로 지난 날을 뒤돌아 보는 것도 건강에 그리 나쁘지는 않으리라.
– Astro News - <끝>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