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간 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달없는 한여름 그믐밤의 유성우를 찾아떠난 2박 3일간의 여행.
정말 꿈속을 날아다니다 온 기분입니다.
밤하늘을 가로지르던 아름다운 별똥별들.
그 하늘 아래 함께 있었던 사람들.
무엇보다도 지리산 정령치에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던 구름이 열리며 펼쳐지던 그 장엄한 하늘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사진 1> 처음 도착 했을 때 구름이 가득한 정령치 고개
사진 2> 한 줄기 별똥별이 마치 구름을 밀쳐내듯 하늘을 가로지릅니다.
사진 3> 순간 구름이 밀려나며 장엄하게 나타나는 태초의 용틀임, 미리내!
밤하늘을 압도하던 미리내와 수많은 별들의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사진 4> 정령치의 하늘을 가로지르는 미리내.
사진 5> 제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을 데리고 꼭 정령치의 밤하늘을 다시 가보고 싶습니다.
페르세우스 자리 유성우를 보는 것이 목적이었던만큼 카메라는 시종일관 페르세우스 자리를 겨냥하고 있었습니다.
운좋게도 페르세우스자리로부터 떨어지는 별똥별도 많이 봤지만
밤하늘이 결코 외롭지 않으며 오히려 낮보다도 더 분주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은듯한 여러 별똥별들이 지구의 하늘을 수놓고 있었습니다.
사진 6> 페르세우스 자리 유성우 1 - 8월 13일 새벽, 가평 축령산
사진 7> 페르세우스 자리 유성우 2 - 8월 13일 새벽, 가평 축령산
사진 8> 페르세우스 자리 유성우 3 - 8월 13일 새벽, 가평 축령산
사진 9> 이건 페르세우스 자리 유성우는 아니지만 뭐, 어떻습니까? 밤하늘를 수놓는 별똥별은 똑같이 아름다운 것을. ^^ - 8월 13일 새벽, 가평 축령산
사진 10> 페르세우스 자리 유성우 4 - 8월 14일 새벽, 지리산 정령치
사진 11> 페르세우스 자리 유성우 5 - 8월 14일 새벽, 지리산 정령치
사진 12> 페르세우스 자리 유성우 6 - 8월 14일 새벽, 지리산 정령치
사진 13> 페르세우스 자리 유성우 7 - 8월 14일 새벽, 지리산 정령치
사진 14> 페르세우스 자리 유성우 8 - 8월 14일 새벽, 지리산 정령치
그리스 신화의 영웅 페르세우스.
그의 한 손에는 페르세우스를 영웅으로 만들어준 메두사의 머리가 들려있습니다.
페르세우스 자리를 화려하게 수놓는 별똥별을 보며
많은 사람들은 아마 별똥별만큼이나 화려한 영웅 페르세우스를 떠올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리스 신화 전체를 통틀어 가장 비극적인 여인인 메두사가 떠오릅니다.
아테네 여신을 섬기며 한평생 홀로 살아야 할 운명을 타고 태어난 여인.
그러나 신전 안에서만 감추어져 있기에는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외모.
그 저주와도 같았던 외모 때문에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뭇 남성들의 마음을 애태우게 만들었고,
결국 그녀는 아테네 여신의 신전에서 포세이돈에게 겁탈을 당하고 맙니다.
그런데 거룩하고 정결해야 할 신전을 더렵혔다는 아테네 여신의 분노는 엉뚱하게도 메두사를 겨냥합니다.
그녀는 아테네 여신의 저주를 받아 흉측한 몰골로 변하고,
거기에 더하여 그녀를 처다보는 모든 사람을 돌로 만들어버리는 저주까지 받아 사람들로부터 철저하게 고립되고 맙니다.
결국 메두사는 페르세우스에 의해 한 많은 인생을 마감합니다.
영웅의 업적으로 포장된 그 죽음은 사실 메두사에겐 저주받은 삶의 굴레로부터 해방되는 선물이었을 겁니다.
그러고보면 '신화'란 신의 이야기가 아닌 신의 행패를 고발하는 이야기 아닐까요?
밤하늘에서 찬란한 불꽃을 만들어내는 별똥별은 사실 수 미리미터 크기의 먼지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거라고 합니다.
아마 페르세우스 유성우는 메두사가 평생 흘려야 했을 눈물이 작은 돌멩이가 되어 내리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진 15> 지리산 정령치를 찾은 많은 사람들.
자동차 불빛과 후레쉬 불빛이 너무 많은 건 약간 아쉬움이 있었습니다만
많은 분들이 여름 밤하늘을 함께 할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사진 16> 이틀간의 별여행을 마치고
새로운 아침이 밝아오는 능선과 오리온을 배경으로 한 컷~
2박 3일 별 여행을 함께 해주신 정성훈 관측부장님께 특별한 감사를 드립니다.