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비행에 올린 금환일식 관측기록을 서울지부 회원들과도 나눕니다.. ^^)
<#1>
2009년 중국에서 개기일식을 관측하고서,
http://www.nightflight.or.kr/xe/32627
6개월 뒤 북경에서의 금환일식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가지 않았다
다이아가 없는데 뭐..
다이아몬드링에 대한 아쉬움이 너무나 강렬하여
그 외의 것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나지 않았었다
올해 도쿄에서의 금환식은 작년부터 알고 있었으나
11월의 케언즈 개기일식에만 관심이 쏠려 있었다
그러다가.. 가족 여행으로 계획했던 케언즈가 원장님의 원경영 일정상 어려워지면서
그럼 대신 가까이 도쿄라도 가볼까? ㅋ
3월부터 급추진하여 항공권과 호텔을 예약했다
토요일 아침 인천공항 출발, 토일 놀고 원장님과 예별님은 일요일 저녁 비행기로 먼저 보내고
나는 하루 더 기다려서 일식을 관측하고 오는 것으로..
남희님께 태양필터도 얻고
일본 지도를 보며 Plan B 계획도 세운다
대략은 알고 있었지만 일본의 장거리 교통비용은 엄청난 수준.
도쿄 근교의 요코하마 정도는 가볍게 다녀올 수 있지만
이동 거리가 100km가 넘어가면 교통비가 미친듯이 올라간다 -_-;;;
어쨋든 못보면 천벌이니 동서방면 관측 포인트와 가는 법을 익혀둔다
그리고 원장님과 예별님이 잼있게 쉬다 갈 수 있도록 여행 일정도 짜고..
쇼핑과 음식에 별로 관심이 없고 오래 걷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원장님..
사고 먹고 걷는 것이 전부인 도쿄에서
원장님과 예별님의 취향을 맞추는 것은 Plan B보다 더 어려운 일인듯 ㅎ
여튼 관광 의전 계획을 10분 단위로 짜놓고 관측 장소도 찍어 놓는다
<#2>
5월 19일 토요일. 드디어 출발일이다
관측조건 및 여행일정 최종 점검하느라 거의 밤을 새고 몽롱한 정신으로 새벽 4시에 출발!
일본 도쿄에 간다고 반복 세뇌를 시켰지만.. 예별님은 어디 가는 것인지 진정 알고 있었을까? ㅎ
JAL 이코노미 조식은.. 왕 실망.. ㅡ,ㅡ;;
나리타 공항에서 NEX(Narita Express)를 기다리며..
원활한 여행을 위해서는 예별님의 상시 충전이 필수죠 ㅎ
간만에 일본어 회화 급 공부중.. ㅎ;;;;
나리타 익스프레스를 타고 시부야 도착!
오랫만에 시부야 맛집인 츠키지혼텐에서 맛있는 초밥과 함께 도쿄 여행을 시작하려 했는데
그 위치에 가도 스시집이 없다.
항상 길게 줄을 서 있으니 지나칠 수가 없는디..
한참 헤메다 다시 찾아보니 공사중!
25년간의 영업을 종료하고 일주일 전에 문을 닫았단다..
딱 일주일만 더 하지.. ㅠㅠ
아쉽지만 시부야 뒷골목에서 저렴하고 푸짐한 가게를 발견하여 점심식사.. ㅎ
신주쿠 지하도에서.. 시크한 도시여자 모녀 한 컷!
도쿄 도심의 건물들은 거의 예외없이 이렇게 다닥다닥 붙어있다.
이 사람들은 일조권이나 조망권에 대해 큰 관심이 없는 건가.. ㅎ;;;;
호텔에서 잠시 쉬고 오다이바로 출발.
오다이바는 해변가라 경치도 좋고 식심과도 가장 근접하여 일식 관측지로 점찍어둔 곳이다
운 좋게 유리카모메 모노레일 맨 앞자리에서 레인보우 브릿지를 건널 수 있었다 ㅎ
타국 생활에 지친 예별님을 안고서..
대형 키티샵을 보고 예별님은 다시 원기 충천!
예별이는 아마 본인을 위해서 키티 쇼핑을 한 것이라고 생각하겠지.. ㅋ;;;;
언제 찍어도 저 V는.. 저기 다른 포즈는 좀 없을까 ㅡ,ㅡ;;;
원래는 돈 내고 메모지 사야 하는데..
남이 쓴 메모지 위에다 굵은 싸인펜으로 자기 이름 써 놓은 비정한 부녀
키티샵 근처에는 메가웹이라고 토요타 전시장이 있는데..
여기서는 토요타의 신차들을 맘대로 시승해 볼 수 있다
원래는 야경 감상 포인트까지 한참을 걸어갈 계획이었는데
고객들의 요구에 맞추어 그냥 대관람차 타고 오다이바 야경 감상하며 한바퀴 도는 것으로 대체 ㅎ
아무리 어두워도 인증샷은 필수!!
<#3>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5월20일 아침7시. 일식 24시간 전..
신주쿠의 호텔 앞에서 태양의 고도를 확인해보니 놀랄만큼 높게 떠오른다. 대략 40도는 되는 것 같다
원래는 도쿄만에 위치한 오다이바 동쪽 끝의 수평선(지평선?)이 보일만한 곳을 구글 위성 지도에서 찍어 두었는데, 전혀 필요 없을듯 ㅎ
신주쿠 워싱턴 호텔의 조식 부페는 심플하지만 상당히 깔끔했음..
아마도 도쿄에서 마지막으로 먹는 성찬.. 있는대로 집어 넣는다. ㅡ_ㅡㅋㅋ
호텔 로비 거울에서 편안하게 셀카 가족사진.. ㅎㅎ
신주쿠역 가는 길에 요도바시 카메라에 들렀다
7층짜리 건물에 1층은 바디 전문, 2층은 렌즈 전문, 3층은 삼각대 전문, 4층은 스트로보 전문,,,, 하물며 카메라 가방만으로도 한 층을 다 채웠는데
망원경은 한 층 구석에 코딱지만큼만..
일본에서도 별보기는 그리 대중적인 취미는 아닌 것 같다 (물론 우리나라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ㅎㅎ;;)
뚜껑 닫아놓은 카세그레인으로 열심히 관측중인 Nightwid ;;;;;
요도바시 앞에는 좌판을 벌이고 일식 안경을 팔고 있다
겨우 저거 거지고 1만5천원을 받아먹다니.. 그래도 줄을 서서 사가더라.. ㅎ;;;;
아래 사진의 노란색 食 글자 위에 까만 케이스에 밀봉된 일식 안경은 한정판이라고 무려 4만원 ;;;
뭐.. 코로나라도 보여주는 안경인가봐.. ㅋㅋㅋㅋ
디테일해.. 정말 디테일해.. 일식안경 하나 가지고 얘네들은 정말 종류도 가지가지 ㅎ
그래도 나는 남희형님이 하사하신 메이커제.. 바더 일식 필름이 있으니깐.. 지름신을 겨우 참는다.
일본의 전통적인 것들을 보고 싶어서 아사쿠사에 갔는데, 마침 '산쟈마쯔리'라는 큰 축제가 있는 날이다
센소지 사찰에 가는 쇼핑 거리는 그야말로 인산인해!!
저 보라색 가마에 뭐가 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튼 일본에서 본 가장 역동적인 풍경이었음 ㅎ;;;
엄청난 인파를 헤치고 센소지 도착!!!
불교신자가 아니라 우리나라 절에 많이 가보진 못했지만.. 이곳의 절은 엄숙함이나 차분함과는 거리가 멀다
수많은 노점상들과 웃고 즐기고 마시고 떠드는 사람들. 가깝지만 먼 나라인듯.. ㅎ;;
사람들 틈에 지쳐서 방전된 예별님을 위해 솜사탕 노점에 갔는데.. 솜사탕이 무려 만원~ ㅋㅋㅋ
요즘 한참 공주 빙의 놀이에 푹 빠진 예별님.. 여러 솜사탕 포장지 중에
일본 아이돌 그룹을 공주님으로 오인하여 급 구매 ㅋ;;;;;
어쨋든 예별님 빠떼리만 충전하면 되는거지 머..
다시 아사쿠사 전철역으로 왔는데, 수많은 사람들이 모두 저 타워를 찍어대고 있다
우리도 편승하여 한 컷! (저 탑이 무엇인지는 나중에 알게 됨.. ^^;;;)
일본 출국 전 마지막 들른 우에노 공원.
예별님의 체력이 한계에 다다라서 그냥 목마를 태우고 다녔는데..
윗자리 퍼스트 클래스도 그리 안락하진 않은 듯 하다.. ㅎㅎㅎ
우에노 공원 내의 국립 서양미술관에서 모네님과 조우..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르네상스부터 인상파까지 상당한 수준의 컬렉션.. 뜻하지 않게 눈이 호강을 했다
칼레의 시민들은 왜 여기저기 있을까.. 6명이 아니라 다 모아보면 60명은 될 것 같다 ㅡ,ㅡ
공항에서 한참 작품 활동에 매진 중이신 조예별양
어떤 그림에도 하트와 별은 빠지지 않는다.. ㅋㅋㅋ
<#4>
공항에서 원장님과 예별님을 먼저 보내고
그나마 Wifi가 터지는 나리타 공항에서 내일 아침 날씨 검색을 한다
도쿄 흐림 요코하마 흐림 치바 흐림 흐림 흐림 흐림!
이런.. 도쿄도 인근은 모조리 흐림.
일식과 관계 없는 북쪽 지방만 맑고 핵심 지역은 모조리 흐림이다
뭐 항상 그런 것이긴 하지만.. -_-;;;
이 와중에 대책없이 이동했다간 성공 확률이 더 떨어질 것 같아서
우선 그냥 도쿄 도심에서 기다려 보기로 한다
시부야 츠키지혼텐에서 초밥을 못 먹은 것이 한이 되어 나리타 공항의 회전초밥 집에 갔다
아아 이 맛은.. 정말 기록적인 최악의 초밥이다 ㅎㅎㅎ
이것은 고무인가 회인가!! 초밥인가 지우개인가!!!!!!
역시 '터미널에는 맛집이 없다'는 옛 성인들의 말씀을 들었어야 했어.... ㅠ_ㅠ
오늘의 숙소는 아사쿠사 인근의 캡슐호텔.
출발하기 전에 서울에서 '도쿄에서 가장 저렴한 숙소'로 검색하여 아사쿠사 인근의 호텔을 미리 찜해 놓았었다 (Hotel Asakusa & Capsule)
한화 3만원짜리 캡슐 호텔은 수면에 최적화된.. 그것 말고는 할 게 없는 그런 곳이었다 ^^;;
2층짜리 닭장 호텔. 우하단 세번째 문이 우리집이다
그래도 뭐 있을건 다 있다..
금고에 수건에 유카타에 TV도 있다 ㅎ
별로 키가 큰 사람이 아니라.. 두다리도 쭉 뻗을 수 있다!!
호텔내 공중 목욕탕에서 뜨끈한 탕에 몸을 녹이고..
내방에 돌아와 일식을 준비하며 시원하게 삿뽀로 한 캔!! 인생 머 있나.. ㅎㅎㅎ
100엔 내고 보는 TV를 틀어보니 일식 중계방송이 한창.
도쿄는 여지없이 흐림이다.. ㅠ_ㅠ 다른 지방은 한자를 몰라서 어딘지도 모르겠음.. ㅡ,ㅡ;;;
웬지 '6시 내고향' 같은 필이 나는 방송이었는데.. 전국 각지의 일식 준비모습과 시민들 인터뷰가 끝없이 이어진다
우리나라에서 금환일식이 있었어도 이렇게 큰 관심을 끌었을까.. 잘 모르겠다 ^^;;
<#5>
새벽 4시 20분. 알람 소리에 눈을 뜨고
바로 100엔을 투입하고 TV를 틀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디테일한 일본 방송.. 새벽부터 열심히 전국 각지 일식 생중계 중이다
근데.. 요코하마 연결합니다~~ 화면에는 구름만 가득.. 도쿄 오다이바 연결합니다~~ 여기도 구름만 가득..
휴.....
조금 있으니 스튜디오의 패널들이 날씨 예보를 한다
뭐라고 하는지 잘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안타까운 표정으로 '텐키가 조또..'하는 것이
좋을지 나쁠지 아리까리 하다는 것 같다.. ㅡ,ㅡ;;;
한 시간 동안 일식 방송을 본 뒤, 요코하마라도 갈까 하는 생각을 접었다
어짜피 모두 흐림인데, 어영부영 길거리에서 시간 까먹기보다 이 자리에서 기다리기로 결정.
무거운 마음으로 호텔을 나와서 하늘을 보는데 깜짝! 이 파란 하늘은 머야????
놀라움도 잠깐.. 딱 요만큼만 파란 하늘이고 나머지는 모두 구름..
그나마도 잠시 뒤 구름이 전 하늘을 다 뒤덮었다 ㅎㅎㅎ
새벽 5시반의 아사쿠사 강변은 이미 엄청난 인파가 대기중!
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각양각색의 망원렌즈로 무장하고 일식을 기다린다
여러 방송국 카메라도 부지런히 돌아다닌다
이건 뭐지? 일본인들이 이렇게까지 별을 사랑하는 민족이었나? ㅎ
스미다가와 강변을 한참 들어가니 돌벤치(?)가 딱 한자리 비어있어서
강변의 나름 명당 위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심플한 내 장비.. 9*63 파인더와 바더 태양필름, 메모지와 볼펜
왜 그렇게 사람이 많은가 했더니 강 건너 높은 타워가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은 건물이란다
일식 다음날 오픈하는 634미터의 따끈따끈한 새 탑.. ㅎㅎ (Tokyo Sky Tree)
천문가이드에도 도쿄 일식관측 명소 2위로 추천된 곳이란다..
난 그저 '도쿄에서 가장 싼 호텔'에서 도보 5분 거리라 온 것 뿐인데.. ㅋㅋㅋ 운이 좋은듯 ;;;
파인더를 꺼내고, 필터를 끼우고 필기도구를 준비하고 있는데 뒤에서 사람 목소리가 들린다
'다이조부데스까'
내 자리에 워낙 장비가 심플하다보니 늦게 온 아저씨가 합석을 부탁한 것.. ㅎㅎ
자리를 나눠준 대신 기상 예보, 정확한 타임스케쥴 등의 정보를 얻었으니 손해본 건 아닌것 같다 ^^;;;
내 자리에 합석한.. 아키하바라에서 근무하는 일본 아저씨. 8시55분에 출근할 거라고 했는데
식이 끝나기도 전인 8시40분쯤 번개같이 장비 정리하고 회사로 출근하심.. 직장인의 비애란 ㅠㅠ
하늘 전망은 그리 좋지 않지만 실제 하늘에는 파란 색깔도 보이고
옅은 구름 사이로 태양도 적당히 밝게 빛나고 있다
옆자리 아저씨가 신호를 준다.
6시23분.. 일식 시작 시간이다.
눈으로는 잘 알기 어려워서 9배 파인더로 보니 무언가...
'라이토 오푸가 조또~~' (우상단이 쪼금)
발로 하는 일본어에도 아키하바라 아저씨는 히히거리며 맞장구를 쳐준다
세상에 일식을 보고 있는데 무슨 얘길 들어도 기분이 안 좋을리가 있는가 ㅎㅎㅎ
앞자리는 관측. 뒷자리는 관람 모드 ㅋ;;
일식 관측 특별 유람선인가.. ㅋ
조금씩 조금씩.. 이제 거의 다 왔다. 7시 20분경..
나는 5분 간격으로 한 번씩 메모지에 일식 경과를 그림으로 그리고 있는데..
VJ특공대 리포터 풍의 젊은 언니가 방송 카메라를 들고 말을 건다
'(일본말로) 지금 뭐하세요?'
강변 명당 자리의 수많은 관측자 중에 유일하게 사진 안 찍고 있는 사람이 신기하게 보였던 모양이다
한국사람이라고 했더니 더 놀란다
'여기까지 와서 대체 뭐하는 건데???' 하는 표정이 역력한데.. 원하는대로 질문을 못해서 답답한 듯.. ㅎㅎ
한참 동그라미를 그리고 있는데 내 뒤에서 뭔가 계속 만지작 만지작 하더니 내게 스마트폰을 내민다
일어를 영어로 번역해주는 번역기를 돌린 것인데.. 문법에도 안 맞는 엉뚱한 번역이라 일본말보다 더 헷갈림.. ;;;;
옆자리 아키하바라 아저씨가 참다 못한듯 영어로 통역을 해 주셨다..
'왜 여기까지 왔는가. 일식을 왜 보는가. 일식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하는 질문이었는데..
아.. 대체 이걸 뭐라 설명해야 하나.. ㅎㅎ;;;
리포터 언니한테 일본말로 하기는 너무 어렵다고 했더니 그냥 한국말로 하란다. 자기네 방송국에 한국 사람 있다고.. ㅎ
"일식을 보는 것은 제 인생에 가장 중요한 일 중에 하나입니다.
지구상에서 땅만 보고 살아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최고로 아름다운 광경. 그것을 보기 위해 여기까지 왔고
지금은 제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맞이하기 직전입니다"
라는 요지의 인터뷰를 했는데.. 제대로 자막은 넣었는지, 방송에는 나갔는지는 알 수 없다.. ^^;;;;
기다리고 기다리던 결정적 순간..
달이 점점 가릴수록 태양은 조금씩 더 작아지다가..
어느 순간이 되니 두께는 계속 얇아지지만 길이는 오히려 더 길어지고 있다
해가 달을 품을려는 찰나의 순간일테지 ㅋ
금환식은 개기식과 달리 낮이 밤이 되고 다이아가 튀어나오는 역동적인 결정적 순간은 나타나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천천히 반지의 모습을 찾아가다가...
어느 순간.
엷은 구름 안에서.. 밝은 금색의 금반지가 되었다
"봤다아!!!!!!!!!!!!!!!!!!!!!!!!!!!!!!!!!!!!!"
"금환이다아~~~~~~~~~~~~~~~~~~~~~~~!!!!!!!!!!!!!!!!!!!!!!!!!!!!!!!!!!!!!!!!!!!!!!!"
나도 모르게, 아니 기분 내키는대로 목청껏 소리를 지르는데..
이곳의 분위기는.. 완전 시끌벅적 난리가 났던 2009년 항저우 서호 호숫가와는,
피리 불고 북을 치고 요란 법석이었던 인도 갠지스 강가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고성방가 하는 사람은 나 혼자밖에 없었던 것!!!!!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어.. 이런 분위기 아닌가보네.. 하고 입 다물고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 쥐죽은 듯이 카메라 뷰파인더에만 열중하고 있다
들리는 소리는 찰칵찰칵찰칵찰칵찰칵찰칵찰칵찰칵찰칵찰칵찰칵찰칵찰칵찰칵찰칵찰칵찰찰칵찰칵차라라라라라라라라찰칵찰칵
DSLR 미러 올라가고 내려오는 소리 뿐.. ㅡ,ㅡㅋㅋㅋㅋㅋㅋ
이건 흠좀무라고 할까?
가깝지만 너무 먼 나라인 것 같다.. ^^;;;;;;;;;;;;;;;;;;;;;;;;;;;;;
가지고 간 카메라로 혹시 찍히나.. 하고 그냥 들이대 봤는데.. 결과는 당연히 ^^;;
금환식 중간에 헬리콥터가 지나갔는데, 잘 찍었으면 금환식 반지랑 잘 어울리는 사진이 되었을 듯..
또 하나 다른 점.
항저우에서 개기일식을 볼 때는.. 개기식 종료와 함께 90%의 시민들이 자리를 털고 일어났는데
도쿄에서는 금환식이 종료되었는데도 그냥 구경온 몇 사람만 자리를 떴을 뿐 70% 이상이 그자리에 남아서 끝까지 일식 관측을 하고 있었다
어느새 금환식은 종료되고.. 관측 성공 여부에 대한 긴장감이 느슨해질 즈음에 아키하바라 아저씨한테 부탁해서 증명사진도 몇 장 찍었는데
초췌한 몰골이라 정면샷은 패스. 열심히 관측 포즈를 잡고 있는 Nightwid 뒷판샷!
되는 대로 열심히.. 보이는대로 그리긴 했는데.. 준비 안한티 팍팍 ㅋㅋ
동그라미라도 그려서 갈 걸.. ㅋㅋㅋㅋㅋ 잘생긴 사람이 동그라미도 잘 그린다던데.. 안습 ㅠ_ㅠ
8시 59분 좌하단 쥐파먹은 곳 관측을 마지막으로.. 일식 종료.
생각해보니 일식 전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항저우에서는 앞은 놓치고 뒤는 포기했으니까.. ㅎ;;
<#6>
센소지 앞의 노점상에서 120엔짜리 빵 하나 사서 아침 해결!
귀국 비행기는 오후 3시 30분.. 마지막 오전은 무얼 하고 보낼까?
결론은 하나.. '그것'을 보러 가기로 했다
오모테산도에 있는 도쿄에서 제일 큰 키티샵.
츠키지혼텐도 그러더니만 이거 왜 이러시나.. 왜 하필 지금 공사중이냐고요~~
골목길에 임시 가게가 있다고 해서 찾아가보니 여기는 10시가 아니라 11시 오픈이다. 아 진짜 ㅡ_ㅡ++++
뜻하지 않게 요요기공원 아침 산책.. ㅎ
메이지 신궁으로 가는 길에 있는 커다란 나무문인데.. 몇몇 사람들은 이 문 앞에서 절을 하고 들어가더만..
한시간을 기다려서 다시 간 임시 키티샵 (키디랜드임. 키티랜드 아님)
애들과 엄마들. 젊은 여자들만 바글바글.. 남자 아저씨는 한 명도 없음 ㅠ_ㅠ
임시 매장이라 그런지 키티 코너는 기대보다 많이 작았다
그래도 이게 어디야.. 일본 각지의 지방색이 잔뜩 묻어있는 키티 (핸드폰줄) 집성촌~~!! ㅎㅎㅎ
내가 일본에서 태어났다면 필히 심각한 오타쿠가 되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태어난 것이 다행인 것일까.. ;;;;
일식방송 남자 리포터가 금환일식 기념 티셔츠를 입고 있길래.. 번화가에 가면 혹시 팔지 않을까 하여 시부야에 다시 갔는데
헛된 기대였던 듯.. ㅎ
대신 귀에 익은 한국 노래가 나와서 뒤를 돌아보니
최고의 사랑인가..?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우리나라 드라마를 수출했나보다
반가운 마음에 한 컷!
아침을 너무 간단히 먹었더니 배가 고파서 편의점에서 잔돈 소진 겸 삼각김밥 취식~
하네다공항 가는 전철을 타러 시나가와에 왔다
회사에서 국제포럼 참석 때문에 종종 갔던 시나가와.. 그 거리와 묵었던 호텔을 간만에 보니 감회가 새롭고 정겹다
한참 출장 다닐 때는 도쿄 출장이 그렇게 싫었는데.. 사람 마음은 참 간사하다.. ㅎ;;
잔돈과 교통카드 잔액을 탈탈 털어 없앨 목적으로 4천원짜리 편의점 도시락을 샀다
하네다 공항에서 비행기 구경하며 마지막 식사! 편의점 도시락 치고는 상당히 맛있었다.. JAL 기내식보다 괜찮은듯.. ㅎ;;;;
비행기를 타고 JAL 잡지를 펴 보니.. '5월의 볼만한 것' 페이지에서 내가 궁금했던 의문 두 가지가 동시에 풀렸다
아래 잡지의 사진은 아사쿠사의 축제 소개.. 그 아래 글은 도쿄 스카이트리..아무 생각없이 돌아다녔는데 볼 거는 다 본 듯.. ㅋ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언제나 실망만을 안겨주는 JAL의 기내식..
편의점 도시락만도 못하냐! (그래도 기린 비르는 최고.. ♥♡♥♡♥♡♥♡)
이거라도 뽕을 뽑자.. 지나가는 스튜언니 불러다 화이트 와인을 한 병 받았다
와인 한잔 하며.. 까먹기 전에 기억을 더듬어서 금환일식의 결정적 순간을 간단히 스케치 해 본다
집에 돌아와서 파스텔이랑 아크릴로 바로 그려봐야지~ 하고 왔는데 아직까지 못 그리고 있다 ㅡ,ㅡ;;;
도쿄 금환일식 원정관측 끗!
진짜 끝~~~~
<#7>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빨리 그림을 그려놔야 하는데...
이런 저런 일로 계속 시간을 내지 못한다
그림은 머릿속에서만 구상하고.. ㅎ
연휴 마지막날 밤. 겨우 혼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여 그림을 한 장 그린다
비행기 안에서 스케치한 풍경화는 좀 더 시간 많을때 그려 보기로 하고,
제일 간단하게.. 일식 전후 순간만 간략히.. 그린다고 했는데
다 그리고 보니 세시간이 걸렸다
세시간은 일식이 시작해서 끝날때까지의 시간인데.. ㅎ
검은 종이와 색연필을 가져다놓고..
메모지에 그려놓은 진행 과정을 참조해서
오감을 집중하여 하얀 동그라미를 그린다
그리고 화룡점정. 금반지....
회색빛 하늘에 은은하게 빛나던 밝은 오렌지색의 금반지..
[ 검은 종이에 색연필, Eclipse & Sky Tree (2012 조강욱) ]
이 금반지를 별보기 내조의 여왕이신 우리 원장님께 바칩니다 ^-^ ★♡☆♥
2012년 11월 14일 호주 케언즈를 기다리며..
Nightwid 無雲
와우 멋있는 여행이였네요. 아무리 멋있는 여행을 해도 이렇게 편집하고 올리는 능력도 없고...
디카외에는 겁나고...
여행기 보고 담에는 도쿄를 아들 동화랑 메낭하나 메고 가리라 다짐합니다.
칼레의 시민인가 뭔가하는 작품은 진품과 가치를 인정받는 몇점이 복사되었다네요..
지옥의 문도 그렇고
진품이라고 봐야한다네요.
그래서 우리나라 로댕갤러리에도 있는거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