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tro News Serial No 22 Vol No II
October 2013
<목 차>
I. Life with Kaas
Economy Chosun 10월호 기사
중년 남성들의 로망 실행 프로젝트 ① 천체관측
천체 망원경으로 밤하늘과 사랑에 빠지다
(1) 어릴 때부터 간직해온 천체관측 로망 이루는 중년남성들
(2) 천문지도사 자격증 따 전문적으로 관측 즐기는 동호인 약 1500명
(3) 별 애호가들의 별 관측을 위한 무한한 로망
II. Not Essential But Beneficial
아마추어 천문학 단상 (斷想)
(1) 아마추어 천문가는 뭐 하는 사람들인가 ?
1. 밤하늘 보고 가슴이 뛴다면 이미 아마추어 천문가
2. 화엄종의 화두 <해인 (海印)>
3. 성경의 <갈라디아서 2장20절>과 <마태복음 6장10절>
4. 하늘의 뜻을 만나려면 준비가 필요
(2) 아마추어와 프로에 대한 개인적 정의
1.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점
2. 우리 학회와 동호회와의 차이점
3. 강호천문학, 강단천문학
(3) 강호천문가 생활의 시작
1. 해인 (海印) 의 순간
2. 강호수련
3. 검객이 검 (劒) 은 있어야
4. 언월도 (偃月刀) 나 사인검 (四寅劍) 을 기다리며
5. 사족 - 사인일 (四寅日) 의 주기
(4) 이제 시작인데 배울 것은 많고
III. Journey to Deep Sky
잃어버린 별자리를 찾아서 (10 회)
Robur Carolinum – Charles 의 참나무 자리
(1) 밤하늘에 유일했던 나무 한 그루
(2) 청교도 혁명에서 참나무의 활약
(3) 출생과정
1. 1679 Edmond Halley - 왕립학회 보고서
2. 송강 정철의 사미인곡
(4) 참나무 목생여정 (木生旅程)
1. 1690 Johannes Hevelius - Uranographia
2. 1756 Nicolas Louis de Lacaille - Mémoires Académie Royale des Sciences
3. 1801 Johann Bode - Uranographia
(5) 밤하늘녹화 비상대책위원회
<본 문>
I. Life with Kaas
Economy Chosun 10월호 기사
중년 남성들의 로망 실행 프로젝트 ① 천체관측
천체 망원경으로 밤하늘과 사랑에 빠지다
• 아래 글은 월간잡지 <Economy Chosun (이코노미 조선)> 10월호 기사입니다.
Economy Chosun 으로부터 <Astro News> 게재에 대한 서면 허락을 받고 올려 드립니다.
• 아래 기사의 저작권은 <조선뉴스프레스 & economychosun.com> 에 있습니다.
무단 전재 및 재배포는 금지됩니다
• 기사 작성자는 Economy Chosun 취재1팀 <백예리 기자> 입니다.
그동안 많은 협조와 더불어 PDF 파일까지 보내주신 데 대해 감사 드립니다.
• 기사 내용에는 우리지부 원치복 지부장님과의 인터뷰 내용을 비롯해서, 조용현 관측부장님,
김경식 자문위원님, 조강욱 관측부장님 활동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또한 조용현님과 경기지부 조영우 고문님 두분의 270 도 파노라마 사진이 커버 양쪽 페이지에 걸쳐
실려 있습니다. 우리학회 회원이 아닌 분들로는 정태섭님, 신범영님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맨 아래쪽에 이태형님과의 인터뷰 내용도 있습니다.
• 기사의 PDF 파일을 그대로 게재했으므로, 페이지 별로 읽어 주시기 바랍니다.
한편 해당기사 시리즈 내용 중, 가격대별 천체 망원경 종류와 오로라 관련 기사도 있으나
여기서는 생략했습니다.
<Economy Chosun 10월호 표지>
<기사 내용 - 아래 링크를 클릭 하시면 됩니다>
II. Not Essential But Beneficial
아마추어 천문학 단상 (斷想)
• 본 칼럼은 위에 올려 드린 <이코노미 조선 (Economy Chosun)> 기사를 위한 서면
인터뷰 요청을 받은 후, 이번 기회에 아마추어 천문학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리하고 싶어 써 본 것입니다.
• 아래 글은 전적으로 제 개인활동에 관련된 것이며, 우리학회 또는 서울지부를 대변한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여기서 표현되는 아마추어 천문학 개념 등은 이를 제 나름대로
해석한 사견 (私見) 으로서, 우리학회 또는 서울지부의 공식 견해와는 관련 없습니다.
(1) 아마추어 천문가는 뭐 하는 사람들인가 ?
1. 밤하늘 보고 가슴이 뛴다면 이미 아마추어 천문가
20대 초반 사랑을 시작할 때는,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만 보아도 가슴이 뛰셨을 것입니다. 어떤 화가의 실제 그림이나 어떤 음악을 접했을 때도 벅차 오르는 감정을 느끼셨던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음악에는 문외한이라 그런 감정을 느낀 적은 없으나 그림 그리기는 좋아해서 사진으로만 보았던 모네 (Claude Monet) 의 수련 (Nymphea) 실제 그림을 보고 가슴이 벅차 오르던 때가 기억납니다.
만일 별들이 가득한 청명한 밤하늘을 보고 이 같은 감정을 느끼셨다면 이미 아마추어 천문가 입니다. 세상에서 아무런 도구 없이 눈과 가슴으로만 즐길 수 있는 취미는 아마추어 천문학 밖에 없을 것입니다. 요즘 누구나 한 두 켤레씩 갖고 있는 등산화도 필요 없고, 보는 사람이 없다면 옷 입을 필요도 없습니다. 그냥 깜깜하고 맑은 밤하늘만 있으면 비용 들이지 않고 무한정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마추어 천문학입니다.
물론 즐기다 보면 망원경 같은 도구가 생각나게 되지만, 망원경을 하늘에 들이 댈수록 볼 수 있는 하늘의 넓이는 좁아집니다. 밤하늘을 가장 쉽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돗자리 깔고 누워서 밤하늘을 맨 눈으로 보는 것입니다. 맑은 날 밤, 광공해 없는 곳에서 한 번 누워 보십시오. 얼마나 많은 별들이 항상 우리를 지켜보고 있는지 실감하실 것입니다. 옆에 사랑하는 사람이나 가족이 있다면 금상첨화.
2. 화엄종의 화두 <해인 (海印)>
십 년 전쯤 나온 책 중에 정민 교수가 쓴 <미쳐야 미친다 – 不狂不及>라는 책이 있습니다. “불광불급”이란 말은 “미치지 (狂, Mad) 않으면 도달 (及, Achieve) 할 수 없다” 라는 뜻으로, 어떤 분야에 미친 듯이 깊이 빠졌던 18세기 조선의 지식인들을 살펴본 책입니다. 아마추어 천문가도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어떤 분야에 “미친 듯이 빠진” 사람들인데, 그 어떤 분야란 바로 밤하늘
입니다.
의미야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미친 듯이 빠졌다는 말을 <해인 (海印)> 이란 단어를 인용해 설명 드리고 싶습니다. 합천 (陜川) 에 있는 절 해인사 (海印寺) 이름도 이 단어에서 나온 것입니다. 아래 내용은 제가 수년 전 매주 일요일 아침에 듣던 김흥호 (金興浩 1919~2011) 교수 (목사) 의 강의 일부를 아마추어 천문학에 적용해 말씀 드리는 것입니다.
<해인>은 불교의 한 종파인 화엄종에 있어서는 화두 (話頭) 처럼 중요한 용어입니다. 그러나 불교경전 화엄경에는 나오지 않고, 법장 (法藏 643~712) 이란 중국스님이 화엄경을 해석한 <탐현기 (探玄記)> 라는 책에 실려 있습니다. “탐 (探)” 은 탐구한다는 뜻이고 “현 (玄)” 은 Black Hole 의 검은 색처럼 끝을 알 수 없는 심오한 가르침을 뜻합니다.
해인 (海印) 을 우리말로 하면 <바다 도장> 이 됩니다. 풀어 쓰면 <바다에 찍힌 도장> 일 것인데, 바다에 무슨 도장이 찍혔다는 걸까요 ? 아마추어 천문학에 대해 말씀 드리므로 밤하늘 별들을 예로 들어 설명 드립니다.
바다가 풍랑이 없고 잔잔한 “거울” 같다고 생각해 봅시다. 아니면 디지털 카메라의 “CCD” 라 생각해도 좋습니다. 바다 위에 별이 총총한 밤하늘을 <진리의 모습> 이라 한다면, 그 진리가 잔잔한 바다 (海) 나 CCD 에 도장 찍듯이 그대로 “꽝 !“ 찍힌 (印) 상태를 해인 (海印) 이라 부릅니다.
<해인 (海印) – 바다 도장. 그림 xn—80aqafcrtq.cc>
밤하늘 진리의 모습을 그대로 담으려면 바다는 풍랑을 멈추고 고요해져야 할 것이며, CCD 는 핫 픽셀 (Hot Pixel), 데드 픽셀 (Dead Pixel) 이 없는 순수한 상태여야 할 것입니다. 바다나 CCD 를 우리 마음이라고 한다면, 그 때 비로소 밤하늘 모습이 그대로 바다나 CCD 에 찍혀서 우리 마음 속에 밤하늘을 온전히 담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바다나 CCD 에 찍힌 밤하늘 모습은 좌우도립상이지만 내 마음 속에 프리즘이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늘의 별과 내 마음의 일치가 바로 해인 (海印) 이며 <해인> 이 되려면 당연히 별 아래에서 내가 먼저 <도장 찍힐 준비> 를 해야 합니다. 그 준비를 대승불교에선 <참선 (參禪)> 이라 부르며 이를 통해 바다가 밤하늘의 별을 만나게 됩니다. 불교에선 깨달음을 얻는다는 의미이지만 해석이야 책 읽는 사람 마음대로이므로, 저는 나 자신인 바다 또는 CCD에 밤하늘이란 도장이 찍혀 밤하늘이 내게로 들어오게 된다고 해석하고 싶습니다. 내 안으로 별들이 빛나는 밤하늘 전체가 들어온다는 상상만 해보아도 그 벅찬 감정이 어떨지 짐작조차 할 수 없지요.
3. 성경의 <갈라디아서 2장20절>과 <마태복음 6장10절>
어느 종교를 보더라도 그 근본적인 뜻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성경에도 위에서 말씀 드린 <해인> 개념과 통하는 말이 있는데, <갈라디아서 2장20절>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내 안에서 사시는 것입니다” 라는 구절입니다. 기독교인들께는 죄송한 표현이지만 여기서 “그리스도”를 “밤하늘” 로 바꾸어 본다면, 밤하늘이 내 안 들어와 사는 것이 되고 이것이 바로 아마추어 천문가들의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내친 김에 성경의 또 다른 구절을 인용해 본다면, <마태복음 6장10절> 에 나오는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공동번역) 라는 구절입니다. <하늘에서의 뜻>을 밤하늘 별들 또는 우주의 운행이고, <그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된다는 것을 우리가 밤하늘이나 우주의 운행을 온전히 이해한다는 것으로 비유해 보고 싶습니다.
그러면 밤하늘이 내 안 들어와 살게 되고, 하늘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되려면 땅에 있는 나로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 불교에선 <참선> 이지만 천주교나 기독교에서는 <기도 (祈禱)>를 통해 하늘의 뜻을 받아 들일 수 있다고 가르칩니다.
이 구절이 있는 마태복음 6 장에는 기도하는 세세한 방법까지 가르치는 것이 보입니다. 방에 들어가서 (your room), 문 닫고 (close the door)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려고 (to be seen by men) 하지 말고, 큰 소리로 떠들면서 (babbling) 하지 말고 등등. 공부와 마찬가지로 기도나 참선도 제대로 된 방법으로 해야 성취가 빠름은 당연할 것입니다.
4. 하늘의 뜻을 만나려면 준비가 필요
결국 “밤하늘을 만난다” 는 것은 밤하늘이 내 안에 있는 마음의 바다에 <도장 꽝 ! (海印)> 찍히는 것이고, <밤하늘이 내 안에 들어와 사는 것> 이며 <하늘의 뜻이 땅에 있는 내게 이루어지는 것> 입니다.
아마추어 천문가 말씀 드리면서 뜬금없이 종교를 인용한 이유는 <하늘이 만드는 그 뜻>을 받아 들이려면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려 했습니다. 밤하늘이야 항상 그대로인 것 같으나 오묘한 우주 운행의 질서가 숨어 있습니다. 낮하늘도 마찬가지이지만 별들이 보이지 않으므로 밤하늘이라고 말씀 드린 것입니다.
위에 언급 드린 준비를 불교나 기독교에선 참선이나 기도라고 하고, 아마추어 천문학에서는 밤하늘 공부라고 합니다. 성경에서 기도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처럼 밤하늘 보는 데도 방법이 있고, 이를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체계적으로 가르치는 곳이 <사단법인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입니다. 모든 것이 그렇듯이 밤하늘도 <아는 만큼 보입니다>. 고개 들어 밤하늘 보는 것부터 아마추어 천문가의 시작이지만 “그냥 보는 단계” 를 넘어서 제대로 보고, 많이 보기 위해선 아무래도 좀 알아야겠지요.
(2) 아마추어와 프로에 대한 개인적 정의
1.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점
우리는 일상에서 “그 분 일하는 건 꼭 아마추어 같아” 또는 ”프로 근성을 가져라” 등의 말을 가끔 듣습니다. 위 말에서 <아마추어> 의 뜻은 “진지하거나 성실하지 못하고, 실력도 없다” 라는 의미일 겁니다. 반면에 <프로> 라는 단어에선 “성실하고 집요하고 실력이 있다” 는 분위기가 넘칩니다. 국어사전을 찾아 정리해본 아마추어 (Amateur) 와 프로 (Professional) 의 의미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아마추어 : 어떤 일을 직업이 아니고 취미로 즐기는 사람. 비전문가.
프로 : 어떤 일을 직업으로 하며 전문적 지식, 기술을 가진 사람. 전문가.
그러면 아마추어 천문가는 <밤하늘 보는 것을 취미로 즐기는 비전문가이고, 진지하거나 성실하지 못하고, 실력도 없는 사람> 일까요 ? 제가 아마추어 천문가라서 그런지 듣기에 좀 거북한 단어들만 모여 있습니다.
이런 정의와는 달리 실제의 아마추어 천문학은 프로 천문학처럼 역사도 꽤 길고, 학문적 깊이도 있는 천문학의 독립적인 분야입니다. 근래에는 점차 아마추어 천문학과 프로 천문학의 구분이 모호해지고, 세계 각국에서 아마추어와 프로 천문학자들이 공동으로 연구하는 프로젝트들도 많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혜성, 소행성은 아마추어 천문가들이 찾아내고 있습니다.
여러 자료를 토대로 천문학적인 관점에서 두 가지 차이를 다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아마추어 천문가 : 우주의 운행 원리를 <이해> 하고, 안시관측, 스케치, 사진촬영 및
기타 방법을 통해 우주의 아름다움을 <탐구하며 즐기는> 사람.
프로 천문가 : 우주 운행 원리를 <연구> 하고, 수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
자연과학적 등 방법을 통해 <진리를 규명> 하는 사람.
위의 두 가지 의미를 살펴보면, 두 가지 모두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며, 실제로 두 가지 모두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마추어 천문학은 천문학의 독립적인 한 분야이지만 배타적인 분야는 아닙니다. 모두가 잘 아시는 故 조경철 박사님도 프로 천문학자이시지만 1994 년부터 제 3대
<한국 아마추어 천문학회> 회장을 역임하셨고, 한국천문연구원장을 역임하신 박석재 박사님도 그 이전인 1991년에 초대 회장을 지내셨습니다.
위의 두 분은 본업이 프로이면서 아마추어 천문학을 부업으로 하셨던 분들입니다. 그러면 아마추어 천문학이 본업이면서 부업으로 프로 천문학을 할 수는 없을까요 ? 당연히 가능합니다. 일일이 열거하기는 곤란하지만 아마추어 천문학 하시다가 대학교 교수 하시는 분도 계시고 연구원, 사진가, 저술가, 기획사, 교육기관, 천문대 설립운영 등으로 진출하신 분들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한마디로 아마추어와 프로 천문학은 <호환 업종> 인 셈입니다.
2. 우리 학회와 동호회와의 차이점
우리 학회 이름은 모든 단어를 붙여서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로 적습니다. 천문연구원에 계신 우리지부 임원 말씀에 의하면 고유명사인 경우에 모든 단어를 붙여 써야 국어문법에 맞다고 합니다. 여기서는 읽기와 보기 편하도록 <한국 아마추어 천문학회> 로 적었습니다.
우리 학회명칭에 “학회 (學會)” 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순수 천문학적” 성과를 내는 곳은 아닙니다. 다만 아마추어 천문학 정의에 따른 “아마추어 천문학적” 성과는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학회는 1972년 <한국아마추어천문가회> 가 시작이었고, 1980년에 <한국아마추어천문협회> 개명했습니다. 당시의 조직명칭은 영문으로 둘 다 “Association” 으로서 아마추어 천문가 “모임, 집단” 또는 “협회” 정도 될 것입니다. 1991년에 와서 지금의 명칭과 전국 조직으로 개편되었고, 영문 조직명칭이 “Society” 로 바뀌었습니다.
“Society” 가 우리말로 “학회 (學會)” 가 된 것은 아마도 일본의 번역을 그대로 차용했기 때문으로 짐작됩니다. 세계 최초로 “Society” 란 명칭이 붙은 조직은 영국 Charles 2세 때 만들어진 Royal Society 입니다. 이 때는 1660년인데, 청교도혁명 때문에 프랑스에 도망가 있던 Charles 2세가 귀국하면서 영국이 호국경 (Protector) 체제에서 다시 왕정 (King, Monarchy) 으로 돌아간 때입니다.
Charles 2세가 여러 국가제도를 개편하면서 당시 명망 있는 “과학자들 모임 (Society)” 을 만들어 정통성과 권위도 부여하고, 귀환한 왕에 충성하라는 의미에서 왕립 (Royal) 이란 단어를 붙였다고 상상해 봅니다. 이 조직의 정식 명칭은 The Royal Society of London for Improving Natural Knowledge 라고 합니다. 이후 유럽 각국은 이를 모방해서 비슷한 이름의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Charles 2세라는 왕은 아래 칼럼 <Journey to Deep Sky> 에서도 나오므로 같이 살펴 보십시오.
세계 대부분 국가에는 국가별 또는 지역별로 <천문학회 (Astronomical Society)> 라는 단체가 있으며 우리나라처럼 “아마추어 (Amateur) “ 라는 말이 특별히 붙어있지 않으면 아마추어와 프로가 같이 활동합니다. 우리나라의 <한국천문학회> 는 프로들만 모인 조직입니다. 그런데 세계 어느 나라든 조직 명칭에 “학회 (Society)” 라는 말이 붙으면 학문적 성과에 관련된 <사회적 책임> 이 강조됩니다. 우리 학회는 “아마추어 천문학회” 이므로 “아마추어 천문학에 관련된 사회적 책임” 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 그 사회적 책임이란 어떤 것들이 될까요 ?
우리 학회 정관에 명시된 구체적 목적을 보면 거창하게도 국민 과학교육 진흥, 과학한국 건설로 되어 있습니다. 주요사업은 천문지도사 교육 및 훈련, 별 축제 행사, 천문정보 수집 배포, 국제교류, 돌발천체 탐색 등입니다. 한마디로 가족, 시민, 국민과 함께 우주를 <탐구하며 즐기고> 더불어 <봉사> 도 하는 활동입니다. 이 <봉사> 라는 개념이 우리 학회가 기타 천문 관련 동호회와 다른 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동호회는 학교, 직장, 지역 또는 인터넷상에서 뜻이 맞는 분들이면 누구나 만들 수 있습니다. 여기선 대부분 조직 목적에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지 않으므로 <봉사> 개념은 없고 밤하늘을 <탐구하며 즐기는> 것에 중점을 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동호회에도 설립목적에 봉사를 넣을 수도 있겠지요. 아마추어와 프로가 호환업종인 것처럼 우리 학회와 동호회도 호환 업종이며, 두 조직에서 같이 활동 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3. 강호천문학, 강단천문학
저는 아마추어 천문학, 프로 천문학이란 용어보다 <강호 (江湖) 천문학, 강단 (講壇) 천문학> 이란 말에 더 정이 갑니다. 이 용어는 조용헌 원광대학교 교수가 그의 어떤 책에서 강호, 강단 동양학으로 사용한 것을 제가 임의로 바꾸어 본 말입니다.
“강호”에 있는 사람이란 정부관료가 아니고 지방에서 학문과 무술을 연마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야인 (野人) 이라고도 부르지요. “강단”에 있는 사람은 학교에서 강의하는 사람을 뜻하며, 교사, 교수 등을 지칭합니다. 따라서 강호 천문학은 학교나 연구실이 아니고 밤하늘이 펼쳐진 곳이면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아마추어 천문학이라 볼 수 있지만, 강단 천문학은 학교나 천문대 연구실에서 이루어지는 학문이므로 프로 천문학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강호천문학과 강단천문학은 탐구하는 방향에서 차이가 많이 납니다. 예를 들어 보통 실력인 강호천문가도 별들이 빽빽한 밤하늘에서 어떤 별이나 딥스카이 대상 (은하, 성운, 성단) 이름을 주면 순식간에 찾아내 망원경 시야에 넣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프로 천문학자는 대상을 쉽게 찾지 못하고 망원경 시야에 접근 시키지 못하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이는 프로 천문학자가 실력이 없어서가 아니고 서로 연구하고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여간 이들 강호고수들 천문지식의 넓이와 깊이는 일반인 상상을 훨씬 뛰어 넘는다고 자신 있게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우리 민요처럼 “청천 하늘엔 별들도 많고, 우리네 주변엔 강호고수도 많습니다.”
(3) 강호천문가 생활의 시작
1. 해인 (海印) 의 순간
아마추어 천문학계의 많은 분들의 전공이 과학에 가까운 자연계열이나 이과계열인데 반해서 저는 전공이 정치외교학이고 부전공도 경제학이니 과학과는 거리가 한참 멉니다. 한편 저는 80 학번인데, 당시 제가 다니던 학교에는 천문동아리도 없었습니다. 설령 있었다고 해도 가입한다는 개념은 없었지요. 사실 입학 당시에는 그림 그리는 서클에 가입했는데, 당시 휴교령 때문에 학교도 못나가서 5 개월 동안 집 근처 화실에 등록하고 종일 그림만 그렸습니다. 학교에 천문동아리가 생긴 것은 제가 1984년에 졸업하고 1년 후인 1985년이었습니다.
이 같이 대학생 때도 천문이나 과학과는 거리가 멀었던 제가 아마추어 천문학을 하게 된 계기는 1987년 26세 때 일어난 순간의 경험 때문입니다. 당시는 졸업 이후이고 어떤 시험을 준비 중이었는데, 여름도 되고 시내에 있으면 게을러질 것 같아 경기도 광주시 오포면에 있는 조그만 절로 올라갔었습니다. 공부하면서 간간이 재미로 주역 초보자용 책을 보기 시작했는데, 책을 보면 볼수록 점 보는 책은 아니라 우주의 운행과 질서를 음양오행으로 설명하는 것을 알게 되어 신기하고 한 줄씩 이해하면서 재미를 붙여가고 있었습니다.
장마가 지난 어느 여름 날 밤, 차가운 약수로 세수나 하려고 밖에 나와서 아무 생각 없이 하늘을 올려다 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다른 때와는 다르게 밤하늘 별들이 내 머리 위로 쏟아지고 있었고, 그 빛들 때문에 눈을 제대로 뜰 수도 없었습니다. 그 전에도 밤하늘은 많이 보아 왔으나 그 때의 밤하늘은 새로운 밤하늘 이었습니다.
그 이전에는 나 자신, 내 가족 그리고 시험에 빨리 붙어 폼 잡고 살아야겠다는 생각만 있었습니다. 더욱이 이 좋은 여름에 연애도 못하고 에어컨도 없는 좁은 방에서 모기에 뜯겨가며 공부해야 되니, 내 청춘 정말 불쌍하다는 생각 밖에 없었지요. 그런데 그 때 비로소 내 존재가 우주의 일부분임을 알게 되었고, 이 아름다운 세상에 태어나서 살게 된 것이 너무 기뻐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아…. 이게 주역에서 말하는 우주로구나 !” 당시 충격과 벅찬 감동은 글로 전할 수 없습니다. 저는 그 때의 순간을 위에서 말씀 드린 “밤하늘이 내 안에 들어온 순간” 이라고 감히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2. 강호수련
밤하늘이 내 안에 들어왔어도 먹고는 살아야 되겠기에, 시험에 낙방한 후 어느 대기업에 취직 했습니다. 일에 파묻혀 살면서도 이런저런 책들은 꾸준히 보아 왔는데, 일부러 소재를 택한 것은 아니지만 이상하게도 주로 물리학에 관련된 교양 서적을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당시 유행하던 노래가사처럼 “사는 게 무엇인지 알 수가 없어서”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배우려고 그랬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30대 중반에 개인사업을 시작했는데, 그 때 손에 잡힌 책이 <인간과 우주. 저자 박창범> 이란 책입니다. 이 책으로 인해 오래 전 밤하늘이 들어온 순간이 다시 생각나면서 천문학을 좀 더 공부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42세 때 한국 아마추어 천문학회에서 3급 천문지도사 1기 연수생 모집을 했으나 고민 끝에 보류했습니다. 당시는 제가 사업을 확장 중이라 1년 동안 매달 1박 2일로 연수를 다니는 것이 도저히 자신이 없었습니다.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간다는 말처럼, 3급 연수를 신청하게 된 때는 그 이후 7 년이나 지난 2010 년 49세 때입니다. 이 때는 우리나이로 50세라 더 이상 늦으면 안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무조건 신청해 놓고 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1년간 3급 연수 마치고 바로 2급 연수를 시작했습니다.
밤하늘이 제 안으로 들어온 이후, 천문지도사 2급을 끝낼 때까지 24년이나 걸렸으니 참 게으르다는 생각입니다. 비록 늦깎기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라고 부르짖으며 버티고 있습니다. . 영화배우 안소니 퀸도 환갑 나이에 그림 그리기 시작해서 실력을 인정받고 전시회도 몇 번 열었습니다. 저는 그보다 한 참 어린 나이에 시작했으므로 누에고치 다음 단계 앞에서 주름 잡을 입장은 아닙니다.
3. 검객이 검 (劍) 은 있어야
우리학회에서 실시하는 천문지도사 연수는 2급이 마지막 단계입니다. 졸업이 새로운 공부의 시작인 것처럼 연수가 끝났으니 이제 강호로 돌아가 그 동안 배운 것들의 지평을 넓혀가면서 스스로 수련을 해야할 것입니다. 여기서 수련이란 관측과 봉사활동을 말씀 드린 것입니다.
모든 군인은 자기만의 소총이 있듯이 자기만의 무기가 없다면 강호인이라 할 수 없겠지요. 강호검객 무기는 창 (槍) 도 있겠으나 주로 도 (刀) 나 검 (劍) 이며, 강호천문가 무기는 망원경이 될 것입니다. 도 (刀)는 일본도처럼 <한 쪽만 날> 이 있으며 주로 베는데 쓰이고 약간 휘어 있습니다. 안시관측용 망원경인 “도--옵소니안” 이 도 (刀) 와 같은 돌림자 쓰는 사촌지간인데, 이 망원경 역시 한 쪽만 뚫려 있고 반대편은 반사경으로 막혀 있습니다. 반면에 검 (劍) 은 중세유럽 기사들이 쓰던 칼처럼 <양쪽에 날> 이 있으며 찌르는데 쓰이고 직선입니다. 굴절망원경은 날렵한 직선이고 <양쪽에 렌즈> 가 있으므로 검 (劍) 과 한 집안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무미건조한 내용이 되는 것 같아 실 없는 말씀 좀 드려 보았습니다.
저는 조속히 고수가 되고 싶어 연수가 끝나자 마자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바로 망원경을 구입하려 했는데, 제가 고른 것은 도 (刀) 씨 사촌도 아니고 검 (劍) 씨 친척도 아닌 “칼” 씨 문중인
카세그레인 이었습니다. “칼” 이란 도 (刀) 나 검 (劍) 을 모두 포함하는 말이라서…
사실 자동차도 이것저것 몰아보고 처음에는 중고차, 소형차부터 몇 년 경험한 후에 자기에게 맞는 것을 구입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망원경은 자동차 경우보다 더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변수들이 많기 때문에 스스로의 다양한 경험과 주변의 조언이 필수적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리 많이 알아보지 않고 제 스스로 연구한 기종을 구입하기 일보직전까지 갔다가 다른 분 조언 듣고 계약직전에 구입을 포기했습니다. 차에 싣고 다닐 수 있는 구경 중 가장 큰 기종인데, 그 때 구입했으면 지금은 후회했으리라 믿습니다. 물론 그 망원경은 대단히 훌륭한 성능을 갖고 있으나 망원경 강점이 제가 원하는 방향과는 좀 다르므로 조금 어정쩡한 기종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4. 언월도 (偃月刀) 나 사인검 (四寅劍) 을 기다리며
이후로는 아직도 개인 망원경을 구매하지 않고 천문대 망원경을 이용하던가 다른 분 망원경을 만져 보면서 수련하고 있습니다. 제 수준을 밤하늘이 인정해 줄 때면 제게 맞는 망원경이 스스로 저를 찾아 올 날이 있을 것입니다. 그 때까지는 <검법 (劍法)> 이나 <도법 (刀法) > 이 아닌 맨 눈 <안법 (眼法)> 으로 밤하늘 공부를 해나갈 생각입니다.
그렇다 해도 갖고 싶은 물건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아무래도 늦깎기이고 좀 게으른 편이라 Portable 망원경은 다루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여간 훗날 광공해가 적은 지역에 조그만 개인용 천문대를 설치해서 Pier 에 고정하고 싶은 두 가지 망원경은 있습니다. 물론 도법 (刀法) 과
검법 (劍法) 을 따로따로 연마할 수 있는 것으로.
모름지기 사람에게 언제나 용기를 주는 것은 가족과 꿈,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제품들이 제 발로 스스로 저를 찾아 온다고 믿지는 않지요. 이들을 목표로 삼고 부단히 노력하며 관측과 봉사라는 내공을 쌓다 보면 언젠가는 <언월도 (偃月刀)> 나 <사인검 (四寅劍) > 같은 명기를 얻을 날 오리라 믿습니다.
참고로 한자 “언 (偃)” 은 “ 한 쪽으로 쏠리다” 라는 뜻입니다. “언월 (偃月)” 을 반달로 부르기도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초승달과 상현 달의 중간, 또는 하현과 그믐 사이의 달을 말합니다. 월령 5일이나 25일의 달 모양인데, 이 같이 생긴 칼을 언월도 (偃月刀) 라 부릅니다. 삼국지 관우가 들고 다녔다는 청룡언월도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인검 (四寅劍)은 연, 월, 일, 시 (年, 月, 日, 時) 의 네가지 간지 (干支)에 모두 인 (寅) 글자가 들어가는 사인일 (四寅日) 에 만들어진 검을 말합니다. 원래는 중국에서 유래했으나 조선시대 초기부터 명검으로 알려졌다고 하며 실용성 보다는 상징성이 더 큰 검입니다. 인 (寅) 은 호랑이를 말하며 음양오행에선 강직하고 곧은 성품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강호검객이나 무인 (武人) 관료에게 적합한 검입니다. 집안에 걸어놓으면 액운을 물리친다는 속설도 있는데, 아마도 검안에 호랑이가 네 마리나 으르렁대고 있으니 잡귀가 무서워서 접근 못한다는 생각 때문일 겁니다. 인시 (寅時) 는 새벽 3~5시를 말합니다. 물론 검이 한 두시간 내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인일, 인시에 제작되었다는 것은 완성한 시점이 그 때라는 상징적인 의미가 될 것입니다.
5. 사족 - 사인일 (四寅日) 의 주기
여기서 잠시 쉬었다가는 뜻에서 사인 (四寅)이 돌아오는 주기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인 (寅) 은 12 지지 (地支) 중의 하나이므로 돌아오는 주기가 12 입니다. 따라서 연도는 12년마다 한번씩 인년이 돌아옵니다. 달 (月) 을 보면, 1년 안에는 12달 밖에 없으므로 월건 (月建) 에 인월이 12달에 한번만 들어갈 겁니다. 따라서 12년 마다 돌아오는 어떤 인년에 인월은 한달 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인일은 어떨까요 ? 음력 1달은 29일 또는 30일 입니다. 만일 음력 1달이 29일이고 음력 5일이 인일 이면, 다음 인일은 음력 17일 (5+12일) 및 29일 (17+12일) 의 세번이 있게 됩니다. 만일 음력 1달이 30일이고, 음력 6일에 인일이 있었으면 역시 다음 인일은 음력 18일 (6+12일) 및 30일 (18+12일) 의 세번이 있게 됩니다. 다시 말씀 드리면 인일은 1달에 최대한 3번 있을 수 있고, 어떤 연도가 인년일 경우 사인일은 최소 2번 최대 3번 존재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위에 언급 드린 내용을 실제 달력 보시면서 알아봅니다. 바로 지난 번 인년은 2010년에 있었습니다. 따라서 다음 인년은 2022년입니다. 두 해의 사인일을 <한국천문연구원> 자료에서 찾아 보았습니다. 2022년에는 운 좋게도 날짜가 30일까지 있는 음력 1월에 6일을 넘기지 않고 인일이 있기 때문에 음력 30일에도 인일이 될 수 있음이 보입니다. 이해 쉬우시도록 음력을 먼저 써 드리고 한자는 생략합니다.
연 도 음 력 양 력 간 지 (연/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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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8일 2월 21일 경인 / 무인 / 임인
1월 20일 3월 5일 경인 / 무인 / 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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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월 6일 2월 6일 임인 / 임인 / 경인
1월 18일 2월 18일 임인 / 임인 / 임인 à 트리플 임인
1월 30일 3월 2일 임인 / 임인 / 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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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2022년 음력 1월 18일 (양력 2월 18일) 의 간지에는 임인 (壬寅) 이 세개나 늘어서서 “트리플 임인” 입니다. 만나기 쉽지 않은 날이라 재미 삼아 제 나름대로 음양오행으로 풀이해 보겠습니다. 참고로 임인 세 단어를 가로로 써 놓고 해석하기도 하지만, 세로로 써 놓고 “임-임-임” 및 “인-인-인” 에서의 상호 관계로도 풀이합니다. 여기서는 “임인”이란 단어만 생각해 보겠습니다.
음양오행에서 인 (寅) 은 강직하고 곧은 성품을 뜻한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풀이하면 전하가
(+, 陽) 극인 나무 (木) 와 같습니다. 위로 뻗어가는 나무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10 천간 (天干) 의 갑 (甲) 과 같은 성질입니다. 임 (壬) 은 음양오행에서 물 (水) 인데 극성은 인 (寅) 과 같이 (+, 陽) 입니다.
위로 뻗으려는 나무 (寅) 뿌리에 같은 극성인 물 (壬) 이 트리플로 땅 밑 수분과 촉촉한 땅 위, 그리고 하늘에서 잘 공급되니 그 물은 나무 몸 속에서 잘 용해되고 영양분이 될 것입니다. 나무는 계속 훌륭하게 자라나 많은 열매를 맺으며 좋은 <관측 결과>를 보여주고,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봉사>도 할 것입니다. 꿈이야 해몽하기 나름이므로, 좋은 말들만 써 보았습니다.
하여간 사인검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트리플 임인일인 2022 년 양력 2월 18일에 망원경 장만하면 좋겠는데, 어느 세월에 그 때까지 기다릴지 자신이 없습니다. 너무 먼 것 같으니 그 이전에 장만은 해 놓고, 그 때 인시 (寅時) 인 새벽 3~5시에 일어나서 망원경 대청소라도 해야겠습니다. 소위 사인 (四寅) 대청소…
(4) 이제 시작인데 배울 것은 많고
2010년과 2011년 2년 동안 계속 천문지도사 연수 받다 이 과정들이 끝나고 우리 학회에선 더 이상 연수과정이 없어 이후 어떻게 스스로 배워 나갈지 허전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2012년 초에 가족이 있는 해외에 잠시 머물면서 몇 가지 책을 사서 보다가 세계 천문학계의 새로운 News 와 더불어 단편적인 정보들을 서울지부 홈페이지에 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지부 지부장님 지도와 여러 회원님 조언을 받아 시작한 것이 <Astro News> 입니다.
칼럼 쓰면서 제가 스스로 배우는 것이 더욱 많아집니다. 저는 대학 전공도 천문학 등 과학과는 전혀 관계 없어 기본 소양이 부족하므로 스스로 노력하는 수 밖에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물론 밤하늘을 즐기는데 우주론이나 천체물리학 지식이 크게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알고 있으면 모르는 것보다는 나쁠 것은 없지요.
나무나 풀들도 매일 물 주면서 예쁘다고 불러주면 정말로 예뻐지는 것처럼 별들도 자기를 알아주는 만큼 보여 줍니다. 어떤 딥스카이 대상을 보면서 “그저 희뿌연 얼룩이네” 라고 부르면 그들도 얼룩이나 점 이상으로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크기나 우주에서 자리잡고 사는 위치도 미리 알고 있고, 수천, 수만 광년 우주를 지나서 제 눈까지 들어와 주어 고맙다는 마음을 갖게 되면 원래의 찬란한 모습을 보여주리라 생각합니다.
그 때 밤하늘 전체가 내 눈에 “해인 (海印) 처럼 도장 찍혀” 내 마음 속에 들어와 “내 안에서 살게 될 것” 이고 비로소 “하늘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종교인은 아니지만 밤하늘을 올려다 볼수록 조물주가 있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세상 모든 분들 마음 속에 밤하늘이 가득 들어오게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III. Journey to Deep Sky
잃어버린 별자리를 찾아서 (10 회)
Robur Carolinum – Charles 의 참나무 자리
(1) 밤하늘에 유일했던 나무 한 그루
지금의 밤하늘 88개 별자리에는 인간을 비롯해서 온갖 포유류, 조류, 파충류, 곤충류, 각종 물건, 산 (山 – Mensa) 그리고 강 (江 Eridanus) 까지 있으니 지구의 대부분 생물, 물건들과 산천초목을 망라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잘 살펴보면 “산천 (山川) 은 의구하되, 초목 (草木) 은 간데 없다”. 아무리 뒤져 봐도 <나무, 꽃, 풀>은 한 개도 없다는 사실이 이상하다. 예전 사람들 정서가 메말라서 그럴 것이라고 치부해 버리기에는 아무래도 그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만일 우리나라 같은 동양에서 별자리가 만들어 졌다면 소나무 자리, 찔레꽃 자리, 난초 자리 정도는 존재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소제목에서 보시는 것처럼 17세기 중반 <참나무 자리> 는 잠시 있었으나 이 나무는 불쌍하게도 알아주는 사람 없어 크게 오래가지 못하고 143 년을 살다가 톱으로 잘려나가는 운명을 맞았다. 우선 그 참나무가 어떻게 생겼는지 사진부터 올려 드린다.
<영국 참나무 (English Oak). 그림 bbc.co.uk>
위 사진은 영국 참나무라는 종류인데, 별자리에 오른 참나무가 <영국에서 자라던 참나무> 라서 같은 종류를 BBC 방송 website 에서 찾아 올려 드렸다. 이 나무는 학명이 Quercus Robur 이며 보통 English Oak 로 부른다.
우리나라에선 종류와 모양이 조금씩은 차이가 있으나, 이런 나무를 참나무, 떡갈나무 또는 도토리 나무라 부른다. 저는 이 나무 보니 도토리묵과 막걸리부터 생각부터 나는데, 서양사람들은 도토리를 사람이 먹는 열매는 아니고 다람쥐가 먹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들었다. 이 나무가 있는 영국에서는 아마도 저를 “덩치가 좀 큰 숫놈 쥐” 정도로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모름지기 음식은 먹어봐야 맛을 아는데, 영국에 도토리 묵이 소개 된다면 산에서 도토리 줍는 라이센스가 생길지도.
이 나무에 대한 설명을 할 때, 저 같으면 “도토리 열매가 생기는 나무” 정도로 설명할 듯하다.
그러나 이 사진이 실린 BBC website 에 있는 말은 “Charles 2세 왕이 의회파 군대로부터 도망가면서 Boscobel 에 있는 참나무 속에 숨었다고 전해진다” 라는 문구이다. 영어를 그대로 옮겨 드리면 다음과 같다. 아래에서 Boscobel은 영국의 지방행정 지역이다. 우리말로는 읍, 면 정도가 될 듯하다.
“It’s said that an oak tree hid King Charles II from the Roundheads at Boscobel.”
아마도 영국인들에게는 Charles 2세가 참나무 속에 숨어서 목숨을 건졌다는 사실이 그들 역사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일반 대중이 그 설명의 뜻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말을 붙여 놓았을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우리나라 역사에 비유해서 상상해 본다면, 아마도 다음과 같은 설명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참나무는 사도세자가 며칠 동안 갇혀 있었던 쌀 뒤주를 만든 나무와 같은 종류이다”.
우리가 BBC website 사진 설명을 이해 못하듯이, 영국에 있는 어느 대학의 한국학 학자가 아닌 다음에야 일반 대중 영국인으로서 이 말을 이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세계가 아무리 접근성이나 통신으로 가까워져도 서로 역사를 알지 못한다면 상대방 생각을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하여간 저도 Charles 2세가 참나무 속에 숨어서 목숨을 건졌다는 사실이 금시초문이라 그 사연을 알아 보았다. 이 별자리 위치 등을 알아보기 전에 우선 Charles 2세와 관련된 영국 역사부터 언급 드려야 할 것 같아, 진부하지만 아래에 정리해 드린다.
(2) 청교도 혁명에서 참나무의 활약
1534 년에 Henry 8세 (Henry VIII) 가 이혼 문제를 빌미로 로마 카톨릭 교회와 결별하고 영국 국교회 (The Church of England) 를 설립했다. 영국 국교회는 성공회 (聖公會, The Anglia Domain) 라고도 부르며 우리나라에도 많은 신자가 있다. Henry 8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Serial No 10 을 참조 바랍니다.
그런데 영국 국교회의 수장은 영국 국왕이므로 정치와 종교가 혼합되어 점차 종교가 교조적으로 변하자 이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 이를 “개선, 순화 (Purify)” 하려는 종교개혁 운동이 일어 났다. 이 사람들은 청교도 (淸敎徒 Puritan) 라 불렸고, 이들이 만들어낸 교리는 점차 청교도 정신 (Puritanism) 이라 불리게 된다. 영국 국교회는 국왕 중심이므로 당연히 왕에 충성하는 왕당파 (Cavalier) 가 주축이고, 청교도들은 영국 의회의 의원들이 대부분이라 의회파 (Roundhead) 라고 부른다.
드디어 1642 년에 영국 의회 의원이던 Oliver Cromwell (올리버 크롬웰 1599~1658) 이 군대를 모아서 당시 국왕이던 Charles 1세 (Charles I 1600~1649) 와 내전을 시작했는데, 이것이 청교도 혁명 (Puritan Revolution 1642~1651) 이다. 내전 끝 무렵 Cromwell 이 국왕이던 Charles 1세를 처형하자 그의 아들인 Charles 2세 (1630~1685) 가 왕위를 계승하고 계속 Cromwell 에 대항했다.
1651년에 드디어 Cromwell 은 Worcester (워스터) 란 곳에서 Charles 2세와 한 판 승부를 벌였는데, 결과는 Cromwell 의 승리였다. 패전한 Charles 2세는 홀로 도망가다 Boscobel 이란 동네에 있는 참나무 속에 하루 종일 숨어 있다가 프랑스로 탈출했다. 이 때 Charles 2세가 숨어 있던 참나무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참나무에 숨은 영국 왕 Charles 2세. <Charles 2세 가 몸을 숨겼다는 참나무의 후손.
그림 portobello.com.br> 영국 Boscobel 소재>
만일 스토리가 여기까지이면 이 참나무는 결코 별자리로 등극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역사상 모든 혁명이 그런 것처럼, 청교도 혁명도 마찬가지로 진행과정에서 잔인한 모습이 나타나고 권력은 독재화되면서 부패하기 시작했다. 특히 Cromwell 의 성향이 너무 잔인해서 혁명 초창기 그를 지지했던 민중들도 점차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가 병사한 이후 그의 아들이 권력을 승계 받았으나, 프랑스 혁명과 똑같이 반혁명 (反革命) 쿠테타가 일어나서 Cromwell 아들도 권력에서 퇴출되었다.
1660년에 프랑스에 도망가 있던 Charles 2세는 귀국하고, 영국은 다시 왕정체제로 복귀했다. 인간의 잔인함은 누가 권력을 잡아도 똑같이 나타난다. Charles 2세도 다시 왕이 된 후에 제일 먼저 한 일이 이미 사망한 Cromwell 을 부관참시 한 일이다. 사실 Cromwell 은 내전 중에 어떤 지역 주민 2,000 명을 어린아이까지 포함해서 몰살한 경우도 있었고, Ireland 와의 전쟁에선 교회에 남녀노소 모든 주민을 몰아 넣고 불지르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Charles 2세가 귀국해서 한 일은 그의 부친을 처형하고 자기도 괴롭힌 Cromwell 에 대한 개인적 복수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된다. 누가 영국을 신사의 나라라고 했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3) 출생과정
1. 1679 Edmond Halley - 왕립학회 보고서
Charles 2세는 참나무 덕분에 목숨을 건지게 되었고, 결국 다시 왕으로 복귀했으니, 그 참나무가 왕정 복귀의 일등공신이 된 것이다. 역사의 중차대한 기로에서 국왕 은닉죄를 감수하고 충성한 이 참나무를 밤하늘로 올려 보낸 장본인은 핼리혜성의 주인공이며, 영국의 국민 천문학자인 Edmond Halley 이다. 이 분은 아마도 천문학에 대한 열정처럼 왕정에 대한 지지도와 Charles 2세에 대한 충성심도 보통은 아니었던 것 같다.
Edmond Halley 는 1676년부터 1678년까지 2년 동안 남반구 밤하늘 관측을 위해 남대서양에 위치한 Saint Helena 섬으로 가서 남천 별들을 관측했다. 1678년 귀국 후 왕립학회 (Royal Society) 에 올린 보고서를 1679년에 책으로 출판했는데, 여기에 Argo Navis (아르고 호) 자리에 있던 12개 별들이 분리되어 Robus Carolinum 란 새로운 별자리에 들어가 있다. Robus 는 Oak (참나무) 의 라틴어이며 Carolinum 은 영어 Charles 를 라틴어로 쓴 것으로, Charles 2세를 말한다. 따라서 영어로 쓰면 Charles’ Oak 로서 <찰스의 참나무자리> 가 된다.
2. 송강 정철의 사미인곡
<St. Helena 섬 위치>
위 지도는 Halley 가 이 별자리를 구상했던 Saint Helena 섬 위치이다. 대서양 남쪽 끝에서 2년 동안 밤하늘만 보고 있었을 Halley 를 생각해보니, 고등학교 때 배운 조선시대 송강 정철 (松江 鄭撤) 의 “사미인곡 (思美人曲)” 이 떠오른다. 생각나는 구절을 다시 찾아보았다.
“저 매화 꺾어내어 님 계신데 보내고저. 님이 너를 보고 어떻다 여기실꼬.”
비록 정철은 타의로 유배 중이고, Halley 는 자의로 연구출장 간 것이지만, 타향에서 외롭고 지루한 건 마찬가지였으리라. 정철이 순조 임금에게 매화 한 가지 보내면서 “날 좀 빨리 한양으로 불러줘요” 라고 말하고 싶은 것처럼, Halley 도 Charles 2세에게 자기가 새로 만든 참나무 별자리를 보내면서 같은 말 하고 싶었지 않았을까 ? 요즘 같으면 이메일 첨부파일로 자기가 왕을 위해 만든 별자리 목록과 사진을 보낼텐데, 당시 Halley 참 답답했으리라 짐작된다. 쓰다 보니 제가 좀 오버하는 것 같다.
<Edmond Halley 의 Saint Helena 섬 방문 300주년 기념우표.
1976년 영국령 Saint Helena 섬 발행. 그림 group.dcs.st-and ac.uk>
(4) 참나무 목생여정 (木生旅程)
1. 1690 Johannes Hevelius - Uranographia
Halley 가 보고서를 출판한지 11년 후인 1690년 Johannes Hevelius 가 만든 성도 Uranographia 에는 Charles의 참나무 자리가 모양을 갖추어 올라가 있다. 물론 기존 Argo Navis (아르고 호 자리) 12개 별들을 떼어내서 만들 별자리이므로 Argo Navis 옆에 붙어있다. 별자리 이름은 <Robur Caroli> 이다. 아래 성도에서 이 별자리 구별하기 어려우실지 몰라서 작은 성도에 붉은 색 원으로 위치를 먼저 그려 드렸다. 이 Argo Navis 성도는 Serial No 13 에서도 올려 드린 것이며, 다른 성도와는 다르게 좌우 도립상입니다.
<아래 성도에서 Charles의 참나무 자리 위치를 표시한 것>
<1690 년 Johannes Hevelius 의 Uranographia 에 나오는 Argo Navis 와 Charles의 참나무 자리>
2. 1756 Nicolas Louis de Lacaille - Mémoires Académie Royale des Sciences
Halley 는 이 별자리가 영원하리라 생각했을지 몰라도 그가 별자리를 만든 지 77년만인 1756년에 프랑스 천문학자 Nicolas Louis de Lacaille (라까이으) 에 의해 톱으로 잘려나갔다. Lacaille 는 이 책에서 별자리 14개를 만들었고, Argo Navis 를 과감히 톱으로 Carina (용골), Puppis (고물), Vela (돛) 으로 분할해 버렸는데, 이 때 참나무도 같이 잘려나가 어느 집 장작불 땔감으로 팔려 간 듯하다.
3. 1801 Johann Bode - Uranographia
Johann Bode 의 1801년 성도 Uranographia 는 Johannes Hevelius 가 1690년 만든 성도와 책이름 약자가 Uranographia 로 같으므로 유의하십시오. 그런데 Bode 는 Lacaille 가 만든 새로운 별자리를 전부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희한하게도 Halley 가 만든 Charles의 참나무만은 잘라 버리지 않고 살려 두었다. 아마도 111년 전에 나온 같은 이름의 Hevelius 의 성도에 연민의 정이 있었는지도. 아래 성도에서 왼쪽 아래에 “더덕뿌리” 같이 생긴 것이 바로 Charles의 참나무 자리이다. 별자리 이름은 Robur Caroli II 로 되어 있다.
<1801년 Johann Bode - Uranographia 에 나오는 Argo Navis 와 Charles의 참나무 자리.
그림 ianridpath.com>
1801년 Bode 가 이 별자리를 부활시킨 바로 다음에 출간된 대형성도는 1822년 영국의 아마추어 천문학자 Alexander Jamieson 의 성도이며, 여기부터 더 이상 이 참나무를 볼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Charles 2세 몸을 숨겨주면서 영국역사 변곡점에 우뚝 서 있던 이 참나무는 1822년에 운명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5) 밤하늘 녹화 비상대책위원회
1679년 Edmond Halley 에 의해 밤하늘에 올라가서 1822년에 잘려 나갔으니 143년을 살았다. 장수하는 참나무는 수명이 1,000년은 된다는데, 사람으로 치면 겨우 소년기에 생을 마감한 것이 된다. 1928년부터 작업을 시작한 Eugéne Delporte 위원회도 이미 106 년 전에 사망한 참나무를 살려낼 수는 없었을 것이므로 이 참나무는 기억 속에서만 존재하는 나무가 되었다. 덕분에 밤하늘에는 나무 한 그루 없게 되었고.
저를 비롯해서 모든 아마추어 천문가 댁에는 아무리 없어도 나무 한 그루 또는 난초 화분 한 개 정도는 있을 것이다. 매일 나무에 물 주고, 분무기 뿌리며 초록식물을 사랑하면서도, 밤하늘에 잡초 하나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그 동안 무관심 해 온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밤하늘에 나무 한 그루 심기 운동이라도 벌여야겠다. 소위 “밤하늘 녹화운동”. 우선 “밤녹비대위” (밤하늘 녹화 비상대책위원회) 부터 만든 다음에, “도토리 묵에 막걸리” 놓고 창립총회부터….
한 분이라도 참가하실지는 지극히 의문이지만.
• 이번 호는 제가 게으른 탓에 내용이 부실합니다. 양해 부탁 드립니다.
Astro News <끝>
좋은 글 고맙습니다. 강호천문학이 더욱 발전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