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다. (처녀 은하단 치고는) 엄청나게 길다
동글동글하고 솜사탕 같은 애들이 질리도록 많은 동네라 더욱 인상적인 것이 아닐까.
은하 관측시, 은하 표면이 보이는 방향에 따라 두가지로 분류한다.
은하의 정면이 보이는 정면은하(face-on)와 은하의 측면이 보이는 측면은하(edge-on)가 그것이다
정면은하는 나선은하의 굽이치는 나선팔과 강렬한 막대를 볼 수 있는 반면, 그 은하를 옆에서 보는 측면은하는
나선팔들이 겹쳐진 볼록한 렌즈 같은 모양을 볼 수 있다 (중심부가 더 두꺼우므로)
일견 정면은하가 훨씬 멋있고 인기가 많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측면은하가 더 인기가 좋다. 안시관측에서 말이다
정면은하는 사진처럼 잘 안보이기 때문이다. 망원경 구경이 15인치쯤 되고
어두운 관측지에 자주 갈 수 있다면 사진이랑 비슷하게 볼 수는 있겠지만
조건이 되지 않으면 언감생심.
그에 비해 측면은하는 같은 조건의 정면은하에 비해 훨씬 밝으므로 (빛이 더 밀집해 있다)
그 날렵한 생김을 관측하기에 훨씬 용이하다
그리고 종종, 은하의 정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암흑대를 볼 수도 있다.
내가 은하 관측시 가장 좋아하는 (나선팔보다 더) 부분이기도 하다
M98은 처녀 은하단에서 가장 볼만한 측면은하다
이 지역에서 솜사탕 같은 타원은하와 정면은하만 줄창 보다 보면 더욱 멋져 보인다
[ M98, 철원 수피령에서 조강욱 (2015) ]
약 1:7로 곧고 길게 뻗어있는 아름다운 비율, 밝은 핵과 코어, 그리고 약간 비대칭의 헤일로 밝기..
어떻게 98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리고, M98이 위치한 T1에서 파인더 한 시야 안에는 NGC 4216을 위시한 측면은하 3종세트가 위치해 있다
(좌로부터 NGC 4222, NGC 4216, NGC 4206. 출처 : 구글 검색)
밝기도, 크기도, 각도도 조금씩 다른 3개의 측면은하. 게다가 4216은 날렵한 암흑대도 가지고 있다.
이렇게만 보이면 좋겠지만, 삶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15인치 기준으로12등급의 4206까지는 확인이 가능하지만 4222는 영 보이지 않는다
분명히 저기 있는데 보이지 않을때의 안타까움&약오름이란..
관측의 감질맛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언젠가는.. 언젠가는 내 눈에 담을 날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