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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별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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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일 수요일 (5일차)

벌써 5일차. 우리 여정이 반을 넘어섰다. 이제 서부쪽의 일정은 끝나고 아리조나주의 자연과 천문대를 돌아보고 미국의 천문인 마을을 둘러보는 일이 남았다. 오늘은 더 일찍 출발해야 한다. 그랜드 캐년과 아리조나 운석구를 본 뒤 플래그스태프의 로웰천문대 견학까지 하려면 하루 시간이 부족하다. 4시에 일어나 한국 식당에서 아침 밥을 먹고 6시가 되기 전에 출발했다. 어제 밤에는 처음으로 반성회를 하지 않았다. 회원들 모두 밤 늦게까지 자유로운 시간을 가졌으리라. 이른 시간인데도 모두 준비를 마치고 계속되는 강행군에 지친모습을 보이지도 않는다.

어제와 같이 사막지역이 계속되고 후버댐의 한쪽이 살짝 보이며 네바다 주에서 아리조나 주로 들어섰다. 시간 변경선을 지나니 1시간이 빨라진다.

12시경 그랜드캐년 사우스림에 도착했다. 나무 숲 사이로 거대한 캐년이 모습을 드러낸다. 서정란씨가 준비한 자료를 보고 머리로 이해하려해도 그 거대함은 이해할 수 없다. 우주를 바라 볼 때와는 또 다른 스케일이 느껴진다. 세월의 흐름과 인간의 하찮음을 그냥 느낄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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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을 재촉하여 또 다른 거대함을 찾아 떠났다. 아리조나 운석 구덩이. 수 없이 듣고 사진으로 보았던 곳이 눈앞에 펼쳐졌다. 구덩이의 크기가 너무 커서 내 카메라로는 한번에 잡을 수가 없었다. 지름이 1.1km 깊이가 200m에 이르는 구덩이 가운데에 해그림자가 걸려 명암의 대비를 이루고 멀리 망원경을 통해서만 무엇인지 구별이 되는 설치물이 무슨 흔적처럼 보인다. 얼마나 큰 운석이 얼만큼의 속도로 떨어졌을지 알 수 없다. 초록을 입힌다면 제주도의 성산 일출봉에 서있는 것이라 여겨질까? 세계에서 가장 잘 보존 된 운석의 흔적을 5만년이 지난 지금에도 볼 수 있는 것은 사막지형이 지닌 특색 때문이리라. 만약 우리나라에 이런 구덩이가 생겼더라도 1년이 지나지 않아 풍화와 침식으로 그 모습을 보존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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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질 무렵 로웰 천문대에 도착했다. 출발 전 관광안내소 사진이 예뻐서 특히 더 관심이 갔던 곳인데 미국에서는 명왕성을 발견한 곳으로 유명하다. 로웰은 우리에게 고요한 아침의 나라 조선을 소개한 사람으로 더 익숙하다. 그는 이곳에서 화성관측에 몰두하였으며 화성 운하와 화성인의 존재를 믿었다고 한다. 24인치 굴절망원경이 있는 돔에 가니 돔이 나무로 이루어져 있다. 설립당시 경제적인 이유로 나무로 돔을 지었다고 한다. 100년도 더 된 굴절 망원경이지만 목성을 관측하니 줄무늬가 흐릿하게 보이고 위성 4개가 선명하게 반짝인다. 미국인들이 또 다른 점은 그렇게 역사적인 천문대와 망원경을 보존한다는 미명아래 꽁꽁 감춰두지 않고 일반인에게 공개한다는 것이다. 일년에 한번 울리는 보신각종이나 관람용으로만 보여주는 에밀레 종이 이순간 왜 떠올랐는지 모르겠다. 관광안내소 센터 한쪽에 있는 전시실에는 쉽고 다양한 학습 자료들이 많았다. 천정에 매달려있는 북두칠성 모형은 가까이 다가가면 거리에 따라 모양이 변하고 지평선에서 커 보이는 달에 대한 간단한 실험 장치 그리고 암적응을 관찰할 수 있는 간단한 전구와 커다란 오목 거울 등 이론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을 간단하고 쉽게 확인 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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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대 앞마당에는 망원경을 설치해 놓고 어린이와 어른 관람객에게 오리온 대성운과 목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망원경 성능이야 우리나라나 미국에서 변화가 있을 수 없겠지만 대기의 청명함에 따라 보이는 상은 천지 차이가 났다. 순간적으로 고도가 높아서 별이 더 가까이 보인다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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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사이로 보이는 일찍 나온 목성은 전구의 필라멘트처럼 반짝거리고 플레이아데스 성단은 맨눈으로 보아도 뚜렷하게 보인다. 누군가 플레이아데스 성단이 북두칠성인줄 알았다고 하던데 구별하여 보니 그런 생각을 할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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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시간에 숙소에 도착했다. 비록 시간은 늦었지만 호텔 주차장에 모여 간단한 관측을 하였다. 공해도 광해도 없는 곳에서 겨울 밤 하늘의 별자리를 살펴보고 반달이 된 달도 관측했다. 내일은 제대로 된 관측을 할 수 있겠지? 별이 쏟아지는 곳에서 사람들과 함께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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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에 들기 전 다시 모여 오늘 본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모두들 피곤하지만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다시 감격하고 내가 못느낀 것들도 일깨워주고 이렇게 좋은 것들을 함께할 동료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오늘도 12시가 넘어 자리에 들었다. 이제 이 여정의 반이 넘어갔다. 하루하루 새로운 감동으로 지냈는데 내일은 또 어떤 것들이 나를 감동시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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